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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김은자 시인은 문단에 데뷔한 지 얼마 안 된다고 겸손해 하지만, 그 이상의 실력과 철학을 담고 있다. 따라서 ‘돌개울 연가’에는 인생과 사물에 대한 자기 관조가 확실하고 은밀하다. 풍부한 경험과 곡절을 겪은 연륜의 내공이 각 작품으로 승화되어 있다. 시인은 평생을 공부하고 학생을 가르치면서 살아왔다. 특히 일본어에 능통하고 칠순이 넘은 근래에 와선 중국어 공부에도 열정을 쏟는다. 평생을 배우면서 살겠다는 굳건한 의지를 지닌 시인이다.
저자소개
일본 경도대학교 대학원 공학부 수학
▹ 『에세이포레』 수필 등단, 『문예춘추』 시 등단
▹ 『문예춘추』 이사, 한국육필문학회 운영의원
▹ 마산 제일여고 교사, 일본 경도 한국중・고등학교・이화여대
・한양대・동국대・명지대・시민대학・불교방송국, 한국일보,
현대・삼성 문화센터 강사, 일본 고베, 나가오카 출강 역임.
일본 아시안 핸드테라피 협회 상임고문.
▹ 『문예춘추』 8회 수필문학상 수상
1회 빅톨위고문학상 금상 수상
▹ 『한국문학방송』 제4회 한국전자문학상 수상
▶ 시집
『불꽃은 영원하리』, 『그리움의 비등점』
『달빛 젖은 푸념가』, 『딴 여인을 가슴에 품은 남편』
『물 위에 쓴 연서戀書』, 『돌개울 연가』
▶ 수필집
『내 귀에 말 걸기』, 『침묵의 아우성 대학로』
『가슴이 듣는 진혼곡』, 『흔들림의 미학』
『인사동 소나타』, 『임자, 우리 잘 살았지!』
『사랑의 등고선』, 『사무친 슬픔의 원형질』
『여보! 잘 살았구려』
차례
머리에 두는 글 _04
*특별기고
인생 팔십년人生 八十年 -석계 윤행원 작가 _16
팔순八旬을 위하여 -이천 윤석환 박사 _18
세상에 우연이란 없다 -하당 현성엽 시인 _20
제1부 돌개울 연가
24 돌개울 연가
26 바람의 멀미
28 아! 유관순 열사
30 그리움의 숨비소리
31 추억을 우는 밤
32 지혜를 꺼내다
34 잦아드는 미련의 즙
36 시를 업고 뒤뚱거린다
38 슬픔의 끝자락에서
39 서툰 이별
제2부 어개로 우는 여인
42 어깨로 우는 여인
44 어젯밤 꿈에
45 존재의 그늘
46 자룡이 방에서
48 잠들기 전에
49 인연이 다 하는데
50 예술의 창고
51 시간이 뚝뚝 떨어진다
52 두절의 벽
54 겨울이라 추운 거야
제3부 무심지에 가득한 그대
58 무심지에 가득한 그대
59 고마움의 불감증
60 물의 세례
62 뿌리는 촉으로 뻗으리
64 구정 선물
66 귀의 고백
68 그대 없는 사랑
70 그리움의 포로병
72 기쁨 다발이
73 덧나는 서러움의 꼬락서니
제4부 꽃이었나, 바람이었나
76 꽃이었나, 바람이었나
78 등의 거리가 멀어진다
80 말 걸어오면
82 들꽃 같아 위로를
83 맑은 물에 노는 고기
84 맘속에 소녀가 있다는 말
86 내가 두고 온 알래스카의 별
88 닮은 모습
90 꽃다발 같은 사랑
92 멍든 가슴
제5부 소리의 거미줄을 걷으며
96 소리의 거미줄을 걷으며
98 백석 시인을 만난 초하루
100 숨비소리 몸짓
102 나이를 더 늘려가며
104 세상을 다 준데도
105 덤이던 선물
106 불로 가는 여정
108 불면 고문
109 빈 가슴에 품고
110 삶의 표면에 껄끄러운 문장들
제6부 새벽이슬에 젖으며
114 새벽이슬에 젖으며
116 수고 속에 감춘 속내
118 십팔번
120 미지의 사람아!
