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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면 보통 간단하게 풍욕을 하고 현미밥을 올려 놓고 기도 노래를 틀어놓고 아이들 방 벽 앞에 앉아 기도를 한다.
새근새근 아이들의 숨소리를 들으며 기도를 하면 이상하게 마음이 편하다.
그래서 꼭 이 장소에서 기도를 한다.
아프고 가난한 존재들을 위해 기도를 하기도 하고
떠오르는 대로 자유롭게 관상을 하기도 한다.
어느날은 마음이 짠하면서 눈물이 나기도 하고
어느날은 그저 텅빈 충만을 느끼며 앉아 있기도 한다.
아침의 이 기도가 참 좋다.
5) 한 암 환자의 식사법
-------------------------------------- 논쟁 "식이요법 필요 없다 vs 식이요법 없이 치유없다"
"별도의 식이요법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가리지 않고 잘 드십시오."
내가 만난 대형병원의 의사들은 식이요법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암이라는 병을 다루는데 별로 중요한 변수가 아니라고 생각했으며 오히려 수술이나 항암화학요법에 지장을 받을까 염려하여 엄격한 식이요법을 탐탁치 않게 여겼다.
반면 자연의학을 하시는 분들은 식이요법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떤 종류의 암이든지 식이요법으로부터 치유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과연 누구의 말이 옳을까?
난 식이요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식이요법이 필요 없다고 말하는 의사들을 보면 암에 대한 논문은 많이 알고 있을지 모르지만 암 자체는 정말 모르는구나 싶다.
사실 의사들이 아무리 식이요법이 필요 없다고 말해도 이미 암 환자의 절반 이상은 여러 경로를 통해 식이요법을 하고 있다.
환자들은 살기 위해서 자기에게 필요한 것을 본능적으로 찾아간다.
식이요법이 정말 필요 없다면 왜 그렇게 많은 환자들이 의사들의 폄하에도 불구하고 식이요법을 실행하겠는가?
세계의 장수촌에 관한 연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장수의 조건이 바로 "자연식 위주의 식사"이다.
이미 수도 없이 많은 연구들이 인스턴트 식품과 육식 위주 식사가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헬스를 하는 사람들도 충분한 단백질 섭취, 저염식 등 대단히 엄격한 식이요법을 한다.
근육을 키우려는 사람도 이 정도인데 하물며 암을 억제하고 몸의 자연치유력을 극대화해야 하는 암 환자가 식이요법을 하지 않는다면 그건 말이 안된다.
요즘은 현대의학 안에서도 암과 식이요법에 대한 연구가 꽤 많이 진척되어 있다.
이미 앞에서 채식과 보조제 복용, 일주일에 30분씩 6회 운동, 명상 등과 같은 스트레스 조절 훈련이라는 3가지 요법으로 전립선 암을 상당한 정도로 억제한 샌프란시스코 의대 딘 오니시 박사의 연구에 대해서 소개했다.
거기서 더 나아가 한국에 미슬토 요법을 소개한 황성주박사는 자신의 여러 저서에서 대장암, 전립선암, 유방암, 위암, 췌장암, 담낭암, 자궁내막암 등은 암 발병과 식생활이 직접 관련되어 있으며 특히 대장암은 그 관련성을 90%까지 보고 있다고 썼다.
이미 암 치유에서 식이요법의 필요성은 확정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혈액종양내과 의사나 방사선 의사들도 이제는 식이요법에 대해서 공부해야 한다.
그래서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가 식이요법과 병행할 수 있는 방법, 서로의 장점을 최대화하는 방법에 대해서 연구해야 한다.
반면 식이요법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도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지나치게 엄격한 식이요법은 득보다 실이 많다.
그리고 단일한 모델의 식이요법을 똑같이 적용하는 것도 맞지 않다.
우리 몸은 우리가 이해하기에는 너무 복잡하다.
우리는 사실 어떤 식이요법이 최선인지 모른다. 그러니 겸손해야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다음의 두가지이다.
식이요법이 암을 억제하고 우리의 자연치유력을 키우는데 꼭 필요한 방법이라는 것.
여러 연구 성과를 종합할 때 그 대략적인 방향은 곡채식 위주의 식사, 조금 덜 먹는 식사로 모아지고 있다는 것.
그 이상의 것은 사실 정확히 모른다.
그러니 구체적으로 어떤 식이요법을 할 것인가는 환자가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기에게 맞는 길을 찾는 것이 최선이다.
큰 원칙은 따르되 자세한 것은 자신의 기호와 식습관을 고려해서, 특히 자신의 큰 치유전략에 근거해서 스스로 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내가 있었던 경주자연치유센타에서는 곡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고 필요하면 단식도 처방하되 특이하게 아미노산의 섭취를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그래서 곡채식 식단을 짜면서도 매일 계란 1개씩을 먹게 했고 그것도 부족해서 거의 모든 환우들에게 아미노산 보조제를 처방했다.
경주자연치유센타에 가기전 명달리에서 엄격한 채식을 했던 나는 그것이 이상했다.
"꼭 계란을 먹어야 하나? 아미노산 보조제는 또 무언가? 그렇게 아미노산이 중요한가?"
그러던 중 일본 오키나와미병케어센타의 원장님이 경주자연치유센타를 방문해서 자연치유에 대해 강연을 한 적이 있었다.
그 케어센타는 주열기를 이용한 온열요법, 아미노산의 안정적 섭취, 원활한 산소 공급이라는 세가지 방법으로 암을 억제하는 것으로 유명한 병원이다.
"저의 오랜 암 치유 경험으로 볼 때 아미노산이 부족하면 면역이 약해지고 결국은 신체의 여러 기능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러면 싸움 자체가 어렵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아미노산은 충분히 섭취해야 합니다. 식이요법을 통해 암을 키우는 음식을 억제하고 항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암을 굶겨죽이겠다는 생각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 여의사의 강의를 듣고는 궁금증이 많이 풀렸다.
