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 十三塔 아이들
대은 김동원
나는 청풍이다
우리 모두는 명월이였다
꽃 봉오리 시절은 그랬다
한벽루 아래 돌 서령 가방 던져놓고
바지 둥둥 걷고 올뱅이 모래무지 퉁가리 잡던 아이들…….
먼지 뽀얗게 휘날리며 달리던 완행버스 뒤
호랑이도 유씨는 안 잡아 간다던 후산동에서 걸어 황두리 나루 차배타고 오던 상열이 복순이 장열이 경재 순녀
조세 창고가 있던 사창에서 이십 리 가방 어께 걸쳐 메고 뛰고 뛰어 겨우 지각 면하고 북창나릇 배타고 건너던 김동원 방걸이 용래
대문 밖 병만이 인호 인배 재순이 잘개미 골 원재
활산 병주 한열이 위림 남선이
안암장터 장날이면 뻥튀기 할아버지 옆 비켜가던 광성이 태임이 철순이 희영이 얼굴납작 뚜드려 북창하던 남성이 남수 남원이 인경
호두낭구 집 점순이 늘 자전거 맏아 주던 이승규
비봉산 아래 수영댕이 늙은 느티나무 그늘에서 공기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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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곡에 이동원 용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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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드리 은항낭구 아람버는 모단 관희 윤영이 영자
계장골 샘물 맛 최고인 양평나루 건너 사오리 희분이 코스모스 핀 길 걸고 걸어 솔무정 두멍소를 지나던 승란이 영숙이 영택이 호석이 광의리 윤성이 은홍이 재일이네 동네 “도리체 여울에 배 올라온다 갈보야 갈보야 술걸러라” 노래도 불렀나니
사열이 현감 호령 찌렁찌렁하던 읍상리 강숙이 경애 덕수 대호 재길이 호승이 까므잡잡 혜숙이
읍하리 은동이맹꽁이 못 버들붕어 평등사 지나오던 창영이
청풍명월 본향 물테리 용복이 용조 종구네 왕감나무 까치 밥 홍시
반짇고리 실타래 풀리듯 이놈 저놈에도 줄 겁기 만 한 아늙갱이 덜
사공아 배 좀 건너 주오
밤이면 밤마다 꿈길에 찾아와 베개 밑에 흐르는 북창나루 여울 물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