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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노협>주간노동정세동향118호(5/31)
[노조의 각종 회의, 모임 때 돌려 읽고 토론합니다]
◇ 노동소식 1.‘희망의 버스’를 타러 가요 2. 노조사업이 시민운동과 뭉치면
◇ 노동관계법 : 통상임금에 휴가, 귀향, 유류비 포함해야
◇ 노동시론 : 저축은행비리와 연봉 7000만원 노동자의 파업
1. ‘희망의 버스’를 타러 가요
6월 11일은 한진중공업 김진숙 지도위원 응원 가는 날
"1970년에 죽은 전태일의 유서와 세기를 건너 뛴 2003년 김주익의 유서가 같은 나라. 세기를 넘어, 지역을 넘어, 업종을 넘어, 자자손손 대물림하는 자본의 연대는 이렇게 강고한데, 우린 얼마나 연대하고 있습니까? 우리들의 연대는 얼마나 강고합니까? 저들이 옳아서 이기는 게 아니라, 우리가 연대하지 않음으로 깨지는 겁니다. 맨날 우리만 죽고, 맨날 우리만 패배하는 겁니다. 이 억장 무너지는 분노를,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이 억울함을 언젠가는 갚아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난 2003년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 위에서 고공농성 129일만에 목을 매고 자결한 김주익 열사 추도사입니다. 이 추도사로 우리 사회 모두를 울렸던 김진숙. 벗 김주익을 생각하며, 그후 지난 8년 동안 방에 불을 때지 않고 살았다는 그. 화진여객 버스 안내양으로 시작해서 21살에 한진중공업에 최초의 여성용접공으로 들어 간 후 ‘스물여섯에 해고되고, 대공분실 세 번 끌려갔다 오고, 징역 두 번 갔다 오고, 수배생활 5년하고, 부산 시내 경찰서 다 다녀보'다 보니 어느새 머리 희끗한 쉰 두 살’의 해고노동자가 되어 있더라는 그.
그가 다시 폭력적인 정리해고에 맞서 2011년 1월 6일 새벽에 8년 전 지금과 똑같이 동료들의 정리해고를 막기 위해 김주익이 올랐던 85호 크레인에 오른 지 벌써 140여일이 가까워 오고 있습니다.
이 피맺힌 절규가 끝날 수 있도록, 이제 우리 모두의 연대가 필요합니다. ‘동지들이 많이 모인 날은 삶 쪽으로, 동지들이 안 모이는 날은 죽음 쪽으로 위태롭게 기우뚱거리며’ 있었을 김주익의 마음이 이해된다는 김진숙. 그가 이겨서 내려올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가 아직도 85호 크레인 주변을 떠돌고 있는 김주익의 영혼을 곱게 안고 내려 올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의 절망과 분노가 안전한 평지 위로 내려 올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의 운명이 조금은 더 안전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게 해야 합니다.
6월 11일, 전국 각지에서 고공농성 150일째를 맞아 김진숙과, 인근 거제도에서 송전탑 고공농성 90여일째를 맞는 비정규노동자 강병재를 기억하고, 이 땅 모든 해고노동자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로 향하는 ‘희망의 버스’가 출발합니다. 오후 6시 30분 서울시청광장 앞 재능교육비정규직 농성장 앞입니다. 오후11시경 부산으로 한진중공업으로 직접 오셔도 됩니다.(송경동)
2. 노조사업이 시민운동과 뭉치면
금속노조 발암물질 추방사업이 공장을 넘어 전체 사회로 확산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노조는 환경단체, 학부모, 소비자, 사회단체 등과 함께 ‘발암물질 없는 사회 만들기 국민행동(가칭)’(아래 국민행동)을 꾸려 사회운동까지 벌인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국민행동 출범을 위해 이에 동의하는 단체들과 함께 다음달 22일까지 대표자회의를 열어 국민행동 준비위원회 발족 일정을 확정한다.
노조는 국민행동 준비위원회에 노동, 환경, 여성, 학부모, 교사, 생협 등 다양한 사회단체를 참여 대상으로 하고 개인 참여도 가능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준비위원회는 생활 속의 발암물질 추방 운동 등 대중캠페인을 통해 발암 및 유해물질의 위험성을 알리는 사업을 펼치며 국민행동 준비위를 통해 발암물질 위험성을 알리는 토론회와 여성, 어린이, 노동 등 분야별 워크샵도 진행한다. 아울러 노조는 공동행동 준비위를 꾸려 사람 혈액을 채취해 혈액 중 발암물질을 분석, 몸이 유해물질로부터 얼마나 오염되어 있는지 수치를 보여주는 이른바 ‘바디버든 캠페인’ 사업도 벌인다.
