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북정맥 24구간(차도고개-유득재-장재-매봉산-남산-근흥중교 신대삼거리-옥녀봉-장승고개)
1.일시: 2013년 4월 27일 토요일
2.참가인원: 나와 그윽한 미소 달랑 두명
3.날씨: 약간 흐린 날씨였는데 점심 무렵 갑작스럽게 내린 비로 누른밥에 비를 말아 먹었음. 점심 이후로는 비엄포만 주는 수준으로 산행엔 지장없었음.
4.산행시간: 09:35:41~17:17:15(07:41:34)
이동,도상거리: 17.83km,17.09km. 여기서 12시 30분 부터 2시 40분 까지 gps 수신 불통으로 점심 시간 1시간을 뺀 1시간 이동거리최소 2km를 더하면 약 20km 주파함.
평균속도휴식포함: 2.32km
휴식제외: 2.41km
고도: 185~27(158)m
오르막거리,속도: 8.57km,3.06km/h
내리막거리,속도: 9,17km,3.70km/h
휴식횟수: 1회,01:10:23
gps 오류 횟수(터널포함): 1회
출발
금북을 시작한 것이 2012년 1월 부터니 정확하게 일년하고도 3달이 지난 5월 4일에야 금북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칠장사 들어가는포장도로를 따라 1월의 찬바람을 맞으며 걸어간 기억이 엇그제 같은데 벌써 졸업이라니, 세월은 정말로 누구도 빗겨가지 않는 냉혹한 수전노와 같다.
이자를 따박 따박 받듯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의 주판알들을 한치의 오차없이 따박 따박 뜅긴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겨울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길고 긴 금북정맥의 길들을 걸어오면서 스친 이름 모를 나무며 꽃들과 바위들 그리고 흘러가는 구름 스치는 바람, 이런 수많은 단어들을 다 열거해도 부족할 것만 같은 금북의 추억들!
가파른 오름길과 내리막 길 우리를 힘들게 했던 더위와 추위까지도 이제는 아득한 이야기 거리가 되었다.
이렇게 사계절의 변화 무쌍함을 수시로 보여주고, 아무 조건없이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보듬고, 때론 얼르기도 하고, 때론 방심 말라며 겁주기도 하고, 때론 무심이 지나쳐 상심이 되어 우리를 바라보기도 했다.
일년여 우리 모두의 화두였던 금북, 너의 이름을 다시 불러본다 금북이여!
이제 우리는 그대와 작별을 고해야 한다 또 다른 만남을 위하여!
우리가 그대와 혜어진들 그대와 나누었던 애증의 추억과 아름다운 밀어와, 작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우리 몸 세포 하나 하나에도 따듯한 햇살의 기억들이, 시원한 바람의 속삭임이, 발바닥 부드러운 흙의 촉감이 각인되어,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고 없애려 해도 없어지지 않는 몸의 한부분이 되어버렸다.
우리가 어디에 간들, 어디에 있든, 그대와의 깊고 깊은 추억과 인연은 영원하리라! 영원하리라!
또 다시 만날 인연의 날을 위하여 금북이여 안녕!
이번 구간도 여지없이 삐딱선을 탔다. 삐져나온 부분이 알바한 구간이고, 화살표 부분이 장재에서 올라와 점심을 먹은 자리인데 움직이지 않아서 그런지 gps 수신이 꺼졌다 12시 30분 부터 2시 40분 까지...
별표가 우리가 계획했던 장승고개로 탈출로가 태안으로 나가는 연포삼거리와 연결되어 있다.
태안터미널에서 이곳 차도고개까지 택시 요금 7,000원. 오전 9시 35분 출발
행락철이라 그런지 연신 태안방향으로 차들이 들어가고 있다.
금북정맥길이 차도고개에서 구수산 방향으로 올랐다가 다시 32번 국도 방향으로 유턴한다. 이지역 돌들은 희안하게 그림에서 보듯이 그라인더로 자른듯 반듯 반듯하다.
유득재 도착 10시 20분. 이곳에서 부터 한동안 도로를 따라 걸어야 한다. 왼쪽에 사당이 보이는 곳까지...
등나무슈퍼에다 우리도 표지기를 달았다. 뒤로 태창공업사 옆으로 정맥길이 열려있다.
