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촌 수석회 봄 여행겸 탐석 - 월천리편
'04년 4월 7일
일행을 따라 바닷가로 나가니 드넓은 월천리의 봄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바닷가에는 몇몇의 사람들이 해변 가를 서성이고 있었다. 해변으로 가까이 다가가니 바람과 파도가 심하고 돌무더기 있는 곳은 철썩 촤르르르르 남해 바닷가에서 듣던 돌 구르는 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돌밭이 넓다고 듣던 바와 달리 돌밭이 그렇게 넓게 형성되어 있지 않았다. 파도가 돌을 뱉어 내는 경우가 있고 쓸어가는 경우가 있다 하는데 지금은 쓸어가고 있는 중 인가보다. 몇 번 와서 맨손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고 하고 보이는 돌밭의 돌들도 그리 크지 않아 불행스럽게도 운 때가 우리 일행과 맞지 않았다.
좀 실망이 되는 순간이고 아쉬었지만 어쩔 수 없다. 여기까지 모처럼 힘들게 왓으니 기념석이라도 챙기는 수밖에... 비도 오고 월천리 바다의 파도가 심하다는 소문이 있어 다른 해석 탐석과 달리 조금 단단히 준비하였다. 갖고 있는 장화가 목이 작아 대신에 지난번 신촌 수석회에서 나눠주었던 우비로 방수와 방풍을 겸하려고 했다. 우비를 입고 단단히 완전 무장했는데 우비가 허벅지 중간 정도 뿐이 내려오지 않아 방풍은 어느 정도 되는데 바닷물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었다.
돌밭의 돌들이 적어 파도가 치면 요령껏 피하기로 하고 물가로 갔는데 파도의 들고남이 워낙 심하고 또 파도의 크기도 달라 날렵한 동작으로 파도와 몇 번 씨름을 하였지만 결국 아뿔싸 물이 장화 안으로 들어오고야 말았다. 파도가 밀려오는 것을 보면서도 바로 전의 파도에 밀린 돌을 급히 주어 보느라고 한눈을 파는 찰나에 예상치 않은 큰 파도가 쌓인 돌무더기까지 넘어와 장화 속으로 제집인양 콸콸콸 하고 바닷물이 쑤욱 들어와 버린다. 나중에 보니 장화나 운동화 젖은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ㅋㅋㅋ 이곳에 몇 번 와 보신 분의 설명이 구름석과 가능한 밝은 색의 돌로 큰 돌을 하라고 하였지만 아무리 보아도 그런 돌은 보이지 않는다.
월천리 돌밭 호산리쪽(上), 월천리쪽(下)
그나마 간혹 보이는 것도 구름석 사촌으로 월간 수석 잡지에서 보았던 구름석은 작은 놈도 보기가 힘들다. 그래서 굳이 이곳 특유의 구름석만 하려고 하지 않고 그냥 해석 탐석하듯이 했다. 그나마도 모두 다 씨알이 작다. 저녁에 소품 수림석 등이 보여 몇 점하고 거제도에서 볼 수 있는 녹색에 양각된 포도 문양석 소품도 했다. 사람들이 한둘 무대 밖으로 사라져 하늘을 보니 어! 일몰 때였다. 대략 6시 45분 경 정도 될 것이다. 멋진 일몰 사진을 찍으려고 머뭇 머뭇 하다 겨우 월천리 일몰을 한 컷 했다. 대략 간단히 씻고 저녁을 석우들과 함께 하니 휴가 나와서 민박하는 기분이다. 서로 술 한잔하고 식후 총무님께서 간단히 총회도 진행했다. 우리들은 이런 멋진 자리를 마련해 주신 회장님과 총무님 그리고 음식 준비에 수고하신 한 여사님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냈다. 이 자리에 함께 참석해주신 현조희님과 김병숙님에게도 환영의 박수를 보냈다.
