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날의 그리움
권태균
멀리 치악산 자락이 희끗희끗
그 빛깔은 잔설인듯 한가히 여유롭고
만발한 흰 목련이 도도하지만
개나리, 진달래 화사하게 온 몸을 뒤틀며
4월이라 소리쳐도 어딘가 허전합니다
금새 초라해 질듯한 아쉬움 때문일까요?
아니래요, 그게 아니랍니다
그리움이라고 그리움 때문이라며
누군가 속삭이며 외치는듯 합니다
잛았던 5월의 봄도
진초록의 융단같은 산등성이도
봄날의 그 아련한 뜻모를 기억도
이젠 모두 그리움 입니다.
* 할아버지의 밥상
권태균
할아버지와 맏손자
개다리소반에 마주앉은 조손 맞상
할아버지 밥 그릇 이밥과 조밥이 반반
맏손자 밥 그릇 입쌀과 좁쌀이 삼대칠
아랫 자리 할머니와 아버지, 남동생들
둘레상에 옹기종기 입쌀은 희끗희끗
그 아랫 자리 어머니와 여동생들
맨 바닥에 김치 쪼가리와 꽁조밥
그래도 한 끼 식사자리 정이 오고갔다
할아버지는 늘 3할의 밥을 남기신다
끝자리 손녀들에게 한 숫가락 나눔의 밥
할아버지 밥상은 사랑과 배려의 내림 밥상이다.
* 꽁조밥 : 좁쌀로만 지은 밥
☆ 약력
* 아호 : 명호(明湖)
* 경북 봉화 출생
* 문예사조 시로 등단
* 짚신문학회 회원
* 문예사조 편집위원회 이사
* 짚신문학상/문예사조문학상 수상
* 저서 : 시집 『목각인형』 발간
동인지 『글밭을 가꾸는 사람들』(2024)
* e-mail : tgk121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