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농부의 스투키 테라리움 만들기 대작전

[지란지교]

유리병 속 또 다른 나의 집
테라리움을 아시나요?

영하의 기온과 칼바람이 코를 스치고 가는 완연한 겨울입니다. 왠지 사무실이 삭막해 보이기도 합니다. 환기를 시킨지 오래된 것 같아 창문을 열려다 너무 추워 멈칫합니다. 이럴 때 실내에서 손으로 할 수 있는 취미와 식물만 있으면 기분과 실내 분위기를 모두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스투키로 테라리움(terrarium)을 만들어 보기로 합니다. 

@Patch

원예에서 테라리움이란 용기 안에 서너 종류의 식물을 심어 감상할 수 있도록 한 실내장식을 말합니다. 용기의 종류는 어항, 수반, 병 등으로 다양한데, 입구가 막혀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밀폐형과 개방형으로 나뉩니다. 실내의 빛을 이용해 광합성을 하고 양분은 흙에서 흡수합니다. 물이 빠지는 곳이 없기 때문에 다육식물이나 선인장, 공중식물처럼 물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 식물을 주로 심습니다. 데코레이션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 손으로 뭔가를 만들기 좋아하는 이들에게 맞는 취미입니다. 반려식물에게 예쁜 집을 선물해주는 느낌입니다.

테라리움을 만들어봐요 with 스투키

준비물
:심을 식물, 어항, 원예용 상토, 마사토(중), 마사토(소), 큰 돌, 작은 돌, 흰 자갈, 각종 데코레이션 재료

개방형 테라리움에는 물이 없어도 잘 사는 식물을 주로 심습니다. 다육이나 선인장, 에어플랜트 등이 그 주인공인데요. 더농부는 그 중 스투키라는 별명을 가진 다육식물 산세베리아 실린드리카를 심기로 했습니다. 회사 앞 꽃집에서 스투키만 팔았다는 이유로 이 친구를 선택한 것은 절대 아니랍니다. 

물빠짐이 없는 특성 상 크기가 다른 돌과 마사토를 차곡차곡 깔아 물이 흙에 고여있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어항과 대부분의 원예용품은 더농부의 구세주인 다이소에 가면 살 수 있습니다. 돌은 집 앞 화단에서 주워도 되지만 인터넷 원예용품 전문점에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합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만들기를 시작해볼까요? 

첫 번째. 자갈과 마사토를 크기 순서대로 깔아주세요

오늘도 열일하는 더농부 공식 손재주러 김 인턴의 전국 솜씨 자랑 @더농부

물빠짐을 위해 크기가 큰 돌이 아래로 가도록 돌층을 쌓습니다. 자갈-마사토 중립-마사토 소립의 순서로 깔면 되는데요. 마사토는 화분 바닥의 배수를 돕고 공기가 통하는 공간을 만드는 데에 쓰입니다. 표면에 묻은 작은 흙과 먼지 알갱이들을 씻어내지 않고 바로 쓰면 나중에 물을 줄 때 흙이 엉겨붙어 진흙 형태로 굳어 버립니다. 그렇게 되면 배수 구멍이 막혀 식물이 위험해집니다. 더농부는 세척 마사토를 사서 그대로 사용했지만, 일반 마사토를 샀다면 물에 깨끗이 헹궈 하루 정도 말린 후에 쓰면 좋다고 합니다.

두 번째. 흙을 넣고 식물을 심어주세요

원예용 상토를 충분히 깐 뒤에 스투키를 심어줍니다. 원래는 흙에 비료를 약간 섞어줘야 하지만 사진에 밀려 잊혀지고 말았죠. 나중에 다육이 용 영양제를 꽂아줄 예정입니다. 모종컵에 있을 때는 몰랐던 스투키의 큰 키가 보입니다. 주변을 꾸미려면 한쪽으로 약간 치우치게 심는 편이 편합니다. 이제 데코를 해볼까요?

세 번째. 마음대로 꾸며주세요

더농부 식구들은 하얀 자갈과 돌, 미니어처 집과 지난 번 스칸디아모스 콘텐츠에 쓰고 남은 천연 이끼를 활용했습니다. 집을 짓고 바위를 두니 뭔가 그럴 듯해 보이는데요. 이끼를 심은 후 하얀 돌을 전체적으로 깔자 인터넷 검색 결과에서만 보던 테라리움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빨간 돌로 길을 만들고 전체적으로 모양을 잡아주면...

완성입니다! 당장 뛰어가서 살고 싶은 비주얼인데요. 직접 만들어 콩깍지가 씐 걸지도 모르지만 더농부 식구들 모두 예쁘다고 입을 모아 칭찬했으니 이 정도면 괜찮은 테라리움이죠?

다 만든 귀염뽀짝 스투키는 탁자에 올려두었습니다. 물은 한 달에 한두 번만 주면 됩니다. 과습일 경우 줄기가 물컹거리거나 녹아내리며 시들 수 있으니 아주 조금만 줘야 합니다. 햇빛을 보여주면 새순이 나고 운이 좋으면 꽃도 피운다는데, 벌써부터 올라올 꽃대를 기대하며 김칫국을 마십니다.

마음에 쏙 든 나머지 더농부 식구들에게 집 자랑도 해봤습니다. 어디서 사는지에 따라 다르지만 2만 원 정도면 재료를 구매하기에 넉넉합니다. 흙을 만지고 하고 싶은 대로 테라리움을 꾸미다 보면 어느새 재미있어하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잠깐! 스투키는 어떤 식물이죠?

스투키는 아프리카가 원산지인 다육식물 산세베리아의 일종입니다. 뿌리가 노출된 상태 2-3개월 방치해도 끄덕없이 버티는 생명력을 가졌습니다.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선정한 공기정화 식물 중 하나로, 음이온 발생량이 높고 야간에 산소를 발생시켜 침실에 두기 좋습니다. 지나친 직사광선은 싫어하니 반그늘에 둬야 잘 자랍니다. 충분히 자라면 봄에 꽃이 피는데, 잎 사이에서 꽃대가 나와 흰색의 작은 꽃들이 이삭처럼 달리며 핍니다. 고온에는 강하지만 추위에 몹시 약한 식물로 겨울에도 밤에 15℃ 이하로 떨어지면 냉해를 입습니다. 

테라리움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내 책상 위의 '작은 지구' 테라리움, 직접 만들어 보기

테라리움테라리움이란 투명한 용기 속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것을 뜻합니다. 땅을 뜻하는 라틴어 테라(terra...

blog.naver.com

유리병 안에 지구가 있다. 테라리움 총정리

집안에 화분 하나만 두어도 분위기가 달라진다. 일반 화분과는 또다른 느낌의 ‘유리 화분’ 테라리움(terr...

blo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