122 그 이상은 없네
123 아버지의 눈물
124 아침 공복 지식 복용
126 인연을 주워서 가슴에 묻었다
128 결핍을 채운답시고
130 어디까지 가려 하나
제7부 물 위에 쓴 연서
134 물 위에 쓴 연서戀書
136 은빛 문향 사르며
138 어미 소의 눈물
140 콩 한 쪽의 여행
143 드나드는 마음결
144 물결 위에 하늘 무늬
146 눈물이 굳어간다
147 얼비친 인생
148 품고 가야 한다면
149 침묵의 심장
제8부 그리움의 비등점
152 그리움의 비등점
154 딴 여인을 가슴에 품은 남편
156 덧없는 생애의 살점
158 마음을 여미며
160 언어의 섬유질
162 이지러진 달의 언어
164 인식과 연민의 경계선
166 주눅을 말려주다
167 알아차림의 속성
168 가상의 괘 엿보기
서평書評 _172
출판사 서평
4인의 중장년 우정이 깃든 김은자 시집 ‘돌개울 연가’
중견시인인 김은자 시인이 출간한 여섯 번째 개인 시집 ‘돌개울 연가’는, 오랫동안 우정을 쌓아온 네 사람 가운데 윤행원 시인의 팔순 축하를 화두로 삼았다. 김은자 시인을 비롯한 윤행원, 현승엽, 윤석환 시인 등 4인 방이라 불리는 이들 시인은, 시를 통해 쌓아온 우정의 빛깔을 개인 시집임에도 각자 축하 시를 실어 ‘돌개울 연가’ 화두에서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한 권의 시집을 읽는다는 것은, 시인이 살아 온 삶을 유추해 본다는 의미기이도 하다. 시인이 살아 온 간난(艱難)의 역사와 사물을 보는 가치관과 세상을 읽는 세계관을 감상하게 된다. 시마다 배여 있는 인격의 생김새 또한 볼 수 있다.
시를 읽다보면 즐거운 일도, 괴로운 일도 어느새 동화되어 희로애락을 공감하는 세계로 빠진다. 치열하게 살아 온 한 인생행로와 맞장구를 치게 되는 것이다.
시는 그 사람의 문화이고 생각이다. 작품에서 시인의 마음가짐을 읽어내면 시인과 시를 대체적으로 풍요롭게 이해하게 된다. 시를 감상하다 보면 시인이 생각하는 깊이를 느끼게 되는데 이는 읽는 이의 사유 폭을 넓혀주기도 한다.
많이 듣지 말라고 오른쪽을
닫아버린 줄도 모르고
세상이 반 토막 난 반편의 눈치
가까운 마음도 못 들으며
먼 마음을 어찌 헤아리겠나.
-귀의 고백 중에서
김은자 시인은 문단에 데뷔한 지 얼마 안 된다고 겸손해 하지만, 그 이상의 실력과 철학을 담고 있다. 따라서 ‘돌개울 연가’에는 인생과 사물에 대한 자기 관조가 확실하고 은밀하다. 풍부한 경험과 곡절을 겪은 연륜의 내공이 각 작품으로 승화되어 있다. 시인은 평생을 공부하고 학생을 가르치면서 살아왔다. 특히 일본어에 능통하고 칠순이 넘은 근래에 와선 중국어 공부에도 열정을 쏟는다. 평생을 배우면서 살겠다는 굳건한 의지를 지닌 시인이다.
시인의 시들은 사색의 결이 곱고 엄정(嚴正)하다. 때로는 깊은 사유에 감탄을 한다. 인생관이 낙천적이고 긍정적이다. 대상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지성이 따뜻하고 겸손하다.(이상 윤행원 작품평에서)
본문 일부
그 이상은 없네
생애를 걸어 사랑을 기다리며 꿈꾼들
이루지 못할 수도 있지만
늦게나마 찾아 와준 사랑이라면
목숨도 아깝지 않게 사랑하고 말 게야.
니르바나에 이르려는 숨 가쁜 침묵
무아의 경지에 꽃을 피우려는 숨결 무늬
석양의 모래 위에 그리다가 지우며
연분홍 차렵이불 개켜보고 싶을 게야.
사랑은 아름다워서 허공에 뿌리 뻗으며
얼크러진 사연으로 고통을 재단하다가
그 이상 없을 니르바나의 언덕에 이르면
영혼까지 불사르며 재로 흩어지고 마는가 봐.
내가 두고 온 알래스카의 별
알래스카 바다에 별이 쏟아진다.
내 별을 만들어 친구 삼고 놀았다.
새로운 삶의 세계 문을 열고
기본적인 생명 활동에 즐거움을 주는 힘은
재화의 힘이 스며들어 가능한 휴식
노구를 이끌고 마지막 여행을 하는 무리 속에
주분 언니와 밤새는 줄 모르는 즐거운 향연
홀로 되어 외로웠던 언니에게 좋은 친구 생겨서
다시 손잡고 지중해로 가라고 넌지시 변죽을 울린다.
팔십이 넘은 나이에도 이성 친구가 생기는 좋은 세상
둘이 다 건강하니 하늘의 별도 따겠다는 혼자 생각
나도 환자가 아니면 떠나서 낯선 세상을 보고 싶다.
몇 번씩 되풀이되는 일들이 지루하고 버겁다.
울화와 함께 폭발하는 지루함에 오열하는 순간을 느낀다.
알래스카에 두고 온 별을 만나던지
지중해의 새별을 만나러 가던지
아니면 역사가 숨 쉬는 낭만의 땅에
가서 호흡하며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싶다.
홀로 있는 것보다 남편이 아직 옆에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깨지기 시작하는 것은
기나긴 속박이 수명을 줄이고 있기 때문일 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