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니어 아미(senior army) ◈
저출산으로 인한 병력자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5~75세인 남성을 동원해 ‘시니어 아미’를 만들자는 주장이 나와
온라인상에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어요
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지난달 31일 기고한 글을 통해
“(여성 군 복무 공약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나라가
고려할 정책이 아니다”라고 비판하며 이 같은 주장을 내놨지요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은 지난달 29일 이르면 2030년부터
여성도 군 복무를 해야만 경찰·소방 공무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어요
최영진 교수는 “여성의 군복무가 병력 부족을 해결하는
합리적 대안도 아니다”라며 “1만~2만명의 병력자원을 확보하느라
수십 배의 예산을 쏟아 부어야 할 것이다.
양성평등을 핑계로 여성도 군대에 갔다 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세상을 너무 좁게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지요
그러면서 “병력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더 쉽고 효율적인 대안이 있다”며
“자원입대를 희망하는 건강한 시니어들을 활용하는 것이다.
현재 55~75살인 약 691만명의 남성이 있고,
이 가운데 상당수는 국가를 위해
다시 한번 총을 들 각오가 되어 있다”고 했어요
최영진 교수는 “691만명 가운데 1%만 자원한다면,
약 7만명의 예비 전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현재 병사들이 받는 월급까지 지급한다면 20~30만명은
충분히 동원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요
15일 현재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 등에는
시니어 아미와 관련한 게시글이 수백 건 이상 올라왔어요
이 같은 주장을 패러디한 게시물도 올라오고 있지요
시니어 아미에 반대하는 네티즌들은
“남자들은 70살이 넘어도 군대에 가라는 거냐”
“처음에는 자원자만 모집한다고 하지만 결국 인력이 부족해지면
강제동원으로 바뀌는 것 아니냐”
“60~70대 병사들을 간부들이 통제할 수 있나?
위계질서가 무너질 수도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어요
반면 찬성하는 네티즌들은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 높은데
노인 빈곤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이다”
“당장 폐지 줍는 노인들도 많은데 군대에서 숙식까지 제공해준다면
좋은 정책 아닌가” “일자리 없는 남성 노년층이 꽤 선호할만한 정책이다.
어차피 현역시절 만큼 업무강도가 강하진 않을 거 아닌가” 등의
반응을 보였지요
그런데 어떤 사람이 1980년대 말 카투사로 복무했는데
그때 경함담이 화제가 되고 있어요
야전 훈련에서 만난 미 육군 부대는
병사 상당수가 마흔을 넘긴 중년이었지요
너무 낯설어서 무슨 부대냐고 물었더니
“한국군과 함께 훈련받으러 온 예비군 소속”이라고 했어요
이들은 실전을 방불케 하는 모의 전투까지
아들뻘 한국군과 함께한 뒤 돌아갔어요
이런 예비군이 이라크전, 아프간전에도 파병됐지요
예비군 훈련장에서 30대 초반도 보기 드문 우리와는 딴판이었어요
로마 제국이 유럽을 제패할 수 있었던 비결로
강력한 상비군 제도를 꼽지요
17세 이상 남자가 입대해 20년간 전장을 누볐어요
현역이 끝나면 5년 더 예비군으로 복무했지요
30대에 불과했던 당시 평균수명으로 볼 때,
로마 예비군은 노병(老兵) 부대였어요
이들 중 상당수가 제대 후 고향에 돌아가지 않고
식민지에 도시를 세우고 정착했지요
이런 도시를 지키는 임무도 예비군이 맡았어요
4세기 초에는 국경 경비까지 담당했을 정도로 비중이 커졌지요
이스라엘과 핀란드처럼 인구와 영토가 작은데도
강한 군사력을 유지하는 나라들은 잘 훈련된 예비군을 보유하고 있어요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핀란드는 재작년 우크라이나전 발발 후
예비군 훈련을 담당하는 국방훈련협회에
제대 군인의 입소 신청이 빗발쳤지요
평소엔 매주 600명이던 자원 입소자가 6000명으로 폭증했어요
40대 이상도 적지 않았지요
예비군 소집 해제 연령도 높아요
이스라엘은 51세이고 콜롬비아도 50세까지 예비군 훈련을 받고 있어요
그런데 우리 어르신들이 ‘시니어 아미(senior army)’라는
민간 군사훈련 단체를 만들어 지난해 11월 국방부 도움으로
첫 군사훈련을 받았다고 하지요
500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데 평균 연령 63세이고 최고령은 75세였어요
금년에는 10~20㎞를 행군하는 혹한기 훈련도 받을 계획이지요
단체 회장인 최영진 중앙대 교수는
“조심은 하겠지만 평소 운동을 열심히 했기 때문에
별문제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어요
올해 우리 출산율이 0.6명대로 떨어지고
노인 인구는 1000만명을 넘어섰지요
병력 자원도 부족해서 이미 50만명을 밑돌고 있어요
최 교수는 건강하고 국가관 투철한 ‘영 시니어’(젊은 노인)를 활용하면
병력 부족 문제도 대처할 수 있다고 했지요
실제로 현재 한국의 65세 노인은 한 세대 전 45세에 해당할 만큼 건강하지요
군사 분야에만 국한할 것도 아니지요
경험 많고 건강한 노년의 다방면에 걸친 활약 여부에
우리 미래가 걸려 있어요
이제 설날도 지났지요
올해 목표를 건강도 지키고 나라도 지키는
‘몸짱’ 시니어가 되는게 어떨런지요?
-* 언제나 변함없는 조동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