어디를가나 서산 육쪽 마늘밭이 태반이다. 마늘이 이곳의 주요 작물로 주 수입원인 모양이다.
이건 무슨 꽃인고? 큰개불알풀! 이름이 야시시하네!
'그윽한 미소'와 이꽃 이름에 대해 배꽃이네 매화네 왈가 왈부하고 있는데, 건너편에서 촌로가 과수원 일을 하고 있어 무슨 꽃인가 물으니 매화꽃이라고 한다. 뒷북을 치느라고 그제서야 매화향이 코끝을 진하게 자극한다.
오감도 아는 만큼만 보이고 느끼고 반응한다.
귀하디 귀한 흰색 토종 민들레! 한방에서는 '포공영' 이라고도 하고 효능은 거의 만병통치 수준이다. 열거하자면 혈관질환 개선, 간기능 향상, 유방암 예방, 기관지 천식, 노화 방지, 면력력 증강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그중에서도 노란 것은 왜래종이고 이 흰 민들레가 오리지날 토종이고 약효도 훨씬 좋다. 이 좋은 토종 민들레가 이곳에 오니 지천이다 헐헐헐!
한가지 덧붙이면 고유의 짠맛이 또 소염작용까지 한다니 산삼에 버금간다!
이게 무슨 밭인지 아는 사람? 햇볕을 싫어하는 작물! 짚을 씌우려고 작업중이다. 정답( )
이꽃은 또 뭔 꽃인고? 수선화!
이꽃은? 지면 패랭이!
경쟁자들이 없으니 오늘도 여유있게 시식중... 끝물인 귤이 당도가 장난이 아니다.
첫번째 알바한 장소다. 그림 오른쪽 능선길에서 직진하지 말고 고개 방향으로 왼쪽으로 내려서야 한다. 빨간 지붕 뒷쪽이 우렁각시탑이 있는 능선이다.
우렁 각시탑 도착 12시 8분.
카메라가 후져서 접사가 안된다! 엄나무 새순.
쉰재! 이곳 도로에서 밑으로 조금 내려가면 장재가 나온다. 장재에서 도로를 버리고 이동통신 기지국 방향으로 잡으면 정맥길이다.
장재 옆 주택가 담장 옆에 두릅이 지천이다. 딸까 말까 갈등을 때리다 양심의 소리에 화들짝 놀라 가던 발길을 재촉한다!
유채꽃이겠지?
둘이 먹기에 좀 많은 양인데 아무튼 태안의 어느 한자락에서 이렇게 점심을 먹을 줄을 어느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땅의 인연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
식탁을 깔자 마자 마치 엿먹으라는 듯이 빗줄기가 떨어지고 있다. 빗물에 말아 누룽지탕을 먹는데, 오늘 따라 근흥 막걸리는 소주를 탔는지 취기가 불콰하게 정수리까지 급격히 기어 오른다. 봄비에 촉촉히 취하고, 바람에 실려온 꽃향기에 취하고, 이제 달랑 한구간 남은 금북정맥의 한가닥 남은 인연의 끈이 아쉬워 취하고, 비릿한 바닷바람 어퍼컷에 취하고, 취하고 취했다 딱 한병의 막걸리에...
5번 지방도 끝에 보이는 산이 매봉산이다. 이번 구간은 이렇게 도로를 따라 걷는 길이 많다. 한적한 시골길을 이것 저것 보며 걷는재미도 쏠쏠하다. 길옆에 촌로들과 인사를 하면서 이것 저것 물어도 보고 잠깐이지만 이것도 다 금싸래기 같은 인연의 타래들이다!
매봉산 도착 2시 41분.
할미꽃
73.7봉 도착 오후 4시.
근흥중교 신대 삼거리에서 이정표에서 보듯이 채석포 방향으로 길을 건너 도로를 따라 한동안 걸어야 한다.
저뒤에 보이는 이정표가 근흥중교 신대방 삼거리다. 이길을 따라 죽 가다 보면 교회가 나오는데 여기에서 다시 정맥길은 산길로 접어든다.
어딜가나 똥개는 우리의 친구!
무슨산 이름이 이래! 맨위에 있는 한자 아는 분?