5월 현재 이 같은 노조 제안에 동의한 단체는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서울환경연합, 여성환경연대, 한국진보연대, 환경정의,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한살림연합 등이다. 특히 서울환경연합, 여성환경연대, 환경정의는 발암 및 유해물질 추방을 위한 캠페인을 각기 벌여왔던 단체다. 서울환경연합의 경우 △가공식품에 들어간 식품첨가물 최소화 운동 △베이비파우더에 석면 함유 피해보상 운동 등을 진행해 왔다. 여성환경연대와 환경정의도 여성 유방암 발병률 급증과 관련해 △유해환경 예방운동 △화장품 발암성 및 생식 발달독성 위험성분 알리기 운동 △생활 속 가구와 먹거리 유해화학물질 문제 홍보 등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노조와 이들 단체들은 지난 20일 공동워크숍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노조와 이들 단체들은 공동 사업 의제를 정하고 향후 사업 계획의 큰 가닥을 잡았다. 이날 노동환경건강연구소 김신범 실장은 “안써도 되는 유해물질을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고, 더 큰 문제는 제대로 된 정보를 알 수 없는 것”이라며 “작업현장 발암물질 노출실태 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는 만큼 아이들, 여성 등 생활 속 발암물질에 대한 문제제기와 종합적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공동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금속노조)
◇ 노동관계법 : 통상임금에 휴가, 귀향, 유류비 포함해야
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낸 임금체불 관련 소송에서 법원이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달 25일 평택지원과 27일 수원지법은 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통상임금 체불소송 1심 선고에서 “노동조합이 요구한 체불임금을 개인당 약 250만원씩 소송당사자에게 지급하고, 소송일로부터 발생한 지연이자 20%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소송은 기아차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가 소속 조합원이 소속돼 있는 28개 사내하청업체 각 한 명씩 모두 28명이 지난 해 7월 “지난 3년 간 회사가 체불한 임금 3년 치를 지급하라”며 낸 소송이 10개월 동안의 심리 끝에 나온 첫 결과다. 당시 분회는 “여름휴가비, 귀향비, 선물비, 유류티켓비를 포함해 통상임금을 산정해 연장 및 특근수당, 상여금 등을 지급해야 했으나 이를 포함시키지 않았다”며 체불임금 지급 소송을 냈었다. 이번 소송 연이은 1심 결과는 28개 사내하청업체 가운데 여섯 곳에 해당하는 노동자들이 낸 결과다. 오산법원은 나머지 22곳 22명이 낸 소송에 대한 선고일정을 조만간 잡을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노조의 이상우 미조직비정규사업실장은 “이번 소송은 기아차 화성공장에 근무하는 비정규 노동자 중 28명이 대표적으로 소송을 한 결과”라며 “기아차 비정규 조합원 1천 8백 명을 기준으로 하면 전체 45억을 사측이 중간에 떼먹은 셈”이라고 강조했다. 조합원으로 조직돼 있지 않은 비정규 노동자 전체 규모로 따지면 회사 쪽이 사실상 체불한 금액은 더 불어난다. 기아차 사내하청 노동자 규모는 3천 5백 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아차의 지난 해 매출액은 23조였고 당기순이익만 무려 2조 2543억 원이었다. 기아차의 올 1분기 순이익은 9천 억 원에 이르고 있다.(금속노조)
◇ 노동시론 : 저축은행비리와 연봉 7000만원 노동자의 파업
충남 아산의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주간연속2교대제와 월급제 전환 합의이행을 요구하며 파업을 결의하자마자 회사는 불법적인 직장폐쇄를 자행했다. 사 관리자들과 18살 청소년이 포함된 용역경비들이 공장으로 들어오자 조합원들은 공장안에서 농성투쟁을 했고, 결국 공권력에 의해 공장 밖으로 쫓겨났다.
이때 가장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함께한 동지들은 비정규직노동자, 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들이었다. 이명박대통령, 최중경지식경제부장관, 조선일보의 선동과 반대로 연봉 7천만원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봉 2천만원의 노동자들이 아니 그 보다도 더 힘든 해고된 노동자들이 함께 밤을 새고, 귀족노동자들과 연대하며 헌신적으로 연대했다.
‘서민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아직도 한겨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자리 걱정, 물가 걱정에 힘들어하고 있는데, 근래 저축은행 비리사건으로 인해서 서민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으로 크게 분노하고 있습니다. 정말 가슴 아프고 깊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번 저축은행 비리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히 다스리겠다는 당초 약속대로 지켜 나갈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연봉 7천만원을 받는다는 근로자들이 불법파업을 벌이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평균 2천만원도 채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그 세 배 이상 받는 근로자들이 파업을 한 것입니다.’
