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까지의 건치, 유치부터 관리

아이들의 치아는 어차피 빠질 치아인데 무슨 치료가 필요하고, 왜 치과에 다니냐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문제는 그 치아가 언제 빠질 것인가, 그리고 건강하게 빠질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가고 어릴 때 건강해야 무럭무럭 잘 자라 건강한 어른이 되는 것처럼, 어릴 때의 치아건강이 어른이 되었을 때의 치아건강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유치는 영구치의 길잡이 역할을 하여 제 위치로 올라오게끔 유도해주고, 영구치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여 튼튼하게 영구치가 올라 올 수 있게 해 준다. 그런데 이러한 유치에 충치가 생기고 염증이 생겨 일찍 뽑게 되는 일이 생긴다면 영구치는 제 위치로 올라오지 못해 삐뚤어지고, 유치 염증의 영향으로 약하게 만들어지게 된다.
또한 유치에 충치가 많이 있는 상태가 그대로 방치가 된다면 그만큼 입안에 충치세균의 숫자가 엄청 증가하게 되어 나중에 영구치가 올라올 때 영구치가 충치세균의 공격을 받아서 충치에 이완될 확률이 아주 높아지게 된다.
치아 교환 시기에 치과 정기검진
유치는 평균 6-7개월 경에 아래 앞니가 나기 시작하고 2년 6개월 정도에 20개의 유치가 모두 나게 된다. 하지만 개인차가 심하기 때문에 돌 무렵까지 치아가 하나도 나지 않는 경우도 있고, 2-3개월 무렵에 치아가 일찍 나는 경우도 있다.
만 5-6세가 되면 아래 앞니부터 빠지기 시작하며 이후에 아래 옆니, 위의 앞니, 옆니 순으로 빠지게 된다. 하지만 이 순서도 아이들에 따라서 조금씩 다를 수 있으므로 치아 교환시기에는 치과 정기 검진이 꼭 필요하다.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초등학교 1학년 사이에 위, 아래 앞니 8개가 영구치로 교환이 되며 그 후 몇 년을 쉬었다가 초등학교 3-4학년이 되면 유치 어금니와 송곳니들이 빠지게 된다. 초등학교 5학년 정도면 모두 영구치로 바뀌게 되는데, 혹시 너무 늦게까지 영구치가 올라오지 않는 것 같으면 치과에서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소아치과에서는 영구치가 아예 없는 아이들을 꽤나 자주 볼 수 있다.
우리아이 치아관리 방법
■ 치아가 나기 전
: 수유 후에 거즈나 화장솜에 물을 묻혀서 입안을 깨끗하게 닦아 주도록 한다.
■ 치아가 나기 시작하면
: 위의 방법들과 병행해서 실리콘 칫솔로 앞니들을 닦아 주고 삼켜도 되는 치약이나 물만으로 닦아 주어도 된다.
■ 돌 무렵
: 모유수유나 우유병을 통한 수유를 중단하고 컵으로 먹는 습관을 알려 주는 것이 좋다.
어금니가 나게 되면 어린이용 칫솔을 사용해야 한다. 아직 뱉는 것에 익숙하지 않으니 계속 연습을 시키는 것이 좋으며 치약은 ‘쌀 한톨’ 정도의 양만 사용하고 칫솔질 후에 입안에 남아있는 치약은 거즈나 손수건으로 닦아 내어 주면 된다.
입안의 치태 및 세균막은 의외로 잘 닦이지 않는데, 싱크대나 세면대에 물때가 끼는 것과 같아서 매일 정성껏 닦아 주지 않으면 쉽게 없어지지 않고 충치를 유발하게 된다. 집에서 닦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충치가 없더라도 6개월에 한 번 정도는 치과에서 치면 세마 및 불소도포를 해주는 것이 충치 및 잇몸 건강에 도움이 된다.
■ 어금니가 다 올라오게 되면
: 만 3세면 윗니10개 아랫니 10개의 모든 유치들이 모두 제자리를 잡게 되는데 앞니가 촘촘히 붙어 있는 아이들은 치실을 정기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치아 사이는 칫솔이 들어갈 수 없는 자리이고 음식물이 끼어도 잘 빠지기가 어렵고, 아이들은 치아 사이 부분에서 충치가 잘 생기므로 치실로 자기 전 하루에 한 번은 치아 사이를 청소해 주도록 한다.
■ 만 6세가 되면
: 유치 어금니의 뒷편으로 제1대구치라는 영구치가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제일 뒷쪽이라 잘 닦기가 어렵고 닦아 주려 하면 구역질을 쉽게 내므로 제 1대구치는 올라오는 동안에 충치가 많이 생긴다. 이 치아는 평생 소중하게 사용해야 하는 영구치이므로 아이가 컸다고 양치를 맡기지 말고 부모님이 확인을 해주는 것이 좋다.
다 올라오게 되면 치면열구전색(실런트)이 충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보통 아래 앞니가 빠지는 시기 즈음에 올라오므로 잘 확인해 보도록 한다. 유치가 빠지면서 나는 것이 아니라 잇몸을 뚫고서 올라오는 것이라 간혹 보호자분들이 영구치가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아예 치아가 새로 올라온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혼자 하는 칫솔질, 아직은 무리
칫솔질은 아주 정교한 손동작을 필요로 한다. 아이들은 칫솔질을 혼자서 하겠다고 우기는 경우들이 많은데, 항상 마지막은 부모님이 닦아 주는 것이 좋으며 완전하게 맡겨도 되는 때는 ‘혼자서 운동화 끈을 묶을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또한 어른들과 아이들은 충치가 생기는 부위나 패턴이 다른데 특히 아이들의 경우 위 앞니에 충치가 많이 생긴다. 그러므로 앞니를 닦을 때는 손가락으로 입술을 들어 올려 앞니가 잘 보이는 상태에서 쓸어 내리듯이 닦아 주고 안쪽부분도 잘 닦아 주는 것이 필요하다.
평생 치아건강을 위해 정기적인 구강검진
대한소아치과학회에서는 늦어도 돌 때 소아치과에 내원하여 정기검진을 받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아이들은 건강한 상태여서 칫솔질이 조금 부족한 부위를 알려 주고, 치아관리 요령에 대해 상담을 하고 있지만, 몇몇 아이들에게서는 벌써 충치의 전조증상이 관찰되기도 하고 보호자분이 미처 알지 못하고 있던 치아의 형태이상이나 개수 이상이 발견되기도 한다.
정기적인 치과검진을 받으면 치태가 끼어 있는 부분을 닦아 주고, 불소도포를 통해 치아에 불소농도를 높여서 이를 튼튼하게 하고 충치를 예방할 수 있으며, 충치가 생겼더라도 조기에 발견이 가능하게 된다. 또 구강위생을 유지하는 법을 지도해 줌으로서 이를 잘 닦을 수 있게 하여 치아와 잇몸을 더 깨끗하고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
글/ 박윤정/ CDC어린이치과병원 바다탐험진료실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