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1
몸살, 찔레꽃 붉게 피는
제 몸의 줄무늬를
痛點, 아직도 짚어내지 못한
내 몸을 어느 곳에
너를 기다리는 동안 너는
물결처럼 솟아오르는 너는
너도 나에게
담장의 꽃은 붉다
비로소 제 몸 눕혀
謨反 들, 속수무책의
도둑일기
그 골목의 담쟁이
꽃 피는 한 시절이
2
읽지 못한 책
폭설로 길을 잃어
네 몸 얼고 녹으며
얼음폭포
얼음덩어리 詩
강촌民 泊
생존
기댈 곳 없는 슬픔
때로는 무릎 꿇고
약속된 것은
늙은 악사
日蝕
헐벗은 默想
밑바닥의 십자가
3
흐르는 물을 붙잡고
반지
돌
구멍, 어둡고 축축한 그것 이
이사
밑바닥
흐르는 길목들
컴컴한 입의 坑 道
다만, 타클라마칸 사막이라고 불리는
뜨거운 자갈을
벌초를 다녀왔더니
사마귀
臨終
밤의 비닐봉지
4
번갯불의 이름으로
홍제동 한 시절
봄은 나에게
입을 막고 부르는 노래
희고 고운 돌들도
放生
여기서 보니
나를 대신하여
숯은 저토록 검게 빛나고
그 밤이 나를 두고1
그 밤이 나를 두고 2
나의 눈물은
흘러간 불빛 속으로
어디서 이런 꿈 을
오래가는 봄날
늪지대
碑文 , 쓰여지지 않는
해설/ 박철화
진흙의 연금술, 낭만적 자아와 세계의 화해
임종
- 오정국
그때 내 머리 위로 뜨거운 물결이 흘러가기 시작했다
나는 울음을 삼킨 채 그 물결을 바라보았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날 밤, 달빛도 뜬눈으로 밤을 지 새웠다
강물을 옥양목처럼 헹 궈 벌판에 널어놓았 다
^^
멀리 가는 것들 가서 다시 오는 것들
그 누가 뜨거운 울음을 헹궈 한 편의 옥양목 시로 펼쳐놓아줄 건가
저자
오정국 지음
출판사
세계사 | 2005-12-12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1988년 현대문학 시 추천으로 등단한 오정국 시인의 네 번째 ...
카페 게시글
글이랑 책이랑
멀리서 오는 것들 / 오정국
빙시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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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2
14.06.03 00:08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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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제야, 시집을 펼쳐봅니다
시에서 시작했으니 시에서 끝을 내리라는 오래된 믿음
제가 머무는 곳은 날마다 봄입니다
물이 그득한 논엔 모들이 새파랗게 머리칼을 세우고
그 위로 수천의 빗방울들이 떨어지는
장엄한 하루였습니다
아항, 보리, 생일 늦게나마 축하합니다
후후
회오리바람에 휩쓸려....쓰라려.......
차례를 시행인 줄 알고 이어 읽다가, 이것은 어떤 새로운 시도일까?
한동안 갸우뚱거리며 묘미에 젖어보았답니다.^^
웃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