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렬하던 매미소리가 잦아들고 저만치에서 가을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 9월의 첫번째주 화요일 오후에 문수실버복지관의 실버기자봉사단은 울산시 울주군 온양읍 외고산 옹기마을에 있는 울주민속박물관을 취재차 방문하였다. 외고산 옹기마을에는 울주민속박물관과 울산옹기박물관, 옹기발효관, 나만의 옹기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옹기아카데미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울주민속박물관은 울주지역의 민속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하기 위해서 2013년에 개관하였으며 1층은 상설전시실로서 울주의 역사와 민속, 세시풍속과 생업을 소개하고, 2층은 기획전시실과 영상관, 어린이박물관으로서 울주지역의 전통문화와 관련한 다양한 전시물을 관람하고 체험활동을 할 수 있다.
1층 상설전시실에는 울주지역에서 춘하추동 계절별로 사용된 농기구와 어기구, 해녀의 물질에 쓰인 장비, 멸치후리 그물당기기 등의 다양한 소장품과 제례, 상례, 혼례, 출산의례에 대한 자료가 전시되고 있다. 또한 어린이들은 어물전, 채소전, 우시장 등 울주의 오일장을 직접 체험해 볼 수도 있고, 어른은 물론 어린이가 입을수 있는 전통의상도 준비되어 있어서 가족들과 함께 사진을 촬영하면 멋진 추억을 만드는시간이 될 것이다.
2층 영상관의 '우리네 바람이야기'는 '영등할만네 이야기'와 '울주의 사계절과 바람'을 다면영상으로 실감있게 체험을 하였다. '영등할만네 바람 올리기'는 음력 2월 초하루에 하늘에서 내려오는 바람신인 영등신을 위하는 것으로서, 비가 때를 맞추어 알맞게 내리고 바람이 순조로워 농사와 고기잡이가 잘되어 가정이 평온하고 모든 일들이 잘 풀리도록 주부가 정화수를 떠놓고 정성을 들이는 세시풍속이다. 음력 2월은 영등할만네 바람의 달이라고 해서 까다롭고, 변덕이 심하고, 심술맞고, 쉽게 삐지는 할만네가 올라가기 전에 결혼을 하면 '배우자가 바람이 난다'는 속설이 퍼지면서 결혼식을 기피하는 경향이 아직도 남아있다.
2층 울주 10경을 소개하는 다큐는 △가지산 사계 △신불산 억새평원 △간절곶 일출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 △대운산 내운암 계곡 △작괘천 △파래소 폭포 △외고산 옹기마을 △진하 해수욕장과 명선도 △선바위를 고화질 영상으로 만들어서 멋진 랜선여행을 했는데 울주의 경치가 빼어나고 너무나도 아름다워 그 풍경은 가히 환상적이다. 최근에 진하해수욕장과 명선도, 선바위를 새롭게 추가하여 울주 10경으로 선정했다고 한다.
2층 기획전시실에서는 울주지역의 각 마을을 다스리는 '골맥이 할배·할매' 특별전이 열리고 있어서 골맥이의 의미와 가치를 알 수 있는 공간이다. 이 전시실 벽면에는 울주지역 모든 부락의 골맥이제를 영싱으로 담은 QR 코드가 설치되어 있는데 스캔하면 시청할 수 있다.
울주군은 동쪽으로는 동북아에서 가장 먼저 새해 첫 태양이 뜨는 간절곶부터, 서쪽에는 가지산과 신불산 등 높은 산이 있어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빼어난 경관지역으로 정평이 나있고, 울주민속박물관은 지역의 풍부한 민속자료를 바탕으로 전통문화를 잘 보전·전시하고 있어서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루어 울주지역의 미래 문화 창출에 큰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특히 상세하고 재미있게 해설해 주신 체험학습 활동가님께 감사를 드리며, 필자가 어릴적에 보고 자란 주변의 일상들이라서 무척이나 정감이 가는 시간이었다. 관람시간은 9시부터 18시까지이며 명절(신정, 설날, 추석) 당일과 매주 월요일, 공휴일 다음날은 휴관이고 관람료는 무료이며 특별기획전 '골맥이 할배·할매'는 2024년 9월 29일까지 열린다.
2024년 9월 3일 김수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