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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귀농 사랑방 원문보기 글쓴이: 아프락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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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고도 시금치에는 카로틴, 철분, 칼슘, 요드 등 무기영양물이 많이 들어 있고, 또 세포 산화를 방지하는 항산화 식품인데다 급성 심장병을 예방하는 엽산을 함유하고 있어 장수하는 데 꼭 필요한 음식이다. 게다가 식물성 섬유도 풍부하여 변비에도 아주 좋다. 시금치는 원래 아랍이 원산지로 회교도들에 의해 동서로 퍼졌다고 하며, 우리 나라에는 고려 말쯤 중국으로부터 전래된 것으로 추측한다. 봄에 주로 심는 서양개량종은 프랑스에서 육종되어 전 세계로 퍼졌다고 한다. 시금치는 더운 아랍지방에서 퍼져 나왔음에도 동양의 재래종은 추운 겨울을 날 정도로 내한성이 강하고 생명력이 대단하다. 그 부드러운 잎사귀가 하얀 눈과 얼음 속에서도 푸르름을 잃지 않는 것을 보면 그 생명력이 신비하기만 하다.
시금치는 크게 동양종과 서양종이 있는데, 동양종은 추위에 강해 가을에 심어 겨울을 나고 봄에 거둬 먹으며 서양종은 추위에 약해 주로 봄에 심는다. 그래서 서양종은 봄시금치, 동양종은 겨울시금치라고도 한다. 봄시금치는 씨앗이 둥글고 잎이 두껍지만, 겨울시금치는 씨앗에 두개의 뿔이 달렸고 잎이 약간 날렵하다. 요즘에는 두 종자를 교잡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종묘상에 가서 물어보고 필요에 맞춰 선택한다. 시금치는 가꾸기도 쉽고, 생육기간도 짧은데다, 봄과 가을에 심을 수 있어 연중 수확이 가능하므로 되도록 많이 심어 필요할 때마다 거둬 먹으면 좋다.
밭은 보통 평이랑으로 하되, 밑거름을 충분히 준다.
봄에는 3월말에서 4월초에 심으며, 가을에는 9월말에서 10월초에 심는다. 심을 때는 준비해 둔 밭을 호미로 줄 긋듯이 그어 줄뿌림을 하며, 비 온 뒤에 심는 것이 좋다. 아주 가물 때는 물에 하루밤 담갔다가 그늘에서 적당히 말려 뿌리면 싹 틔우는데 이상이 없다.
시금치는 가꾸기가 아주 쉬운데, 밑거름만 충분히 주었다면 웃거름을 거의 필요가 없다. 단지 솎아주기를 잘해야 하는데, 파종할 때는 조금 베게 심었다가 자라는 것을 보고 점차 솎아주기를 하는데, 잎이 약간 퍼지면서도 땅에 닿지는 않게 포기들이 서로 기댈 정도만큼 되게 해준다. 솎아주기를 하며 필요한 만큼 거두면 되나, 한달 반 정도 되면 다 자란 것이므로 다른 것을 심을 수 있게 밭을 비워두는 게 좋다. 시금치는 특별한 병이 없으나 병이 든 것은 포기 채 뽑아내 버리는 것이 좋다.
시금치는 나물로 해먹거나 된장으로 국을 해먹는 게 가장 흔한 요리법이다. 풍부한 비타민을 제대로 섭취하려면 나물로 무쳐 먹는 게 좋다. 그 말고 민간요법으로는 시금치로 즙을 내서 먹는 것이 있는데, 뿌리와 함께 찧어 즙을 내어 물과 함께 매일 복용하면 빈혈과 어지럼증에 좋다고 한다. 변비에는 시금치와 사과를 같은 양으로 즙을 만들어 식사 후 한컵씩 마시면 즉효라 한다. |
오래지 않은 옛날만 해도 상추는 늦봄에서 여름까지 점심때 즐겨 먹던 맛깔 난 서민 음식이었다. 더운 여름 날 마루에 앉아 맛장을 얹은 상추 몇 쌈에 밥을 맛있게 싸 먹고 나면 절로 스르르 찾아오는 낮잠이 아주 꿀맛이었다. 거기에다 풋고추나 쑥갓을 얹고 간혹 고등어나 꽁치를 구워 같이 싸먹으면 그만한 점심 찬이 없었다.
그러다 얼마 전부터 육식문화가 널리 퍼지면서 어느덧 상추는 고기를 먹는 데 필수적으로 곁들여지는 반찬이 되었다. 상추는 고기 식당에 가면 꼭 따라오게 되어 있다. 그러나 사실 고기로 인해 상추는 그 주가가 떨어진지 오래다. 고기에게 밥상의 주인자리를 빼앗기기도 한데다, 일일이 상추로 싸먹기도 귀찮아 언제나 상추는 수북이 남게 마련이다. 게다가 상추에 싸먹으면 고기 맛을 제대로 알 수 없다고 하여 더 찬밥 신세가 되어버렸다.
그래도 상추로 고기 싸먹는 습관 덕에 육식으로 인한 고혈압 등 성인병을 약간이라도 예방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상추로 고기를 싸먹으면 고기맛을 제대로 즐길 수 없다고 하지만, 그러나 상추는 고기에는 없는 식물성 섬유소나 비타민, 무기질을 듬쁙 갖고 있어 상추와 고기는 참으로 잘 맞는 궁합을 갖고 있다 하겠다.
상추는 기원 전 4500년경의 이집트 피라미드 벽화에 나타날 만큼 그 역사가 길다. 우리나라에는 언제 들어왔는지 정확하지 않지만, 중국의 고서에 따르면, 고려의 상추가 맛이 좋아 고려 상추 씨앗은 천금을 주어야만 얻을 수 있다고 하여 천금채(千金菜)라고 하였다.
상추의 대표적인 약효는 천연 수면제다. 그래서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신경과민증세가 있는 사람에게 좋고, 또 피를 맑게 해 주어 상추 즙을 상처난 곳에 바르면 잘 낳는다고 하며, 섬유질도 풍부하여 변비에도 상추를 많이 먹으면 좋다고 한다. 또한 민간 속설에 따르면 상추 줄기에서 나오는 즙이 남자 정액과 비슷하여 정력을 강화시켜주는 것으로 믿기도 했다.
재 배 법 |
상추는 생육기간이 60일밖에 되지 않아 봄과 가을에 파종하며, 요즘에는 여름에도 파종하는 종자가 나와 연중 즐겨 먹을 수 있다. 게다가 키우기도 쉬워 텃밭 농사에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작물이다.
밭 준 비 |
상추는 그렇게 많은 거름을 필요로 하지 않으므로 밑거름만 적당히 준비한다. 밭은 보통 평이랑으로 준비하면 되는데, 상추는 잎을 밑에서부터 따먹는 것이므로 빗물로 흙이 잎에 튀지 않도록 신문지를 깔아두면 좋다. 그러면 잡초 발아를 막을 수 있는 효과도 있고, 흙의 건조를 막을 수도 있어 좋다.
씨앗 및 모종 준비 |
보통 우리가 즐겨먹는 상추는 잎상추와 줄기 상추가 있는데, 밑에서부터 따먹는 줄기 상추를 많이 심는다. 보통 파종은 3월 이후 5월까지 뿌릴 수 있으며, 모종을 내어 나중에 옮겨 심으면 더 잘 자란다. 상추씨는 흙을 두껍게 덮으면 싹이 잘 나지 않으므로 고운 흙과 함께 섞어 흩어 뿌리고 물을 준 뒤 마르지 않도록 풀 등으로 덮어두면 좋다. 싹이 나면, 덮어준 것을 거두고 베게 난 곳은 적당히 솎아준다. 잎이 5-6장이 나서 본 밭에 옮겨 심을 때까지 간격이 호미 한 자루(30cm)가 되도록 솎아 주고 솎은 것은 버리지 말고 겉절이로 버무려 먹으면 연한 것이 아주 맛이 좋다. 솎을 때는 처음부터 한꺼번에 30cm 되도록 솎지 말고 자라는 것을 보아가면서 단계적으로 솎아준다. 옮겨 심지 않고 그냥 모판에 남겨두어 키워먹어도 상관은 없다.
가꾸기와 거두기 |
본밭에 옮겨 심을 때는, 모판의 상추에 물을 듬뿍 뿌린 후 되도록 흙이 뿌리에 붙어 있는 상태에서 심는다. 모를 키우지 못한 경우는 종묘상이나 꽃가게에 가서 구해다 심는 것도 좋다. 집에서 먹을 것만 한다면 구태여 힘들여 모를 키우지 않아도 된다.
모판에다 그냥 내버려두고 심을 때도 마찬가지인데, 1달에 한번은 거름을 주는 게 좋다. 밑에서부터 따먹기 때문에 계속 잘 자라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거름은 깻묵을 발효시킨 액비를 물에 타서 주던가, 아니면 오줌을 물에 타서 좋다. 단 잎을 따먹는 것이므로 되도록 잎에다 뿌리지 말고 포기 사이사이에 뿌려주도록 한다. 액비만큼 속효성은 없지만 발효시킨 음식찌꺼기를 주어도 좋다.
따먹을 때는 무조건 막 따지 말고, 윗 잎이 적어도 6-7장은 되게 냅둔다. 줄기 상추는 밑에서 따먹으면 위로 계속 자라는데, 위에 꽃대가 올라와 꽃봉우리가 보일 때 쯤이면 먹을 것은 따고 뽑아내버린다.
요 리 법 |
우리는 옛날부터 상추를 날 것으로 쌈 싸먹는 것으로 이용해왔다. 고기를 싸먹는 것은 최근의 새로운 음식 풍속이 된 것인데, 원래는 상추에다 쑥갓과 풋고추를 곁들여 된장에다 고추장을 약간 넣은 맛장만 있으면 그 맛이 별미였다.
쌈 말고 대표적인 상추 요리는 겉절이가 있는데, 큰 것은 적당이 손으로 자른 상추에다 대파를 썰은 것을 넣고 참기름과 간장과 식초를 함께 넣어 비비면 그 맛이 참으로 맛깔스럽다.
상추로 비빔밥을 즐겨먹기도 하는데, 솎은 아기 상추를 그릇에 듬뿍 넣고 따뜻한 밥과 지진 된장을 얹고 거기에다 고추장과 참기름을 약간 뿌려주면 입맛을 돋구기에 충분하다.
고추는 밭농사를 짓는 데 최고의 작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장기간도 2월말에서 10월까지 꽤 긴데다 육묘에서부터 재배하기가 매우 어렵기도 하지만 풋고추에서부터 빨간 고추가 열릴 때까지 오랫동안 수확의 재미를 맘껏 즐길 수 있는 작물이다. 더불어 매우 환금성(換金性)이 높은 작물이어서 농민이라면 필수적으로 지어야 하는 작물이기도 하다.
쓰임새면에서 또한 고추만큼 다양한 작물도 드물 것이다. 파란 고추를 따서 그대로 장에 찍어 먹는 것에서부터 각종 찌개의 양념, 김치 양념, 고추장의 주원료로 쓰이며 덧붙여 고추잎은 데쳐서 나물로도 해먹는 등 그 쓰임새는 꽤나 많다.