드디어 우리가 계획했던 목표 장승고개 도착 5시 16분.
저뒤로 보이는 길 끝이 연포삼거리다. 여기서 버스를 눈뜨고 놓치고 택시를 태안에서 부르자니 22,000원으로 부담스럽고 버스를 기다리자니 시간이 간당 간당하고 해서 '그윽한 미소'는 건너편에서 히치를 하고 나는 있는 지리에서 히치를 하는데, 내가 백두대간을 할땐 수시로 히치를 했는데 이것이 오랬민에 하려니 잘 안된다 팔이 올라가질 않는다. 그렇게 시간을 죽이고 있는데 마침 택시가 지나가는 것이 아닌가!
태안에서 일을 마치고 안흥진으로 들어가는 택시였다. 헐 이렇수가! 이때 시간이 여섯시를 가리키고 있었으니...
태안에서 서울가는 막차가 8시20분이고, 여기서 신진도들어가는 시간과 먹고 태안으로 나가는 시간이 만만치가 않았다.
그러나 우리가 누구인가 특히 '그윽한 미소'가 누구인가? 먹어줘야 할 것은 반드시 먹어 주는 불세출 맛의 과객 아닌가!
해서 택시 기사가 추천해 준 신진도에 있는 횟집으로 들어가 2층 창가에 자리를 잡으니 신진도 앞바다가 눈에 화~악 들어온다.
일단 갑오징어로 입을 호사시키는데, 오징어 회와는 다른 맛이 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깊고 오묘한 맛!
머리털 나고 처음 접해보는 갑오징어 회다.
이거 정말 우리만 먹어도 되는겨? 바다 수온이 낮아서 게들이 잘 잡히지 않는단다.
킬로에 37,000원인데 딱 세마리 밖에 안올라간다. 마리당 12,000원 꼴이다. 비싸서 그런지 탱글 탱글 맛이 입에 착착 감긴다.
주꾸미도 먹으려고 했는데, '그윽한 미소'의 맛에 대한 촉수가 거부를 했다. 아니나 다를까 서비스로 준 두마리를 꽃게탕에 넣어 끓여보니 몽산포에서 먹은 주꾸미에 한참 떨어진다. 중국산을 섞어 파는 것도 같고, 아무튼 '그윽한 미소'의 맛에 대한 촉수는 예민하기 그지없다.
그 덕분에 주꾸미를 속아서 먹지 않았으니...
다음 마지막 구간에는 꽃게나 주꾸미가 싸지려나?
신진도에서 7시 30분 버스를 타고 태안으로 나오는데 똥꼬가 옴찔 옴찔한다. 서울가는 마지막 버스가 8시 20분이니 태안 들어 가는 시간 40분을 더하면 달랑 10분 정도가 남는데, 가다가 교통이라도 막히면 집에는 다가는 것이다.
그런 마음을 버스 기사에게 읽혔는지, 버스 기사가 시간 널널하니 걱정말라고 한다!
태안에 도착하니 정말 10여분이 남아 배가 미어지는데도 불구하고 뻥과자 두개를 사서 버스에서작살냈다.
뻥과자가 그렇게 맛있니?
나의집 도착 12시 20분.
첫댓글 15개월 긴시간 함께한 금북도 이젠 졸업인가 봅니다.
마지막 구간까지 안전한 산행이 되길 안빈낙도 회원님들 모두 화이팅~~
1 햇볕을 싫어하는 작물! 짚을 씌우려고 작업중이다. 정답( 인삼밭?? )
2 노라꽃은 수선화 같기도하구....
둘중 하나는 맞으려나???
수선화는 맞구요! 다음 정답은 틀렸읍니다! 정답은 극비입니다 토요일에 가르쳐 드리겠읍니다. 고사리와 엄나무순 참취 두릅이 기다려집니다.
당일 뵙겠습니다!
ㅎㅎ 나물가방 큰거 준비했슴다.
아쉽고 아쉽고 또 아쉽도다...안빈낙도 추억의 한페이지에 영원히 자리잡을 금북이여 !!!대대손손 찬란히 빛나리라..소중한 우리의 꿈과함께!!!!
여기저기 봄꽃들이 예쁘네요.
결국은 두분이 끝까지 해내시네요.
감축드리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