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DMZ 평화의 길 걷기, 연천 13코스<군남댐-옥녀봉-대광리역> 기행
시나브로 5월, 연초록 잎새들이 산하를 물들이는 한봄이다. 태산 협곡의 나목들도 이제는 모두 새잎을 피워냈다. 바람 부는 3.4월의 잦
은 봄비는 봄기운을 돋우어 꽃을 피우고, 꽃 지고 피어난 신록의 5월은 햇살도 눈부신 광풍제월(光風齊月)이다. 사람들은 흔히 이 5월
을 두고 계절의 여왕이라 한다. 5월을 뜻하는 메이(May)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생명의 여신 마이아(Maia)의 이름에서 유래했으니 딴
은 그럴 만도 하다. 경기도 북쪽 끝 연천군의 임진강변은 지금 늦은 봄이 한창이다. 봄날의 여행길은 언제나 가슴이 설렌다.휴전선과 가
까운 dmz 평화의 길은 더더욱. 평화의 길 13코스는 연천군 임진강 군남홍수조절댐에서 시작한다. 이곳을 들머리로 옥녀봉과 청화산을
넘고 차탄천을 거슬러 경원선 대광리역까지 이어진다. 상거 19km 거리다.
5월의 첫 주말 아침 9시, 전국적으로 온다던 비는 이곳 연천 임진강에도 왔다. 봄바람 속 가는 비(斜風細雨)는 가슴을 열고도 맞는다지
만 무거운 장비들을 메고 걷는 여행길의 비는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지난 4월부터는 유난히 주말만 되면 비가 내렸다. 벌써 몇 주 째다.
군남홍수조절지의 수려한 풍경은 지난 회차에 이어 또다시 빗속이라 상큼하고 맑은 이미지 한 장 못 담고 돌아서려니 시작부터 아쉬움
남았다. 13코스 트레일은 이곳에서는 연강나룻길과 궤를 같이했다. 연강나룻길은 군남댐을 시작해 옥녀봉을 오르고 임진강을 거슬러
중면사무소에 이르는 강 연안길이다. 임진강변 기슭 개안마루를 찾았다. 북한 황강댐을 내린 임진강이 연천군 중면 태풍전망대 아래로
흘러와 궁을(弓乙)형 큰 물굽이를 이루고 휘돌아 흐르는 곳을 마주 대하는 곳이다. 이슬비 내리는 강변은 넓고도 깊어 유곡(幽谷)에 들
어선 것 같았다. 그리고 연초록 피는 그곳 중면 삼곶리 일원이 한 폭의 큰 수채화로 펼쳐졌다. 이곳은 합수리를 내린 하천들이 합류하
는 곳이기도 했다. 과연 연천군이 자랑할만한 승경이었다. 아쉽다면 다락(누대)이 없다는 것. 그래도 그 진경은 가슴 가득 담을 수 있었
다. 능선을 따라 산마루 옥녀봉을 올랐다. 임진강과 옥계천 사이의 산줄기에 있는 205m 산마루는 높이는 일천해도 사위가 일망무제다.
산첩첩 연천군의 산하가 한눈에 들어오고 서북쪽 휴전선 너머 북한 땅을 오롯 볼 수 있는 곳이다. 산정에는 20척 거상(巨象) 그리팅맨
이 서 있다. 유명한 조각가 유영호 선생의 작품이다. 북녘을 향해 인사하는 듯한 모습은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 그리고 평화의 의미를
담고 있다 전한다. 이 외에도 공원화한 산마루 전체가 단정해 보기 좋았다. 이곳부터 트레일은 임진강을 뒤로하고 동북쪽으로 향한다.
그동안은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를 시작으로 임진강과 함께하며 반구정. 임진각. 화석정. 두지나루. 당개나루를 지나 개안마루까지 왔
었다.