고추는 우리나라에 전해진 게 대략 임진왜란 후 16세기 정도로 잘해야 4백년밖에 안 되는 짧은 역사임에도 고추만큼 우리 음식문화에 큰 기여를 한 작물도 드물 것이다. 대표적으로 김치는 고추를 만나면서 그 맛의 일대 혁명을 가져왔으며 특히 고추장이라는 새로운 장을 등장시켜 우리 발효 음식 문화를 더욱 살찌게 했다.
고추는 음식에서만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문화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붉은빛을 잡귀를 쫓는 색깔로 인식한 우리 선조들은 아이를 낳으면 숯과 함께 새끼줄에 꿰어 대문 위에다 걸어놓아 잡귀의 침입을 막으려 했고, 또한 남자의 생식기와 비슷하게 생겨 아들을 낳았다는 것을 표시하는 기능으로도 쓰였다. 장을 담글 때에는 독 속에 숯과 함께 고추를 집어넣어 독소를 제거했으며 또한 똑같이 숯과 고추를 새끼에 걸어 독에 걸어놓아 장맛을 나쁘게 하는 잡귀를 막으려 했다.
고추는 비타민A, B, C가 풍부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비타민C는 감귤의 9배, 사과의 18배나 될 정도로 매우 풍부하다. 그래서 채소원예학을 전공한 한 교수님은 “풋고추 세 개만 먹으면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C는 충분히 해결된다.”고 했다고 한다.
고추의 제일 큰 특징인 매운맛은 고추에 들어있는 캡사이신(Capsycine)이라는 물질 때문인데, 이는 소화액 분비를 자극하여 소화기능을 촉진하고 또한 감기나 기관지염, 가래 제거에 효과가 있으며 더불어 지방을 분해하는 기능이 밝혀져 비만증을 방지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도 나온 바 있다. ‘활명수’라는 유명한 소화제가 바로 고추 속의 매운맛에서 추출한 캡사이신이 주성분이라는 것을 보면 고추의 약리효과가 꽤 뛰어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고추는 음식 중에도 매우 따뜻한 양(陽)의 작물이다. 원래 원산지인 남아메리카에서는 다년생 나무였다고 하니 고추의 더운 성질은 다른 여름작물에 비해 으뜸이라 할 만하다. 그래서 일찍이 우리 조상들은 고추를 많이 먹으면 화(火)가 동하고 창(瘡)을 나게 하며 낙태한다고 했고 반대로 그 성질을 이용하면 동상예방약으로도 쓰일 수 있고 더불어 신경통치에도 효과적이라고 했다.
품 종 |
한국에서 재배하고 있는 고추는 대략 100여종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산지의 명칭을 딴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 가운데 충남 청양의 청양고추, 충북 음성의 음성고추, 경북 칠성의 칠성초, 경북 수비의 수비초가 유명하다. 칠성초는 짧지만 맵고 단맛이 있으며 껍질의 살이 많아 고춧가루를 많이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을 떠나면 같은 종자라도 똑 같은 맛이 나지 않는 단점이 있다고 한다.
매운맛으로는 단연 청양고추가 으뜸이어서 김치 담그는 용으로는 최고다. 하지만 시중에 나도는 것들은 대부분 개량종들이고 진짜 토종은 매운데다 맛도 좋지만 수량이 적어 재배하는 사람들이 매우 줄어들었다고 한다.
현재 시중에서 시판하고 있는 고추들은 우수한 외래종과 교배한 것들로 이들을 통틀어 호고추라고 한다. 이는 파란 고추 때에는 매운맛이 적어 채소용으로 알맞고 빨간 고추로 익어가면서는 매운맛이 늘어난다. 껍질이 굵고 붉으며 씨가 적어 고춧가루를 많이 만들 수 있다.
밭 준 비 |
고추밭은 물이 많아도 좋지 않고 또 적어도 좋지 않다. 곧 보수성(保水性)이 어느 정도 있으면서 더불어 배수(排水)도 잘되는 밭이 좋다. 특히 흙의 산성도는 약산성이나 중성이어야 하므로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많이 쓴 밭은 별로 좋지 않다. 산성화된 흙은 숯가루인 활성탄을 부어주든가 석회가루를 부어주면 좋다. 밑거름으로는 질소성분이 많은 발효퇴비(축분, 인분, 깻묵, 쌀겨, 음식찌꺼기, 한약찌꺼기 등)를 충분히 주고 로터리를 치든가 텃밭 정도에서는 쇠스랑으로 흙과 잘 섞어 주면 된다.
먼저 약간 습기가 있는 땅에 배수가 잘되게 이랑을 꾸며야 하므로 약 30센티 높이의 이랑을 만든다. 두 줄로 엇갈리며 심을 수 있도록 해도 되고 한 줄만 심을 수 있도록 폭을 30센티로 해도 된다. 단면을 보아 정삼각형의 모습을 떠올리면 된다. 제초를 위해서는 비닐로 피복을 하는 게 관행화되어 있지만 생태 친화적인 방법으로는 신문지(두세장)나 버려진 비료포대자루로 덮어둔다. 이를 이랑 위에 덮고 고랑 양 옆으로 흙을 깔아얹으면 된다. 그리고 고랑이나 틈으로 삐져 나오는 풀들은 어느정도 자랐을 때 낫으로 베어 이랑 위에 깔아둔다. 그러면 이는 썩어서 거름도 되지만 습기가 날라가는 것을 방지해주고 오래 동안 두껍게 쌓이면 풀이 자라 나오지 못하도록 막는 자연 피복 역할도 한다.
묘 심 기 |
텃밭에서 주말농사를 하는 도시인들이 고추 모종을 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종묘상에서 묘를 사다가 심는 게 바람직하다. 시골 근처 농가에 가서 사면 더 싸게 살 수 있다. 고추는 더운 지방에서 자라는 작물이라 묘를 심을 때는 반드시 추위가 완전히 가시어 늦서리 피해가 없는 시기에 해야 한다. 보통 남부는 4월 말, 중부는 5월 중순이 좋다.
모종은 보통 16개짜리나 25개짜리 포트에 심겨진 것들이 있으며 그 중에 적당히 선택하여 심을 때는 흙채 뽑아서 미리 맞춰 모종삽으로 파놓은 흙에 심으면 된다. 포트가 얇은 프라스틱 재질로 되어 있기 때문에 밑에서 손으로 밀어제끼면 흙채 쑥 빠져 나온다. 심을 때는 미리 파놓은 구멍에 물을 듬뿍 주거나 아니면 포트 상태에서 통에 받아놓은 물에 담가 놓았다가 심어도 된다. 고추 사이 간격은 약 30센티 정도로 호미 길이 정도로 보면 된다.
관 리 |
장마 때나 태풍이 불면 쓰러지기 때문에 고추는 반드시 막대기를 박아 줄로 묶어서 받쳐 주어야 한다. 심은지 한달 안에 1미터 이상되는 막대로 고추 3개에 하나씩 박는데 줄로 묶을 때에는 고추를 일일이 묶을 필요없이 고추 사이를 지그재그로 이어가면 된다.(그림-29, 9)
웃거름은 약 한 달에 한번씩 충분히 발효된 퇴비를 고추대 주변의 흙에다 주고 흙이나 아니면 주변의 풀로 덮어둔다. 물은 적당히 습기가 있는 땅이면 자연적으로 내리는 비에 의존하면 되지만 매우 가물 때에는 주는 게 좋다. 특히 심은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집에서 화초 키우듯이 물을 많이 주는 것은 좋지 않다. 고추가 자라 꽃을 피워 처음 열매가 열리면 몇 개씩 따 주어야 고추가 잘 자란다는 점도 꼭 명심하길 바란다.
병해충 방제 |
고추는 그때그때 밭에서 직접 따먹는 맛이 있기 때문에 특히 농약은 주지 않는 방향으로 한다. 기본적으로 자연적인 방법을 이용한 병해충 방제는 고추 옆에다 들깨를 심는 방법이 있다. 들깨의 독특한 향이 고추에 기생하는 담배나방이의 침입을 막을 수 있다. 진딧물이 많이 들끓을 때는 우유를 진하게 물에 타서 뿌려주면 우유가 말라 진딧물을 질식시켜 죽인다.
그러나 병해충을 근본적으로 막는 방법은 작물의 생명력을 강하게 해 주는 데에 있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작물이 본래부터 갖고 있는 자연치유력을 최대한 높게 해주어 스스로 대처해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천적을 이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거미 한 마리가 먹어치우는 벌레가 몇 만 마리가 된다고 하니 이런 천적들이 제대로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이 제일 중요하다 하겠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주지 말아야 하는 제일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비료는 흙의 산성화를 촉진시킬 뿐만 아니라 작물의 의존도를 높여주어 도리어 자연치유력을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가져다준다. 이에 비해 농약의 피해는 단기적이면서 매우 파괴적이다. 거미나 칠성무당벌레 같은 익충까지 죄다 없애버려 먹이사슬의 생태계를 즉각적으로 파괴하기 때문이다.
수확 및 저장 |
고추는 꽃이 핀 후 보름 정도면 열매를 딸 수 있으며 붉은 고추는 50일 정도 지나면 딸 수 있다. 파란 고추를 딸 때는 되도록 밑의 풋고추를 따고 위의 것은 붉게 익도록 내버려 둔다. 고추는 추수 전의 것이 가장 좋아 껍질이 두껍고 씨가 적으며 짙은 빛깔이 돌고 윤기가 나지만 끝물 것은 껍질이 얇고 분홍빛이 돌며 씨가 많다.
빨간 고추를 거의 다 거두었다고 생각할 때 쯤 되면 고추는 다시 한번 꽃을 피워 마지막으로 열매를 맺는다. 그런데 이것은 빨갛게 익기 전에 서리가 내리기 때문에 익기까지 기다리지 말고 파란 풋고추로 이용하는 게 좋다. 이는 의외로 양이 많기 때문에 채소용으로 먹고도 남으면 소금물에 담아 삭혀 갖은 양념으로 무치면 매우 훌륭한 밑반찬이 된다.
빨간 고추를 말려 고춧가루를 말리려면 되도록 건조기를 쓰지 말고 수고스럽더라도 햇빛에 자연적으로 말려 태양초를 만드는 게 좋다. 그런데 고추를 가을의 뜨거운 햇빛에 그대로 노출시켜 말리는 일은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아침 저녁으로 늘어 놓았다가 거둬들여야 하는 번거로움만이 아니라 낮 동안에도 두세번은 고추 하나하나를 일일이 뒤집어 주어야 하는 힘든 일을 반복해야 한다. 그냥 냅두면 밑바닥에서 습기가 올라와 물르거나 썩어버릴 수 있다. 그래서 이렇게 재래식으로 태양초를 만드는 일은 고추를 키우는 일보다 더 힘들다는 말이 나온 것이다.
