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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전력산업의 해외진출 창구를 단일화해야 하느냐는 문제가 끊이지 않고 논란이 돼 왔다. 특히 발전부문의 해외진출을 모회사인 한전으로 단일화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한 논쟁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발전회사들은 국내 전력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회사의 미래를 책임질 신성장동력으로 ‘해외사업’을 꼽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각 발전사들은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해외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될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해외사업 전담부서 구성 화력부문 발전5사는 지난 연말 조직개편에서 대부분 사장 직속의 전담조직을 구성, 해외사업을 적극 추진토록했다. 우선 한국남동발전은 사장 직속조직으로 신성장동력실을 두고, 신사업개발팀에게 해외사업을 전담하도록 했다. 또 발전사 중 해외사업분야를 선도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중부발전의 경우 글로벌전략실에서 기존 해외사업과 신규사업 개발을 전담토록 했다. 또 서부발전은 신성장동력실 내 발전프로젝트팀을 신설했으며, 남부발전도 미래성장동력실 내 해외사업팀을 두고 신규사업을 발굴하도록 하고 있다. 동서발전은 사장 직속으로 신성장동력팀을 두고 해외사업과 신재생에너지 개발 등을 담당토록 했다. 이처럼 발전5사가 약속이라도 한 듯 사장 직속 또는 기존 부처와 별도로 해외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전담팀을 구성했다. 이는 그동안 사업처 내 사업개발팀이나 사업총괄팀을 두고, 보이지 않게 해외사업을 타진해왔던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 조치다. 모회사인 한전이 해외사업 단일화 방침을 세운 이후 위축됐던 발전사의 해외사업이 다시 기지개를 키고 있다.
분야·지역다각화…자원개발도 화력부문 발전5사가 가장 우선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해외사업은 자원개발분야다. 지난 2~3년 동안 연료수급 파동으로 인해 남겨진 상처가 너무도 컸기 때문이다. 연료가격이 다시 하향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현 시점이 해외자원개발의 적기인지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남아있다. 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연료시장의 변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연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데에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공감하고 있다. 한국남동발전은 올해 인도네시아 유연탄 광산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직접적으로 광산개발에 투자하는 방법 뿐만아니라 간접적인 투자방식으로도 사업참여를 시도할 예정이다. 또 인도네시아 KP광산의 경우에는 장기도입물량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현재 남동발전이 추진 중인 프로젝트는 매장량 2억1000만톤 규모의 인도네시아 남부칼리만탄 AGM유연탄 광산, 매장량 4000만톤 규모의 인도네시아 동부칼리만탄 남마리나오군 유연탄광산, 매장량 1억2000만톤 규모의 캐나다 와피티 유연탄 광산 등이다. 발전5사 중 해외사업 개발에 있어 가장 적극적이었던 중부발전은 그 성과물도 매우 많은 편이다. 중부발전은 50만kW급 러시아 Kemerovo 석탄화력과 아랍에미리트 Shuweihat 발전소 시운전용역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인도네시아 Cuddalore 발전소 건설 및 운영사업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으며, 인도네시아 찌레본 민자발전사업도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레바논, 이라크 등 중동지역에서도 다양한 분야에 걸쳐 사업을 진행 중이다. 서부발전은 지난해 11월 라오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력발전 사업에 참여키로 확정했다. 라오스 남부 메콩강 지류에 39만kW 용량의 수로 변경식 수력발전소로 지어지는 이 발전소의 운영, 관리업무를 서부발전이 맡게 된다. 또 최근에는 인도 수마트라 지역에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남부발전도 시운전, 기술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외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남부발전은 지난해 12월 베트남전력공사와 기술분야 교육훈련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우수한 인력과 축적된 기술, 시운전 노하우 능력을 바탕으로 이미 인도 베마기리, 사우디 마라픽 및 카타르 시운전 분야에서 국내 유수 업체와 인력파견 용역계약실적을 이루어 낸 바 있다. 올해에도 해외사업팀을 통해 신규사업 개발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동서발전은 해외사업개발 목표를 명시적으로 확정해 놓고 있다. 지난해 해외사업 발전설비용량 목표를 30만kW로 두었지만 실제 실적은 거두지 못했던 실패의 아픔을 올해에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굳은 각오다. 이를 위해 올해 해외사업 매출액을 50억원으로 잡고, 해외사업 발전설비용량 목표를 50만kW로 삼았다. 또 이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2010년에는 100억원(80만kW), 2011년에는 150억원(100만kW)의 매출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발주하는 사업에 적극적인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으며, 지난해 칠레 누에바 벤타나스 발전소 시운전 기술용역을 수주한 경험을 토대로 이를 특화시킬 수 있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이외에도 호주의 해외탄광 지분투자를 통해 해외자원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이 말했던 것처럼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발전5사는 발전부문 해외사업을 모회사인 한전에만 맡겨두기엔 세계가 너무 넓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사업수주과정에서 한전의 역할은 어느 정도 인정되지만, 실질적인 업무추진은 발전회사가 주도해야 한다는 사실 또한 분명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한전을 유일한 해외사업 창구로 삼기보다는 적극적인 해외사업 유치를 위해 발전사가 직접 해외를 누벼야 하며, 한전은 이를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 발전사의 속내다. 해외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은 만큼 더 이상 수동적인 접근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속내가 지난 연말 개편된 조직 속에 그대로 담겨져있다. 해외사업을 위한 ‘용트림’을 하고 있는 발전사가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 궁금해지는 2009년이다. |
첫댓글 잘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