옥녀봉 동북쪽 산자락 옥계리 도로변에 있는 dmz 평화누리길 어울림센터를 찾았다. 지도에도 표기되는 로하스파크 맞은편에 있다. 평
화누리길을 가는 사람들을 위한 맞춤식 쉼터다. 관리인이 유자(遊者)들을 반기고 진열장에는 평화누리길 기념 배지들과 모자 등을 살
수가 있다. 2층의 커피숍에서는 셀프지만 무료로 각종 커피까지 마실 수 있었다. dmz 평화의 길을 걷는 자들을 위한 관계자들의 원려
(遠慮)가 고맙고, 잠시나마 긴 여로의 노독을 풀어주게 하는 상큼한 쉼터여서 더 좋았다.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옥계리는 콩과 율무의
산지로 이름난 마을로 작은 시내인 옥계천이 흘렀다. 청화산을 올랐다. 옥계천과 차탄천을 경계하는 작은 산줄기에 있다. 야산이지만
청화(淸華)라는 기품 있는 이름을 가진 산이다. 유래는 고려의 옛 신하 중 한 분이 매일 이 산에 올라 송악(개경)을 향해 망궐례(望闕禮)
를 올렸다 하여 "백이의 맑은 기품과 희이의 빛나는 산(伯夷之淸夷之華山)"이라 했다 전한다.
낮 12시가 지나는 시각, 아침부터 내리던 비가 더디어 그치기 시작했다. 청화산 동쪽 상리약수터로 내려와 목을 축인 후 차탄천이 흐르
는 연천읍 상리, 신망리역을 찾았다. 동두천과 백마고지역을 오가던 경원선 통근열차가 오가던 역이다. 본시 작은 시골역이었지만 그나
마 열차가 다니지 않는 지금은 폐역으로 방치되어 초라한 모습 안타까웠다. 이곳부터 대광리역까지는 차탄천을 거슬러 북쪽으로 올라
가야 한다. 아직도 남은 길은 6km여. 이 구간은 기차나 버스 편으로 여러 차례 다녀 봤던 구간이다. 상거 19km 길을 시작부터 우중 산
길을 넘고 넘은 트레일의 노독이 몰려와 그만 대광리역까지는 버스를 타고 갔다. 연천군 최북단 신서면 도신리에 있는 역이다.
촬영, 2025, 05, 03.
▼군남홍수조절댐 두루미테마파크
▼ 군남댐 두루미테마파크
▼군남댐 전망대
▼임진강 변 연강 나룻길
▼임진강 홍수조절지
▼옥녀봉 가는 길 - 1
▼ 옥녀봉 가는 길 - 2
▼ 옥녀봉 가는 길 - 3
▼옥녀봉 능선 원형전망대 - 1
▼ 옥녀봉 능선 원형전망대 - 2
▼원형 전망대에서 본 임진강
▼개안마루 주변 풍경 - 1
▼ 개안마루 주변 풍경 - 2
▼ 개안마루 주변 풍경 - 3
▼옥녀봉 갈림길
▼옥녀봉 주변 지도
▼ 옥녀봉
▼옥녀봉 그리팅 맨
▼옥녀봉에서 본 연천군 산하
▼옥녀봉에서 바라본 풍경 - 1 / 임남댐 쪽
▼ 옥녀봉에서 바라본 풍경 - 2 / 옥계리 쪽
▼조개나물
▼옥녀봉 콩밭
▼옥녀봉 자락 사암지대
▼ 옥녀봉 하산 길 - 1
▼ 옥녀봉 하산 길 - 2
▼겹복숭아꽃
▼군남면 옥계리, 미라클 타운 앞
▼평화누리길 어울림센터 - 1
▼ 평화누리길 어울림센터 - 2
▼연천 군남면 옥계 3리 마을회관 앞
▼옥계천 옥계교 앞
▼옥계천 둑길
▼옥계마을 청화산 가는 길
▼할미꽃 씨방
▼청화산 가는 길
▼ 청화산 갈림길 - 1
▼ 청화산 갈림길 - 2
▼청화산 마루
▼상리 약수터 가는 길
▼상리약수터 앞
▼연천읍 상리 초교 앞
▼ 청화산 갈림길 - 1
▼ 청화산 갈림길 - 2
▼ 청화산 갈림길 - 3
▼연천군 신서면 도신리, 도신 8교 앞
▼연천 신서면 행정복지센터 앞
▼연천 신서면 도신리 역전 거리
▼경원선 대광리역
▼대광리역 역전 거리
▼대광리역 13코스 날머리 안내판
▼연천 구간 평화의 길 구간 개념도
첫댓글 하도 사진을 잘 찍으셔서,
구경하다 보니 트레킹을 다시 하는 기분이네요
덕분에 맛있는 점심에 반주까지 곁들여 행복했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함께한 길이라 더 즐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