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철도공사는 지극히 합법적 사항을 “불법”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공사가 노조법을 어기고, 노동자의 임금변경 사항을 노조와 합의하지 않고, 불법적으로 변경하고 나서 “합법”이란다. “불법이 합법”이 된 것이다. 그리고 모든 절차와 목적, 수단까지도 합법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철도의 합법파업을 “불법”이란다. “합법이 불법”이 된 것이다.
참으로 천인공로할 일이다. 그렇지만 “명백한 합법”이, 그들이 “불법이라고 주장한다고 해서 불법”이 될 수는 없다.
진짜 미끼를 물었다. 미끼를 문 고기는 확실한 챔질로 걸어서 밀고 당기는 테크닉으로 끌어내면 되는 것이다.
우리는 낚싯대요 낚싯줄이다. 그리고 조사(낚시인)는 지도부다. 든든한 파업대오는 카본으로 만든 낚싯대요 고래심줄로 만든 낚싯줄이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끄떡없다. 조사는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마치고 돌아온 지도부 아닌가. 낚싯대와 낚싯줄은 조사를 믿고, 조사는 낚싯대와 낚싯줄을 믿고 함께하면 월척은 우리 것이다.
파업은 항상 힘들었던 것 같다.
특히 분산 사업장인 우리는 모든 조합원이 함께하지 못해서, 참여한 조합원들의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관리자들의 집요한 회유와 협박은 마음을 약하게 만들지만, 그때마다 옆에 있는 동료들과 힘찬 결의를 하면서 이겨내곤 했다.
힘들게 파업대오를 지키고 있는 후배들 또한 나처럼 힘들고 두려울 것이다. 견디기 힘든 마음고생을 묵묵히 감내하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후배들이 자랑스럽고 존경스럽다.
불의가 법이 될 때 저항은 의무가 된다고 한다. 불법이 합법이 될 때 파업은 의무가 아닌가 생각한다. 아무쪼록 승리의 그 날까지 건강 챙기시길 바라며, 그 옛날 보았던 마르틴 ‘뉘밀러’의 ‘그들이 처음 왔을 때’를 읊어본다.
나치는 우선 공산당을 숙청했다/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당원이 아니었으므로/ 그 다음엔 사회주의자들을 숙청했다/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주의자가 아니었으므로/ 그 다음엔 노동조합원들을 숙청했다/ 나는 침묵했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으므로/ 그 다음엔 유대인을 숙청했다/ 나는 침묵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으므로/ 그들이 나에게 닥쳤을 때/ 나를 위해 말해줄 이들이/ 아무도 남지 않았다
- 조항로 / 광주전기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