총회를 마치고 더 술을 드실 분은 남고 몇몇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바뀐 환경과 옆방의 웃음소리 멀리 바닷가 파도소리 등이 어울려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 아침에 눈을 뜨니 6시고 우리 방은 아직 모두 자고 있었다. 일찍 잤는데도 피곤했는지 평소보다 늦게 일어났다. 간단히 볼일을 보고 날이 밝아 다시 탐석 도구를 챙기고 바닷가로 향했다. 필자가 부시럭 거려서 다른 분도 일어나 벌써 바닷가로 나갔다. 바닷가에 나가보니 마침 일출의 광경이 전개되고 있었다. 급히 카메라로 월천리 일출을 잡았다. 아침은 어제보다 바람은 적게 부는데 파도는 여전하였고 돌밭은 조금 남아 있던 것도 쓸어가고 있었다. 돌밭이 남아 있는 곳은 거의 없고 대부분 모래만 있어서 굳이 파도와 싸우며 물가로 갈 필요가 없었다. 그냥 조금 남아 있는 돌밭을 흩고 지나갔다.
월천리 일몰(상), 일출(하)
아침에는 어제 저녁과 달리 소품 구름석이 보여 몇 점 했다. 돌밭에 못 보던 분이 있어서 인사하고 물어보니 서울에서 왔는데 처음 와서 무슨 돌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고 한다. 필자도 매한가지지만 알고서 해도 어려운데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면 정말 어둠 속에 동전 찾는 격으로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탐석하는 중에 안면이 있는 분이 계시어 보니 한돌연(석맥회)의 녹야님이시다. 우리보다 하루 먼저 1박2일로 와서 어긋날 줄 알았는데 하루 더 연장하였다고 한다.
반가움에 인사를 하고 이곳 상황을 물으니 어제까지만 해도 돌밭이 좀 있었는데 파도가 돌을 쓸어가고 대신 모래를 뿜어대어 오늘은 하기 힘들겠다고 한다.어이쿠 ㅠ.ㅠ 송재님과 함께 오신 것 같아 물으니 호산리쪽에 계신다고 한다. 거기도 돌밭이 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최정희 여사댁 앞이 월천리 돌밭이었고 필자는 주로 거기서 하였던 것이다. 송재님도 만나뵐 겸 호산리쪽으로 해변가를 쭉 따라 올라갔는데 돌밭이 더 없다. 거기서 송재님을 만나 반갑게 인사 하고 8시에 석맥회팀은 임원항에서 식사 계획이 있다며 바로 헤어졌다.
더 이상 가보았자 소득이 없을 것 같고 더구나 사람도 없고 재미도 없어 다시 되돌아 나오다 바닷가 반대편에 가곡천이 만나는 호수 같은 곳이 있는데 그곳은 물이 잔잔하여 배낭에 탐석한 돌을 모두 쏟아놓고 선별하였다. 돌이 너무 없어서 급한 김에 취한 돌도 있어 서로 비교하여 그나마 조금 낳은 것으로 골랐다. 우리 일행이 보이지 않아서 부리나케 월천리 쪽으로 흰머리 휘날리며 오다 보니 누군가 알아보고 반갑다고 한다. 아! 이곳에서 영암님과 약속이 되어 있었던 현석님과 무상님이시다. 정말 오랜만이라 너무 반가웠다. 현석님께서 필자 머리가 너무 희어서 못 알아 볼뻔 했다고 하신다. 필자는 세치가 있던 머리여서 쉬 하얗게 되었는데 요즘 쉬고 있어 염색을 안 했더니 흰 머리를 보고 아시는 분은 놀란다. ㅎㅎㅎ
필자, 무상 구용돌님, 현석 김형완님
일행이 있으시어 그분에게 기념사진 한 컷 촬영을 부탁했다. 우리가 단체로 움직여 필자는 대략 눈치는 챘지만 약속을 하지 못했었는데 마침 두 분이 일찍 올라오시는 관계로 조우가 되었다. 반가움에 바닷가에서 한참 이야기 하다 숙소로 두 분을 안내하는 중에 영암님께서 식사를 하고 나오시어 만나게 되었다. 필자는 식사하러 가고 세분은 커피를 마시며 오랜만의 회포를 푸셨다. 이곳에서의 출발이 10시라 식후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아 필자는 탐석을 포기하고 그냥 쉬기로 했다. 시간이 되어 봉고는 사람들을 태우고 다음 목적지로 출발했다. 필자는 봉고에서 잠시 내려 탐석중인 현석님에게 손을 흔들며 먼저 간다고 인사했다. 나중에 영암님께서 무상님의 선물석과 현석님의 선물석을 필자에게 전해주셨다. 필자는 미처 준비하지 못했는데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 월천리 탐석 산지수석 소개(구름석, 문양석) ◎
이번 여행에서 1박까지 하며 가장 오래 머문 월천리에서는 제대로 된 해석을 하지 못했고
그냥 그럭저럭 기념으로 볼 만한 것을 몇 점 했다. 구름석은 2일 저녁에는 잘 보이지
않았고 3일 아침에 바다가 소품이나마 내주어 몇 점 하게 되었다.