말은 장황하지만 간단히 말하면 조직적이고 부패한 권력이 개입된 범죄사건과 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을 동일선상에 연결시켜 놓고 전체 국민을 상대로 선동질하고 있는 것이다. 연봉 7천만원 받는 노동자들의 파업 이야기로 들어가면 더욱 가관이다. 유성기업, 경주 발레오만도까지 들먹이며 연봉 7천만원 받는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회사는 곧 망할 지경이었는데, 노조가 민주노총 탈퇴하고 어용노조가 들어서니 갑자기 회사가 좋아지더라며 선동을 했다.
이쯤되면 이 천박한 연설이 과연 일국의 대통령의 연설이라고 해야할 지, 재벌기업의 대표조직인 전경련 회장의 연설이라고 해야할 지 구분이 안될 정도이다. 보궐선거 참패에 한나라당 내 계파싸움, 권력형 비리사건등 임기 1년반 전에 시작된 레임덕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기위한 유치하고 치졸한 수작질이다.
이명박의 주장대로라면 연봉 2천만원 이상은 파업을 할 수 없다는 특별법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또한 연봉 7천만원짜리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봉 2천만원도 안되는 노동자들이 연대하고 함께 투쟁하면 국법을 어긴 죄로 엄히 다스려야 한다.
또 대통령은 연설에서 쌍용자동차가 차 한 대를 만드는데 시간이 파업전에는 106시간 걸렸는데, 파업이후 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하면서 38시간으로 단축되었다는 통계를 예를 들기도 했다. 어디서 어떻게 나온 통계인지 근거조차 확인할 길조차 없는 통계를 들이밀고 있다. 아니면 말고식의 숫자 놀음이다. 그런데 숫자는 틀렸을지라도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 파업이후 노동자를 엄청 쥐어짜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대통령이란 사람이 노동자를 더 쥐어짜니 생산성이 3배나 올라갔다며 공개선동을 하니 아무리 합법적이라도 어찌 감히 노동자가 자기 권리를 주장하고 행사할 수 있겠는가?
파업의 권리는 헌법이 보장한 노동자들의 권리이고, 전 주미프랑스 부대사관의 표현을 빌리자면 “신성불가침의 권리”이다. 일개 대통령이 왈가왈부할 권리가 아니다. 프랑스 사례를 보자.
‘프랑스는 자주 교통파업이 있습니다. 일년에 크게는 두어번, 작게는 대여섯번 정도는 대중교통의 파업으로 불편을 감수해야 됩니다. 아무리 파업이라지만 처음에는 설마했습니다. 그런데 제대로 시민들의 발을 묶어 놓더라고요. 워낙 성질 급하고 다혈질의 한국 아줌마라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해지면서 <어쩜 이럴 수 있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도 자주 겪어 익숙해지고 나니 프랑스인들처럼 느긋해지기도 하고, 나름 대처방안을 마련하게 되더라고요.’ (2011.1.19 블로그 ”파리의 한국아줌마“ 중)
‘지난주 부터 연금개혁안 반대 파업으로 프랑스 전체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바로 유류업계 파업과 고등학생들의 시위였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월요일부터 주유소에 기름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이런 경우는 보지 못했습니다. 현재 프랑스 전체 주유소의 3분의 1이 기름이 말라버린 상태라고 합니다. 오늘 프랑스 남부도시인 낭트북쪽에는 무려 500미터까지 주유하려는 차량들이 늘어서 있어 도로통행에 차질이 있었다고 합니다.
... 운송차량들이 기름이 없어 운행을 못하게 되면 나라 전체가 마비되겠지요. 그 타격은 엄청납니다. 이미 중소기업들이 그 영향하에 있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르몽드지는 내일 수요일 인쇄를 할 수 없어 신문이 발행되지 않는다고 사이트에 알렸더라고요. 그리고 현금수송차량도 운행하기 힘들어 은행에 돈이 말라가고 있답니다. 이렇게 나라 전체가 마비될 위기에 처했는데 프랑스인들은 예나 다름없이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주유소 앞에 길게 늘어선 차량들에서 누구하나 내다보지 않고, 차안에서 본인 차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2010.10.20 블로그 “파리의 한국아줌마: 중)
단지 프랑스 시민들이 노동자들의 파업을 너그럽게 이해한다는 내용이 아니라 그 바탕에는 노동자들의 파업이 지극히 당연한 그들의 권리임을 누구도 함부로 그에대해 왈가왈부 할 수 없음을 역사적, 정치적, 법적으로 인정하고 존중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반면 이 나라 대통령은 부품업체 파업으로 완성차 라인이 잠깐 끊기자 마자 공권력 투입을 하는 수준인데, 프랑스처럼 은행이 돈이 말라가고, 주유소에 5백미터씩 줄을 서며 기름을 넣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아마도 계엄령을 내릴지도 모를일이다. 끔직한 야만의 시대다. 이제 1년6개월 남았다.(평택안성지역노조 남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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