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자주 체하고 속이 더부룩해서 내과를 갔다. 어제 저녁에 고기를 먹었다니 내시경을 할 수 없다며 다음 주에 오라고 했다. 오늘이 바로 그날이었다. 1,2교시를 하고 차를 몰고 서라벌대 주차장에서 세워 놓고, 택시를 타고 천내과로 갔다. 병원 문을 열고 들어서니 환자들로 북적북적 대었다. 모두 기다리는 사람이다. 내시경을 하는 것을 예약했기 때문에 많이 기다리지는 않았다. 간호사가 내 이름을 불렀다. 엉덩이 주사를 놓는다고 했다. 바늘이 내 피부를 뚫고 약이 내 살 속으로 들어갈 때는 아픔이 있었다. 항상 이럴 때 주님을 찾는다. 오, 주님!
간호사가 옆방으로 인도했다. 이번에는 가만히 앉아 있으라고 한다. 그리고 아- 하고 입을 벌리고 있으라고 한다. 그리고 어떤 액체를 입속으로 넣어준다. 이 액체는 가스가 발생하는 것을 막아 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나서 옆으로 누우라고 했다. 무통 내시경을 위해서 혈관으로 약을 넣는다고 했다. 입 속에 하얀 마우스 피스 같은 것을 물고는 옆으로 누웠다. 자세가 불편한데 잠이 올까 걱정이었다. 그러다가 의사가 와서는 내시경을 집어 넣었다. 구역질이 났다. 숨을 못 쉴 것만 같았다. '띠발, 무통 내시경이라고 해놓고선'
내시경은 금방 끝났다. 자리에서 일어나 회복실로 갔다. 한 2-30분을 누워 있었다. 잠이 오지 않았다. 잠들면 못 일어날 것 같아서.
진료실로 다시 갔다. 의사는 사진을 네 장 보여 주면서 다 정상입니다. 단, 한 곳, 십이지장으로 들어가는 부분의 위가 좀 부어 있다고 했다. 일종의 위염이라고 했다. 약을 한 열흘 먹으면 낫는다고 했다.
병원문을 나와서 어지러운 경주 시내 거리에 한참 서 있었다. 어디로 갈까? 방향 상실. 먼저 현금을 좀 찾았다. 그리고 뭐하지? 2시 방향에 기독 백화점이 있었다. 그냥 그리로 가고 말았다. 조용했다. 그냥 둘러 보았다. 먼저 성경 공부를 할 수 있는 책이 있냐고 물으니 여점원은 아주 친절하게 경건한 목소리로 안내해 주었다. 물론 나의 목소리는 방금 수면 내시경을 받았으니 더 느릿느릿했을 것이다. 그리고 나서 성경 책을 보았다. 전에 아내가 성경책 하나 선물 안 해주냐고 했던 기억이 나서 가장 이쁘고 설명이 잘 되어 있는 성경책을 여러 권을 두고 그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하나 골랐다. 그리고 찬양 씨디를 하나 구입했다. 물론 경건한 목소리의 여점원에게 요즘 어떤 것을 가장 많이 듣냐고 물어서 말이다. 끝으로, 학급비 삼만원, 그러니까 환경미화에서 2등 해서 상을 받은 돈으로 성경 구절이 씌어져 있는 액자를 구입했다. 원래는 삼만 이천원인데, 깎아달라고 했더니 그렇게 해 주는 것이었다.
택시를 타고 서라벌대 주차장으로 향했다. 택시 안 라디오에서는 양희은의 '한계령'이 흘러 나왔다. '저 산은 나를 오지 마라, 오지 마라고 하네...' 구슬픈 노랫소리와 창밖으로 불어오는 따스한 봄바람은 수면 내시경의 후유증일까. 거의 몽환적 상태, 그 자체였다.
점심을 먹어야겠기에 수광루로 갔다. 물론 수업 시간을 생각하니 최단 시간에 먹을 수 있는 곳은 수광루 뿐이었다. 수광루 자장면이 삼천원이라는 것을 오늘에서야 알았다. 존나 맛없었다.
이번, 위장병과 내시경으로 인해 내 삶에 변화가 왔다. 그건....항상 두려운 순간에 하나님을 찾앗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두렵기 전에 하나님을 찾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잠깐, 여기는 문화축구단 카페네...어, 제삼교회 홈페이지가 아니었네...오, 마이, 갓!!!!
그래도 한 글 올리죠...괜찮겠죠?
그러면, 내일 모레 축구 시합 잘 해 봅시다. 이제 위장병도 그리 심하다고 하지 않으니, 게다가 지난 주에 울산 가서 축구화 하나 구입했습니다. 제 아내가 아들 낳은 기념으로 전번부터 사준다고 했었는데, 이번에야 겨우 샀습니다. 다음에 보고 놀라지 마십시오.
첫댓글 저도 위장병으로(위염)으로 내시경 했었는데. 그 느낌은 역시 찝찔..... 그리 심하지 않다니 다행입니다. 토요일에 기대하겠습니다. 우리의 월드 리베로.... 축구화 구경도 하겠지요? 축구단 화이팅!!!!!
괜찮으시다니 다행이네요 이번 토욜 시합 기대하겠습니다... 선생님의 활약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