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관광 활성화의 신호탄 될 것"
양양군은 2001년 한국관광공사와 삭도사업 추진협약을 체결하고 오색 로프웨이 가설에 대한 타당성 분석과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오색∼설악산 로프웨이 사업을 지역 최대 숙원사업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자연공원법시행령에서 자연보전지구 내 삭도설치를 2km 이내로 제한하고 환경부 삭도설치 및 운영지침에서는 생태자연도 1등급, 녹지자연도 8등급 이상 지역에서는 삭도를 설치할 수 없다는 규정때문에 제도개선 없이는 사실상 추진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환경부에서도 국립공원 내 삭도설치에 대한 관련 규정 등을 검토하기 위해 ‘친환경 로프웨이 협의체’를 구성, 금년 말까지 ‘삭도설치 가이드 라인’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양양군은 로프웨이 설치로 인한 환경훼손 최소화 방안 및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과학적, 객관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합리적인 대안 제시와 함께 설치 당위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 오색 로프웨이 도입의 필요성
설악산은 등산로 및 대청봉 정상의 자연훼손 방지대책이 절실하다. 오색∼대청봉 구간은 최단 코스로 연간 30만명이 탐방한다. 토사유출, 나무뿌리 노출과 고사, 갓길산행으로 인한 등산로의 폭이 확대돼 가고 있다. 대청봉 정상 또한 넓은 면적이 훼손되고 있어 탐방객의 이용을 계절별 시간대별로 고루 분산시킬 필요성이 있다. 또 금강산 관광 등에 따른 설악권 공동화 해소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안으로 설악산은 4개 시·군이 접하고 있으며 연간 300만명이 찾는 세계적인 명산으로 국립공원에 대한 관광산업의 비중이 매우 높다. 그러나 서해안권의 집중 개발과 접근성 개선, 금강산 육로관광 등으로 인해 오색을 포함한 설악산 입장객이 240만명 수준으로 연평균 13%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세계적인 수준의 관광서비스 기반 구축과 지속 가능한 고품격 관광자원 및 매력 있는 관광명품 개발이 필요한 이유다. 관광산업은 자동차, 석유산업과 함께 세계 3대산업으로 잠재력이 높은 유망산업으로 미래 주력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총 GDP의 10%를 차지하고 총 고용의 8.6%가 관광관련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국내 관광 활성화를 통해 해외 관광 지출의 국내전환을 유도하고 외국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매력 있는 한국관광 명품(only one) 개발 등 관광 인프라 구축 사업은 범국가적 차원에서 추진돼야 마땅하다. 이같은 맥락에서 설악산 로프웨이 사업은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명제라는것이 군의 입장이다.
■ 해외 케이블카 설치 사례와 국내 현황
선진국들은 케이블카, 관광열차 등을 설치해 휠체어를 탄 장애인에서부터 어린이와 노약자 및 가족단위로 자연의 장관을 마음껏 즐기고 있다. 스위스 융플라우는 최고봉이 3,454m로 설악산 대청봉의1,708m보다 2배로 비교가 안될 만큼 웅장한 규모다. 정상부근의 4계절 만년설을 비롯해 산전체가 암벽으로 인간의 접근이 어려운 융플라우에 케이블카, 산악열차를 설치해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호주 케언즈 지역에 설치한 스카이레일은 세계자연유산인 열대 우림지역을 통과하는 연장 7.5km의 세계 최장의 케이블카로 1996년에 유럽녹색사업 관광상과 호주 정부의 우수생태 관광상을 수상했다. 중국도 장가계, 황산 등에 케이블카와 엘리베이터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만리장성까지 뚫어 케이블카를 설치해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일본도 상당수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했다. 하코네 국립공원 또한 열차와 케이블카, 곤돌라, 유람선을 연계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외국도 초기에는 국립공원 등에 사적 이윤을 추구하는 특정 개인의 상업적 시설로 인식하고 환경파괴 우려, 바람과 산불로 인한 안전성 문제, 곤돌라 운행과정에서의 소음, 개발이익의 역외 유출 등 경제흐름의 왜곡 등으로 지역주민 및 환경단체들의 반대에 직면했다. 하지만 정부, 기업주, 지역주민, 환경단체 등이 유기적인 협력으로 다양한 방안을 제시해 문제를 극복했다. 우리나라 국립공원내 여객관광용 삭도는 6개 노선(설악산, 내장산, 대둔산, 팔공산, 금오산, 두륜산)이 운영되고 있다. 이중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는 1971년 8월에 설치된 연장 1,132m의 왕복식 삭도로 연간 수십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 양양군의 로프웨이 추진계획
삭도는 시공기술 등의 발달로 훼손면적이 미비하다. 그러나 설악산의 주봉인 대청봉 훼손에 대한 우려와 정상부 및 능선은 잠재적 보전지로 영원히 보전해야 한다는 것이 환경부 등 관련기관의 의견이다. 양양군은 기존에 추진했던 오색∼대청봉 구간은 환경훼손에 대한 논란이 많아 상대적으로 환경훼손이 덜한 관모능선이나 이미 훼손된 중청봉 대피소를 활용하는 방안으로 노선을 변경해 추진한다. 시공방법에서도 환경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헬기를 이용한 시공을 할 계획이다. 사전에 지주설치 예정지 주변의 나무와 식물을 다른 곳으로 이식했다가 하부에서 미리 조립한 지주를 헬기로 운반해 설치하고 다시 식생을 원위치에 복원하면 훼손면적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설계단계부터 환경단체 및 전문가를 참여시켜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고, 공사 시에는 환경관련 전문가를 상주 배치해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훼손되도록 감시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환경보호와 탐방객의 편의를 위해 ‘관광개발공사’ 등을 설립해 공공에서 직접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다. 또 상부 정차장에 환경단체로부터 추천을 받은 유급 감시원을 상시 배치, 삭도를 이용해 상부에 올라간 탐방객이 구역 밖으로 이탈하지 않도록 통제함은 물론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을 주기적으로 평가해 로프웨이 운영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밖에 정상부의 수용능력을 감안, 설악산 관광의 성수기인 여름, 가을철에는 예약제 등을 실시해 일일 최대 이용객수를 제한하고 운영수익의 10%정도를 식생복원에 환원 투자할 계획이다. 이진호군수는 “철저한 환경시스템을 구축해 안전과 쾌적성을 유지하는 개발과 보전의 상생 개념으로 환경문제에 접근하는 국립공원 관리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며 “오색 로프웨이 설치는 산악관광 활성화의 신호탄이며 설악권 경기부양의 첩경으로 설악산 살리기는 물론 대한민국 최고의 체류형 관광명소가 될 것이다”고 했다.
양양=박기용기자 kypark9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