이보다 좀더 손쉬운 방법은 밑의 까는 것을 그물로 하고 약간 공간이 있도록 하여 통풍 되게 하면 일일이 뒤집는 수고를 덜을 수 있다. 어느 정도 고추의 물기가 빠졌을 때 비닐하우스에다 옮겨 말리면 저녁마다 거두어들이는 수고도 줄일 수 있다. 좀더 손쉬운 방법으로는 간이용 건조실을 만들어 활용하는 것이다. 합판으로 건조실을 만들고 위의 대부분의 공간에는 층층이 고추를 얹을 수 있도록 쇠철망을 만들고 밑에다가는 가열 장치와 열이 골고루 퍼지게 쇠판을 얹고 40도가 넘지 않도록 해서 물기만 제거한다. 그 다음 비닐하우스에다 펴놓으면 바짝 마를 때까지 얼마든지 신경 안 쓰고 다른 일을 할 수 있다.텃밭 농사에서는 많은 양이 아니기 때문에 긴 실에다 꼭지를 꿰어 햇빛이 잘드는 곳에다 메어 달면 보기에도 좋고 빛깔도 예쁘게 든다. (그림-27)
요 리 |
파란 풋고추는 장에 날 것으로 찍어 먹는 것이 제일 일반적이고 그밖에는 찌개의 양념으로 넣기도 하며 간장에 절여 밑반찬으로 쓰기도 한다. 그밖에는 파란 고추를 햇빛에 말려 빠삭빠삭해진 것을 찹쌀풀에 무쳐 기름에 튀겨 먹는 부각이 있다. 또한 파란 고추를 썰어서 용기에 담아 냉동실에 보관하면 겨울에도 자신이 무농약으로 농사지은 고추를 찌개 양념으로 쓸 수 있다.
고추잎을 이용한 음식으로는 첫서리가 내리기 전 잎을 모두 따서 데쳐 나물로 무쳐 먹는 방법이 있고, 햇빛에 말리어 무말랭이와 함께 무쳐 먹는 방법이 있으며, 소금물에 담갔다가 삭힌 것을 멸치젓국과 갖은 파 마늘 양념 그리고 생강과 설탕, 진간장으로 버무려 맛있는 고춧잎김치를 해 먹는 방법이 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빨간 고추를 다 딴 이후 다시 열리는 파란 고추는 이 또한 첫서리가 내리기 전 모두 따서 소금에 절였다가 노랗게 삭으면 갖은 양념으로 버무려 맛있는 밑반찬으로 해 먹을 수 있다. 빨간 고추는 잘 말리어서 김장 용 고춧가루로 쓰고 이듬해 초봄이 되어 고추장 만들 때 쓰면 된다.
토란은 역시 토란국이다. 추석 때 먹는 토란국은 꼭 알밤 같은 것이 참 예쁘기도 하지만 그것을 고운 국물 맛이 최고이다. 최고인 만큼 토란은 추석 때나 먹을 수 있는 귀한 명절 음식이었다.
토란(土卵)은 글자 그대로 땅 속의 알이다. 맺힌 알을 거두어 껍질을 벗겨 국으로 끓이면 진짜 생긴 게 조그만 예쁜 하얀 알 같다. 그러나 토란의 제격은 역시 그 넓은 잎사귀에 있다. 아마 작물 중에서 토란만큼 넓은 잎은 없을 것이다. 비올 때 임시 우산의 대용으로 썼을 정도이니 말이다. 게다가 잎사귀에다 물을 약간 끼얹기라도 하면 또르르 굴러 내리는 예쁜 이슬방울이 맺힌다. 시골에서 자란 사람이면 어릴 때 토란잎에 물방울을 끼얹으며 고놈들의 수정 같은 방울들에 신기해했던 기억을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토란은 또 하얀 꽃을 피우는데, 너무 드물게 피워 토란꽃을 본 사람이 드물다. 드문만큼 희소가치를 더하기 때문인가, 하얀 꽃의 수려함이 참으로 정숙하고 단아하다. 오랜 세월 재배작물로 키워지면서 개화습성이 없어져 가고 있다고 하는데, 날씨가 꽤 더운 해의 가을에 간혹 꽃을 피운다고 한다.
토란의 원산지는 인도와 중국의 인접지역으로 우리나라에는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이라는 고려시대의 의약책에 씌어진 것으로 보아 고려시대 이전에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토란은 약재로도 쓰인 것으로 보이는데, 해독 효능이 뛰어나며 치질 등에 치료제로 쓰였다고 한다. 토란에서 나오는 즙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독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 때문에 약성을 갖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뿐만 아니라 토란은 당질, 인, 염분, 칼슘 등을 함유한 영양가 높은 건강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재 배 법 |
토란은 습하고 비옥한 땅이면 아무 데서나 잘 자란다. 밭은 기본적으로 배수가 잘되어야 하지만, 유난히 배수가 잘되지 않아 무얼 심어야 할 지 고민되는 땅에다 심으면 좋다.
토란은 싹을 유난히 늦게 피우는 놈이다. 심고서 한달 반쯤 지나야 싹을 피우니 참으로 게으른 놈이다. 마음이 조급한 사람이면 이놈이 죽었나 살았나 파보고 싶게 만들지만 조금은 게으른 사람에게는 딱 맞는 작물이다. 사실 재배법이라고 할 것도 없이 심어 놓은 뒤 싹 까먹고 있으면 절로 잘 자라는 놈이다. 병충해도 달리 없고, 자라기는 얼마나 잘 자라는지 싹을 그렇게도 늦게 피운 놈이 장마 때가 되면 잎줄기를 손으로 잡아 빼듯이 쑥쑥 잘도 자란다.
밭 준 비 |
기본적으로 습한 땅을 선택하여 거름을 충분히 깐 다음 흙으로 덮는다. 이랑은 1.2m 정도로 만들고 보수성(保守性)이 좋아야 하기 때문에 고랑은 얕게 판다. 거름은 잘 삭은 두엄이나 음식물찌끼로 하면 좋고, 그렇지 않으면 작년에 타작하고 남은 콩 깍지를 두텁게 깐 다음 물을 적실 정도로 충분히 주고 흙으로 덮어놓는다.
토란은 독립적인 밭을 만들지 않고 자투리땅이나 다른 작물 밭에 더부살이로 키울 수도 있다. 자투리땅을 이용할 때는, 매우 습하고 구석져 딱히 뭘 심을지 모르는 자투리땅을 골라 깊이 구덩이를 파고 두엄이나 콩깍지를 한 자 정도 두텁게 깔아 물을 자작자작 적실 정도로 충분히 준 다음 흙을 덮고 한복판에 다섯 알 정도 심는다. 다시 콩깍지를 덮어주고 흙으로 밟아주면서 가물지 않게 자주 물을 주면 한 구덩이에서 세 섬의 토란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다른 밭을 이용할 때는 그늘을 필요로 하는 작물 옆에 햇빛이 가리도록 남쪽으로 심으면 서로 공생관계를 이용하면서 땅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면 그늘을 좋아하는 더덕 같은 것이 그런 작물들이다.
씨앗 준비 및 모종 키우기 |
지난해 준비해 둔 씨앗 중에 튼실한 놈들만 골라 한 알씩 잘라 심는다. 씨앗을 준비하지 못했을 때는 재래시장에 가서 씨앗 토란을 찾으면 된다. 토란은 그냥 심어도 괜찮지만, 좀더 싹을 쉽게 트게 하려면, 3월 중 하순쯤, 비옥하고 습한 땅에 임시로 빽빽이 묻어둔다. 그리고 4월 중순쯤 싹이 서너 개 날 때 준비해 놓은 본 밭에 옮겨 심으면 된다. 싹이 위로 향하게 하고, 거름을 섞은 흙으로 토란 알의 두세 배 정도의 두께로 덮어준다.
가 꾸 기 |
밑거름을 충분히 해 주었으면, 특별히 웃거름을 주지 않아도 되지만, 좀더 수확량을 늘리려면 장마 철 즈음해서 풀을 매주고 주변을 빙 둘러 거름을 흙과 함께 덮어준다. 8월쯤 토란이 왕성하게 자랄 때 한번 더 주면 뿌리의 알이 더 커진다.
그러나 웃거름보다 풀 한번 매주는 것이 훨씬 좋다는 말처럼, 거름은 까먹더라도 풀을 매주는 일은 되도록 까먹지 않는 게 좋다. 풀을 매줄 때는 토란 싹 중 가운데의 크고 튼튼한 것만 냅두고 주위의 약한 싹은 잘라 준다. 그래야 알이 더 굵어진다. 잘라낸 싹과 잎은 그대로 풀을 매주고 거름을 준 자리에 흙과 함께 북돋아준다. 그러면 잘린 잎과 줄기가 뿌리의 영양으로 돌아간다. 습한 땅에다 심었더라도 흙이 마를 정도로 가뭄이 심할 때는 물을 흥건하게 뿌려주고 줄기 주위가 마르지 않도록 풀들로 덮어준다.
수확 및 갈무리 |
거두는 것은 서리가 내리기 전(10월 중순쯤)이면 되는데, 왕성하게 자란 이후에는 잎줄기나 어린 잎, 토란대를 먹을 요량이면 그때그때 따면 된다. 딸 때는 되도록 낫으로 확확 베지 말고 작은 칼로 흠집을 약간 내어 꺾어 자르도록 한다. 칼로 자르면 잘린 부위가 쉽게 산화되기 때문이다. 토란 즙에는 독성이 있어 손이나 팔에 묻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
토란을 거두고 나면, 알은 알대로 모으고 대는 대대로 따로 모아 껍질을 고구마 껍질 벗기듯 하여 볕에다 말린다. 알을 캘 때는 어미 토란(종자로 심었던 토란)과 새끼 토란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고 흙도 털지 않은 채 거둔다. 양이 적어 집에서 먹을 것만 한다면 보관이 별 걱정이 없지만 양이 많아 두고두고 보관해 먹으려면, 양지 바른 남쪽을 향해 구덩이를 파서 볏짚이나 낙엽을 한 뼘 정도로 두껍게 깔고 토란을 차곡차곡 쌓은 다음 흙을 30cm 정도 덮어주면 된다.
요리 및 이용 |
토란국을 끊일 때는 토란알을 먼저 푹 삶아 데쳐야 한다. 그래야 독성이 빠지기 때문이다. 토란 껍질을 벗길 때는 독성 때문에 알레르기가 생길 수 있으므로 고무장갑을 끼고 해야 한다. 옛말에 얄미운 시누이 국은 들 삶아진 것을 대접한다고 할 정도로 토란의 독성은 만만한 게 아니다. 필자도 작년에 멋모르고 토란이 꼭 맛있는 무처럼 생겨 한번 베어 먹었다가 크게 고생한 적이 있다. 입안 목구멍쪽이 얼마나 아린지 심하게 헛기침을 해대며 물을 한바가지를 먹어야 했다.
먼저 소고기를 잘고 납작하게 썰고, 다시마와 채로 썰고 소고기를 양념하여 냄비에 볶은 후 물을 부어 맑은 장국을 끊인다. 장국이 끓으면, 데쳐 놓은 토란과 다시마를 넣고 다시 끓이고, 다 익었으면 맑은 간장과 파채를 넣고 또 끓이면 맛있는 토란국이 된다. 입맛에 따라 후추가루를 뿌려 먹어도 좋다.
토란대는 삶거나 생으로 말려 보관하는데, 나물로 해 먹을 것은 생으로 말리고, 삶아 말린 것은 고사리처럼 소고기 국이나 육계장, 보신탕 등에 거섶으로 넣어 먹으면 좋다.
