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쿄토, 나라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그때 흔히 '란덴'이라 불리는 케이후쿠전철의 일부 구간(료안지~아라시야마, 케이후쿠전철 기타노선 및 아라시야마본선 각 일부구간)를 탑승한 적이 있습니다.
오래된 주택가 골목길 사이의 단선(아라시야마본선은 복선) 노선(그래도 궤간은 표준궤입니다)을 누비는 단량 노면전차의 느낌이 굉장히 좋았던 기억이 나서, 짤막하게 글을 올려 볼까 합니다.
최고속도 40km의 느린 철도로서, 고풍스런 관광지와 주택가 사이를 느릿느릿 다니는 낭만의 노선입니다.
료안지의 세키테이(石庭). 유명한 곳입니다. 세상을 저 좁은 정원 안에 압축하여 표현한다는, 일본 특유의 사고방식을 집대성하여 보여 주는 곳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같으면 저렇게 안 하고, 창덕궁 후원 처럼 그냥 자연 그 자체를 공간으로 받아들이겠지요. 가까운 나라지만 자연을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서 커다란 차이를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근데, 제가 갔을 때는 공사중이라, 원래의 석정 중 일부만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 사람들이 앉아 있는 곳도 밑에 원래 석정이 있는 자리입니다.
란덴 료안지 역에 왔습니다. 아라시야마 방면에 있는 건널목입니다. 엄청난 곡선... 단선이고, 역에서 교행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고도 교토의 이미지에 안 맞는 낙서가 있군요^^
료안지 역입니다. 당근 무인역이고, 기타노햐쿠바이쵸 행 열차와 카타비라노스지 행 열차가 정차하면서 교행하고 있습니다.
료안지 역 플랫폼에서 기타노햐쿠바이쵸 방향을 바라보고 찍은 사진입니다. 다음역인 도지인 역이 보이는군요. 나무침목을 쓰고 있군요. 노선 관리상태는 노면전차 노선답게 그리 썩 훌륭하지는 않군요.
료안지역의 카타비라노스지 방면 승강장입니다.
란덴 아라시야마본선과 기타노선이 분기하는 카타비라노스지 역입니다. 물론 유인역이고, 생각보다 규모가 있습니다. 저 앞에 오른쪽으로 나가는 복선 선로가 시조오오미야 방면 아라시야마본선 노선입니다. 왼쪽의 단선이 기타노선으로 나가는 선로입니다.
카타비라노스지역에는 플랫폼 이동을 위한 지하통로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지방 중소사철이다 보니 조금 후줄근 하군요.
카타비라노스지 역의 개찰구입니다. 요금표가 보이시죠? 성인 200엔, 어린이 100엔 균일~
'겐지모노가타리 천년기'랩핑이 되어 있는 전차입니다. 구 201형 전차로, 현재는 631형으로 변신~
카타비라노스지역 유치선에 모보 21형 전차가 유치되어 있습니다. 멋지네요~
역장실이 비어 있는 채로 밖에서 다 보이길래 한방~ 여기도 토마스가...
역장실 내부입니다. 회사 사정이 정말 별로 안 좋은지, 시설이 좀 그러네요. 마치 70년대 같습니다. 저 전화기는 제가 어릴 때 시골에 가면 수화기 들고 옆에 손잡이 돌려서 교환수를 통해 통화하던 전화기랑 똑같이 생겼네요.
아라시야마 역에 도착했습니다. 플랫폼에는 족탕이 있습니다. 비도 오고 해서, 저는 이용하지 않았지만 다음에 혹시 또 가게 되면 한번 해볼까 합니다.
아라시야마 역 개찰구. 그래도 '터미널식' 역입니다.
밖에서 바라본 아라시야마 역입니다. 위에 플래카드를 보니, 생각보다 란덴을 타고 갈 수 있는 관광지가 많군요.
교토에, 그것도 아라시야마에 왔으니 쿄료리(京料理)는 한 번 먹어보아야지요. 정식을 시키니, 사진의 음식부터 해서 여러가지가 계속 나오는데 맛있더군요. 가격은 약간 부담스러웠지만.
이제 아라시야마 구경을 마치고 다시 오사카로 돌아가기 위해 한큐 아라시야마역에 왔습니다.
한큐 아라시야마 역 플랫폼. 좌측의 플랫폼은 안 쓰는 듯 합니다. 차량은 6452, 한큐 6300번대 차량입니다. 1976년 블루리본 상도 수상한 차량이네요. 이때, 막 한큐 아라시야마선 차량이 이 모델로 바뀐 때였습니다. 이런 짧은 노선에서 (비록 옛날이지만)특급형 차량을 타보다니~
역시 한큐 차량의 외관, 도색, 내장은 언제나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더구나 원래 특급으로 운용되던 차여서 그런지, 좌석도 상당히 편안하더군요. 가쓰라 역에서 교토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내리기가 아쉬울 정도였습니다.
아, 오랜만에 사진을 보니 아라시야마에 또 가고 싶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첫댓글 잘 읽고 갑니다~칸사이도 가보고 싶네요
란덴은 레토로(retrospective)적인 느낌이죠. 잘 보았습니다^^
작년 아내와 배낭여행하였는데 님의 경로와 반대로 하였네요. 카스라-아라시야마-료안지-----> 이렇게 움직였는데 님의 글을 보면서 기억이 새롭게 떠 오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