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이 정말 없을까?
이것이 오늘 토론의 주제였습니다.
이 질문을 낸 아이의 생각은 지구 상에서 인간에게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유니콘이 없다고 단정짓는 것은 옳지 않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있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의 이유는 대개
인간이 본 적이 없다는 것이 없다는 이유는 될 수 없다.
별나라 어딘가에서 살지도 모른다.
있다고 생각하고 싶다. 그래서 있다.
아프리카 원주민이 비행기를 본적이 없었다고 비행기가 없는 것은 아닌 것처럼 사람이 보지 않았다고 없는 것은 아니다. 등등
없다는 아이들은 대개
상상일 뿐이다.
본 적이 없다.
증거가 없다.
있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그게 있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또 어떤 아이는
사실로는 없지만
의미로는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결국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사실로서 있다와 의미로서 있다의 차이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였습니다.
있다와 없다를 나누는 기준은 무엇인가 하는 이야기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 기준에 대해서 합의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어떤 아이는 의미를 강조하고
어떤 아이는 객관적 증거를 댈 수 있는 과학적 사실로서의 참만을 강조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과학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증거가 없다고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아이들도 많았습니다.
철학의 존재론이나 인식론에 대한 역사적 관점들이 아이들 입에서 툭툭 튀어나왔습니다.
시간이 되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갖고 마지막 한마디씩으로 수업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자기가 서 있는 입장에 대해서 명확히 밝혀 볼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
유니콘이 정말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우리는 합의하는 것이 중요할까?
아니면 어떤 입장이든 그 근거가 무엇이고 자기가 어떤 관점에서 그렇게 주장하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한가?
이것이 과학수업이었다면 마무리가 달라야 했겠죠?
하지만 철학의 장점은 이렇게 사실의 문제와 더불어 의미의 문제까지도 다루어 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좀 더 심층적인 생각들을 나누게 되는거죠.
나는 이 수업을 하면서 유니콘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아이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기 보다는 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있다와 없다의 기준은 무엇이고,의미로서의 있음과 사실로서의 있음의 차이에 대해 생각해보는 아이들이었으면 하고 생각했습니다.
하여튼 아이들의 방만한 이야기들을 연결하여 앞뒤를 만들고, 근거들을 점검하여 적절한 추론으로 이끈다는 것은 언제나 그렇듯이 쉽지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