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짜리 첫째 아들, 그리고 세 명의 딸들. 이 아이들은 아내와의 결혼생활에 하나님께서 주신 보석 같은 선물들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첫째 아이를 아내가 임신할 때부터 하나님께선 저에게 아이양육의 중요함을 깨닫게 해주셨고, 지금껏
이 아이들을 온전한 하나님의 방법으로 양육하는 것이 삶의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해 오고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이 경험을 통해 우리부부는 많은 어려움 가운데서도 돌파와 성숙을 경험하며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씩 이해해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이양육에 있어서 여러 가지 중요한 면이 있는데, 우리부부가 잠정적으로
도달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원칙은 행복한 부부가 자녀양육의 가장 근간을 이룬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어떤 좋은 것들로 아이를 양육하더 라도, 아빠 엄마가 행복하지 못하다면 그것은 아이들에게 있어서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큰 상처와 아픔이 된다는
것입니다. 저의 어린 시절을 되돌아 볼 때, 저의 유년시절의
가장 행복하고 기억에 남는 경험은 아침에 일어난 엄마가 행복하게 웃으면서 찬양할 때, 그 엄마의 발을
붙들고 같이 까르르 웃었던 일입니다. 그리고 가장 불행했던 순간들은 잠자리에서 엄마아빠가 옆방에서 다투는
소리를 듣는 것이었습니다. 한 시간이 됐건 두 시간이 됐건 엄마아빠의 다투는 소리가 그칠 때까지 잠들지
못하고 엄마아빠가 빨리 화해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그 당시의
마음의 고통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온전한
부부의 연합, 행복한 부부의 삶의 중요성은 명확하게 느끼고 있었지만,
이번 부부학교 참석을 통해 알게 된 것은, 제가 그 동안 이토록 중요한 주제에 대해 단순히
지식적인 동의의 수준에 그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번 부부학교는 저희 부부에게 그리고 특히
저에게 있어서 중요한 돌파의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번
신약편을 통해서 깨닫게 되었던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가정의 기본질서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바로
가정의 머리로 남편을 세우셨다는 것과 남편을 돕는 자로 아내를 준비하셨다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너무
기초적인 부분인 것 같지만, 사실 지금껏 저의 생각 속에는 아내를 동등한 지체요, 하나님 나라의 동역자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그래서 아내를 아끼고
사랑하고 보살피는 것이 아니라, 함께 어떤 일들을 처리해가는 동료로써 대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와 동시에 어떤 중요한 가정사에 있어서 일을 주도해 나가기 보다는 항상 아내와 협의하고 또 아내의 의견에
기대려고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아내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존중해 줘야 하지만, 책임감을 가지고 결단하고 결정하는 가정의 머리로써의 역할을 제대로 다하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제가 명확히 알게 된 것은 하나님은 남자와 여자를 다른 특성과 역할을 가진 존재로 창조하셨고, 하나님이 준비하신 질서를 잘 지키지 못할 때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최근에 제가 남편의 권위를 인정받지 못할 때마다 제 속에서는 분노가 일어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문제는 그것이 한 두 번만 그런 것이 아니라, 늘 그래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분노는 아내를 아끼고 사랑하고 보살피는 데에 있어서 가장 큰 장애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난주에 아내에게 이런 저의 마음을 나누고 나의 권위를 인정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 문제는 아내만이 아닌 또한 저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저에게 자연스럽게 배어있는 습관과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저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도 이와
많이 비슷했고, 저는 책임감 있고 주도적인 올바른 권위의 아버지로써의 모습을 잘 배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아내에게 다시금 다짐합니다. 폭군과 같은 남편이 아닌 편안히 기대어
쉴만한 견고한 나무와 같은 남편이 되겠다고 말입니다.
두
번째로 나누고 싶은 것은 첫 번째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긴 한데, 아내를 더 세심하게 배려하고 보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몇 주전에 가족끼리 수원 화성에 놀러간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전 정말 최선을 다해 아이들과 놀아주느라 거의 녹초가 되었었습니다. 그런데
몇 일 후에 아내로부터 충격적인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 날 저 때문에 기분이 많이 상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유인 즉, 제가 아이들이랑만 놀아주고 자기에게는 관심도 가져주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솔직히 억울하고 화가 나기도 했지만,
아내의 감정을 인정해 주고 수용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내도 아이들처럼 사랑과 관심과 보살핌이 필요한 연약한 지체라는 것을요. 지난
주 장로님께서 알려주신 아내를 사랑하고 배려하는 작은 행동들도 아이들을 챙긴다는 이유로 저의 아내에게 거의 하지 않았던 것이라 많이 회개하고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아내는 항상 나의 사랑과 관심과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연약한 지체임을 다시금 마음에 되새깁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자신의 교회를 사랑하시듯 아내를 사랑하고 아낄 것임을 결단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그 무엇보다 행복한 엄마아빠, 서로를 사랑하고 아끼는 부부의 모습을 유산으로 남겨줄 것을
다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