그리고 식이요법의 방향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곡채식만 하는 엄격한 식이요법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구나, 최선의 식이요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여러 다른 의견이 있구나, 그렇다면 조금 더 자연스러워도 되겠구나...
내가 지나치게 엄격한 식이요법에 찬성하지 않는 것은 지나치게 엄격한 식이요법을 해보았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엄격한 식이요법은 별로 즐겁지 않다. 자연스럽지 않다.
식사는 즐거워야 한다.
힘든 노동을 끝내고 둘러 앉아 맛나게 먹는 식사야 말로 최고의 식사다.
식사가 정해진 룰을 지키는 고된 작업이 되어서는 안된다.
자연의 선물인 여러 음식들을 건강을 해치는 피해야 할 것으로 보게 해서도 안된다.
간경화였던 한 환우를 통해서 간염과 간경화를 치유하는 엄격한 식이요법 책을 보았다.
나도 간으로 전이되었던 터라 꼼꼼하게 읽었다.
읽는 동안 너무 답답했다.
읽기만 해도 이렇게 답답한데 거기에 적힌 식이요법을 실행한다면 어떨까?
그런 요법은 이론적으로는 타당할지 모르지만 현실에서는 힘있는 치료법이 될 수 없다.
자연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암 환자라도 암을 이기기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다. 삶은 암을 이기는 것 이상의 무엇이다.
먹는 것도 그렇다. 암을 이기기 위해 먹는 것이 아니라 몸이 그 음식을 원하기 때문에 먹는 것이다.
식이요법은 꼭 필요하다.
그리고 최고의 식이요법은 이 자연이 나를 위해서 가장 좋은 음식을 선물했다는 감사함 속에서 먹는 것이다.
그것을 방해하는 식이요법은 좋은 식이요법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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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대장암 진단을 받은 2011년 6월 이전 난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식습관을 가진 40대 초반의 남자였다.
고기를 좋아하는 편이었지만 야채와 과일도 잘 먹었고 아침은 챙겨먹는 편이었고 소화도 잘 되었고 배변도 규칙적이었다.
대장암은 먹는 것과 관련이 큰 암으로 알려져 있는데 나의 어떤 식사 습관이 대장암을 일으켰는지 난 잘 모르겠다.
굳이 먹는 것에서 이유를 찾는다면 술이 떠오른다.
잘 받지 않는 술을 대학 시절부터 한 20년 꾸준히 먹었다.
대장암 진단을 받은 후 술을 끊었다.
고기도 크게 줄였다. 돼지고기나 소고기는 먹지 않았고 닭고기만 조금씩 먹었다.
밥도 현미로 바꿨고 야채가 많아졌다.
식단을 바꾸자 나타난 첫번째 변화는 무좀이 줄었다는 것이다.
여름이면 극성이던 무좀이 2011년의 그 여름에는 한번도 나타나지 않았다.
현미 한가지 이야기만으로도 책 한권 거리이다.
실제로 현미식 관련 책이 상당히 많다.
그런 식으로 오늘 할 이야기를 하나하나 자세히 하려면 끝이 없다.
그래서 현미 이야기는 간단하게 하려고 한다.
현미는 탄수화물뿐 아니라 칼슘, 인, 철 등 미네랄과 각종 비타민이 풍부하여 현미식 하나만으로도 균형잡힌 영양 섭취가 가능하다.
식이섬유 함유량이 백미보다 월등히 높아 장내 노폐물 제거에 좋고, 소화속도도 느려 인슐린 분비를 줄여준다.
인슐린은 염증 요인을 자극하기 때문에 암 환자에게는 좋지 않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능가하는 잇점이 있다.
현미는 왕겨만을 벗긴 쌀이다.
씨눈이 온전하고 그래서 살아 있다.
백미는 오래 두면 썩지만 현미는 100년이 지난 후에도 싹이 튼다.
살아 있는 것에는 독특한 에너지가 있다.
현미를 먹으면 백미에는 없는 그 독특한 에너지를 함께 섭취하는 것이다.
그 독특한 에너지가 바로 우리의 자연치유력을 키워준다.
그래서 암 환자는 현미를 먹는 것이 좋다.
사진 속의 쌀은 장인 어른이 전라도 곡성에서 직접 농사를 지어 보낸 현미다.
현미를 이렇게 물에 잠겨 놓으면 며칠 후 싹이 튼다.
정말 싹이 트는지 한번 지켜보자.
그러다 2012년 1월 전이가 되고 죽느냐 사느냐는 상황이 되자 완전 곡채식을 시작했다.
투병 초기 내게 자연치유를 가르쳐주신 민형기님의 조언에 따른 것이다.
이미 앞에서 말했지만 민형기님은 젊어서 암에 걸렸으나 자연치유로 극복하고 지금은 유기농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자연의학과 유기농 운동의 전파를 위해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시는 분이다.
그 분의 조언이 아직 자연치유에 대해서 잘 모르던 투병 초기에 크게 도움이 되었다.
"완전 곡채식이 조금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당분간은 그렇게 해봐요. 뿐만 아니라 적절하게 단식도 하고."
그렇게 2012년 2월부터 수술 직전인 6월 중순까지 4개월 동안 일체의 고기를 먹지 않았다.
고기뿐 아니라 우유나 계란, 멸치 등도 먹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노력했다고 표현한 것은 반찬에 섞여서 나도 모르게 먹는 경우가 때로 있었기 때문이다.
완전 곡채식을 했고 가끔 단식도 했지만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체력이 달리는 일은 없었고 체중도 줄지 않았다.
정확히는 체중이 조금 늘었다.
63kg에서 투병을 시작했는데 수술할 무렵 64kg 정도였다.
-------------------------------------------- 왜 곡채식이 좋은가? 왜 육식을 제한해야 하는가?