대파 | 쪽파 | 양파 |
선남선녀가 백년가약을 맺을 때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살라고 하듯이 파는 무병장수의 상징이다. 검은머리가 파뿌리처럼 흰머리 되도록 오랫동안 화목하게 살라고 하는 뜻도 있지만, 파의 뛰어난 생명력처럼 건강하게 장수하라는 뜻도 있는 것이다.
만병의 근원이라는 감기에 파뿌리가 즉효라는 것만 보아도 알 수가 있다. 또한 파에는 비타민 C가 30%나 들어있어 토마토에 1.5배나 된다고 하며, 그 말고도 비타민 A, B와 철 등 무기물이 골고루 들어있다. 그래서 옛부터 파는 약용으로 많이 쓰여 감기 외에도 몸살과 복통, 구충, 거담에도 쓰였다고 한다. 그 가운데 파의 즙은 어혈을 풀어주는데 효능이 뛰어나고 해독과 두통에도 좋다. 민간요법으로는 파를 끓여먹으면 불면증에 좋다고 하며, 파 껍질을 붙여 지혈에 이용했다고도 한다.
특히 파에서 나는 자극적인 특유의 냄새는 마늘에도 들어있는 알린(Allin)이라는 물질로 이는 고기나 생선의 좋지 않은 냄새를 제거해주는 역할을 하며, 비타민 B를 활성화한다고 알려져 있다. 파는 중국이 원산지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통일신라시대 이후라고 알려져 있다.
파는 크게 대파와 쪽파로 나누지만, 비교적 최근(20세기 초)에 들어온 양파까지 해서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대파와 양파는 씨로 번식하지만 쪽파는 뿌리로 번식하며, 대파와 쪽파는 잎줄기를 먹지만 양파는 뿌리를 먹는다.
밭 준 비 |
파 종류는 비료를 많이 필요로 하는 다비성 작물이기 때문에 밑거름을 충분히 해 주고, 또 웃거름도 자라면서 충분히 주어야 한다. 파는 모종을 내서 옮겨 심는 게 좋은데, 옮겨심기 한 일주일 전쯤엔 밑거름을 충분히 주고 밭을 잘 갈아 둔다. 보통 밭처럼 폭 1m 20cm 되는 평이랑 밭을 만든다.
씨앗과 모종 준비 |
먼저 종묘상에서 씨앗을 사다가, 배수가 잘 되는 곳에다 사방 1평방 미터 되는 정도의 모판을 만들어 흩어 뿌린다. 옮겨 심을 때는 뿌리에 흙이 묻지 않아도 잘 자라므로 따로 포트에다 심을 필요는 없다. 씨앗은 3월에 뿌려 가을부터 수확하는데, 가을에 뿌리면 다음 해 봄에도 수확할 수 있다. 뿌리기 전에, 모판의 흙을 잘게 부수고 완숙된 퇴비를 두껍게 1cm 정도로 깔아준다. 씨앗은 종이나 콩 대 같은 것을 태운 재에 섞어 뿌리면 좋다. 뿌리고 나서 얇게 다시 잘게 부순 흙을 발효퇴비와 함께 섞어 깔아주고, 물을 뿌린 다음 위에다 풀이나 신문지 등으로 덮어 마르지 않도록 해 준다. 싹이 나면 덮은 것을 거두고 다시 포기 사이에 퇴비를 준다.
씨앗을 뿌려 모종내기 번거로우면 시장에서 모종 파를 필요한 만큼만 사다 심어도 좋다. 특히 파 씨는 한 해 묵은 것은 발아율이 떨어지므로 괜히 많은 씨를 사서 남길 필요가 없기 때문에 조금 심을 요량이면 모종을 사다 심는 게 더 좋을 수 있다.
가 꾸 기 |
미리 만들어 둔 본 밭을 호미로 골을 10cm 정도로 깊게 줄긋듯이 판다. 골과 골 사이는 나중에 북돋아주기 좋게 호미 길이보다 약간 길게(50-70cm) 간격을 준다. 골은 동서 방향으로 해서 파가 햇빛을 잘 받도록 해 준다. 한 뼘 정도로 자란 파를 골에다 모를 옮겨 심을 때는 북쪽을 향해서 약간 누이도록 심는다.(그림-23,24) 파는 약간 서늘하게 해 주는 게 좋기 때문이다. 누워 심고는 따로 흙을 덮어 주지 않아도 일주일 쯤 지나면 알아서 스스로 똑바로 일어선다. 심을 때는 골을 따라 줄지어 심어도 되고, 간격을 띄워서 심을 때는 약 5cm 정도로 해 주고 덜 자란 것을 세묶음 씩 심는다.
파가 똑바로 일어서면 북주기를 하는데, 퇴비와 함께 흙을 파의 하얀 밑 부분까지 덮어준다. 북주기를 잘 해주어야 파는 잘 자라는데, 수확할 때까지 두세번 정도 해 주면 충분하다.
수확 및 갈무리 |
파는 제대로 자랐으면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 거두어 쓰면 된다. 다 거두어 밭을 비우려면 따로 먹을 만큼만 집의 화분에다 옮겨 심으면 된다. 공간 여유가 있으면 많이 옮겨 심어다 겨울 내내 먹어도 좋다. 가을에 심은 것은 겨울동안 얼지 않도록 비닐 등으로 덮어주는 게 좋다. 그냥 본 밭에 남겨 두려면 가을에 심은 것은 겨울동안 얼지 않도록 비닐 등으로 덮어주는 게 좋다.
쪽파의 생김새는 줄기는 작은 대파처럼 생겼고, 뿌리는 작은 양파처럼 생긴 게 특징이다. 생긴 것처럼 성질도 대파와 양파를 합쳐 놓은 것 같다고 한다.
밭 준 비 |
쪽파도 대파와 마찬가지로 밭을 일구는데, 쪽파는 씨앗이 아니라 뿌리(구근)로 번식하기 때문에 따로 모판을 만들 필요는 없다.
종자 준비 |
전 해에 준비해 둔 구근이 있으면 그것을 심으면 되고 그렇지 않으면 종묘상이나 재래시장에 가서 종자용 쪽파를 달라고 하면 된다. 쪽파는 한 포기에 대여섯 개의 뿌리가 생기는데, 하나씩 떼어내어 심는다. 꼭 양파 새끼처럼 생긴 구근은 8월 하순경 심는데, 준비해 둔 구근은 겉껍질을 한 꺼풀 벗기고 더불어 꼭지의 마른 줄기와 밑의 마른 뿌리는 가위로 잘라 심는 게 좋다. 그래야 발아가 잘되기 때문이다.
심을 때는 1000배로 희석한 식초물에 한 시간 담갔다가 재에다 버무려 심는다. 그래야 병충해에 강해지고 특히 가위로 잘린 부분이 병균 침투에 강해진다. 심는 간격은 포기 사이 10cm, 줄 사이 20cm가 좋다. 큰 것은 하나씩 심지만 작은 것은 두 개씩 심는 게 좋다.
가 꾸 기 |
대파와 마찬가지로 두세번 정도 퇴비와 함께 흙으로 북주기를 해준다. 가을에 심은 것은 그대로 겨울을 나서 시들어버린 잎줄기 사이로 봄에 다시 새잎을 뽑아 올린다. 봄기운이 돌 때 다시 한번 거름을 주면 좋다.
수확 및 갈무리 |
쪽파는 5월 중순쯤이면 거두어들이고, 종자로 쓸 것은 뿌리 채 끈으로 엮어 처마 밑에 매달아 둔다. 아니면 종자로 쓸 것만 밭에다 냅두고 나중에 잎이 말랐을 때 거두어 들여도 된다.
요 리 법 |
쪽파는 뭐니뭐니해도 파전이 제일이다. 특히 초봄 것이 제일 맛있다고 한다. 그 말고도 고추가루와 젖국만 넣어 만드는 파김치와, 파를 데쳐 댕기 묶듯이 묶어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파강회가 있다. 그리고 쇠고기와 다른 채소를 함께 꼬챙이에 묶어 전으로 해먹는 파산적도 그 맛이 좋다.
감기에 걸렸을 때는 파뿌리와 생강을 넣어 달인 물을 차처럼 마시면 좋다. 마시기가 거북하면 흑설탕이나, 황설탕을 넣어 달이든가, 아니면 대추와 감초를 함께 넣어 달여도 좋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파를 가늘게 썰고 된장을 섞어서 뜨거운 물에 부어 먹으면 땀이 나면서 열이 빨리 내린다고 한다.
양파는 씨앗이 거의 대파와 똑같다. 얼마나 똑 같은지 오랫동안 재배해 본 사람이 아니면 구별하기가 힘들다. 그래서인지 양파는 먹는 부위만 다를 뿐 대파와 재배법이 거의 비슷하다.
밭 준 비 |
배수가 잘되는 곳에 보통 평이랑으로 해서 밑거름을 충분히 주고 흙과 함께 잘 갈아둔다.
종자와 모종 준비 |
종자는 종묘상에서 사는데, 추운 겨울을 나야 하므로 중부지방에선 추위에 강한 것을 구한다. 대파와 마찬가지로 종자는 묵은 것을 피하고 반드시 그 해 것을 구한다. 많이 심지 않을 거면, 모종을 시장에서 구해다 심는 게 더 좋다. 파종은 8월 하순 경 배추 심고 나서 한 일주일 후 심으면 된다. 남부 지방은 조금 늦게 9월 초순경까지도 좋다.
모종을 내려면 모판 밭을 준비하는데, 마찬가지로 사방 1평방 미터로 해서 흙을 잘게 부수고 발효퇴비를 충분히 깔아준다. 파종하기 전에 물을 뿌려주고, 종자를 재와 흙과 함께 섞고 골고루 모판에 뿌려준다. 그리고 다시 고운 흙과 발효퇴비를 섞어 골고루 덮어주고 습기가 날아가지 않도록 싹이 날 때까지 풀이나 볏짚으로 덮어둔다. 싹이 나면 베게 난 곳은 약 1cm 간격으로 솎아주는데, 풀매기와 함께 해 주고, 그 다음 다시 흙을 퇴비와 함께 깔아준다.
옮겨심기 및 가꾸기 |
모종을 내지 않았으면, 재래시장에 가서 모종 양파를 구한다. 한 포기에 한 알씩 생기니 그것을 염두에 두고 필요한 만큼 구한다. 모종을 낸 것은 10월 상순경이면 한 뼘 정도 자라는데, 이를 포기 사이를 약 한 뼘 정도, 줄 사이를 두 뼘 정도 벌려 심는다. 잘 자라지 않은 것은 파처럼 여러개 묶지 않고 하나씩 그러나 좁게 심으면 된다. 밭은 동서 방향으로 호미로 깊게 골을 판 다음 남쪽을 향해서 약간 누이게 심고, 흙을 밑의 뿌리만 가려질 정도로 덮어준다.
약 한 달이 못 되서 모는 똑바로 일어서는데, 이 때 퇴비와 함께 흙으로 북주기 하듯이 덮어준다. 추운 겨울을 나야 하므로 겨울에는 추위 대책으로 보리 밟듯이 들뜬 모를 발로 살살 밟아준다.
