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미예수님.
안녕하세요.
저는 2015년부터 브라운스톤 308동에 입주해서 살고 있는 정아름(레오나)라고 합니다.
2014년도에 포항 지곡성당에서 혼인미사를 하였구요,
남편은 본가 식구들 모두 교회에 다니는데도 불구하고 저를 만나기 위해
대구에서 포항까지 오가며 특별교리를 받고 혼인 전 세례성사를 받았습니다.
모태신앙으로 주일학교부터 해외에서 공부를 할 때조차 주일미사는 빠지지 않을만큼 기본만큼은 충실한 신자라 자신했습니다.
대학교 신입생때부터 주일학교 교사를 10여년 했었구요
결혼하고 대구로 오면서 현재 31개월된 아기를 키우느라 휴직, 전업주부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아기는 100일이 갓 지나서 세례성사를 받았구요
사수성당이 생기기전에는 아기띠에 아기업고 수녀원 새벽미사 주일에 참례하기도 하고...
조금 더 커서는 매천성당에 가기도 했습니다.
수녀원 유치원 작은공간에서 사수성당이 생겨 미사를 드릴때도 갔었습니다.
그리고 사수성당이 저희 아파트 울타리만 지나면 드나들 수 있는 곳에 생겨 너무 기뻤습니다.
아이가 조금씩 커가면서 성당활동도 할 수 있을거라 기대했고 혹시나 제가 할 수 있는 봉사가 있다면 해보고 싶다는 다짐도 했었습니다. 워낙 열심히 하던 저를 잘 알기에 남편도 성당 미사 반주 봉사라도 하면되지 않겠냐 제안하기도 했었구요.
그런데 녀석이 조금씩 커서 자기 의지가 생겨 마음대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부터 주일미사 참례조차 마음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경건한 미사시간에 뛰어다니거나 소리쳐서 타 신자들에게 방해되는 행동을 할 때 마다 당황스럽고 어찌해야할바를 모르겠어 남편과 허둥댔던 시간들도 많았습니다. 이제 나름 요령이 생겨 평소에 주지 않던 사탕과 초콜렛 과자 등을 가방 한가득 챙겨 1시간 남짓되는 미사 시간에 아이를 달래는 방법을 여러가지로 써보기도 합니다. 그 또한 실패하고 좌절할 때가 많습니다.
어제 토요일 하느님의 자비주일...특전미사를 드리러 사수성당엘 갔습니다.
핑계같아보일수 있겠지만 아이가 미사 시간에 방해하는 시간을 줄여볼까 싶어 말씀의 전례 1독서 즈음에 성전에 들어갑니다.
어제 또한 좀 늦었는데...주일 교중 미사 때와는 달리 처음 가 본 특전미사는 성가대도 오르간 반주도 없고 신자수도 적어 훨씬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라 성전에 들어서는 순간 '유아실 있는 인근 매천성당에 갈껄..어쩌지'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준비해간 사탕과 초코렛으로 아이를 달래봤습니다. 그런데 강론시간이 되자 녀석이 소리를 지르고 웃고 뛰기 시작했습니다. ㅠ.ㅜ 아이를 따라 성전 밖 주보대 앞으로 가서 아이를 얼르고 달래봤습니다. 제가 엄마의 소양이 부족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저희 아기는 아직 기저귀를 차는 영유아 31개월입니다. 엄마가 잔뜩 으름장을 놓고 소리를 질러도 그뿐입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 천방지축이 따로 없지요. 그렇데 당황해하던 제 뒤를 따라 나오신 분이 계셨습니다.
"여기서 스피커로 들으면서 미사하시면 안될까요?"
그 말씀을 듣고 순간 매우 언짢고 당황스럽고 화가 났습니다.
그리고 뒤이어 남편이 나왔습니다.
화가 난 제가 "내가 매천성당 가자고 했지?" 하고 소리를 쳤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여기 사세요? 교적이 어디세요?"라고 물으셨습니다.
제가 브라운스톤에 산다고 아직 교적은 사수성당으로 옮기지 않았다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곧 제 남편에게 "그럼, 아빠가 여기서 미사하시면 안될까요? 여기서 듣고 해도 되는데..."
순간 저는 많은 생각들이 머리에 오고 갔습니다.
다행히도 남편은 아이를 어르느라...그분의 낮은 권고를 자세히 듣지 못해 되묻고 있었습니다.
