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기초학력 ‘20년 제자리’
Submitted by admin on Thu, 12/13/2012 - 19:01
국제학력평가분석 결과에 호주 정치권, 교육계 ‘멘붕’
호주 어린이들의 읽기, 수학, 과학 등의 기초학력이 한국, 홍콩 그리고 서방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진 것으로 국제학력평가 분석에서 드러나자, 호주 교육계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최근 발표된 국제학업평가성취협회(The 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the Evaluation of Educational Achievement)의 평가 분석에 따르면 호주 어린이들의 수학 및 과학 실력은 근 20년째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0년 세계 주요 국가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국제읽기능력평가(The Progress in International Reading Literacy) 조사에 따르면 전체 호주 어린이들의 ¼ 가량은 기초 학력 미달로 분류됐다.
동시에 실시된 국제 수학 및 과학 평가(the Trends in International Mathematics and Science Study)를 통해서도 호주의 4학년 어린이 10명 가운데 단 한 명만이 영어, 수학, 과학에 대한 국제평가에서 ‘상위’ 수준에 포진했다.
전체 순위에서 호주 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들의 읽기 능력은 평가대상이 된 45개국 가운데 27위에 머물렀으며, 1위를 차지한 홍콩 어린이를 비롯 핀랜드, 러시아, 미국, 앵글랜드 등에 훨씬 뒤처졌다.
초등학교 4학년생들의 경우 수학에서는 18위, 그리고 과학에서는 25위를 각각 차지했다.
8학년 학생들은 수학과 과학에서 각각 12위를 차지해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호주 어린이들의 평가 대상 항목의 전체 평균점수는 폴랜드, 리투애니아, 뉴질랜드 수준에 불과했다.
이번 국제학력평가의 수학 부문의 상위 3개국은 싱가포르 한국 홍콩이, 그리고 과학부문은 한국, 싱가포르, 핀란드 순으로 나타났다.
호주 4학년 어린이들의 경우 국제읽기능력평가(the Progress in International Reading Literacy)에는 처음 참여한 관계로 향상이나 퇴보 여부는 평가되지 못했다.
반면 국제 수학 및 과학 평가에는 지난 1995년부터 참여해왔다.
한편 호주의 지역별로는 ACT가 가장 우수한 성적을 보였으며, 뉴사우스웨일즈 주와 빅토리아주가 엇비슷한 수준으로 그 뒤를 이어 학력평가고사 과 거의 흡사한 결과를 보였다.
또한 뉴사우스웨일즈 주의 경우 학생들간의 성적 격차가 전국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뉴사우스웨일즈 주만의 성적을 이번 국제평가에 적용할 경우 4학년 어린이들의 읽기는 전국성적에서 다섯 단계 뛰어 오른 22위를, 8학년의 수학은 7위를 차지하게 된다.
△정치권 이전투구 공방
이번 보고서를 통해 호주 어린이들의 기초학력이 미국, 영국, 캐나다 등의 선진 영어권 국가에 비해 10여 년 뒤처진 것으로 확인된 데 대해 정치권도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다.
일단 여야 모두 교육 혁신의 필요성에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방법론에서는 엇갈린 시각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 보고서 결과에 대해 정치권은 이전투구 식 공방전을 펼쳐 학부모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또한 연방정부와 각 주정부는 전국통합커리큘럼제도를 앞세운 연방정부의 현 교육정책을 두고 날 선 대립을 보였다.
연방정부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호주 학교 교육 시스템을 전국단위로 통합해야 하는 당위성이 거듭 확인된 것”이라며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다.
호주 교육 상황을 적극 옹호해온 피터 가렛트 연방학교교육부장관 역시 “이번 보고서 내용은 경각심을 심어주고 남는다”면서 “모든 주의 모든 학교가 학업 수준에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고 개탄하면서 정부가 추진해온 전국단위의 교육통합정책의 중요성을 적극 강변했다.
즉, 연방 정부가 추진해온 전국단위 커리큘럼 도입 및 곤스키 보고서에 따른 교육예산개혁 정책 등이야 말로 시의적절한 혁신조치였다는 것.
가렛트 장관은 또 “이번 조사는 정부의 혁신정책이 도입되기 전인 2010년에 실시됐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이에 대해 빅토리아주의 마틴 딕슨 교육부장관은 “캔버라 위주로 편성된 전국통합커리큘럼은 해결책이 아닌 또 다른 문제가 될 것”이라고 통박했다.
딕슨 교육장관은 ABC와의 대담에서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학교 교육 수준 향상은 통제가 아닌 자율권 강화임이 입증된 것”이라며 상반된 해석을 제시했다.
이런 맥락에서 각 주와 테러토리 교육당국의 지역 내 학교 관할권이 더욱 보강돼야 하고 학교의 자율권이 강화돼야 한다는 점을 그는 적극 주장했다.
△2025년 세계 5대 교육 강국 진입…?
이번 연구결과로 줄리아 길라드 정부가 설정한 오는 2025년까지 세계 5대 교육 강국으로의 진입계획은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요원해진 것으로 받아들여질 전망이다.
이번 국제 학력 평가 작업의 호주 측 책임을 맡은 호주교육연구원(ACER)의 제프 마스터즈 원장은 “상당히 실망스런 결과다”라고 단정지으며, “현재의 추세로 보면 줄리아 길라드 연방총리가 설정한 오는 2025년까지 세계 5대 교육 강국 진입은 요원해졌다”고 우려했다.
마스터즈 원장은 “이번 연구조사 결과에 대해 다양한 반응과 해석이 있을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교실 안에서 어떻게 수업이 진행되느냐가 가장 본질적인 쟁점”이라고 지적했다.
마스터즈 교수는 “전국통합시스템이든 주정부 관할 구도이건 더 중요한 점은 매일 매일 교실 안에서 어떻게 수업이 진행되느냐이고, 결국 교사의 자질과 학교의 리더십 문제”라고 단정지었다.
마스터즈 교수는 “다른 나라의 교육은 앞을 향해 뛰어가고 있는데 우리는 현재에 안주하고 있다”며 비관적 반응을 보였다.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교사 노조는 학생 당 교육지출예산 문제를 질타하고 나섰다.
△교사노조, 예산타령…교육학자 ‘교사자질 및 학교 리더십이 관건’
교사노조는 “학교 지원 예산 감액으로 야기된 결과”라며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연방정부는 곤스키 보고서를 통해 1년 당 교육예산을 65억 달러나 삭감하려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연방야당 측은 "예산만 늘려서는 되는 문제가 아니라고 이는 교육 제도의 구조적 문제"라는 반응을 보였다.
호주교육연구원의 마스터즈 원장 역시 “기초학력우수 국가와 학생 당 교육비 지출 수준과의 직접적인 연관관계는 없다”고 논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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