암 환자가 육식을 제한하고 곡채식 위주의 식사를 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하나. 육식은 소화과정에서 많은 노폐물과 독소가 배출된다.
과도한 지방은 활성산소를 많이 만들고, 단백질은 소화 과정에서 암모니아와 같은 여러 질소화합물을 만들게 된다.
이런 것들이 처리하느라 에너지가 소모되고, 장기의 자연치유력도 약화된다.
둘. 산업화된 축산으로 고기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가축들을 키우는 과정에서 여러 경로로 필요 이상의 항생제와 성장홀몬이 남용되고 있다.
그것이 그 가축을 먹는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무도 모른다.
결코 좋은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미국에서 우유 생산을 증가시키기 위해 rBGH(재조합형 소 성장홀몬)라는 새로운 합성 홀몬을 개발했는데 젖소의 유선을 자극하여 우유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게 한다.
이 합성 홀몬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암소의 체내에서 IGF(인슐린유사성장인자) 생성을 증가시키는 것은 밝혀졌다.
이 IGF는 저온살균을 거쳐도 파괴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IGF는 종양의 증식을 가속화시킨다.
"항암"이라는 책을 쓴 다비드 세르방 슈레베르는 조금 다른 차원에서 산업화된 축산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서구사회에서는 1950년대부터 유제품과 소고기에 대한 소비가 크게 증가하였고 결국 목축업자들은 방목을 포기하고 사료 중심의 공장식 축산 방식을 도입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때 가축의 사료로 오메가-3 보다는 오메가-6가 풍부하게 들어있는 옥수수,콩,밀 등이 주로 사용되면서 자연스럽게 인간이 먹는 우유와 고기, 계란, 기타 유제품도 오메가-3와 오메가-6의 균형이 깨지게 되었다.
자연의 상태에서는 대부분의 육고기들이 1:1로 이 두 지방산의 완벽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산업화된 축산을 하게 되면 1:3에서 1:40까지 균형이 깨지게 된다.
그리스 태생의 유명한 미국 영양학자인 아트미스 시모포로스 박사는 옥수수 사료를 먹고 자란 암탉이 낳은 달걀에는 오메가-6가 오메가-3보다 20배가 많이 함유되어 있는 반면, 박사가 자랐던 그리스의 농장에서는 그 비율이 1:1이었다는 연구 논문을 "뉴잉글랜드 저널"에 싣기도 했다.
오메가-3와 오메가-6는 우리 몸 속에서 끊임없이 길항작용을 한다.
오메가-3는 지방세포의 형성을 제한하고 세포를 더 유연하게 만들고 염증반응을 진정시킨다.
반대로 오메가-6는 지방세포를 만들고 세포를 경직시키고 외부 자극에 대한 염증반응을 돕는다.
이 두 지방산이 균형을 이루면 우리 몸의 자연적 질서도 안정된다.
하지만 균형이 깨지면, 특히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것처럼 오메가-6가 지나치게 많으면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오메가-3는 뇌의 활성화와 관련이 깊다.
뇌가 왕성하게 성장하는 태아는 많은 양의 오메가-3 필요하다.
당연히 아이는 젖을 통해 많은 양의 오메가-3를 끌어 당긴다.
그래서 어느 연구자는 양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엄마의 우울증은 오메가-3의 부족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오메가-3는 여러 신경전달 물질을 풍부하게 만들어내서 감정뇌가 유쾌한 기분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오메가-3가 부족하면 스트레스 상황에 잘 대처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오메가-3 생선기름을 조울증 환자의 기분을 안정시키는데 사용한다.
하버드 대학 앤드류 스톨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4개월 동안 오메가-3를 정기적으로 투약한 조울증 환자들이 올리브기름을 주 성분으로 한 플라세보 약을 복용한 환자들에 비해서 재발율이 현저하게 낮았다고 한다.
보통 우울증 환자들은 정상인에 비해 체내 오메가-3의 비축량이 낮다.
이 비축량이 적을수록 우울증의 상태는 심해진다.
서양인에게 우울증이 많은 이유가 오메가-3 때문이 아닌가 지적될 정도다.
오늘날 서구 사람들의 식사에서 오메가-3의 소비는 2차대전 이전에 비하면 절반에 불과하다.
바로 그 기간에 우울증 발생률이 현저하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난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오메가-3를 적절히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되고 마음이 안정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인은 산업화된 축산으로 오메가-6를 과다하게 섭취하고 있고 그 때문에 건강상의 여러 문제에 직면해 있다.
우선 비만을 일으킨다.
비만의 해로움이 널리 알려지면서 1976년부터 2000년까지 미국인들은 지방섭취와(1% 감소) 총 칼로리 섭취를(4% 감소) 줄였다.
하지만 그 기간에 비만은 31%나 늘었다.
슈레베르는 이 미국의 모순이 바로 오메가-6의 과다 섭취 때문에 발생했다고 보았다.
그들이 섭취한 육류의 양은 오히려 줄었지만 그 육류가 오메가-3 보다 오메가-6가 지나치게 많았기 때문에 비만을 촉진했다는 것이다.
위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오메가-6는 지방세포를 만들고 지방을 축적하는데 기여한다.
그리고 많은 연구 결과들이 비만이 암의 발생율을 높인다고 말하고 있다.
오메가-6를 과다 섭취하면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겠지만 특히 암 환우에게 중요한 것은 오메가-6가 몸에 산화작용을 일으켜 염증반응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암은 염증반응을 이용해서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성장하고, 침윤하고, 전이한다.
(염증이 어떻게 암을 촉진하는지는 "몸의 짠내와 마늘 방귀-마늘과 죽염" 부분에서 자세하게 설명할 예정이다.)
따라서 암 환우가 육식을 많이 한다는 것은 오메가-6를 과다하게 섭취한다는 말이고 몸에 염증반응이 강화된다는 말이고 암이 튼튼하게 성장하도록 영양제를 준다는 말이다.
