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그재그> : 직선이 아니고 갈지(之)자 모양으로 구부러져 있는 모양. 영어「zigzag」에서 온 외래어로「Z자 모양」「번개 모양」의 뜻이다. 영어「zigzag」는 '톱니'를 뜻하는 독일어「Zacke」에서 왔다. 흔히 지그자그라고도 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지그재그라고 적어야 한다. 여기서 파생된 말은 여러 가지다. 예컨대 똑바로 가지 않고 뱀이 진행하는 것처럼 좌우로 행진하는 데모는「지그재그 데모」, 바늘을 좌우로 움직여 꿰매는 미싱은「지그재그 미싱」, 군함이 적의 포 공격을 피하기 위해 갈지자 모양으로 항해하는 것은「지그재그 항행」이다.
<지르박> : 1930년대 후반부터 미국에서 유행한 4분의 4박자의 사교 댄스. 남녀가 손을 맞잡고 다가서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하는 등 자유로운 동작이 이 춤의 특징이다. 영어「지터버그(jitterbug)」를 일본에서「지루바」란 외래어로 만들어쓰던 것이 우리말에 들어와 약간 변형된 경우다. 「jitter」는 안절부절못해 신경질적으로 몸을 뒤흔든다는 뜻이고, 「bug」는 뭔가를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을 뜻한다. 「지루박」으로 잘못 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집시> :「Gypsy」에서 온 외래어로, 인도 북부지역에서 기원한 코카서스 인종의 유랑민족을 말한다. 검은 머리와 검은 눈을 하고 있으며 현재 중남부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약 200만~300만 명이 퍼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신적이고 쾌활하며 음악에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데, 이곳 저곳을 전전하며 생활하기 때문에「방랑생활」또는「방랑생활을 하는 사람」을 비유하는 말ㄹ 곧잘 인용된다. 이들을「보헤미안」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것은 15세기 경 체코 공화국의 보헤미아 지방에 집시들이 많이 들어가 있었다 해서 프랑스인들이「보헤미아 사람」이란 뜻으로 그렇게 부른 것이 정착된 것이다.
<징크스> : 불길한 일. 어떤 일이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될 것으로 믿고 있는 일. 영어「jinx」에서 온 외래어로, 그리스어로「junx」라 부르는 새의 이름에서 온 말이다. 주로 개미를 잡아 먹고, 목을 자유로이 회전하는데, 그 동작이 왠지 불길하다 해서 예부터 불길의 심벌로 생각해 왔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길흉을 점치는 데 사용하기도 했다.
<카니발> : 사육제(謝肉祭). 자동차 이름으로 채택되어 더욱 유명해진 말이다. 「carnival」에서 온 외래어로, '고기'를 뜻하는「카르니스(carnis)」와 '없애다, 제거하다'의 뜻인「레바레(levare)」가 결합해 만들어진 라틴어「카르네레바리움(carnelevarium)」에서 온 말이다. 이것의 우리말 번역어가「사육제」다. 「사(謝)」는 '허락하다'의 뜻이므로「고기를 먹어도 되는 축제」란 뜻이다. 예수의 부활을 축하하는 부활제 전 40일 간을「사순절」이라 해서 독실한 기독교인들은 고기를 먹지 않고 행동을 삼간다. 그런데 그 사순절이 오기 전 3~8일 동안은 고기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춤추고 노래부르며 즐기는데 이것이 바로「카니발」이다. 이 기간이 지나면 육식을 금하게 되어 있으므로 라틴어로「파르네레바리움」이라고 한 것이다. 그러니까 라틴어 어원상으로는「고기를 끊음」의 뜻이지만 실제로는「고기를 먹는 기간」이므로 우리말 번역어에서는「육식을 허락하는 축제」란 뜻으로「사육제」라 한 것이다. 영어「카니발」은 그것이 근간이 되어 종교적 배경이 없는 '축제'를 가리키는 뜻으로도 확대 사용되었다.
<쿠데타> : 지배 계급 내의 일부 그룹이 무력을 바탕으로 비합법적으로 정권을 빼앗는 것. 프랑스어「coup d' État」에서 온 외래어다. 「국가에 대한 일격」이란 뜻으로, 영어로 하면「stroke against stste」에 해당하는 말이다. 세계적으로 영어보다 프랑스어가 많이 사용되는 이유는 쿠데타의 전형적 기원이 1799년에 있었던 나폴레옹 1세의 무력 정권 탈취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쿠데타」가「혁명」과 다른 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반드시 민중의지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고, 둘째는 기습적으로 감행되며 반대파를 가혹하게 다스린다는 점이다.
<큐> : 방송에서 대사 · 동작 · 음악 등의 시작을 지시하는 신호. 영어 알파벳「Q」에서 온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더러 있으나, 사실은 영어「cue」를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적은 말이다. 영어「cue」는 「몇 시」의 뜻인 라틴어「quando」, '어떻게'의 뜻인「qualis」의 머리글자「q」가 진화해 만들어졌다. 이 말이 배우의 등장을 지시하기 위해서 대본에 사용된 것은 16 · 17세기다.
