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07년3월11일(일) 날씨:흐림.눈.맑음(강풍) 엊그제 일요일날 산행을 하기로 했는데 친구가 시간이 안된다길래 오늘은 늦은 지각 산행이다.별생각없이 보찜을 싸서 9시경 달구지를 끌고 천천히 빠르게 칠보산으로 내달려 본다. 연풍 I/C를 빠져나와서 쌍곡계곡 입구에 다다렀을때 갑자기 먹구름이 끼드니만 함박눈이 내 시야를 가린다.소금강 입구에 들어서면서 이제는 천천히.... 칠보산 들머리인 떡바위에서 계곡을 건너 산행을 시작해본다. 오전 10시30분.시작도 하기전에 함박눈이 가야할길을 지워버린다.좀 별나게 산행을 해보지만 오늘도 N.T 산행이다.알겠죠.(1봉-9봉) 약 15분 정도를 돌아서 식당이 있는 옆길로 올라서니 첫 오르막길이 약60도 정도의 경사다. 워밍업도 하기전이라 얼마나 힘이들든지...1봉오르기전 암릉의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다정한 모습으로 나를 반기는 걸까? 날씨도 변덕스럽다.이내 햇빛이 비치다가 갑자기 사라져 버리고 두둥실 떠있는 구름도 볼거리를 제공해준다.암릉이라 오르내림은 눈이와서 엄청 미끄럽다. 몇 구비를 돌고돌아 암릉을 타고 내려서니 굽은 소나무가 개선문 처럼 나를 환영이라도 해주듯이 턱 버티고 서있다. 11시35분 전망이 아주좋은 5봉인지 몰라도 저 멀리에서 산님이 내 디카에 잡힌다.돌아서서 오르막길 우측 바위에 고드름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목도 마르고 잘 생긴 한놈 골라서 한입 깨무니 정말로 속까지 시원하다.11시50분 우측에 나타난 슬랩지대와 고사목이 함박눈과 함께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있다. 큰 덤바꾸와 이풍진 세상을 몇 백년이나 잘버티어온 노송들.. 정말로 사진에 담을수 없길래 내 맘속 깊이 간직해본다. 산님과 첫만남에서 군자산을 뒤로 하고 증명사진을 찍을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 12시경 돼지코 처럼 생긴 바위를 만지면서 안산.즐산을 해달라고 맘속으로 빌어본다.약 10여분을 내려서니 바위 틈새 로프구간이 심상찮다. 조심~~~ 이제 소나무도 하얀면사포를 써고 제각기 자태를 뽐내고 있다. 12시58분 칠보산 정상 도착.눈빨이 날리는데도 엄청많은 산님들이 시끌벌쩍하다.눈바람도 세차게 불고 계단아래를 돌아 나만의 공간에 김치찌게와 쇠주 한잔으로 요기를 하고 보배산을 향한다. 이제부터 아이젠을 착용하고 서둘러 보지만 로프구간엔 완전정체다. 아!그런데 느낌이 절말 쪽인것 같아서 되돌아와 좌측능선을 올라보지만 영 찝찝하다.오늘도 알바인것같다. ㅋㅋ 14시50분경 악휘봉,덕가산 갈림길이다.되돌아가고 싶었지만 덕가산을 지나 각연사길을 찾아갈 요령으로 뜀박질이다. 덕가산으로 이어지는 길은 육산에다 낙엽과 눈이 제법 많이 쌓여있다. 힘든길은 아닌데 상수리나무와 큰 소나무가 정상 근처에 있을뿐... 볼거리는 별로다. 입석리로 가는길은 선명한데 각연사로 가는길을 찾지못해서 포기하고 능선과 계곡길을 개척하면서 문득 "가지않는 길" 이시가 뇌리를 스쳐간다.낙엽이 많은곳은 무릎정도까지 빠진다. 오후4시경에 산행을 무사히 마쳤지만 인적이 없는 터널 공사장 현장이다.방향감각을 몰라서 페이로다 기사님 한테 물어보니 큰 대로까지 빨리 걸어도 30분은 넘게 걸린단다. 아이구!!! 기사님 대구에 왔는데 산길을 잃어서 헤멧다고 하니까 자기 처남도 대구에 산다면서 흔쾌히 대로까지 태워주신다. 얼마나 고마운지.. 30여분을 기다려 버스를 타고 쌍곡계곡에 내려서니 눈 바람과흙 먼지가 눈도 못뜰지경이다.바람을 안고 또 4-50분은 족히 걸어야할 길이 아닌가? 별 기대는 하지 않지만 혹시나 하는 맘에 지나가는 차마다 손을 들고 검문을 해본다. 10여분이 넘어서야 나의 구세주를 만난다.정말로 눈물나게 고마웠다. 꼬마 녀석에게 과자값을 주고 오늘도 힘든 산행 이었지만 참 고마운 사람을 만나서 마음속 깊이 새길 칠보산-덕가산 산행에 마침표를 찍는다.오늘의 교훈은 길이 아닌길은 기쁨과 즐거움을 주지만 항상 고통과 위험이 따른다는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