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기에 오히려 특별해지는 시래기밥, 강화 대선정 인천광역시 강화군 길상면 초지리 1251-326 / 032-937-1907
참, 없어 보이는 식당하나, 럭셔리를 꿈꾸는 자라면 ?지 말아야 할집이다. 그러나, 그저 평범한 백반 한상 받고 싶다면 한번쯤은 들러 봐야할 강화의 맛집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은 집이 있다.
마치, 버려진 집과 같았다. 처음 마주친 집, 식당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래도 한가지 믿음이 있는 것이.. 볼품없는 집이지만 그 세월이 오래 될수록, 오래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수록 음식의 맛은 제맛이라는 것이다. 거적대기로 대충 걸친것 같은 그런 식당, 미리 알리지만 럭셔리를 기대하는 쪽이라면 강화 대선정은 권하고 싶지 않다. 그만큼 사는 모습이 그대로이고 일부러 이러한 것인가 싶을 정도로 집안 살림까지 그대로 노출 되어 있는 공간이기때문이다. 밥 한끼 먹자고 남의 살림살이까지 보고 싶은 이가 몇이나 되겠는가? 그러한 식당 내부로 들어가 안방같은 공간에 앉는다.
강화 대선정, 강화로 향하는 초지대교를 건넌다. 좌회전을 하면 황산포구요, 우회전을 하게 되면 초지진이다. 초지대교의 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하고 잠깐 이면 대선정의 간판을 만나게 된다. 그자리에서 다시 300m, 염하강의 갯벌이 눈에 들어 오기전에 만나게 되는 허름한 집이 있다. 대선정이다. 주된 음식은 시래기밥이다. 거기에 메밀로 칼국수를 만든 메밀칼싹둑이다. 거기에 하나 더 추가 하자면 감자부침이다. 사실, 강화의 음식 하면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바다와 가차이 있다 하여 특출난 맛을 지닌 강화만의 맛을 맛보기는 쉽지가 않다. 밴댕이회가 있을 수 있겠으나 길손의 입장에서 본다면 밴댕이는 결코 대중적인 음식은 아닌것이다. 누구나 접하지만 쉽게 수저를 들수 있고 최소한의 혐오스러움은 없어야 하는 것이 음식이며, 그 맛에 있어서도 지나치게 감칠거나 간이 된것은 일반적인 맛과는 거리가 먼것이다. 특출난 맛, 그러한 맛을 ?는것이 식도락가들의 특징일수 있겠으나 길손은, 그저 평범한 입맛, 그저 그런 입맛이다. 그러기에 강화 대선정의 없어 보이는 모습이 더 가깝게 느껴지기만 한다.
자리에 앉아 주문을 하면 제일 먼저 나오는 것이 찬이다. 나오는 찬마다 모두 저마다의 맛을 우지하고 있다. 시원함이 면 그대로 시원한맛으로, 고소하면 고소한대로, 씹히는 식감이라면 그대로 식감이 좋은 찬들이다. 거기에 대선정에서만 맛볼수 있는 약과와 떡이 나온다. 달거나 ?딱하지 않은 마음 편해지는 맛이다. 이어 세수대야 만한 큰 뚝배기에 강화 사투리로 메밀 칼싹두기, 쉽게 말하자면 메밀칼국수가 나온다. 바지락이 듬뿍 들어 있고, 야채들로 시원하게 국물을 내어 놓았다. 거기에 메밀을 싹두기로 썰어 놓았는데 잘게 썰은 김치가 한웅큼 들어가 있다. 휘~ 저어 한국자 덜어 국물부터 들이킨다. 시원하고 담백하다. 싱겁다 싶을 정도로 시원한 맛이다. 정 밍밍해 맛을 모르겠다면 감자부침에 함께 내온 조선간장 한수저면 된다. 감자부침은 고소한 맛 그대로다. 쫄깃한 맛이 먼저인듯 하지만 고소함이 입에 그대로 잔해진다. 기름의 맛이 들었건만 느끼함이 없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그리고 나온 시래기 밥, 처음엔 적은 듯하다. 간장을 넣고 슥슥 비벼 먹다보면 그 양이 제법이다. 깊은 그릇을 사용해서 인지 먹어도 먹어도 그자리인듯한 대통밥과 비슷하다. 고소하면서도 짭쪼름한 맛이 첫 맛이라면 부드럽게 씹히는 시래기의 맛이 제법이다. 너무 삶았다 싶을 정도의 느낌이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그 맛을 다 볼수 없었을듯 한 주인장의 노하우다. 시래기밥과 감자부침이 싱거운 맛이라면 제대로 간 밴 된장찌개를 내온다. 깊고 굵직한 맛이다. 향이다.
4인정도라면, 각각에 시래기 밥, 거기에 추가로 메밀 칼싹두기 2인분 정도면 배가 터질지경이된다. 카운터에 준비된 동전을 들고 커피 한잔, 그때서야 대선정의 모습이 제대로 눈에 든다. 식당의 앞 뜰에 작은 연지, 그리고 그 한가운데 선 작은 공간, 그 자리가 대선정일듯 하다. 그 자리에 들어서 보면 예의 식당이다. 물길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물고기가 노니는데 자세히 보면 민물고기다. 인기척이 느껴지면 찰라에 사라진다.
허름한 식당, 그리고 그 자리에서 만난 어머니들, 일하시는 분이요, 주인이다. 직접 내오고 직접 치우신다. 찬하나, 국물 하나에 주인장의 손길은 그대로 전해진다. 그리고 그것은 맛있다는 표현 외에는 달리 말할길이 없다. 그저 만난 음식, 제대로 된 밥한상을 받았다.
by 박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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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길손의 旅行自由 원문보기 글쓴이: 길손旅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