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3월2일에 있었던 경운궁 전체답사 후 친구와 1박2일의 일정으로 김제 부안일대를 돌아보게 되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떠난 어찌보면 답사여행이었다... 떠난 김에 시원한 바닷바람도 쐬고 좋겠단 단순한 마음으로 떠난 여행이었지만 우리땅에 대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여행이었다.
3월4일 첫째날... 오후 4시, 느즈막히 대전으로 출발했다.. 김제시 망해사에서 바라보는 일몰을 보기 위해 고속도로를 무섭게 밟아서.. 낯선 길을 여기저기를 해맨 끝에 변산반도 위쪽으로 조그맣게 튀어나온 반도끝, 망해사에 도착하였다..도착한 시간이 6시쯤이었는데...해가 길어진 탓으로 다행이 일몰을 볼수 있겠단 기대로 부풀어 있었다...망해사 뒷쪽의 야트막한 언덕밑에 차를 세우고 언덕을 오르니...시야가 확 트이는 바다가 한눈에 들어와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포장도로가 아닌 언덕의 지름길을 따라 망해사 경내로 들어갔다... 솔직히 경내라고 하기엔 규모가 작았지만...주위 풍광이 너무 멋있어 그런건 아무렇지 않았다... 망해사 바로 옆에는 군부대가 하나 있었다... 곳곳에 진돗개들이 짓고 분위기는 험악했고, 날씨 또한 흐려서 일몰을 볼 수는 없었다... 망해사는 현재 대한 불교 조계종에 속해 있는 이 절은 백제 의자왕 2년(642년) 부설거사가 처음 일으켰으며, 그 후 여섯 번에 걸쳐 거듭 고쳐 온 것으로 되어 있다. 망해사 경내에는 보광명전, 낙서전, 칠성각, 공양집 그리고 망해사 뒤쪽 언덕 밑에 아기자기한 부도들이 4기가 한 가족처럼 옹기종기 모여있다. 날이 어둑어둑해지고 있을때 망해사 낙서전을 여기저기 둘어보고 망해사를 나오려고 하는데 언제 줄이 풀린지 모를 개 한마리가 어슬렁 어슬렁 거리면 뒤를 쫓아와 숨도 못쉬고 망해사를 빠져 나왔다.
하룻밤을 망해사 밑의 심포항에서 묶고, (시골이라고 횟값이 쌀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대도시 왠만한 횟집보다 비싸면 비쌌지 싸진 않음....그래도 회 이외에 부수적인 찬들은 현지 생물을 많이 주는 특미는 있음) 변산반도를 향해 떠났다.
3월5일 둘째날, 변산반도로 향하는 국도는 거의가 일직선으로 논 한가운데를 가로 지르는 길이다. 아마도 우리나라 어느곳에도 없을 일직선도로일것이다. 변산반도에 접어들어 개암사를 찾다 길을 잘못들어 내변산을 관통하는 꼬불꼬불 산길을 가게 되었다. 변산반도를 예닐곱번을 왔지만 내변산길을 가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동안의 변산반도 겉모습만 본 것과는 느낌이 틀려 잘못들어온 길이었지만 괜찮았다. 내변산 지방도를 빠져나와 새만금 간척사업장엘 들렀다. 이곳도 서너번은 왔지만.. 그저 망원경으로 여기저기 구경하는 정도였지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우리땅 지형이 어떻게 변하는가에 대한 생각 이번 여행에서 느낀 가장 큰 궁금증이었다. 전날 망해사에 올라 느낀 그 감동적인 바다의 모습을 이제 몇년후면 다신 볼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고, 그럼 이제 망해사는 정말로 세인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져 버리는 것은 아닌가. 우리땅 지금 그대로의 지형지물로 인해 아름다움을 느낄수 있는 우리문화유적들이 사람의 손때가 묻음으로 그 진정한 매력을 박탈당하고 있진 않은가 하는 생각들....
새만금 간척사업장을 빠져나와 내소사로 향하는 길에서 과연 이러한 간척사업으로 얻는 것과 잃어버리는 것을 생각했을때, 당장의 이익보다는 작지만 후대에 남길 수 있는 우리땅 모습 그대로를 유지할 수 있는 여유가 필요치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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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어딜가도 개발 때문에 큰일입니다!
잘보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