실제로 슈레베르는 1960년대부터 2000년까지 오메가-6가 풍부한 식물성 기름의 섭취, 과체중과 염증증후군 발생, 유방암 발생의 증가율을 비교한 결과 이 3가지가 동시에 증가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래 표 사진 참조. 다비드 세르방 슈레베르의 저서 "항암" 126 페이지.)
지금과 같은 산업화된 축산의 시대에는 고기를 줄이는 것이 좋다.
일반인도 그럴 진대 암 환자는 말할 것도 없다.
셋. 반면에 채식은 암을 제어하고 자연치유력을 높여주는 여러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우선 비타민과 미네랄이 많다.
그리고 우리 몸의 각종 대사를 촉진하고 심지어 고장난 DNA를 고치는데 필요하기도 한 효소도 풍부하다.
비타민과 미네랄, 효소는 몸의 자연치유력을 높여주는 대표적인 물질들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파이토케미컬이 각광을 받고 있다.
식물 속에 들어있는 화학물질인데 원래는 경쟁 식물의 생장을 방해하거나 각종 미생물이나 해충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 낸 것인데 이게 사람 몸에 들어가면 항산화 작용, 세포 손상의 억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최근에 항암 작용을 하는 파이토케미컬에 대한 연구가 붐을 일으키고 있다.
"암은 없다." "암 재발은 없다." 등 암과 관련해서 많은 책을 저술한 황성주박사는 미래는 파이토케미컬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할 정도다.
현재 그 구조와 기능이 밝혀진 것만 약 40여종이고 전체적으로 약 1000종이 넘는 파이토케미컬이 있을 것이라고 한다.
황성주박사는 파이토케미컬을 크게 5가지로 구분하여 상황에 맞게 먹을 것을 권했는데 항산화를 위한 파이토케미컬,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파이토케미컬, 암을 직접 공격하는 파이토케미컬, 신생혈관을 억제하는 파이토케미컬, 항균 효과가 뛰어난 파이토케미컬이 그것이다.
뭐 연구자라면 이렇게 구분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암 환우에게는 큰 의미 없다.
그저 자기가 좋아하는 야채와 과일, 그 계절에 많이 나는 야채와 과일을 충분히 먹으면 된다.
또 이후에 이야기하겠지만 봄에는 산야초를 직접 캐서 녹즙을 해 먹으면 정말 좋다.
이처럼 암 환자는 육식을 제한한 곡채식 위주의 식사를 해야 한다.
결국 나는 내가 먹은 것이다.
몸에 좋은 것을 먹어야 좋은 내가 된다.
내 안의 자연치유력이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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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기에 또 한가지 주의했던 것은 설탕의 섭취를 최소화하는 것이었다.
황토장수촌의 주방에도 설탕을 최소화할 것을 요청했고 나 스스로도 일체의 설탕 섭취를 끊었다.
심지어 꿀도 먹지 않았다.
꿀 자체가 나쁘지는 않겠지만 워낙 가짜 꿀이 많기 때문이었다.
내가 먹은 "단" 것은 오직 과일 뿐이다.
지금도 과일을 엄청 많이 먹는다.
사과만 하루에 2~3개를 먹는다.
------------------------------------------ 설탕의 지나친 섭취와 암은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우리의 유전자는 인간이 1년에 2킬로그램 정도의 설탕을 소비하던 시대에 현재와 같은 형태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지금은 얼마 정도의 설탕을 소비할까?
연간 70킬로그램 정도를 소비한단다.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특히 서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한국은 대체로 1960년대 이후 설탕 소비가 급격히 증가하는데 그 시기에 암 발병 또한 크게 증가했다.
설탕 소비의 급격한 증가와 암 발병이 묘한 관련성을 가지는 것이다.
왜 그럴까?
설탕을 섭취하면 혈액 내에 포도당의 수치가 크게 높아지고 우리 몸은 즉각 인슐린을 분비해서 포도당을 세포 속으로 밀어 넣는다.
인슐린이 분비될 때 세포의 증식을 자극하는 IGF-1도(인슐린유사성장인자) 함께 분비되는데 IGF는 세포의 증식을 자극한다.
인슐린과 IGF는 종양세포의 증식과 침윤을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인슐린과 IGF는 염증 요인과 관련이 있는데 이 염증 요인들은 종양에게는 비료와 같은 역할을 한다.
여러 차원에서 설탕의 섭취가 종양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유방암 세포를 이식한 실험쥐에게 서로 다른 혈당지수를 가진 음식을 주고 그것이 종양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는 연구를 진행했는데 두달반이 지나자 혈당이 계속 상승한 24마리의 쥐 중에 3분의 2가 죽었고 혈당 증가를 막은 음식을 먹은 20마리 중에는 단 한마리만 죽었다고 한다.
또 비슷한 실험에서 쥐가 당의 증가로 인슐린 체계가 작동되면 화학치료에 대한 반응이 훨씬 느려진다는 것도 확인되었다.
항암 화학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도 설탕의 섭취를 줄여야 하는 것이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얻었는데 위에서 언급한 IGF(인슐린유사성장인자)의 수치가 높을 경우 여자는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남자는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이 매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 환자라면 한번쯤 받아보았을 PET 검사는 몸 안에서 포도당 대사가 특별히 항진된 부위를 찾는 방식으로 암을 찾는 검사다.
암이 있는 곳에서는 포도당이 매우 많이 소비되기 때문이다.
알려진 바로는 일반 세포의 4~5배 정도 소모한다고 한다.
그 정도로 당과 암은 관련이 깊다.
그래서 혹자는 적은 산소, 많은 당 이 두가지가 암화의 최적 조건이라고 말한다.
또 일부 자연의학자들은 적은 산소, 많은 당이라는 세포가 살기에 혹독한 조건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이 일부러 암을 만들어냈다는 주장도 한다.