봄이 되면 양파가 본격적으로 자라는데, 이 때 김매기와 함께 거름을 또 한번 준다. 주의할 것은 봄 가뭄 때 마르지 않도록 물을 주는 일이다. 물이 마르지 않아야 알이 제대로 굵어지기 때문이다.
수확 및 갈무리 |
장마 전 6월이 되면 줄기가 쓰러지기 시작하는데, 약간 녹색을 띄고 있으면서 양파들이 반 이상 쓰러지면 거둔다. 거둔 것은 줄기가 붙은 채로 햇볕에 한나절 말린 다음 거두어 바람이 잘 드는 처마 밑에 걸어 보관한다.
부추는 게으른 사람이 짓기에 딱 알맞은 채소이다. 한번 씨를 뿌리면 그 자리에서 10년 이상을 자라며 년 중 내내 끊임없이 수확해 먹을 수 있다. 그렇게 생명력이 질겨서인가. 부추는 기가 허한 사람에게 기를 보강해주는 데 아주 특별나다. 잘 때 식은땀을 자주 흘리는 사람에게는 아주 좋은 스테미너 식이 바로 부추이다. 뿐만이 아니라, 부추에는 비타민과 철분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영양가도 뛰어나고, 또 마늘, 파처럼 알린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어 특유의 향을 내어 입맛을 돋우는 데 그만한 것도 드물다.
부추는 설사에도 효과가 그만인데, 배탈이 났을 때 잘게 썰어 밥에 비벼 먹으면 설사가 신기하게 멎는다고 한다. 부추가 내는 특유의 냄새는 유화알린이라는 성분 때문인데, 이것이 몸을 따뜻하게 하여, 배가 차가워 걸리는 설사를 멎게 하는 것 같다.
또한 옛 문헌에 의하면, 봄철의 부추의 향내는 피를 보(保)하지만, 여름철의 냄새는 피를 파괴한다고 한 것으로 보아, 스테미너 식이면서 몸의 나쁜 피를 배출하게 해 준다는 것이 이를 두고 한 말인 것 같다. 부추는 중국의 북서부가 원산지로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에 들어온 것으로 추측한다.
밭 준 비 |
조그만 구석 진 땅에 한 번 심어 오래도록 먹을 것이기 때문에, 자투리 땅을 이용하면서도 오랫동안 쓸 수 있는 곳을 선택한다. 또한 밑거름을 충분히 주되, 물을 자주 쉽게 줄 수 있는 곳이면 더 좋다.
종자 및 모종 준비 |
종묘상에서 구한 씨를 3월 쯤 뿌리면, 여름 쯤 옮겨심는데, 그냥 그 자리에 냅두어도 좋다. 8, 9월에 심어도 괜찮은데, 이를 옮겨 심으려면 이듬해 3월에 한다. 파종은 포기사이를 1cm, 줄간격을 5cm 정도로 벌려 심고 흙을 약하게 흩어 덮은 후 물을 충분히 준다.
7월 여름이면 자란 모를 본 밭에 옮겨 심는데, 심을 때는 10개 정도를 한 묶음으로 해서 호미 한 자루 간격(한자, 30cm)으로 심고 흙과 함께 퇴비를 두텁게 덮어준다. 이듬해 3월에 새싹이 올라오기 전에 옮겨 심어도 된다. 옮겨 심지 않고 그 자리에 냅둘 때는 북주기를 해주고 흙과 퇴비를 깔아준다.
가 꾸 기 |
부추는 여러 해 자라면 뿌리가 얽혀 잘 자라지 않으므로 여름에 다시 포기를 뽑아내어 약한 뿌리는 거두어들이고 강한 뿌리만 7, 8개를 1,2cm씩 떨어뜨려 그것을 한 묶음으로 다시 심는다. 그리고 잎의 끝을 잘라주면 뿌리를 잘 내린다.
풀이 나면 그때그때 호미를 매주고, 겨울에는 북주기를 해주면 다음해 싹이 잘 올라온다. 잎이 한 뼘 이상 자랐을 때는 거두어들이는데, 뿌리는 그대로 냅둔다. 그래야 그곳에서 또 새싹이 올라온다. 거두었을 때는 꼭 퇴비를 흙과 함께 섞어 뿌려주고 물을 듬뿍 준다. 겨울을 즈음해서는 볏짚이나 왕겨를 두텁게 덮어주어 추위에 대비하고 봄이 되면 다시 걷어낸다. 이렇게 몇 년에 걸쳐 가꾸면, 뿌리가 서로 뒤엉켜 잘 자라지 않게 되는데, 이럴 때는 다 거두어들이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
요 리 법 |
부추는 뭐니뭐니해도, 잘게 썬 부추를 양념과 함께 버무려 4가지로 갈라 친 오이 틈에다 넣어 담근 오이소박이가 최고이다. 한여름엔 오이소박이만 갖고 보리밥에 된장으로 비벼 먹으면 그만한 별미도 드물다. 또 한여름 비오는 날 부추로 전을 만들어 막걸리와 함께 먹으면 그처럼 훌륭한 새참도 없다.
그 말고 밑반찬으로 해먹는 장떡이 있는데, 잘게 썬 부추를 밀가루 반죽에 되직하게 섞은 후 찜통에 쪄 먹는다. 말려서 두고두고 먹기도 한다. 감기나 설사에 걸리면 부추로 죽을 만들어 먹거나, 부추를 넣은 된장국을 만들어 먹으면 좋다. 또 타박상이나 동상에 부추즙을 내어 바르면 의외로 효과가 있다고 한다.
옛날, 이율곡 선생은 “화합할 줄 알며 자기 색을 잃지 않는 생강이 되어라.”라고 했다고 한다. 이 말씀처럼 실로 생강은 자기 색(향과 맛)을 강하게 띠고 있으면서도, 다른 음식들을 만나면 과감히 자기 색을 죽이고 화합해서 새로운 맛과 향을 만들어낸다. 특히 생강은 생선 같은 비린내 나는 음식에 들어가면 비린내를 없애주고, 보신탕이나 추어탕에 들어가면 특유의 좋지 않은 냄새를 제거해주며 맛을 더해준다. 그래서 생강만큼 훌륭한 천연 조미료도 없었으며, 또한 나아가 조미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첩약에도 반드시 들어가는 약재로 쓰였다.
생강의 원산지는 인도나 말레이시아 등 고온다습한 동남아시아 지역인데, 우리나라에는 고려 시대 전부터 재배되어 왔다고 한다. 전설에 따르면 고려 초 신만석이라는 사람이 중국 봉성현이라는 곳에서 생강뿌리를 얻어와 전남 나주와 황해도 봉산군에 심었다가 실패해, 다시 봉(鳳)자가 들어가는 지명을 찾아 지금의 전북 완주군에 있는 봉상(鳳翔:지금의 봉동)에서 재배에 성공해 봉동생강의 기원이 되었다고 한다.
생강은 원래 아열대 지방에서 재배되던 것이어서 여러해살이풀이지만, 우리 나라에 들어와 1년생 풀이 되었는데, 식용으로 먹는 뿌리는 땅속 줄기로 번식하는 덩이줄기(塊莖)로 다육질이며 줄기는 꼭 댓잎처럼 생겼다.
아열대 지방이 원산이어서 온도가 꽤 높아야 잘 자라는 생강은 높은 온도를 먹고 자란만큼 따뜻한 기운이 높아 한약재로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특히 감기 걸렸을 때 열을 발산하게 하는 데 유용하게 쓰인다. 약재로 쓰일 때는 주로 보조제로서 신진대사 기능과 해독 등에 효과가 있다.
생강 속의 메운 맛을 내게 하는 진게론(Zingerone)과 쇼가올이라는 성분이 있어 티푸스와 콜레라균에 강한 살균 작용을 한다고 한다. 그밖에 한방에서는 구토, 가래 및 추위로 인한 두통과 기침에 쓴다고 한다.
밭 준 비 |
생강은 더욱 지역에서 온 것이어서 날씨가 꽤 높아야 잘 자란다. 또 덩이줄기로 번식하기 때문에 싹이 트는 데 3주나 한 달 가량 걸린다. 생강은 연작을 싫어하므로 작년에 했던 밭은 되도록 피하고, 거름을 많이 필요로 하는 다비성(多肥性) 작물이므로 밑거름 준비가 매우 중요하다. 심기 일주일 전쯤 평당 약 5kg 정도의 발효된 퇴비를 밭에 깔아 흙과 섞어준다. 밭은 배수성과 보수성이 좋은 땅을 선택하여 1.2m 정도의 평이랑을 만든다.
종자 준비 및 파종 |
생강은 덩이줄기로 번식하기에 씨앗으로 심지 않고 생강 알로 심어 키운다. 종자는 보통 재래시장에 가서 종자용을 구하면 된다. 그냥 생강을 사면, 대부분 냉동고에서 얼린 것들이 많아 싹을 틔우지 못하는 수가 있다.
싹을 좀더 빨리 틔우려면 모종 내듯이 하는 방법이 있는데, 따뜻한 곳에다 얕게 구덩이를 파 담아 흙을 덮고 물을 듬뿍 준 다음, 습기가 날아가지 않게 가마니나 풀 등을 덮어두면 2주일 안에 싹을 틔울 수 있다. 그 다음 본 밭에 옮겨 심으면 된다.(그림-25)
심는 시기는 4월 중순이나 하순 경이 좋다. 미리 싹을 틔우려면 그 시기에 맞춰 약 2주일 전에 심으면 된다. 심을 때는 알들을 낱개로 잘라내어, 20cm 간격으로 심고, 알 두께의 두배로 흙을 덮어주며 다 심은 다음에는 물을 주고 건조를 막기 위해 볏짚이나 신문지 등을 덮어준다.
가 꾸 기 |
생강은 거름을 많이 필요로 하므로 밑거름을 주었다 해도 웃거름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덩이줄기로 번식하기에 흙으로 북돋아주기를 잊어선 안 된다. 싹이 트면 덮어주었던 볏짚과 신문지를 벗기고 풀을 매준 다음 거름을 주고 북주기로 마무리 한다. 그 다음부터도 한달 간격으로 김매기와 거름주기, 북주기를 계속해준다. 보통 두달이면 다 자라므로 두 번 정도만 해주면 된다. 너무 가물 때는 해질녘에 물을 듬뿍 주는 것이 좋다.
수확 및 갈무리 |
서리를 맞으면 안 되므로 10도씨 이하로 내려가기 전에 반드시 거둔다. 보통 10월 이후에 거두면 좋다. 물론 8,9월에 매운맛이 적은 것부터 거두어 먹을 수도 있다.
거두고 나면 조금 습한 곳에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상온에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양이 적으면 비닐에 담아 숨을 쉴 수 있도록 구멍을 뚫고 냉장고에 보관해도 된다. 양이 많을 때는 땅에 구덩이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비닐로 방수를 하고 흙을 덮어 보관하는 것이 좋다.
요리와 이용 |
생강을 이용한 민간요법으로 제일 많이 쓰이는 데에는 역시 감기다. 열이 나는 감기에 걸렸을 때는 생강과 파뿌리를 섞어 푹 끓여 마신다. 파의 맛이 싫으면, 흑설탕을 넣어 단맛을 내도 좋다. 그냥 생강을 푹 고운 생강차를 마셔도 된다. 겨울에는 생강과 대추와 감초를 2:1:1 비율로 섞어 차처럼 일상적으로 끓여 마시면, 평소 건강을 유지하는 데 매우 좋다.
