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도 사이버테러다. 즉 보이지 않는 테러이기 때문이다. 목소리도 허공을 떠돌면서 사람을 괴롭히듯이 인터넷 공간도 사실 사이버라는 허공에서 떠돌며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일전에 우체국 보험 보이스피싱으로 현혹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런 보이스피싱이 너무나 리얼하게 다가오기 때문에 그런 피해가 최근에 부쩍 늘어나고 있다.
"우체국입니다. 최근에 가입한 보험이 문제가 생겨서 그러니 전화번호와 성함을 다시한번 알려주십시오."
내가 믿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내가 최근에 우체국보험에 가입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당할 수 밖에 없었는데 교묘하게 그 목소리가 연변 냄새가 났다.
그래서 나에게 들통인 난 것이었다. 그러나 순진한 여성들이나 노인들은 당할 수 밖에 없다. 최근에 정말 황당한 죽음도 바로 이런 우체국사칭 보이스피싱이었다.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마련한 등록금을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으로 날린 여대생이 결국은 15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는 상상을 초월한 리얼리티를 가미한 그야말로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는 보이스피싱이 한 소중한 여성의 목숨을 앗아간 것이다.
그것도 한국나이로 21살의 꽃다운 여대생의 목숨을 말이다. 4월 1일 만우절 같지만 아니 만우절 기사같지만 사실인 사건이 발생했던 것이다.
2009년 4월 1일 언론보도였다. 즉 3월 31일 오후 8시15분께 김해시 A 아파트 화단에서 모 대학 2년생인 21살의 꽃다운 여성이 꿍 소리를 내면서 떨어져 이내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 김모(60)씨가 발견하여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그 꽃다운 여성은 이날 오후 3시 17분께 자신의 집에서 우체국 직원을 사칭하는 전화금융 사기범의 전화를 받고 인근 금융기관의 현금 지급기에서 640여만원을계좌 이체한뒤 속았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비관하다 바로 집 근처 아파트 15층 복도에서 투신한 것으로 추정됐다.
참지 못한 여성의 성급함이 화를 불렀던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손가방 속에 '사기 피해를 당해 부모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힌 유서를 남겨 놓은 것이 전부였다.
죽기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정말 꽃다운 아가씨였던 것이다. 그녀가 보이스피싱에 사기 당한 돈은 어머니가 맡긴 돈과 그동안 아르바이트로 벌어 학비로 사용하기 위해 모아둔 피같은 돈이었던 것이었다.
경찰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그 꽃다운 아가씨는 사기를 당한 뒤 오후 5시 36분께 112신고센터에 신고를 하였고 이내 인근 지구대에서 조사를 받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보이스피싱 사건이 대부분이 그렇듯이 피해자들이 피해를 밝히고 사태해결을 경찰에 의뢰를 하나 시원한 답변을 듣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허황된 보이스피싱에 걸리지 말라고 당부를 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과실도 큰 것이기 때문이다. 당하는 사람이 억울한 것이 보이스피싱인 것이다.
그러자 사태해결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인생의 회의를 느끼고 삶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이 된다. 한편 사건이 확대가 되자 경찰은 서둘러 용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 우선 해당 현금 지급기의 CCTV에 찍힌 사진을 확보하는 한편 수취계좌 번호와 통화 내역 등을 추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시체가 되어 더이상 말을 할 수 없는 피해자의 모습은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처절한 것인가를 보여줄 뿐이다.
경찰은 좀더 철저하 수사를 통해 피해자의 마음을 가다듬어주고 피해금액을 찾아줄 수 있다는 것을 인지시켜 주었더라면 이런 불상사가 없었으리라는 생각을 해 본다.
공권력이 땅에 떨어진 수사현실에서 그런 것을 기대하리라는 것은 난망일까. 하여튼 경찰의 보다 적극적인 수사의지와 대국민 서비를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