암 환자는 설탕과 고과당 시럽의 섭취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대신 과일을 많이 먹으면 된다.
과일의 당은 안전할 뿐 아니라 여러가지 이유로 소화속도가 느리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백미 보다는 현미가 좋다.
도정이 덜 될수록 소화가 느려져서 인슐린의 분비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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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문호리에는 긴스버그라는 빵집이 있다.
노 버터, 노 슈거, 노 밀크로 빵을 만든다.
인스턴트를 거의 먹지 않는 터라 가끔 입이 심심해도 먹을 것이 없었는데 이 빵집을 발견한 후부터는 정말 애용하고 있다.
맛도 좋다.
가끔 이집 빵을 먹으면서 정말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이 빵집 아니면 내가 어디서 맘껏 주전부리를 하겠는가 싶어서...
그러던 어느날 문득 내가 직접 빵을 만들어 먹으면 좋겠다 싶었다.
긴스버그 사장님께 빵 만드는 것 좀 가르쳐달랬더니 흔쾌하게 그러마 하신다.
요즘 열심히 빵만들기 배우고 있다.
3번째 사진이 발효액종을 만들어 있는 사진이다.
건포도를 이용해서 천연효모가 살아 있는 액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사진이 발효종을 만들고 있는 모습이다.
발효액종과 통밀가루를 적당히 섞어서 빵 만드는데 직접 사용할 수 있는 효모 덩어리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이 발효종 단계에서 잘 안된다.
효모가 있기는 한데 힘이 약하고 비실비실하다.
사장님께 여쭤봤더니 집에서 가장 따뜻한 곳에서 최대한 발효를 시키라고 하는데 산속 집이라 그리 따뜻하지가 않다.
어찌하나 생각하고 있는데 아내가 오쿠에 있는 청국장 발효 모드를 이용해보라고 한다.
그래 청국장을 발효하는 것이나 발효종을 발효하는 것이나 같은 원리니까...
오늘 아침부터 오쿠에서 발효 중이다.
얘들아. 힘내라. 너희들이 만든 살아있는 빵 좀 먹어보자. 부탁한다.
그렇게 5개월 동안 엄격한 식이요법을 하고는 수술을 했다.
수술 결과는 매우 좋았다.
수술 후에는 몸을 추스리기 위해서 적당하게 육식을 했다.
주로 전복을 먹었다.
그리고 경주자연치유센타로 왔다.
경주자연치유센타도 먹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잘 짜여진 식이요법을 제공했다.
역시 현미로 밥을 했고 야채와 과일이 많았다.
하지만 내가 했던 엄격한 식이요법과는 조금 달랐다.
완전 곡채식을 하지 않고 어느 정도의 육식을 허용했다.
여전히 곡채식 위주의 식사지만 오리, 닭, 계란, 생선을 제공했다.
우와~
당연히 식사시간이 더 즐거워졌다.
오리나 닭이 나오는 날에는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다.
경주자연치유센타의 음식은 훌륭했다.
하지만 단 하나 아쉬운 것이 김치였다.
40여명의 암 환우들이 식사를 하다보니 가장 평균적인 김치를 내어놓았다.
어떤 이는 짜다고, 어떤 이는 왜 굴이 들어갔냐고 말이 나니 가장 말이 나지 않는 일반적인 방식으로 김치를 담그기 때문이다.
그런 무색무미의 김치를 9개월 먹었다.
괴로웠다.
드디어 문호리 우리집에 와서는 지난 가을 아내와 함께 직접 김장을 했다.
굴도 넣고, 새우도 왕창 넣고 진득허니 김치를 했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너무 맛이 좋다.
그래 이게 김치지. 이게 밥 먹는 거지.
앞으로도 김치는 직접 담궈 먹을 생각이다.
경주자연치유센타에서는 육식을 제공했지만 원칙이 있었다.
소고기나 돼지고기는 안된다.
붉은 고기를 줄이라는 것은 암 전문가들의 비교적 공통된 견해이기 때문이다.
오리, 닭, 계란, 생선, 다슬기 등을 먹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
황태를 자주 먹었다.
경주자연치유센타에서 제공한 것은 아니고 내가 사서 수시로 간식처럼 먹었다.
처음부터 먹었던 것은 아니고 11월 발포부항을 하면서부터 먹기 시작했다.
발포부항을 하고 한 일주일 지나자 체력이 달리는 느낌이 들었다.
매일 25개 부항기 가득 진물이 나오니 체력이 달리는 것이 당연했다.
발포부항을 하고 한의원 문을 나서면 마치 5킬로쯤 뛴 느낌이었다.
"안되겠다 뭐 좀 먹어야겠다."
그때 떠오른 것이 황태였다.
양질의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탁월한 해독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간식으로 황태를 자주 먹는다.
최근에는 나이가 드셔서 체력이 달리신 아버지께 추천해 드렸는데 느껴질 정도로 체력이 좋아졌다고 싱글벙글 하신다.
그말은 사실이다.
내가 직접 경험했다.
우리 둘째 연서는 태어나자마자 아토피가 있었다.
첫째 연우도 아토피가 있어 고생을 한 터라 어릴 때 잡아야 한다 싶어 우리 주치의 한의사에게 보였다.
한의사 왈 "아이에게 약을 먹일 수도 없고... 한번 황태로 해봅시다. 황태를 왕창 줄테니 들통에 적당히 넣어서 쫄이세요. 쫄일 수 있는만큼 쫄여서 숟가락으로 아이에게 먹이세요. 그렇게 몇번을 하면 아이에게 변화가 생길 겁니다."
돌아와서 그대로 했다. 사실 뭐 대단한 변화가 있을까 반신반의하면서...
그렇게 한 열흘을 먹이자 정말 변화가 생겼다.
울긋불긋하던 얼굴이 더 심해지면서 아예 진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탈이 났나 싶어 한의사에게 말했더니 "오 효과가 있네요. 그 진물이 다 빠질 때까지 계속 먹이세요." 그러는 것이다.