:「크리스마스(Christmas)」를 달리 표기하는 말이다. 「Christmas」보다 쓰기가 편리해서인지, 아니면 보기가 좋아서인지 모르지만, 요즘 들어「X-mas」로 적는 경향이 많은 듯하다. 「Christmar」는 '그리스도'를 뜻하는「Christ」와 '미사(예배)'를 뜻하는「Mas」의 합성어이므로「그리스도 예배」란 말이다. 「Christmas」의 다른 표기인「X-mas」의「X」는 '그리스도'의 뜻인 그리스어(희랍어)「크리스토스」의 머리글자다. 이것을 영어 철자로 바꾸면「Christos」가 된다. 다시 말해「X」는 영어의 알파벳이 아니라「그리스도」를 뜻하는 영어「Christ」의「ch」에 해당하는 그리스어인 셈이다. 「X-mas」를「엑스-마스」라고 읽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타블로이드> : 보통 신문의 절반 크기인 신문. 「평판(平板)」이라는 뜻의「table」과「~와 같은」의 뜻인「oid」의 합성어로, 원래는 19세기 말 영국의 한 제약회사가 알약에 붙인 상품명이었다. 가루약을 굳혀 만든 알약이 넓적한 형태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평판과 같은」이라는 뜻으로「tabloid」라고 명명한 것이다. 기존의 약들은 바닥에 놓으면 굴러가곤 했는데, 이 새로운 모양의 알약은 그런 단점을 보완해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그「tabloid」란 이름으로부터「in tabloid form(간결하게, 요약하여)」이란 표현이 생겨났고, 나아가 '여러 가지 기사를 압축하여 편집한 것'이란 뜻에서 소형 신문을 「타블로이드」라 부르게 되었다. 20세기 초 미국에서 대중을 위한 작은 판형의 값싼 신문이 나온 것이 타블로이판 신문의 효시다.
<패닉> : 생명이나 생활을 위협한다고 생각되는 현실적 또는 상상적 위험을 피하기 위해 일어나는 극도의 사회 혼란 상태. 「공황(恐慌)」을 일컫기도 한다. 영어「panic」에서 온 외래어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Pan(판)」이란 신으로부터 나온 말이다. 상반신은 사람이고, 하반신은 양의 다리에 말굽이 있는 판은, 싸울 때 적에게 공포심을 주기 위해 곧잘 고함을 지른다. 또 밤이고 낮이고 잠을 자는데, 이때 누군가가 수면을 방해하면 이상한 소리를 질러 황당하게 한다고 한다. 그래서 서양사람들은 양들이 갑자기 뭔가에 홀린 듯 불안한 상태가 되거나, 산에 간 사람이 공포심을 느끼는 것은 안면(安眠)을 방해받은 판의 장난 때문이라고 믿었다. 판이 일으키는 이런 공포행위로부터「판의」란 뜻인 영어 「panic」이 생겼고, 다시「공황」,「공포」,「당황」등의 명사로도 쓰이게 되었다.
<팬티> : 다리 부분은 거의 없고 엉덩이와 살에 꼭 붙는 짧은 속옷. 일부 사전이「여성용 짧은 속바지」로 풀이해 놓은 탓인지 여성용으로만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우리말 외래어로서의「팬티」는 남녀 구분없이 가장 깊숙이 입는 옷을 가리킨다. 「빤쓰」는 남자용,「팬티」는 여자용으로 알고 있는 경우도 있다. 「빤쓰」는 「반 바지」란 뜻의 영어「pants」를 일본에서「판쓰」라는 외래어로 만들어 쓰던 것을 우리가 '속옷'의 뜻으로 가져와 썼던 말이다. 하지만「pants」를 '속옷'으로 쓰는 것은 원래의 뜻이나 어법과는 다르다. 영어「pants」는 우리가 쓰고 있는 것처럼 속에 입는 것이 아니라 겉에 걸치는 반 바지란 뜻이다. 올바른 영어로 남자의 속옷은「shorts」이고, 여자용 속옷은「panties」다. 우리말 외래어「팬티」는「여자용 속옷」인「panties」에서「es」를 떼고 만든 말이다.
<필로폰> : 각성제 메스암페타민의 상표명. 이 각성제를 만든 일본「대일본제약」의 영어식 상품명인「Philopon」을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적은 것이다. 오랫동안 「히로뽕」으로 불려왔으나 이것은「Philopon」의 일본식 발음을 소리나는 대로 적은 것이다. 그동안 「필로폰」이란 표기와「히로뽕」이란 표기가 상충했던 이유는, 이것을 만든 회사는 일본의 제약회사이고 상품명은 영어식으로 지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어 상표명을 존중해야 할 것이냐, 일본식 명칭을 존중해야 할 것이냐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것이다. 지금은「필로폰」으로 적도록 하고 있다.「Philopon」은 '사랑하다'의 뜻인 그리스어「philo」와 '노력' '피로'의 뜻인 그리스어「pónos」의 합성어다.
