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루에 모여
동지를 읊다
후봉 김기남 (後峯 金箕南)
석암 이선우 (石菴 李宣雨)
운암 신몽식 (雲巖 申蒙植)
반재 신영식 (盤齋 新永植)
석계 이양우 (石溪 李亮雨)
취헌 정광태 (翠軒 鄭光泰)
송원 신명우 (松原 申明雨)
월계 양재형 (月溪 梁在亨)
담계 김명현 (淡溪 金明鉉)
가을에 남은정 아쉬운데 또 겨울이 간다
올해도 약속대로 이 날 만났네
시는 참된 구절이 이어지는 체계요
술기운이 옥결처럼 윤택하구나
양기가 앞 시내의 버드나무에 펴지고
눈덮인 골목에 소나무가 빼어나다
자리에 음식은 소박하지만
벗들이여 해저문다 말하지 말게
후봉 김기남 (後峯 金箕南)
지뢰복괘가 동지를 알리니
양기 좋은 시절에 때맞추어 만났네
국화 피는 시절에 서로 이별 하더니
눈 덮인 이곳에서 다시 만나 반갑구나
마을이 속되지 않음을 대나무가 말하고
냇가의 소나무엔 봄빛이 떠나지 않았다
왼쪽엔 글 바른쪽엔 술이니 어찌 말리리
날은 이미 저무는데 그것조차 몰랐구나
석암 이선우 (石菴 李宣雨)
노는 시기 눈 오는 겨울에도 잊지 않아
멀리서 귀공들이 다시 모였다
술이 있으니 어찌 오늘 취하지 않으리
거울 대하니 문득 옛 얼굴 생각난다
봄빛은 기욱의 대나무에서 오래 보았고
관명은 진나라의 소나무에 높았었다
계치는 일 정 깊고 우의 두터워
좋은 이야기 자리에 흥조차 끝이 없구나
운암 신몽식 (雲巖 申蒙植)
금강루에서 팥죽 쑤는 동지를 맞아
계를 지키는 몇 사람쯤 만날 수 있을지
어장에 썰물나니 솥안에 고기가 있고
벼를 거둔 들판은 썰렁하기만 하구나
지난번엔 명월따라 대나무집에서 놀았고
돌아올땐 소나무에서 거문고소리 들렸네
황당한 세상일 예측하기 어려우나
이리해도 저리해도 언제나 끝은 있나니
반재 신영식 (盤齋 新永植)
날씨 춥고 바람 매서운 이 엄동에
원근에서 오는 벗들 소식 있어 만났으니
육관의 비회는 때가 풍류에 맞음이요
양기가 맥을 이루니 태양의 모습 새롭다
높은 군자의 절개는 대나무에 있으며
굳은 장부의 지조는 소나무에 있더라
금강루의 물색이 이리 족하고
시의 회포를 풀려하니 흥도 끝이 없도다
석계 이양우 (石溪 李亮雨)
봄을 맞으려면 어찌 겨울을 겪지 않으리
자고로 문장들이 예서 만났네
천지에 서리 개이니 거울 모습 드러나고
강산에 눈이 희니 은빛으로 바뀌었다
고결한 정은 넘쳐 국화주의 향기요
난정의 의와 절개 소나무에 견주네
금강루의 경치 속에 놀며 즐기니
대를 잇고 전하여 그치지 않으리
취헌 정광태 (翠軒 鄭光泰)
날씨가 몹시 추워 얼어붙은 이 겨울
정의가 진중해 서로 다시 만났네
가을 빛 견뎌낸 것 언덕 위 대나무요
홀로 봄빛 띤 건 금강루의 소나무라
졸졸 흐르는 물은 티끌을 씻고
첩첩한 봉우리 그림 같은 모습이네
해질 녁 돌아가는 말에 채찍질 말게
술잔이 돌고돌아 흥겨움 끝이 없구나
송원 신명우 (松原 申明雨)
구월 가을 흥을 동짓달에 이으니
이날 양기에 새봄을 또 만난다
속금산은 구름 속에 옛 모습 그대로고
응암산은 눈이 쌓여 새로운 모습이라
때 맞출 땐 곳곳에 재가 율관에 뜨며
팥죽 쑤는 집집마다 소나무로 불 지핀다
후세는 현재를, 지금 사람은 옛사람 보니
인으로 덕을 권하는 일은 끝이 없다네
월계 양재형 (月溪 梁在亨)
금강루에 동짓달이 오고
동짓날을 인연으로 만나기로 하였네
세상은 고쳐서 새로 나아가는데
의관은 순박하여 옛 모습 그대로라
맑은 향기는 울타리의 국화가 제일이고
높은 절개는 눈속의 소나무가 제격이다
이제 놀지 않고 어쩌겠나
시 읊고 술잔드니 흥이 끝이 없어라
담계 김명현 (淡溪 金明鉉)
카페 게시글
진례풍아
금강루에 모여 동지를 읊다
바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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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21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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