진물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아이 옷이 흥건할 정도로 나왔다.
냄새는 또 얼마나 나던지...
그렇게 한달쯤 먹였고 진물이 빠질만큼 다 빠지자 볼에 뽀얀 아기살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아니 이럴수가...
그렇게 둘째의 아토피는 치유되었다.
11살인 지금까지 한번도 아토피가 다시 나오지 않았다.
근데 첫째 연우는 14살인데 아직도 아토피가 있다.
사진에도 얼굴에 여드름처럼 아토피가 보인다.
이 아토피란 놈이 만만치 않아서 쉽게 없어지지가 않는다.
여러가지를 다 시도해봤지만 별로 차도가 없다.
그때 한의사에게 연우도 황태를 써보자고 이야기했더니 "연우는 연서와 체질이 달라서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적극적이지 않았다.
중학교에 진학하는 연우가 앞으로 외모에 자꾸 신경을 쓸것 같아 이번 겨울에 아토피 좀 잡아보려고 연우에도 황태를 먹이기로 했다.
체질이 달라도 조금이라도 효과가 있겠지...
좋은 황태를 구해서 어제 처음 연우에게 먹였다.
황태 10마리를 한 열시간 쫄였더니 겨우 저만큼 나온다.
코를 막고 먹기는 했지만 어렵지 않게 후루룩 먹는다.
이번에는 좋은 결과가 있기를...
우리 연우가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이 외에도 경주자연치유센타에서는 버섯류, 견과류, 해조류를 중요하게 여기고 충분히 제공했다.
버섯에는 면역을 높이는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견과류에는 불포화지방산과 미네랄이 풍부하고 특히 오메가-3가 많아 몸의 균형을 맞추는데 기여한다.
해조류에는 신생혈관을 억제하고 암의 자살을 유도하는 후코이단이라는 물질이 풍부하다.
경주자연치유센타에서 생활하면서 조금 더 체계적으로 식이요법에 대해서 배우게 되었다.
그때 배운 식이요법은 문호리에서 생활하는 지금도 대부분 이어지고 있다.
-------------------------------------------------------- 식이요법과 관련된 몇가지 논쟁들
채식과 육식의 적절한 비율이 있는가?
있다면 어느 정도 비율이 좋은가?
나는 비율을 생각하며 먹지 않는다.
그저 채식 위주로 하되 먹고 싶을 때는 고기를 먹었다.
하지만 이런 것은 염두에 두었다.
어느 책에서 읽은 것이다.
인간의 이가 32개인데 고기를 먹는데 필요한 송곳니가 4개이다.
인간 이의 형태로 봤을 때는 28 : 4, 즉 7 : 1의 비율로 채식과 육식을 하면 좋다는 주장이다.
나름 일리가 있다.
그러고 보니 나도 대략 그 정도 비율이지 않을까 싶다.
식사를 소량으로 5~6회 정도 자주 먹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3끼를 먹고 식간을 쉬어 주는 것이 좋은가?
나는 후자를 선호한다.
3끼를 먹고 그 중간에는 웬만해서는 간식을 먹지 않는다.
일부러 단식도 하는데 그렇게라도해서 소화계통을 쉬게 하고 싶기 때문이다.
또 명상을 자주 하는데 명상에는 확실히 속을 비워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어떤 환우들은 소량씩 자주 먹는 방식을 선호하기도 한다.
위를 절제한 경우나 나이가 많아 한꺼번에 많이 먹기 어려운 경우, 소화가 잘 되지 않을 경우 특히 그렇다.
이런 문제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한다.
자기의 상황과 선호에 따르면 된다.
물은 많이 먹는 것이 좋은가?
적게 먹는 것이 좋은가?
많은 자연치유가들이 하루 2리터의 물을 먹으라고 추천한다.
나도 그렇게 알고 조금 많이 먹는다 싶게 물을 먹었다.
그런데 우리 가족의 주치의인 한의사는 물을 많이 먹는 것이 생각만큼 좋은 것은 아니라며 그냥 먹고 싶을 때 먹으란다.
치유는 양기가 충분할 때 이뤄지는데 물을 많이 먹으면 양기가 잘 모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수독이라고까지 표현하며 물을 많이 먹지 말라고 한다.
나의 경험으로 봐도 물을 지나치게 많이 먹을 필요는 없다.
특히 몇 리터다 이렇게 정해놓고 먹는 것은 현명하지 않은 것 같다.
스스로를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룰에 가둘 필요가 있겠는가?
그냥 자연스럽게 먹으면 된다.
다만 세가지.
하나.
누구나 초조하거나 긴장을 하면 목이 마르다.
암 환자는 항상적인 긴장 상태에 있기 때문에 의식하든 안하든 목마른 상태에 있다.
그러니 물을 적절히 마셔주는 것이 좋다.
실제로 초조하거나 긴장하면 혈액농축현상이 일어난다.
그러면 순환이 잘 되지 않는다.
그때 물을 마시면 농축된 피가 풀린다.
그러면 몸의 열기도 내려가고 마음도 환기가 된다.
둘.
자연수를 먹으라.
산의 시냇물이 가장 좋고 지하수가 그 다음인 것 같다.
나는 정수기 물이나 병에 담긴 물, 끓인 물은 잘 먹지 않는다.
나가서야 맛나게 먹지만 집에서는 가급적 먹지 않는다.
물은 흘러야 물이다.
흐르지 않는 물은 사실 물이라고 할 수 없다.
물은 흐르면서 에너지를 축적하는 것 같다.
그래서 흐르는 물은 담긴 물에는 없는 어떤 에너지가 있는 것 같다.
과학적으로 연구된 것은 아니지만 분명 그런 것 같다.
그래서 난 등산을 가면 꼭 시냇물을 먹고 집에서는 수도를 통해 나오는 지하수를 그냥 먹는다.
