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명지중고등학교 이재홍 교장 선생님 석실 탐방기(04.07.01)

[참수석]

◎ 전 명지중고등학교 이재홍 교장 선생님 석실 탐방기
       2004년 7월 1일

       전 이 교장 선생님을 지난 월요일 우연히 신촌 수석가게에서 만나게 되었다. 6월 26일 제자들이 마련하여드린 고희기념 시집 봉정식에 참여하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차 들르시었다. 거기서 필자도 물에 배어든 하늘 빛 같은 시집 한 권을 선물로 받았다. 실은 작년에 한번 해룡수석에서 만나 뵈었을 때 댁에 한번 들르기로 약속한바 있었는데 서로 연결이 잘 되지 않았었다. 이 교장 선생님은 장원 수석회 회장님을 거치시고 한돌연 자문연구원이시기도 하여 시인이시면서 다방면에 두루 경력이 화려하시다. 거기다 실은 필자와는 더욱 특별한 인연이 있으시다.

같은 가문의 집안이다. 실은 조선시대에는 문무에 걸쳐 유명하신 분을 배출한 집안이었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크게 성공하신 분도 없고 전체 인원수도 그리 많지않아 서로들 왕래가 거의 없고 특히나 젊은 사람들은 전혀 알지 못하였다. 우연히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 알게 되었고 필자가 행렬이 높아 아저씨 뻘 되었다. 그래서 최근에 여러 가지 개인사정으로 동호인 석실 방문을 거의 하지 않고 있었는데 지난번 약속도 있었고 친척이라 금일(7/1) 약속을 하여 방문하게 되었다. 오늘은 서울시 버스 노선이 대폭 바뀌는 날이었으나 조금 시간이 더 걸렸지 번호만 다르고 노선이 같아 댁까지 찾아가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거실의 수석

초인종을 누르니 조카님께서(공적이라 이후에는 이 교장 선생님으로 호칭)반갑게 맞아 주신다. 거실에는 수석들이 가지런히 연출이 되어 있었고 비좁아서 수석을 계속 교체 하신다고 한다. 보통은 무작정 수석 수를 늘리는데 항상 일정한 양을 유지시키시는 것은 후학들에게 모범이 되는 일로 보고 배워야 할 것이다. 수석 하신지 25년 되시어 역시 오래되신 분이라 좋은 수석을 많이 소장하고 계셨다. 사진 촬영을 마치고 돌아가려니 간단히 소주 한잔 하자고 권하시어 처음에는 사양 하였지만 함께 술 한잔 하게 되었다. 거기서 가문의 이야기, 수석 이야기를 하다 보니 나이 차이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한참을 이야기 하게 되었다.

특히나 처음 조용하신 분위기와는 달리 상당히 생각이 깊으시고 수석관련 깊은 말씀을 많이 해주시어 커다란 도움을 받았다. 보통 나이 드신 분들은 말을 잘 아니하시거나 하여 수석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곤 하는데 이 교장 선생님은 무척 깊이 있는 말씀을 스스럼 없이 해 주시고 필자는 특히나 기자와 같은 직업의식이 발동하여 궁금한 것이 있으면 여쭈어 보았다. 비도 오고 시간도 늦어 자주 만날 것을 약속 드리며 인사를 드리고 집으로 향하였다. 시집을 보면 교장선생님의 사모님에 대한 애정이 깊은 것을 누구나 아실 것이다. 시집 3권이 다 사모님(아내)에 대한 시다. 여기 그 중 한편을 이곳에 옮겨 싣는다.

한일자가 힘차다.

감아 빗은 감아 빗은  아내의 긴 머리채 한 올 한 올 현이 되어 가닥마다 머금은 울림 세월속에 차례로 아련히 들려난다 윤기 흐른 까아만 현 화려한 꿈을 노래했고 분홍빛 눈물의 아름다운 곡조에 밤을 새웠고 그 찬란한 짓이겨진 빠알간 노래로 젊음을 누렸다 어느 사이 윤기 말라 가늘어진 현 튕겨나는 소리마다 서글픔의 껍질 밟히는 노래 지금은 반백이 된 머리채 현의 가닥가닥 길게 하아얀 노래 흘러 나온다 웃음도 눈물도 없는 하아얀 노래가

거실에서 (서대문구 북가좌 1동 한양 APT, HP: 016-207-0184)

[안양 김창욱]

문무를 겸비한 석인 이십니다

[참수석]

예. 아무래도 교단에 계셨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