생강을 이용한 요리로는, 생강을 절구에 찧어 설탕에 잰 다음 얇게 펴서 말린 생강과자(편강)가 있고, 일식처럼 그냥 얇게 썰어 입맛을 돋구는 반찬으로 먹을 수도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생강은 김장담글 때 꼭 들어가는 양념으로 쓰는 게 우리에게는 제격이라고 해야 겠다. 물론 생선 요리나 고기 요리에 집어넣으면 안 좋은 고기냄새도 없애주고 맛도 더해주는 훌륭한 천연 조미료라는 잊지 말아야겠다.
들깨는 뭐니뭐니해도 그 독특한 향이 최고다. 특히 깻잎은 삼겹살 같은 돼지고기를 싸먹을 때 좋으며, 물고기로 매운탕을 끓일 때 넣으면 비린내를 없애는 데 아주 탁월하다. 깨로는 추어탕이나 보신탕에 듬뿍 넣어먹어 고기의 누린내를 없애줄 뿐만 아니라 맛을 더해준다.
깨의 독특한 향은 농사에도 아주 유익하게 쓰인다. 고추밭에 군데군데 심어 놓으면 고추에 생기는 담배나방이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또한 길가나 밭두둑에 심어놓으면 향 때문에 동물에 의한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깨를 짜서 만드는 들기름에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혈중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고 항암 효과, 당뇨병 예방, 시력 향상, 알레르기 질환 예방 등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옛날 어른들은 들깨를 들고 다니며 심심풀이로 두세 줌씩 집어 먹으면 절로 건강해진다고 했다. 또 잡곡밥에다 뜸 들일 때 두세 방울 씩 떨어뜨려 먹으면 밥맛도 좋고 건강에도 매우 좋다고 했다.
들기름은 옛날에는 등화용으로도 쓰이기도 했지만 주로 요리용으로 쓰이는데, 나물 볶을 때나 김 잴 때 쓰면 맛이 좋다.
들깨의 종류로는 보통 힌들깨, 검은들깨, 갈색 들깨가 있는데, 현재는 갈색 들깨가 제일 많이 재배되고 있고, 최근에는 종자를 개량한 잎만 먹기 위한 들깨도 재배되고 있다.
재 배 법 |
들깨는 봄에 심는 것과 가을에 심는 것이 있는데, 봄에 심는 것은 열매를 먹는 것이고 가을에 심는 것은 잎을 먹기 위한 것이다. 가을에 심으면 곧 서리가 내리기에 열매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들깨를 심을 밭은, 길가나 밭두둑에 심어 짜투리 땅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데, 본 밭에 심을 때에는 콩과 함께 심거나 둘레에 심으면 좋다. 콩은 자체적으로 비료를 만들기 때문에 따로 거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아니면 밀과 보리를 심었던 이랑 사이에 심어도 좋다. 또한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고추밭에 듬성듬성 심으면 들깨 향으로 고추에 생기는 해충을 예방할 수도 있다. 한편 들깨는 작년에 심은 마늘을 수확한 후 그 밭에 심으면 마늘의 연작피해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들깨의 본 밭은 평이랑으로 해서 포기 사이를 한 자 정도(약 30센티, 호미 자루 길이)씩 떨어뜨려 심는다. 베게 심으면 가지가 없고 열매도 제대로 맺히지 않는다. 그러나 들깨는 모종하는 게 열매를 튼실히 맺게 하는 데 더욱 좋다. 파종 시기는 4월 중순이나 하순이 좋은데, 모종은 따로 포트에다 하지 않고 그냥 보통 땅에다 흩뿌리듯 심는다. 골고루 뿌려지도록 고운 흙과 함께 섞어서 뿌려주면 좋다.
본 밭에 옮겨 심을 때는 6월 중순이나 하순 쯤, 한 두 포기씩 해서 눕혀서 심는다. 눕혀 심을 때에는 호미로 깨 길이만큼 땅을 길게 파서 위의 잘 자란 잎이 3-5개 나오도록 하고 짧은 것과 긴 것을 함께 심을 때에는 긴 것에 맞춰서 심는다. 길게 흙을 팔 때는 뿌리가 들어갈 부분은 좀 깊게 하는 게 좋다.(그림-26)
모를 옮겨 심을 때는 보통 모종할 때처럼 흙을 파, 물을 담은 다음 심는 게 좋은데, 비가 적당히 오는 날에는 그냥 심어도 좋다. 옮겨 심을 즈음이면 보통 비가 내릴 때이니 물주는 수고를 덜 수 있어 좋다.
들깨는 흙 표면 바로 위의 줄기에서도 뿌리(막뿌리)가 나기 때문에 되도록 북돋아주기를 한다. 북주기를 하면, 더 튼실하게 자라 장마나 태풍 때 쓰러짐을 방지할 수 있고 열매도 더 맺히게 한다. 풀은 워낙 들깨가 힘이 좋고 향이 있어 그리 크게 걱정할 일은 없지만, 모종한 후 장마 전에 한번 해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되도록 북주기를 할 때 같이 해 주면 일을 덜 수 있다.
북주기와 풀매기를 한 후 웃거름으로 깻묵을 발효시킨 액비를 주거나 여의치 않으면 오줌을 주어도 된다. 들깨는 성장이 매우 좋아 곁가지가 금방 나오는데, 밑의 가지를 따면 더 잎을 크게 키울 수 있다. 그냥 냅두어도 별 지장은 없지만, 쌈용으로 먹을 때나 잎을 반찬으로 따 먹을 때 가능하면 밑의 것을 따주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꾀할 수 있다.
들깨는 보통 10월이 되면 익기 시작하는데, 힌들깨나 조생종은 9월 중순이 지나면 익기 시작한다. 거두어 들일 때에는 밑의 잎과 열매의 맨 밑 꼬투리가 노랗게 익으면 베는 게 좋다. 밭에서 다 익어버리면 알들이 절로 떨어지거나 낫으로 벨 때 그 충격으로 많은 알들이 땅으로 다 떨어질 수 있다. 그리고 벨 때는 약간 비가 온 다음 바로 하거나 아니면 이슬이 맺혀 있는 이른 아침이나 오후 쯤이 좋다. 그래야 알들이 떨어지는 것을 줄일 수 있다.(그림-19)
낫으로 벨 때는 한 포기를 한꺼번에 베지 말고 줄기 하나씩 비스듬히 밑에서 위로 베어 베어 충격을 줄이도록 한다. 벤 것은 비니루나 장판 위에 깔아 놓고 말리고, 꼬투리 전체가 누렇게 되었을 때 긴 막대기나 도리깨로 두드려 씨앗을 받는데, 두세 번에 걸쳐 해야 한다. 한번에 알들이 다 빠지지 않기 때문이다.(그림-20) 비닐 바닥에 깔린 알들은 껍질과 섞여 있기 때문에 체로 거른 다음 키질로 까발려 깨끗하게 알을 고른다.
이 용 |
깻잎을 이용한 요리로는 깻잎쌈에서부터 잎에다 밀가루나 찹쌀가루를 묻혀 기름에 튀기는 깻잎부각, 깻잎김치, 깻잎짱아찌가 있다. 깻잎김치로는 젖국물을 넣어 갖은 양념과 함께 층층이 쌓아 먹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소금물에 돌을 눌러 놓아 삭힌 다음 물엿을 섞은 갖은 양념에 재어놓아 먹는 것이 일품이다.
깨알을 짜서 만드는 들기름은 옛날에는 등화용이나 칠 대용, 또는 그을음으로 먹을 만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식용으로 먹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텃밭에서 약간만 재배하는 경우는 기름으로 짜먹을 만큼 양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깨알을 이용한 음식을 해 먹는 게 좋다. 깨알은 갈아서 죽을 먹는 것과 들깨를 볶아 갈아서 그냥 물에 타먹기도 한다.
들깨는 혈액순환, 신진대사 등 생리활동에 좋아, 일상적으로 장기 복용하면 체질을 개선하는 데에도 효과가 뛰어나다. 그래서 일상적으로는 그냥 알 자체를 군것질로 먹거나 들기름을 밥에 넣어 먹는 것도 좋고, 좀더 맛있고 영양 있게 먹으려면 인삼이나 땅콩, 잣 등과 함께 깨죽을 만들어 먹으면 더욱 좋다.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에서 나오는 "열려라 참깨"하고 외는 주문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 주문을 외면 수많은 보물을 감추고 있는 동굴의 거대한 바위돌 문이 스윽 자동문처럼 열리게 된다. 그 주문에서 볼 수 있듯이 옛 사람들은 참깨에 신비스런 힘이 숨겨져 있다고 믿었던 듯 하다.
그런데 실지로 참깨는 놀라운 신비스런 힘을 갖고 있다. 바로 노화를 방지해주는 힘이 그것이다. 사람이 늙는다는 것은 세포가 산화되어 노화하는 것인데, 참깨는 이런 노화를 방지해주는 항산화물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노화를 방지하는 물질로 많이 알려진 비타민 E와 무기질로서 체내 신진대사를 원활히 해주는 셀레늄, 콜레스테롤 생성을 억제하는 리놀레산 그리고 세사민과 세사모린 등이 그것이다. 그 외에 우리 조상들이 참깨를 민간요법으로 이용한 것을 보면 거의 만병통치약에 가까울 정도이다.
참깨는, 기침, 눈병, 화상, 변비, 풍치, 폐결핵, 응혈, 십이장충, 치통, 강장제, 건위, 가슴앓이, 종기, 대하증을 비롯해 검은깨는 위산과다, 건위, 가슴앓이, 폐렴, 현기증, 편도선염에 좋고, 검은깨를 섞은 꿀은 폐결핵에 깻잎은 쐐기에 쏘인데, 옻 오른 데, 강장제로 좋다고 했다. 또 깨와 익모초, 대추를 섞은 것은 위장병, 깨 줄기는 독사에게 물린데, 참기름을 섞은 벼이삭은 마른버짐, 참기름과 소금은 화상, 참기름과 수은은 옴, 참기름과 콩은 채독, 참기름과 파뿌리는 식체, 소아기침 등에 유효하다고 했다.(송홍선, 『한국 농작물 백과도감』, 561쪽)
또한 참깨는 콩에 버금가는 단백질을 갖고 있어, 옛부터 구황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옛 문헌에 보면, 참깨를 여러 번 쪄서 볕에 말려 볶아 찧어 먹으면 곡식을 끊어도 굶주리지 않고 오래 살고, 백대두와 대추를 섞어 쪄서 단자를 만들어 먹어도 굶주림에 견딜 수 있다고 했다.(위의 책)
참깨는 뭐니뭐니 해도 참기름이 최고이다. 참기름은 인류가 기름을 이용한 작물로는 재배 역사가 가장 길다고 한다. 기름 말고는 깨를 볶아서 양념으로 먹는 깨소금이 제일 많이 쓰이는 용도이며 또한 다양한 떡 종류에 고명과 고물로도 쓰인다.
