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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5.23
이상고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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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지구 각 지역의 연평균 기온과 지난 30년간(1991~2020)의 평균기온이 얼마나 차이가 났는지 보여주는 그림이에요. 붉은색을 띨수록 지난 30년간의 평균기온보다 작년 연평균 기온이 더 높았다는 것을 의미해요.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2023년은 역대 가장 더웠던 해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지구의 기온이 얼마나 올라갔는지는 산업화 이전(1850~1900년)의 평균기온과 비교해서 이야기하는데요. 작년에는 산업화 이전보다 전 세계 평균기온이 1.45도 높았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작년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은 13.7도였습니다. 이는 기상관측망을 대폭 확충한 1973년 이후로 가장 높은 기온입니다.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요. 특히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10년 동안은 평년(12.5±0.2도)에 비해 항상 높았어요. 그리고 작년은 열두 달 중 무려 아홉 달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습니다. 평년은 지난 30년간(1991~2020)의 평균값을 뜻해요.
곧 있으면 땀을 뻘뻘 흘리는 여름이 됩니다. 작년 여름은 유난히 더웠는데요. 6~8월 여름철 평균기온은 24.7도로, 역대 넷째로 높았어요. 이렇게 더웠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나라는 여름철에 따뜻하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요. 그런데 작년 여름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 쪽으로 더 확장되면서 따뜻하고 습한 바람이 더 자주 유입돼 기온이 높아지게 됐다고 해요.
이러한 여름 더위는 가을까지 이어졌어요. 작년 9월 평균기온은 22.6도로, 역대 가장 더운 9월이었습니다. 서울에는 88년 만에 9월 열대야가 발생해서, 가을인데도 많은 이가 더위로 밤을 지새우기도 했죠. 유독 더운 9월을 보내야 했던 이유는 9월 상순에 중국과 우리나라, 일본에 걸쳐 동서로 폭넓게 고기압이 발달했고, 물러가야 할 북태평양 고기압이 9월 중순 이후에도 평년보다 확장된 상태로 유지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올해 여름은 어떨까요? 작년 여름을 생각하면, 올해도 더울 것 같아요. 또 과거보다 유난히 더웠던 올해 봄을 생각하면 더 그럴 것 같습니다. 지난 4월 평균기온은 14.9도로 역대 1위를 기록했어요. 수도권과 강원 일부 지역에서는 기온이 30도 정도까지 오를 만큼 매우 더웠던 날도 있었답니다. 이처럼 올해는 봄부터 더웠던 걸 생각하면 올해 여름 더위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기상청은 3개월에 한 번씩 계절 전망을 발표하고 있어요. 지난 2월 23일에 발표한 여름 기후 전망에 따르면, 올해 여름철 기온은 평년(23.4~24도)보다 높을 확률이 50%나 됩니다. 비슷할 확률은 30% 정도라고 해요. 이상고온 현상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폐해예요. 인간들의 활동으로 인한 변화인 만큼 우리 모두 관심을 가져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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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동 기상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