셋.
식사 중에는 물을 가급적 피한다.
소화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식사 후 1시간 정도가 경과된 후부터 물을 먹는다.
암 환자는 유기농을 먹는 것이 좋은가?
그렇다고 생각한다.
미국 워싱턴 대학의 신시아 컬은 3일 동안 섭취한 음식의 75%가 유기농인 2~5세 아이들의 소변에서 유기염소 살충제의 분해물질을 검사한 결과 유기농을 섭취하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6~9배까지 낮다고 발표했다.
또 예일대학에서 실시한 비슷한 연구에서도 23명의 아이들이 일반 식단을 따른 후 소변 검사를 했더니 살충제가 검출된 반면, 며칠 동안 유기농 식품만 섭취하자 소변의 살충제 잔량이 완전히 사라졌고 다시 일반식으로 돌아오자 살충제 잔량이 빠르게 상승해서 유기농을 먹기 전의 수준을 회복했다고 한다.
이처럼 유기농에는 독성물질이 적다.
뿐더러 좋은 성분은 더 풍부하다.
자연적인 삶을 지향하는 미국의 웹 사이트 뉴스인 "마더 어스 뉴스"에 따르면 전통 축산을 하는 오션 로터스 농장이 생산한 달걀에는 일반 달걀보다 콜레스테롤은 50% 정도 적게 들어 있고, 비티민 e가 두배, 베타 카로틴이 두배에서 여섯배, 오메가-3 지방산이 네배정도 많이 들어 있다고 한다.
양평은 매우 넓다.
이 넓은 양평에 유기농 매장이 딱 1개 있다.
그 정도로 아직 유기농 먹거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난 암 환자들은 유기농을 먹으라고 권한다.
구하기 어렵고, 조금 비싸지만 유기농을 먹는 것이 개인으로서나 사회적으로 더 유익하기 때문이다.
산업화된 축산의 결과로 현대인은 오메가-6를 과도하게 섭취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하면 오메가-3를 보충해서 균형을 맞출 수 있을까?
육식을 자제하고 곡채식과 견과류를 골로루 먹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다만 꼭 필요하다면 별도로 아마씨유를 먹는 것도 좋다.
아마씨는 오메가-3가 가장 많은 식물 중의 하나다.
그래서 경주자연치유센타에서도 식단에 아마씨 가루를 꼭 포함시켰다.
그런데 아마씨 가루는 소화가 잘 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나는 아마씨유를 냉장고에 넣고 생각나면 한 스푼씩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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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의 경주자연치유센타 생활을 마치고 2013년 4월 문호리 우리집에 왔다.
의사도 있고, 한의사도 있고, 국선도 사범과 주열 선생님 등 여러 치유사도 있어서 알아서 날 보살펴주던 경주를 떠나 집으로 오자 모든 것을 직접 책임져야 했다.
무엇보다도 이제부터는 밥을 아내와 내가 책임져야 했다.
좋다. 이제부터는 우리가 직접 한다.
우선 그 동안 배운 것을 정리해서 식이요법 원칙을 정했다.
그 원칙은 지금까지 그대로 지켜오고 있다.
우리의 식이요법 원칙은 다음과 같다.
올 1월1일 떠났던 제주도 여행.
5일 내내 가족이 함께 올레길을 걸었다.
아이들이 빛나는 햇살을 받으며 바닷가 길을 장난스레 걷고 있다.
전이되고 처음 떠나는 긴 여행이었다.
먹는 것을 어찌할까 고민하다 "그래 싸가자. 점심만 외식을 하고 아침과 저녁은 싸간 것을 조리해서 먹자. 번거롭겠지만 첫 여행은 그렇게 조금 더 안전하게 준비하자." 결정했다.
그래서 커다란 여행가방 하나를 다 식재료로 채웠다.
공항에서 재어보니 31킬로나 나갔다.
여러모로 고생했지만 덕분에 외식을 최대한 줄일 수 있었다.
대신 점심은 어차피 외식하는거, 암 환자 아닌 듯 최대한 즐기며 먹었다.
다시 일을 시작해도 가능하면 외식을 줄이려고 한다.
하지만 외식을 하게 되면 주눅들지 않고 즐겁게 먹으려고 한다.
하나.
곡채식을 위주로 한다, 현미식을 한다 등등 이미 위에서 언급한 식사의 방향을 유지한다.
둘.
좋은 영양소보다는 에너지가 살아있느냐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식품영양학적으로는 좋은 음식이더라도 에너지가 약하거나 결맞음이 낮으면 그건 살아있는 음식이 아니다.
예를 들면 현미와 백미의 차이다.
현미는 밥솥의 스위치를 누를 때까지 살아 있다. 살아 있는 것을 먹는 것이다.
백미는 도정을 할 때 이미 죽었다. 죽은 것을 먹는 것이다.
가급적 살아 있는 것을 먹는 것이 좋다.
그래서 곡채식이 육식보다 좋다.
곡채식은 대부분 살아 있는 상태로 조리를 한다.
심지어 살아 있는 상태로 먹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육식은 그렇지 못하다.
기왕 육식을 할거면 방사해서 키운 닭과 달걀이 좋다.
사료와 항생제를 먹으며 비참하게 사육된 닭들보다 건강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기농이 좋은 것이다.
또 가능하면 열을 덜 가한 식사, 자연식에 가까운 식사가 좋다.
그리고 계절식이 좋다.
그 계절에 갓 난 것들이 생명의 에너지가 더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암 환자의 식이요법 원칙에 조금 어긋나도 계절식을 한다.
냉이철에는 냉이를 먹고, 수박철에는 수박을 먹고, 낙지철에는 낙지를 먹고, 꼬막철에는 꼬막을 먹는다.
그것들을 통해 그 계절의 에너지를 먹는다.
발효식이 좋은 이유도 그렇다.
발효식이란 뭔가를 썩혀서 우리 몸에 좋은 균들을 키우는 것이다.