어제 특전미사 시간에는 바깥온도가 낮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인지 성전에는 뒷편 히터가 켜져있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본의 아니게 주보대 앞에서 스피커로 미사를 드렸습니다.
그럼에도 아이의 소란은 이어져 아마 성전 안 미사참례하는 신자분들과 신부님께 거슬렸을 것 같아 죄송한 마음입니다.
예물봉헌 후 성찬의 전례로 이어지면서 가방들고 나와 집에 갈까도 수십번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오늘 시댁 산소에 일하러 가야한다고 특전미사를 다녀오자고 제안하며 토요일도 일하고 돌아와서 저녁식사까지 양보하고서 특전미사 참례를 제안했던 남편의 마음을 떠올리면서 신부님 파견강복을 받고 성당을 빠져나왔습니다.
집으로 오는 발걸음이 참 무거웠습니다.
저랑 남편은 아이가 소란을 피울때마다 성전 밖으로 데리고 가 특히나 말씀의 전례, 성찬의 전례중에는 타 신자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으려 부단히 애를 썼다고 자신합니다. 어제 역시 아이가 잠잠해질 때까지 밖에 있으려 했습니다만...그런 얘기를 들으니 굉장히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또 그분이 저희 바로 뒷자리에 계셔서 저희의 미사 시작부터 아이에게 어떻게 한지를 지켜보신 분이고 사무장님이라는 것에 더 화가 났습니다.
낯선 대구에서 결혼생활하면서도 교구청 있는 대구라 나의 신앙생활은 훨씬 더 좋을 것이라 기대했었고
집 근처에 성당이 생겨서 저희 부모님을 비롯, 교회 다니시는 시부모님들까지도 좋아하셨습니다.
아직 직장을 대구로 옮기지 못하고 육아휴직중이라
포항 지곡에서 교적을 옮겨오지 못했습니다.
그런데...그것이 흠이 된 것 같아 씁쓸했습니다.
그간 주일 미사에 소란을 피워서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차 타고 가서 유아실이 있는 성당 찾아 미사 참례 하도록 하겠습니다.
성전밖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성 들으면서 미사드리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방법일테니까요
얼마전 대구 아기맘카페에서 사수동에 사는 엄마라면서 성당에 가고 싶은데 사수동에 성당이 있냐고 묻는 글이 올라온적이 있습니다.
방가운 마음에 제가 주제 넘게 안내를 해 주었는데 그 엄마는..."31개월된 아기가 있는데 결혼 후 한번도 성당에 가질 못했다고 남편이 안다녀서 아이를 데리고 가야하는데 미사에 아이를 데리고 가도 괜찮겠는지"를 걱정하는 장문의 댓글을 달았었습니다. 저의 아기랑 개월수가 비슷하길래 제가 사수성당 미사시간을 알려주며 소란피울게 걱정되면 매천성당에 유아실이 있다고 알려준 기억이 있습니다.
또, 몇주전 보육실 선생님께서 말도 못하는 저희 아기가 간식 먹기전 늘 성호경을 긋는걸 신기하게 여기시며
"어머님 성당 다니세요? 도겸이도 데리고 가시나요?" 물으셨어요
"뱃속에서부터 빠지지 않고 주일만큼은 갑니다" 했더니
"성당가면 미사 시간에 아이들 떠든다고 눈치주고 그런다던데..." 하시더군요
"아닌데요? 통제안되면...유아실가기도 하고 그래요..."라고 대답을 했는데..
그 선생님은 교회에 다니신다며...성당은 엄숙한 분위기라 가기 힘들다고
주변 아기엄마들에게 들은 이야기라고 말씀해주시더라구요...^ ^
그때까진..저는....눈치받는다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터라.........경솔했습니다 ㅠ.ㅜ
어제의 일로 저는 밤새 속상했고 오늘 주일도 종일 심란했습니다.
그리고 고민 끝에 이 밤에 컴퓨터 앞에 앉아 카페를 찾아 글을 남겨봅니다
포항 친정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아이를 잘 다루지 못한 "너희탓"이 크다고 더 혼쭐을 내셨습니다.
사무장님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더 기도하고 내공을 쌓으라는 엄포까지 놓으셨습니다.
(저희 부모님도 저희집에 오실때면 사수성당 미사를 드리곤 합니다.)
어제보다는 지금 많이 제 마음은 평온을 찾았습니다만...
이것만큼은 꼭 말씀드리고 싶어 긴 글을 올립니다.
