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하순인데도 여전히 날씨가 차갑습니다. 이번 주부터 조금씩 따뜻해지는 것 같습니다. 늦추위가 오래 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정상적일 때에 꽃들을 봐서 좋고 괜히 일찍 핀 꽃들이 얼어떨어지는 아쉬움도 덜하기 때문이겠지요.
이렇게 봄이 오는 소식을 산과 들에서 느끼는 지금, 로마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많이 위중하시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얼마 전 강론 원고를 읽기도 힘드셔서 가까이 계시는 추기경님께서 대독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건강이 많이 좋지 않으심을 짐작하던 참이었습니다. 2차 바티칸 공의회를 60년이 지난 지금, 그것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쓰셨습니다. 그리고 교회가 세상 속에서 가르침을 주는 것만이 아니라 세상에서 교회가 새로운 영감을 길어 올려야 됨을 가르쳐 주시고 방향 잡아 주셨습니다. 교회는 교계 조직이 아니라 하느님 백성이라는 것을 교회 정책과 당신의 문서들을 통해 일깨워 주셨습니다. 새로운 언어를 사용하셨고 사람들의 말을 쓰셨습니다. 살아 있는 사람들의 언어들을 통해 교회의 가르침을 이 세상에 접목시켜 나가셨습니다. 교회 요직을 평신도에게 내주시고 여성에게도 내주셨습니다. 새로운 추기경을 임명할 때도 큰 지역교회 위주가 아니라 작고 교세가 약한 지역교회의 주교에게도 많이도 배려하셨습니다.
무엇보다 교회의 가르침의 지평을 넓히셨습니다. 세상의 모든 조물에게로. 그리고 지금 현재의 사람들만이 아니라 미래의 사람들에게로 넓히셨습니다.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찾아가자고 호소하셨고 그것이 생태적 회심이며 그것이 우리 신앙의 본질을 찾아가는 하나의 길로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러한 교황님께서 편찮으시고 고통 가운데 계십니다. 영원히 물리적인 생명을 유지할 수는 없기에, 그래서 교황님께서도 언젠가는 하느님 곁으로 가실 수밖에 없기에 담담히 기도하는 수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면 편안히 불러가시라고요. 그것이 아니라면 얼른 낫게 해 달라고 기도합시다.
교회 안의 많은 관계자들은 교황님께서 그래도 2027년 세계 청년 청소년대회까지만이라도 건강을 유지하셨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2027년 여름에 가톨릭 신앙 안에서 세계 청년청소년대회가 우리나라에서 개최가 됩니다. 아마도 60~70만 명쯤 되는 외국 청년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할 것이라고 예정합니다. 처음 삼사일은 각 교구에서 일정을 소화하고 마지막 이삼일을 서울에서 일정을 소화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교구에는 아마도 7만 명 정도의 외국 청년들이 삼사일 정도의 일정으로 묵을 것이고 각 본당에서 이 청년들의 홈스테이를 맡아야 합니다. 아마 한 본당에 50~100명 정도의 청년들이 배정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 집에 네댓 명 재워주려면 대략 20가구 정도가 참여해야 될 듯합니다. 각 가정에서 묵고 첫날에는 본당에서 일정을 함께 할 거 같고 둘째 날에는 대리구나 교구에서 일정을 준비할 거 같습니다. 지금은 준비의 아주 기초단계라서 정해진 것은 하나도 없지만 대략적인 동선과 일정은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이것이 하나의 행사를 위한 행사가 아니라 이를 준비하면서 본당이 좀 젊어지고 본당에 좀 더 활력이 생기기를 주교님 이하 모든 분들이 바라고 희망합니다. 세계청년대회 이야기로 흘렀지만 교황님을 위해 우리 다 함께 기도합시다. 큰 고통이 없으시기를. 그리고 하느님 당신 뜻대로 하시기를.
첫댓글 " 한 사회가 얼마나 위대한 가는 그 사회가 가진 것이라고는 가난밖에 없는 그들에게 어떻게 대하는지 보면 알 수 있다" 교황님의 말씀이
생각나네요.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교황님의 도움이 필요한 일들이 아직도 많이 남은듯 합니다. 쾌유하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하느님의 뜻에 맡깁니다~
다만 고통을 거둬주시고,
무겁디 무거운 십자가를 내려놓을 수 있기를 바랄뿐이옵니다~~
교황님의 가르침은 늘 울림이 컸습니다..
어쩌다 바티칸에서 일행들을 놓치고 국제미아?가 된 채로
우연히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알현했던 감동의 순간과 함께
일행들로부터 꼴통으로 찍혔던 10여 년 전의 아찔했던 시간을 기억하며..
교황님의 건강을 간절히 기도합니다.
주님 히즈키야의 간절한 기도를 들으시고 수명에다가 열다섯해를 더해 주시지 않았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교황님의 수명에다가 3년만 더해서 건강하게 하여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