예전에는 균들이 뭐 대단한가 싶었는데 그렇지 않다.
대단하다.
이번에 빵을 만드느라 천연효모를 키우면서 생생히 느꼈다.
발효종은 그 자체로 살아 있다.
뽀글뽀글 기포가 올라오고 효모의 힘이 좋을 때는 두세시간만에 두세배로 부풀어 오른다.
아 이런 것을 먹으면 정말 몸에 좋겠구나.
그래서 발효식이 좋다고 하는구나.
키워보면 안다.
새해부터는 새싹을 직접 길러 먹으려 한다.
어제 실험 삼아 주문한 씨앗과 용기들이 도착했다.
밤에 씨앗을 불려서 오늘 아침 드디어 용기에 파종했다.
뭐 수경재배라 파종이랄 것도 없지만...
둘째 사진부터 순서대로 적무, 겨자, 무, 케일이다.
9가지 씨앗을 주문했는데 일단 4개만 키워볼 생각이다.
크는 것도 기대되고 싱싱한 새싹을 먹는 것도 기대된다.
영양학적으로야 그깟 싹들이 무슨 큰 도움이 되랴마는 직접 키운 살아 있는 새싹을 먹는 것은 생명 그 자체를 먹는 것이다.
생명의 기운 그 자체를 먹는 것이다.
셋.
절식한다. 한 80% 정도만 먹는다.
경주자연치유센타에서는 저녁을 죽으로 간단하게 먹었다.
특별히 덜 먹지 않아도 저절로 절식이 되었다.
또 조병식원장은 저녁 식사 후부터 취침 전까지는 아무것도 먹지 말라고 했다.
밤새 속을 비운 채로 있기 위해서다.
지금도 한끼 정도는 "대강" 먹는다.
긴스버그의 빵을 먹을 때도 있고, 고구마 하나를 먹을 때도 있고, 밥을 먹되 조금 덜 먹기도 한다.
그리고 저녁 식사가 끝나면 간식을 먹지 않는다.
밤새 속이 참 편하다.
미국 볼티모어에 있는 국립노화연구소의 도널드 잉그램 박사는 섭취 칼로리와 노화의 관계를 알아보는 실험을 했다.
박사는 나이 든 쥐의 뇌 속 도파민 수용체의 양을(도파민 수용체는 파킨슨병이 생기는 것과 매우 깊은 관계가 있다고 한다.) 측정했는데 섭취 칼로리를 40% 억제하면 원래 나이 들면서 점점 감소하는 도파민 수용체의 양이 반대로 증가하여 학습 기억력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또 소식한 쥐는 평균 수명이 40% 연장된다는 것도 알아냈다.
회충에서부터 원숭이까지 여러 생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칼로리 섭취를 억제하면 일관되게 장수했다.
구체적으로 섭취 칼로리를 60% 억제하면 수명은 최대 50%가 연장된다고 하는 연구결과까지 있다.
이런데 어찌 절식하지 않겠나?
마크 매티슨 박사는 쥐를 3그룹으로 나눠서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A 그룹 : 먹고 싶은 만큼 먹게 한다.
B 그룹 : 섭취 칼로리를 60%로 제한한다.
C 그룹 : 하루는 좋아하는 만큼 먹게 하고 그 다음날은 단식시킨다.
3그룹의 건강과 노화 정도를 측정했다.
어느 그룹이 가장 건강했을까?
C그룹의 쥐들이 가장 건강하며 수명도 길고 노화에 따른 뇌손상도 적었다고 한다.
즉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에 걸릴 가능성이 적다는 말이다.
물론 A 그룹의 수명이 가장 짧았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른바 간헐적 단식이 건강과 수명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하간 절식하는 것이 건강에는 분명 좋다.
그렇게 조금 적게 먹어도 몸이 조금씩 불고 있다.
2013년 4월 문호리 집에 왔을 때 62kg이었다.
지금은 65kg이다.
먹는 양을 줄여도 건강만 회복되면 살은 빠지지 않는다.
몸이 알아서 가장 적절한 수준을 찾아간다.
넷.
나의 경험으로는 암 환자의 식이요법에서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평화롭게 먹으라.
이것만 되면 다른 것은 조금 안되도 좋다.
현미가 먹기 힘들면 백미와 섞어도 좋고, 육식을 조금 늘려도 좋고, 유기농을 먹지 않아도 좋다.
하지만 평화롭게 먹는 것은 양보하기 어렵다.
생리학적으로 볼 때 태아의 위장체계는 신경계의 부산물로 발달한다고 한다.
또 어른으로 성장하면서 전체 소화관은 자율신경을 통해 여러 다른 신경과 복잡하게 연결된다.
소화계가 몸과 마음에 매우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는 말이고 역으로 소화계의 상태가 몸의 컨디션과 마음의 안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다.
그래서 위의 궤양은 자기자신을 잡아먹을 것처럼 일하는 사람들이 잘 걸린다.
자신의 삶의 태도가 소화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평화롭게 먹는 것 자체가 강력한 힘을 가진다.
소화를 잘 되게 하고,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고, 소화기관에 걸려 있는 부정적 에너지를 감소시킨다.
조금 느리게, 내가 지금 무엇을 먹고 있는지 느끼면서, 이 음식 속에 들어 있는 하늘과 햇볕과 바람과 비와 흙을 바라보면서 먹어보라.
이 음식을 약으로 삼아 건강을 찾고 세상에 조금 더 기여하겠다는 감사한 마음으로 먹어보라.
모든 음식은 우주의 선물이라는 것을 깊이 느끼면서 먹어보라.
생각만큼 쉽지 않다.
하지만 그것이 되면 이미 당신의 암도 조금 더 착해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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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전통과 현대, 대체의학과 현대의학을 아우르는 식이요법의 종합적인 결정판입니다.
식이요법으로 고민하는 환우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여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