열심히 신앙생활하시고 본당 공동체에서 봉사하시며 애쓰시는 분들께 부탁드립니다.
추운 날씨에 가두선교 하시느라 애쓰시는 어르신들 뵈면서 도와드리지 못해 죄송하고 안타까웠습니다.
남편은 출퇴근 주차장과 엘레베이터에서 저희 통로에 사시는 어르신들께 늘 권고를 받는다 합니다
"젊은데...홍보위원회 활동 좀 하시지?"
"레지오 한 번...해보시지?"
"오늘 우리집 교반회인데 참석하시지?"
주일신자만 열심힌 제 남편은 홍보위원회가 하는 일 레지오가 뭔지 반모임이 뭔지 잘 알지 못하면서도
늘 그런 권고 말씀에 기뻐하며 저희집 문을 열고 들어와 제가 자랑하듯 늘어놓습니다.
제가 이런것이다 구구절절 설명해주면...
"우리 교적 옮겨와서 활동 해볼까"하다가도 "아기 좀 더 크면 그 때 하자" 라는 제 답변으로 그렇게 하자 평정을 찾습니다.
그런데 어제 있었던 언짢았던 일을 떠올리면 앞으로도 그렇게 마냥 어린아이처럼 기뻐할 수 있을것인지...살짝 걱정이 앞섭니다.
그리고...어제 저희는 사수성당을 나오면서
아이가 더 커서 잘잘못을 판가름 할 수 있을 때까지는 유아실이 있는 성당을 찾아다닐 것을 다짐했습니다.
오늘 종일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조용하고 엄숙한 성전...모든이가 그리는 성당의 미사시간이지요
그런데...아이들소리가 가끔 넘쳐나는 성당도 그리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유년기에 유리벽 너머에서 드리는 유아실 미사보다는
엄마 아빠 옆에서 미사예절을 배우며 드렸던 미사가 더 의미 있는
제 신앙의 밑거름이라 생각합니다.
10년 주일학교 교사하면서도 속상하고 힘든일 많았지만...
제가 세상 속 학교의 교사를 하면서도 느끼지 못하는 기쁨이 주일학교에서 만나는 친구들과의 생활에서는 분명 매력이 있어 저의 20대를 온전히 봉사할 수 있었던 좋은 기억입니다.
사수성당 본당신부님 비롯 사목위원님들께 부탁드립니다.
제가 알기에 사수동엔 저처럼 아이를 가진 부모들, 결혼전에 열심했던 젊은이들이 출산과 육아로 냉담중에 있거나
아이를 키우며 성당에 다니고 싶어하는 예비신자들 많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이런 분위기에서는 저희들 쉽게 다가가기 힘듭니다...
저는 아이 얼른 키우고 사수성당 다시 찾아가겠습니다.
교적도 그때는 옮기구요....
그때는 제가 할 수 있는 봉사,제단체활동...꼭 할 수 있도록
끈...을 놓지 않고 있겠습니다.
가끔씩 기도중에 기억해주시길 청합니다...
양손에 늘 공룡들고 쫓아다니며 소란피우던 저희 아기 "빈첸시오".....를요 ^ ^
저희 아기는 늘 사수성당 지나올 때마다
성당 꼭대기 십자가 올려다보며 성호경 또렷이 긋는....
태교부터 단단히 열심신자로 키우고 있는데...
넌...
좀 더 커야 사수성당에 갈 수 있다고 알려주겠습니다....
저는 나름 서른여덟해..밥먹듯이 성당엔 꼭 가야하는거라 몸에 베여 생활해온 사람인데
어찌보면 별 일 아니고 당연할 일에...상처받고 속상해 이틀을 마음 앓이했습니다.
새내기 신자...예비신자들에게는 상처되는 일이 생기지 않게...
좋은 방안을 마련해주시길 조심스레 청해봅니다.
하느님의 자비주일을 보내며...
이웃에 사시는 본당신부님 비롯..신자분들께...사랑과 평화가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아멘.
첫댓글 자매님 미안해 하거나 죄송해 마세요
성당에서 아이들과 미사참례는 당연합니다
그리고 성당에 유아실이 없는 것과
신자들의 비뚤어진 의식과 생각의 잘못일 뿐입니다
어린아이의 행동은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 넘거야 하는 부분인데 왜
죄송해 하세요? 마음 편히 미사 참례 하세요 오히려 예수님께서는 마음 편히 미사에 참례하길 바라실 겁니다 기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