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록한 허리를 빼고는 물속으로 툭 튀어나온 호수 속의 섬이다. 그 가운데 비봉산이 서있다. 버드나무는 물에 잠겨서도 잘 자란다. 청풍문화재단지에는 이 지역의 역사, 수몰의 추억과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단지에서 가장 높은 망월산성 망월루에 오르면 호수 일대가 다 내려다보인다. sbs 촬영장.청풍대교.청풍나루가 바로 아래고 수상분수가 호수 너머로 보인다. 마을 길의 철 늦은 코스모스가 화사하다. 따는 이 없는 감이 한때 집터였을 뜰에 가지 휘어져라 달렸다. 샛길까지 포장돼 그 사이로 솔솔 빠져 다니는 재미가 그만이다. 밭에는 잎 따낸 담뱃대가 꼿꼿하다. 아낙들은 서리 맞은 콩을 거두고 사내들은 내다 팔 무를 뽑아 트럭에 싣고 노인들은 마당가에서는 도리깨질을 한다. 멍석에 널린 노란 콩과 빨간 고추가 짧아진 햇살 아래 빛난다.
아이들 손잡고 일부러 걸을 만하다. 아빠 나 남자친구 생겼어요. 그래? 언제 소개시켜 줄래. 가족 간의 못다한 이야기가 술술 나올 것 같다.
Information 중앙고속도로 남제천 IC, 중부내륙고속도로 충주 IC나 괴산 IC에서 빠진다. 호반 곳곳에 콘도.펜션. 리조트.모텔이 있다. 어디를 가도 하룻밤 지내기엔 부족함이 없다.
청풍명월도 식후경 충주 소문난 산초두부집 충주댐이 생기고 월악산 아래 수산에서 손님을 맞던 두부집 할머니가 지난 7월 증발했다. 단골들은 당황했다. 가만 보니 대문에 전화번호가 붙어있었다. 물어 물어 찾아간 곳은 충주 시내. 그렇게 떠나시면 어떡해요. 얼마나 궁금했는지 아세요. 어휴 배고파 얼른 밥 주세요. 눈에 익은 얼굴들 만나 반갑기는 할머니도 마찬가지다. 소댕에 산초기름을 듬뿍 둘러 구워내는 차진 두부 맛은 변함없다. 묵은 김치, 삭힌 청양고추, 부추와 깻잎을 비벼낸 야채도 여전하다. 두부에 골고루 얹어 먹어유. 매콤한 고추를 손수 잘라주는 손에 정이 철철 넘친다. 두부 갖고는 모자라잖어유. 할머니가 갖은 양념을 넣어 밥을 볶는다. 자박하게 끓인 된장이나 비지장과 함께 먹으면 허리띠 구멍 두 개가 금세 늘어난다. 할머니는 떠나온 동네를 잊지 못한다. 수산집 뒤란에서 보면 별이 얼마나 밝은 줄 알아유? 느릿하고 투박한 말로 들려주는 고향얘기가 저릿하다. 살림집을 고쳐 만든 가게다. 분위기 가리고 깔끔한 것 따진다면 딴 데 가시라. 삼원초등학교 후문 옆 개울가에 있다. 산초두부 7000원, 두부전골 1만원. 043-855-5061.
상천 민속마을 참숯불가마 이에스리조트 근처 상천마을에 있다. 이글이글 타는 빨간 참숯위에서 자글자글 돼지목살이 익는다. 석쇠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어 고기를 태우지 않고 느긋하게 즐길 수 있다. 옆의 가마에서 찜질을 한 뒤 들르면 기쁨 두 배다. 목살 1인분 7000원. 숯가마 이용료 어른 6000원. 043-653-550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