이것도 제대로 된 것은 잘룩이 정도 아닐까 생각해본다. 구름석은 기름 양석이 중요하여
기름발을 받아서 문양이 살아나 소위 터져야 좋은 돌인데 월천리 돌은 서해안 돌과 달리 그다지
터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어 그냥 보이는 상태에서 좋은 것을 하려고 했다.
구름석은 그동안 필자는 등한시 해오다가 하게 되어 아직 정확한 석질을 확인할 수 없고
현재 양석중으로 기름 양석을 해보아야 정확한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석명: 잘룩이, 크기: 5x9x2.5
형이 가운데가 약간 들어간 잘룩이 형으로 문양이 월간 수석지에서 보던
구름석과 그나마 조금 흡사한 놈이다. 목에 약하게나마 띠도 있다.
석명: 언덕, 크기: 6x7x3
이돌도 석질이 구름석 비슷해서 취해보았다.
석명: 풀잎, 크기: 5x8x3
햇빛 따스한 봄 풀잎이 길게 솟아 나와있는 그런 그림이다
석명: 원, 크기: 6x8x4
커다란 원이 그려져 있다. 구름석인지는 기름 양석을 해보아야 알 것 같다.
석명: 올빼미, 크기: 7x8x4
이 돌은 구름석은 아니다. 단지 모양이 올빼미처럼 생겨서 취석했다.
석명: 하오, 크기: 7.5x5.5x3.5
갈색 문양석으로 숲 위로 태양이 높이 솟아 있어 한여름 나른한 오후가 연상된다.
석명: 사람, 크기: 7x10x3
갈색의 문양, 사람의 그림이 보인다. 어디런가 가고 있는 모습
석명: 고분벽화, 크기: 8x7x3
옛날 고분에 그려진 벽화 같은 그림, 산 위에 공룡이 목을 삐죽이 내밀고
하늘엔 날개 달린 커다란 짐승이 날고 있다.
◎ 월천리 탐석 산지수석 소개(수림석, 사유석) ◎
2일 저녁에 도착하여 구름석을 찾을 때 구름석은 잘 보이지 않고 수림석 소품들이 보였다.
그러나 해석에서 형, 질, 문양(색)을 모두 만족하는 그런 것은 찾아 보기 어려웠다.
형이 좋으면 문양이 부족하고 문양이 좋으면 형이 부족하고 뭐 그렇다.
한가지라도 좋으면 아쉬운대로 취석했다. 사유석도
소품이지만 두 점 눈에 띄어 취석했다.
석명: 송림, 크기: 7x10x4
곧게 뻗은 나무에 가지들과 나뭇잎 자라고 열매들도 여기저기 보인다.
석명: 수림, 크기: 6x8x2.5
모암은 괜찮으나 수림 문양이 좀 흐리다.
석명: 새 때, 크기: 6.5x5x2.5
새때가 무리를 지어 하늘 높이 날아 오르고 있다. 조금 작은 것이 아쉽다.
석명: 산수화, 크기: 4.5x6x3
나무 숲 위로 황혼이 지는 저녁 풍경이다. 그림은 좋으나 돌이 적은 것이 아쉽다.
석명: 사유석, 크기: 5x9x3
이곳에서 사유석을 하리라고는 생각을 못했는데 눈에 띄어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