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의 농삿일이 기계화가 많이 진행됐다고는 하지만, 특히 밭일의 경우에는 사람의 손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마도 뉴스를 통해 심심찮게 농촌에 일손이 부족하다는 보도를 많이 접했겠지만, 농부들의 체감지수는 도시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아주 심각한 상황이지요.
우리 마을에서 주로 품을 파는 분들의 평균 년령이 65세 이상이고, 그나마 매년 일손 구하는 일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할머니들은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을 하십니다. 11시간 동안의 고된 작업이죠. 여름엔 그늘조차 없는 밭에서 땀 흘려가며 일해야 하고, 요즘 같은 초겨울엔 추위에 몸을 맡기고 일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일하고도 하루 품삯은 4만원. 그 품삯으로 11시간을 일하려는 도시 노동자는 아마도 아무도 없을 겁니다.
제가 귀농한 2008년에 하루 품삯이 3만원이었으니, 4년 만에 1만원이 오른 셈입니다. 품을 사는 사람들은 품삯이 많이 올랐다고 불평이 많습니다. 농산물 가격은 늘 제자리인데, 농자재 값이나 품삯은 매년 오르니 하는 말일 겁니다.
하지만 결코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요즘은 싼 품삯이라도 일 나오시는 할머니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앞으로 몇 년이나 더 할머니들과 함께 밭에서 일할 수 있을까요? 아마도 조만간 외국인 노동자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겠죠.
할머니들이 부디 건강하게 오래 사시길 바랄 뿐입니다.
파주 천지보은 공동체 이정복 생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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