<핫도그> : 길고 가느다란 빵 속에 소시지나 야채 등을 넣고 조리한 음식. 최초로 미국 사람들이 만들어 먹기 시작했는데, 금방 구워 낸 뜨거운 것을 먹는 것이 정통 식사법이다. 「hot dog」에서 온 외래어로, 직역하면「뜨거운 개」란 뜻이다.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가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이 음식이 발매되던 초기에 개고기를 사용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미국의 한 만화가가「핫도그」라고 풍자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 음식을 먹던 한 남자가「마치 개고기를 뜨겁게 데운 것 같다」고 말하자 샌드위치 가게 주인이 이를 듣고 즉석에서「핫도그」를 상품명으로 채택한 것이라는 이야기다.
<핸디캡> : 일반적으로는「불리한 조건」의 뜻으로 쓰이고, 골프 등 몇몇 스포츠에서는「경기를 공평하게 운영하기 위하여 게임을 잘 하는 사람에게 가하는 부담조건」을 가리킨다. 후자의 경우는「핸디」로 줄여쓰기도 한다. 영어「handicap」에서 온 외래어로,「hand in the cap」이 줄어든 말이다. 원래는 쌍방이 일정한 돈을 걸고 시합해 경기 결과에 따라 돈을 갖는 내기게임을 가리켰다. 내기돈을 모자(cap) 속에 넣어 심판에게 주면 심판은 경기가 공평해지도록 환급금이나 내기돈의 비율을 결정했는데, 이것이 변해 실력차를 평균화하기 위해「강자로 예상되는 사람」에게 지우는 부담이란 뜻으로 사용된 것이다.
<햄버거> : 햄버그 스테이크를 끼운 둥근 샌드위치. 영어「Hamburger」에서 온 외래어다. 치즈버거가 치즈에서 왔고, 피시버거가 피시(생선)에서 왔듯이「햄버거」도 햄에서 나왔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사실은 독일의 도시이름인「함부르크(Hamburg)」에서 온 말이다. 원래는 타타르족이 질긴 들소고기를 먹기 좋게 할 목적으로 고기를 잘 게 다져 먹던 것인데, 14세기경 독일로 전해졌고, 이것이 다시 독일 이민자들에 의해 함부르크를 거쳐 미국으로 전해졌다. 처음에는「Hamburg」란 이름으로 불렸으나 1904년 세인트루이스 만국박람회 이후 끝에「er」를 붙여「Hamburger」로 부르게 되었다.
<허니문> : 영어「honeymoon」에서 온 외래어. 지금은「신혼여행」의 뜻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지만, 원뜻은「결혼 후 1개월 동안」,즉 '신혼기'란 말이고, 말 자체에「여행」이란 뜻은 없다. 결혼식을 마치면 곧바로 신혼여행을 떠나는 현대의 풍습에서 새로운 뜻이 파생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스칸디나비아에서는 남자와 여자가 결혼하면 아이를 낳도록 열심히 노력한다는 의미로 부부가 1개월 동안 벌꿀주를 열심히 먹었는데, 이것이「honeymoon」의 뿌리가 되었다. 그러나 16세기 초 이 말이 생겼을 당시에는,「부부의 애정이란 달의 차고 기우는 것처럼 변천이 많은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였다고 한다. 신혼여행을 가리키는「밀월여행(蜜月旅行)」은「honeymoon」을 직역한「蜜月」에「여행」을 붙여 만든 말이다. 결국 「밀월」과 「honeymoon」은 같은 말임에도 불구하고, 한자어「밀월」은 「신혼부부처럼 매우 친밀한 관계」를 뜻하는 말로, 외래어「허니문」은「신혼여행」을 가리키는 말로 분리되어 사용되고 있다.
<호치키스> : ㄷ자 모양의 철사를 넣고 종이를 철할 때 쓰는 문구. 영어「Hotchkiss」에서 온 외래어로, 우리말 순화어는「종이찍개」다. 지금은 보통명사처럼 쓰이지만 원래는 기관총이나 기관포 등을 고안,개량한 것으로 유명한 미국의 발명가 벤저민 호치키스의 이름을 따 지은 상품명이었다. 그러나 호치키스 씨가 종이찍개를 발명한 것은 아니고, 그가 철사가 연속해서 나오는 모습에서 기관총을 발명했다는 데 착안해 제조회사가 자신들이 만든 신제품 종이찍개에 호치키스란 이름을 갖다 붙인 것이다. 보통명사는「스테이플러(stapler)」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