재 배 법 |
참깨는 생명력이 좋아 아무 땅에서나 배수만 좋으면 잘되며 전국 어디에서나 재배가 가능하다. 보통 5월 초, 중순경에 심어 8월 하순이나 9월 초순경에 수확한다. 밭은 평이랑을 만들고, 밑거름은 되도록 하지 않는 게 좋다. 오히려 거름기가 많으면 좋지 않다. 효소 액비나 목초액을 희석하여 뿌려 주어 미생물이 활동하기 좋게 하고, 유해균과 해충 예방을 해주면 더욱 좋다.
심을 때는 호미로 약간 긁듯이 홈을 내어 줄뿌림을 한다. 줄 간격은 호미 길이 정도(약 30센티)로 띄운다. 씨를 뿌리고 나서 해질 무렵에 효소액이나 목초액을 섞은 물을 뿌려주면 좋다. 참깨는 발아가 조금 늦게 되는 편이므로(약 10일에서 보름) 지긋이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싹이 나서 손가락만큼 자랐을 때 두어 개 정도만 남겨 주고 10센티 간격으로 솎아주기를 하고, 함께 풀을 매 준다. 솎아주면서 싹이 제대로 나지 않은 곳은 보식(補植)을 해주면 좋다. 나중에 손바닥 이상으로 자라면 한 개만 남겨두고 마지막 솎아주기를 하는데, 북주기를 겸한다.
참깨를 수확할 때는 맨 밑의 꼬투리가 누렇게 익어 입을 벌릴 쯤 해야 한다. 위의 것들이 아직 여물지 않았거나 꽃이 남아 있다고 해서 미루다가는 나중에 낫으로 벨 때 열매를 다 땅에 떨어뜨릴 수 있다. 낫으로 벨 때는 코투리에 충격이 가지 않도록 낫을 잘 갈아서 비스듬히 베어야 한다. 벤 참깨들은 단으로 묶어 세 개씩 삼각형으로 기대어 똑바로 세워서 햇볕에 말린다. 아니면 햇볕이 잘 드는 벽에다 세워 말려도 된다. 말릴 때는 바닥에 비닐을 깔아서 떨어지는 깨알들을 받고, 위에는 비를 피하도록 비닐을 덮어준다. (그림-21, 22)
갈무리 및 이용 |
참깨는 양이 많으면 방앗간에서 기름을 짜먹는 게 좋지만, 텃밭에서 소량으로 할 때는 깨소금으로 이용하는 게 좋다. 참깨는 통풍이 잘되는 곳이나 서늘한 곳, 습기가 적은 곳이면 좋은데, 적은 양이면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제일 무난하다. 깨소금을 만들 때는 절구에 소금을 넣으면서 빻은 다음 후라이팬에 볶는다. 참깨는 빻으면 공기에 닿아 산화되기 쉬우므로 적은 량을 필요할 때 빻는 게 바람직하다.
참깨를 이용한 민간요법으로, 참기름을 매일 현미 잡곡밥에 약간 뿌려주어 먹으면 변비에 좋다. 또는 깨소금을 뿌려 먹어도 좋다. 참기름은 해독작용이 있어 화상이나 부종 등에 발라 주면 잘 낫는다고 하며, 약간의 소금을 섞어 머리에 발라주면 탈모나 백발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옥수수는 멕시코에서 처음 발견된 것이 약 7천 년 전의 것이라 하니 그 역사가 거의 인류 농업의 역사와 맞먹을 정도다. 세계 3대 작물 중의 하나일 만큼 식량 작물로는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는 쌀을 주식으로 한다. 그러나 사실 쌀을 주식으로 하고 있는 나라는 아시아 일부 나라들로 세계적으로는 옥수수를 주식으로 하는 나라가 훨씬 많다. 몇 년 전 한국의 옥수수 박사 김 순권 교수가 아프리카에서 옥수수 재배 기술을 가르쳐 주어 그 나라의 식량 자급에 큰 공헌을 한 사실은 익히 알려진 바다.
농사를 돈의 가치로 따지면 매우 경제성이 낮은 직업이지만 한 알의 씨앗을 심어 거두는 수확량을 보면 그 생산성은 어느 직업 이상 갈 것이다. 아마 농사를 한 번이라도 지어 본 사람이면 처음 수확했을 때, “고놈의 쬐그만 씨앗을 심고 이렇게 많은 것을 거두다니…” 하며 느꼈던 그 감동을 쉽게 잊지 못할 것이다.
그 가운데에도 옥수수는 단위 면적 당 생산성이 가장 높은 작물이다. 한 알을 심어-보통 세 알을 심는다- 몇백 알을 거둘 수 있으니, 돈으로 쳐서 한 알 당 1원이라 한다면 1원으로 불과 서너 달만에 몇백 원을 건져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비율을 주식투자나 다른 사업에 적용할 수만 있다면 이보다 더 사업 전망이 좋은 것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의 경제 논리는 다른 어떤 업종보다도 농사에 대한 것만큼은 그렇게 인색할 수가 없다. 그래서 어쩌면 역설적이게도 돈의 가치라는 삿된 색안경을 끼지 않고 농사의 가치를 순수하게 볼 수 있게 하여 순수한 감동을 더해 주는지도 모른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낙농의 발달로 옥수수의 용도가 대부분 가축 사료로 쓰이고 있는 형편인데, 그나마도 짓는 농민들이 줄어들어 많은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렇게 지금은 가축 사료가 제일로 큰 용도이지만 그러나 원래 옥수수의 용도는 식량 말고도 약용, 기름, 조미료, 화장품, 과자 등 매우 다양하다.
식용으로 제일 많이 쓰이는 옥수수는 비타민 A가 풍부하며, 그 외에 세포의 산화를 방지해주는 천연 항산화 물질인 토코페롤(비타민 E)이 들어있어 건강식품으로도 손색이 없다. 또한 옥수수수염은 이뇨 효과가 뛰어나 옛부터 신장병과 당뇨병에 민간약제로도 쓰였다.
옥수수는 크게 메옥수수와 찰옥수수 두 종류가 있는데, 모양에 따라서 검은 찰옥수수와 주먹찰옥수수, 쥐이빨옥수수 등이 있다. 대체로 찰옥수수는 전국 어디에서나 재배가 가능하지만 메옥수수는 섭씨 30도 이하의 그렇게 덥지 않은 강원도 같은 산간지방에서 많이 재배하고 있다. 간혹 다른 색깔이 섞여 알록달록한 옥수수를 볼 수 있는데, 이는 특별한 종자가 아니라 종자가 다른 것들이 섞여 나오는 소위 ‘크세니아’ 현상이라고 불리는 일종의 변종 옥수수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런 현상을 방지하려면 서로 다른 종자를 섞어 심어선 안 된다.
메옥수수가 수확량이 많기는 하지만 생산 지역이 제한되어 있어 찰옥수수가 더 알려져 있으며 그래서인지 우리 나라에선 옥수수가 식량용보다는 간식용으로 더 인기가 있는 것 같다. 잡곡용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이 때에도 찰기가 있는 찰옥수수가 더 많이 쓰인다.
재 배 법 |
옥수수는 재배하기 매우 쉬운 작물이지만, 거름을 많이 먹는 작물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되도록 콩과 같이 거름을 스스로 만드는 작물과 혼작하면 좋다. 울타리도 만들 겸 콩밭 주변으로 빙둘러 심으면 보기도 좋고 힘들여 거름을 만들어 주지 않아도 되므로 ‘텃밭 가꾸기’에서 땅의 효율을 높이는 매우 긴요한 재배 방법이다.
옥수수는 꽃가루받이로 열매를 맺는 작물이기 때문에 심을 때 마주보고 자라도록 하는 게 좋다. 그래야 일부러 꽃가루받이를 해주지 않아도 바람 등을 통해 열매를 맺을 확률이 높아진다.
파종은 보통 4월이나 5월 상순에 걸쳐 하는데, 역시 세 알씩 점뿌림을 하고 포기 사이는 호미 간격으로 30센티씩 떨어뜨린다. 싹이 나서 길이가 손바닥만해지면 잘 자란 것 한 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솎아주기를 한다. 솎으면서 남긴 것의 뿌리 부분을 살살 긁어주어 살짝 뿌리를 드러나게 해준다. 그러면 뿌리 바로 윗부분에서 또 뿌리를 내려 더 힘있게 자라게 할 수 있다. 일종의 흙 북돋아 주기와 반대라고 생각하면 된다.
콩밭 주변에 심어도 거름이 걱정이 되면 솎아내기를 하고 웃거름을 준다. 이 때는 필히 잘 발효된 퇴비를 포기 주변으로 흙과 함께 섞어주고 위로 다시 약간 흙을 덮어준다. 오줌을 주어도 좋은데, 그럴 때는 뿌리에 닿지 않도록 조금 떨어진 부분에서 호미로 약간 고랑을 빙 둘러 파서 준다. 오줌이 꺼려지면 방앗간에서 깻묵을 구해 한달 전에 물에 담갔다가 발효된 것을 물로 다섯 배 희석하여 뿌려준다.
장마철일 때에는 꽃가루받이가 잘 안 될 수 있으므로 직접 가루받이를 해주면 좋다. 맨 위의 수꽃을 꺾어 옥수수가 열리는 암꽃에 대고 흔들어 주거나 아니면 옥수숫대를 손으로 잡고 흔들어 주어도 된다.
옥수수에 생기는 벌레로는 조명나방과 멸강나방이 있는데, 특히 멸강나방 애벌레를 조심해야 한다. 중국에서 날라오는 것으로 알려진 멸강애벌레는 대단히 먹성이 강해 갉아먹는 소리가 들릴 정도이며, 한번 이 놈에게 당하면 밑에 줄기만 남아 결국엔 죽어버리고 만다. 이 놈을 처치하는 방법으로는 설탕물이 최고다. 애벌레들은 피부로 호흡하기 때문에 설탕물을 뿌려주면 호흡도 못하고 끈적끈적하여 제대로 활동도 못하게 된다. 낮에 햇빛이 내려쬘 때 뿌려주면 즉효다. 원액을 만들어 손으로 만졌을 때 약간 끈적기가 남을 정도로 희석하여 애벌레에 직접 뿌린다. 여기에다 목초액이나 담배꽁초 우린 물을 섞어 뿌리면 더 좋다. 한 번만 하지 말고 서너 번 뿌려주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조명애벌레는 옥수수 속으로 들어가 알을 파먹는 놈으로 멸강 만큼 피해가 크지 않다. 따라서 집에서 먹을 정도만 한다면 재배한다면 별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래도 미리 피해를 예방하려면 비닐봉지를 밀봉하지 않고 씌워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옥수수는 한 포기에 두세 개 달리는데, 아래 것은 알맹이도 작고 크기도 작은 반면 위의 것은 제대로 자란다. 따라서 밑의 것을 암술이 나올 때 따주면 위의 것이 더 튼실하게 자랄 수 있으므로 따주는 게 좋다.
옥수수는 수염이 말랐을 때 껍질을 까보고 익었으면 따도록 한다. 내년 씨앗으로 쓸 것은 껍질이 노랗게 말랐을 때 따서 껍질을 벗겨 적당히 건조하고 그늘진 곳에 매달아 둔다.
