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은 일설에 돼지국밥의 원조로 통하는 곳이다. 밀양 중에서도 돼지국밥의 동네가 바로 무안면이다. 이곳에서 길 가는 사람에게 돼지국밥집을 찾으면 "어느 돼지국밥집을 찾느냐"고 되묻는다. 계보에 들어 있는 무안식육식당(055-352-0017), 제일식육식당(055-353-2252), 동부식육식당 들이 있기 때문이다. '식육식당'. 고깃집과 식당을 겸하고 있는 미분화된 이름, 그 얼마나 정감 넘치는 이름인가. 국밥집이 있는 곳은 예로부터 시장이 있는 곳. 역시 근처에 무안시장도 있고, 무안면사무소도 있다. 서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3곳은 최씨 3형제가 3대째 70년 가업을 이으면서 각각 운영하고 있는 돼지국밥집이다.
3형제 중에서 막내가 한다는 무안면사무소 근처의 동부식육식당에 들렀다. 오후 4시께, 점심때도 저녁때도 아닌 시간. 아무도 없었다. "돼지국밥 두 그릇 주세요." 반찬은 간단했다. 깍두기김치 배추김치 고추 양파 마늘 막장 새우젓 소금 다대기. 그리고 국밥에 넣어 먹는 국수 한 젓가락.
우선 국물 맛부터 보는데 국물 맛이 예사롭지 않다. 기름이 하나도 떠지 않고 아주 맑고 투명했다. 돼지국밥이 쉽지 않은 음식으로 노린내가 날라치면 볼짱 다 보는데 이집 돼지국밥은 노린내의 'ㄴ' 자도 명함을 못 내밀 정도로 아주 깔끔하고 담백했다. 처음 먹어보는 돼지국밥의 국물 맛이었다. 그 다음에 숟가락은 일사천리로 달렸다.
여주인은 "소뼈로 고아낸 육수에 연한 암퇘지를 넣어 만든 곰탕 같은 국밥이 이곳의 돼지국밥"이라고 했다.
다만 돼지국밥을 많이 먹어본 입맛에는 돼지 고깃살이 팍팍했는데 주인에게 '내장'을 섞어 달라고 미리 주문을 하면 된다. 돼지국밥, 따로국밥 각 5천원. 소주 한 잔이 생각나는 삼겹살은 1인분 6천원. 돼지수육 2만원(대) 1만5천원(소). 소국밥 소곰탕도 각 5천원이며 소수육 소육회 소로스도 있다. 재료는 전부 국내산이다. 주차장 넓다. 근처, 걸어서 20분 거리에 땀 흘리는 표충비가 있다. 부산에서 부곡온천 가는 길로 가다가 한적한 1080 지방도를 타고 올라가면 무안면이 나온다. 055-352-0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