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티나 실리그, 2010, 엘도라도
책의 제목처럼 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텐데, 너무나 멀리 지나쳐왔다. 두 배도 훨씬 멀리.
저자 티나 실리그는 스탠퍼드 의과대학에서 신경과학 분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공과대학에 있는 기업가정신 센터인 STVP 이사로 재직 중이며, 기업가정신과 혁신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신경과학과 기업가정신이 무슨 연관관계가 있을까 싶은데도 티나 실리그 박사는 두 분야에서 무언가 공통점을 찾은 모양이다. 세상은 멀티 플레이어를 요구하니까.
티나 실리그는 이 책을 통해 '안전지대 밖으로 나오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면, 불가능하다는 고정관념을 버리면, 터무니없어 보이는 기회를 붙잡으면, 당신 앞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나타날 것' 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배짱이 필요하단다. 무모하게 보일지라도 도전할 수 있는.
그리고 문제를 기회로 볼 줄 아는 새로운 렌즈를 장착하라고 요구한다.
저자는 다양한 사람들의 성공사례를 수록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다. 스탠퍼드 대학에서 졸업 연설을 한 스티브 잡스나 가난한 인도의 어머니였던 테레사 수녀 정도만 알겠다. 그래도 사례로 언급한 사람들을 통해 무슨 얘기를 할지는 알겠다.
티나 실리그 교수는 자신의 강의를 처음 수강하는 학생들에게 첫 수업시간에 다음과 같은 숙제를 내준다고 한다.
몇 개의 조로 나누어, 5달러가 든 봉투를 주고, 3~4일 정도의 시간 동안 최대의 이익을 창출하라. 그리고 그 결과를 월요일 강의시간에 3분 동안 프리젠테이션 하라.
뭔 황당한 시추에이션인가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교수가 내준 숙제이니.
몇몇은 복권을 사자거나 라스베이거스로 가서 한 방에 해결하자고 의견을 내놓는다. 물론 채택될 리 없겠지만.
최고의 수익률은 얻은 팀은 5달러를 한 푼도 쓰지 않고, 무려 650달러의 수익을 얻은 팀이 차지했다.
우수한 스탠퍼드 학생들을 직원으로 채용하고 싶은 기업의 광고를 유치해 자신의 팀이 부여받은 프리젠테이션 3분 동안 틀어주는 것이었다. 천재들이다.
이 외에도 유명 식당에서 예약 후 줄서기를 통해 자릿세를 받은 팀, 맛집 지도를 팔아 수익을 낸 팀, 자전거 공기 주입으로 돈을 번 팀, '스탠퍼드 대학생을 팝니다'라는 팻말로 노동을 한 팀 등등 문제를 시시껄렁한 것으로 보지 않고, 기회로 보았다는 점에서 새겨볼 만하다.
물론 일기예보를 참고해 우산을 팔러나갔다가 비가 개는 바람에 쫄딱 망한 팀도, 시원한 에이드를 만들어 팔다 지들끼리 먹고 마시고 끝낸 팀도 있다고 한다.
젊은 패기로 도전하고, 문제를 바라보는 패러다임을 바꿈으로써 성공할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발상의 전환 사례로 <태양의 서커스>를 예로 들었다. <태양의 서커스> 사례는 이미 여러차례 듣거나 읽거나 했기에 조금 식상했지만, 서커스를 상상하면 떠오르는 것들을 없애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한다는 것은 새로운 사실이었다.
서커스 하면 우선 커다란 천막과 어릿광대, 코끼리와 같은 동물들의 묘기, 불 붙은 링, 지저분한 실내와 불편한 자리, 별 것 없는 먹거리 등을 머릿 속에서 지우고 대신 그 자리에 지금의 형태를 넣은 것이다.
청춘들에게 어울리는 사례는 아니지만 발상의 전환이라는 점에서는 예로 들 만하다.
이 외에도 교도소 동료가 써준 추천서나 실패자의 이력서를 써보자는 제안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과 주변 사람들이 내게 원하는 것을 생각해보자는 내용은 내 아이들에게도 권해주고 싶은 방법이다.
우리는 흔히 인생은 시위를 떠난 화살이어서 다시 되돌아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저자 티나 실리그도 인생은 리허설이 없다는 일맥상통하는 말을 하고 있다.
오직 한 번 뿐이고, 돌이킬 수 없는 인생이기에 가급적이면 바른 시일 내에 많은 실패를 경험하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극복하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