요 리 법 |
옥수수는 물에 쪄 먹는 게 일반적이다. 물에 찔 때는 냄비에 옥수수를 담아 옥수수가 물에 잠기지 않을 정도로 물을 붓고 중간 불로 물이 졸아들 때까지 찐다. 처음에 따자마자 찔 때는 아무 것도 안 넣어도 맛있는데, 며칠 지난 것은 소금과 설탕으로 적당히 간을 보아 찌면 더 맛있다. 보관할 때는 일단 위와 같이 물에 쪄서 냉동고에 넣어두면 오랫동안 옥수수를 즐겨 먹을 수 있다.
서양식으로 버터 요리를 할 때는, 일단 위와 같이 찐 다음 알들을 일일이 발라 버터를 충분히 섞어 볶으면 된다. 잡곡밥으로 해 먹을 때는 전 날, 쌀과 함께 감자와 콩을 섞어 씻어 물에 담가 놓았다가 압력솥에 넣고 한다. 보통 밥할 때보다 낮은 불로 조금 시간을 더 들여 해먹으면 좋다. 신장이 안 좋거나 담석증, 또는 당뇨가 있는 사람은 옥수수수염을 물에 담궈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 하루에 세 번씩 꾸준히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콩은 우리의 음식 문화를 대표하는 식물이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에는 콩이 들어가지 않은 게 거의 없을 정도이다. 된장, 간장, 고추장 등 모든 음식 요리에 쓰이는 기초 장류에는 콩이 꼭 들어가게 되어 있다. 어디 그 뿐인가? 된장찌개를 비롯해 두부, 콩나물, 콩자반, 녹두전, 콩잎 장아찌 등과 같은 반찬에서부터, 밥에 들어가는 밥밑콩과 더 나아가 떡을 만드는 떡고물서부터 다양한 꾸미개 재료로도 쓰인다. 콩의 원산지는 중국의 동북부와 만주, 한반도 등으로 알려져 있지만 콩의 원조인 야생콩이 한반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어 한반도가 그 중심임을 증명하고 있다.
콩에는 단백질 40%, 지질 20%, 탄수화물이 30%가 들어있어 곡식이라고는 하지만 성분으로 볼 때 거의 고기에 가까워 흔히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고 하였다. 그러나 콩은 쇠고기를 능가하는 뛰어난 영양성분과 건강 효과를 갖고 있어 고기를 대체할 수 있는 풍부한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
콩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노화와 치매를 방지하는 효과까지 있다고 한다. 콩에 들어있는 칼슘은 쇠고기의 여덟배, 인은 세배, 철분은 열한배, 비타민 B1은 열배나 된다고 한다.
콩 자체가 갖고 있는 영양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다양하게 가공해서 먹으면 그 효과가 더욱 배가된다고 한다. 곧 된장이나 간장처럼 발효시킨 음식에는 그 효과가 몇 배로 증가하며 나물로 키워먹을 때는 비타민 C가 풍부하게 새로 생긴다.
한반도가 콩의 원산지인 만큼 우리의 콩 종류는 무궁무진할 정도였다. 미국이 우리나라에서 수집한 종만 해도 무려 5천4백9십6종이나 되었다고 하며 그렇게 해서 미국에서 보유하고 있는 것만 3천2백종에 이른다고 한다. 미국은 그렇게 수집해간 콩으로 다양한 품종을 개발하여 지금은 콩 수출 세계 1위의 나라가 되었다.
콩은 아마 우리 농사의 역사 중에서 가장 오래된 작물일 것이다. 한반도 전역에서 자생하고 있었다는 사실만 보아도 그렇고, 또 오랜 옛날 우리의 조상인 유목민들이 한반도에 들어왔을 때 초지가 부족하여 가축을 기를 수 없기에 고기의 대체 음식으로 풍부한 영양을 갖고 있던 콩을 선택했을 것이라는 점은 쉽게 추측할 수 있다.
그 중에도 또한 중요한 이유는 콩이야말로 농사짓기에 가장 쉬운 작물이라는 사실이다. 콩은 아무런 농기구 없이 손만 갖고도 농사를 지을 수 있다. 물론 거름도 필요 없다. 콩의 뿌리에는 공중의 질소를 거름으로 만드는 뿌리혹박테리아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물만 잘 빠지면 그냥 아무 땅이나(거친 산악지방도 물론) 심어서 키우고 탈곡할 때도 막대기로 두드리거나 아니면 돌 같은 데에다 두드려 패면 쉽게 열매를 얻을 수 있다. 또한 그것을 먹을 때에도 쌀처럼 번거롭게 껍질을 벗길 일도 없이 날로도 그대로 먹을 수 있으니 그처럼 쉬운 일이 없다.
그럼에도 우리의 콩은 점차 수입콩에 밀려 원산지인 우리나라에서 밀처럼 자취를 잃어버릴 위기에 처한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원산지의 명성은 둘째 치고 농약에 찌든데다 소위 유전자 조작 콩이라는 아주 위험스런 수입콩이 우리의 밥상을 차지하고 있으니 실로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라도 귀농자들과 함께 우리의 농민들이 나서서 콩을 되살려야 할 일이다.
콩은 수많은 종류가 있어 그 이름조차 나열하기 힘들다. 대개 쓰임새에 따라 이름을 짓거나(메주콩, 밥밑콩, 나물콩, 약콩, 고물콩 등), 또는 모양에 따라(흰콩, 검정콩, 속푸른콩, 청태, 쥐눈이콩, 수박태 등), 지방 이름에 따라(갑산태, 청산태 등), 익는 시기에 따라(서리태, 올태, 유월콩 등), 열리는 형태에 따라 실로 그 이름들은 매우 다양하다.
여기서는 그 많은 콩들을 다 일일이 소개할 수는 없어 대표적인 메주콩만 소개하기로 한다. 나머지는 파종 시기와 약간의 관리법상의 차이 말고는 대부분 비슷하므로 메주콩을 대표적인 콩재배 사례로 생각하면 좋겠다.
키 우 기 |
메주콩은 된장을 만드는 데 가장 널리 쓰이는, 그래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콩이다. 메주콩을 심을 밭은 어느 것이나 마찬가지지만 햇빛이 잘 들고 물 빠짐이 좋으면 된다. 되도록 기름진 땅은 피하는 게 좋다. 콩은 자체적으로 거름을 만들기 때문에 기름진 땅에선 열매를 많이 맺기보다 덩굴만 무성하게 자랄 수가 있다.
밭은 힘들여 이랑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 적당히 물만 잘 빠지게 하면 그뿐이다. 농약과 비료를 많이 사용하여 산성화된 땅은 좋지 않으므로 그럴 때는 석회가루나 숯가루를 뿌려 주면 좋다. 그러나 산성화가 심각할 정도로 심하지 않으면 걱정할 일은 못된다.
씨앗을 뿌릴 때는 6월초부터 7월초까지 심을 수 있는데, 되도록 음력 보름 이전에 한다. 모든 작물이 마찬가지로, 심을 때는 음력으로 보름 전에 거둘 때는 보름 이후에 하는 게 좋다. 그래야 발아와 생육이 힘이 좋고 거둘 때도 제대로 영근다.
심을 때는 콩을 세 알씩 40~50㎝ 간격으로 심는다. 세 알씩 심는 것은 발아가 되지 않는 것도 있을 수 있고 또 콩이 두세 포기씩 함께 자라야 열매도 잘 맺히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들은, 한 개는 새가 먹고 한 개는 땅의 짐승이 먹고 한 개를 사람이 먹는다 해서 세 알 씩 심었다고도 한다. 자연의 순리를 따르며 농사 짓던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말이다.
흙을 덮을 때는 모든 종자들과 마찬가지로 항상 씨의 세배 두께로 덮는다. 혹시라도 까치 같은 새의 피해가 우려되므로 흙을 약간 눌러주듯이 덮고 위에다 낙엽이나 잡초들을 덮어주면 좋다. 새 피해가 심한 곳에서는 따로 모종을 내어 옮겨 심어야 하는데, 100배 정도로 희석한 목초액에 1시간 정도 담갔다가 직접 심으면 피해를 막을 수 있다. 목초액에서 나는 특유의 진한 불냄새(훈제냄새)를 새가 싫어하기 때문에 잘 먹지 않는다. 약 4~5일 후 싹이 나오면 새가 싹을 싹둑 잘라먹기도 하기 때문에 다시 목초액을 뿌려준다. 좀 늦게 뿌려 주어 잘린 싹이 있으면 다시 심어주면 된다.
모종을 낼 때에는 비슷한 방식으로 심어서 한 뼘 정도로 자랐을 때 뿌리에 흙이 붙은 채로 옮겨 심으면 된다. 콩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특별히 거름이 필요 없지만 열매를 더욱 많이 얻고 싶다면 인이나 칼리 성분의 거름을 준다. 질소 성분의 퇴비는 오히려 덩굴만 키워주므로 이는 반드시 피한다. 인이나 칼리 성분의 비료로는 나무를 태운 재에 많으므로 비싼 돈 주고 화학비료를 사는 일은 하지 않도록 한다. 작년에 거둔 콩대를 태워주면 더욱 좋다.
콩이 가지를 칠만큼 어느 정도 자랐을 때는 풀을 매고 북돋아 주기를 한다. 북주기를 하면 뿌리에 산소를 많이 공급해주어 좋다. 더불어 위에서 새로 나오는 순을 따주면 위로 자라는 것을 막고 옆으로 가지를 많이 치게 하여 열매를 많이 맺는다. 아주 가물 때는 물 대책을 세워야겠지만, 콩이 발아가 되어 한 뼘 정도 자라면 꼭 장마가 오므로 별 걱정할 필요 없다. 콩은 병해충이 별로 없다. 특별히 갉아먹는 벌레도 없지만 가끔 있더라도 별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거둘 때는 첫서리 내리는 10월 하순 상강 이후가 좋다. 콩은 서리를 맞아 콩 전체가 샛노래질 때까지 밭에 그냥 내버려둔다. 콩은 얼지만 않으면 괜찮으므로 서리맞아 샛노래지는 걸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콩깍지가 벌어지면 낫으로 벨 때 콩들이 떨어지기 때문에 깍지가 벌어지기 전에 거두어 햇빛에 말려야 한다.
거둘 때는 낫으로 뿌리 윗부분을 베든가, 뿌리 채 뽑을 때는 흙을 잘 털어야 한다. 탈곡할 때 콩이 흙과 섞이면 나중에 키질하기도 힘들고 고르기도 어렵다. 콩알을 거두고 난 콩대는 작두로 토막 내어 흙에 깔아 놓고 일부는 내년에 태워 거름으로 쓸 것을 남겨두면 좋다.
쓰 임 새 |
메주콩의 제일 큰 쓰임새는 역시 된장과 간장이다. 이에 대해서는 『귀농통문』 13호에 만드는 법이 자세히 나와 있으니 참고 바란다.
다음으로 대표적인 것은 두부가 있고 싹을 틔워 나물을 해먹는 것이 있다. 그리고 콩잎으로 담아먹는 장아찌가 있다. 콩잎이 약간 노랗게 익었을 때 따서 된장이나 고추장에 담아 삭혀 먹는다. 또는 소금물에 담가 삭혔다가 건져서 엿기름과 젓국물과 함께 각종 양념으로 김치를 담가 먹으면 훌륭한 밑반찬이 된다.
>출처 : 전국귀농운동본부
첫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