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북여성민우회를 중심으로 한 지역여성운동
작성자 : 김연순 서울동북여성민우회 기획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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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기간 |
1992년 ~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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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주체 |
서울동북여성민우회 전업주부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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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지역 |
서울 노원구, 도봉구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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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례는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등의 활동으로 여성을 생활개혁의 주체로 이끌고, 여성리더십을 발굴하여 지역의 생활자치운동을 모범적으로 이뤄낸 사례로 평가되어 '제1회 풀뿌리 지역시민운동 사례 공모’ 풀씨상을 수상하였다.
◇ 키워드 (보고서 내용의 주요 키워드)
소수 엘리트여성 중심이라는 인식의 기존 여성운동에 대한 생각을 바꾸고 지역운동을 평범한 여성들이 자기의 문제로 인식해 보다 많은 여성들이 참여할 수 있었다. 지난 10년간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지역여성들은 자기 지역의 문제를 찾아내고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수동적이고 비주체적이었던 여성들의 리더쉽이 길러졌다. 이러한 리더쉽을 바탕으로 여성들은 자기들의 목소리로 필요한 정책을 요구하고 대리인을 의회에 내는 한편, 압력단체로서 지자체의 정책입안에 참여했다.
운동이 ‘남의 것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내 것을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는 것’임을 참여를 통해 자각함으로써 더 많은 참여로 운동의 확산에 기여해 왔다.
지역사회를 살리는 ‘시민노동’도 그 가치가 충분히 인정받고 이러한 운동에 대한 평가와 인정이 보다 확산된다면 더 많은 인력이 참여하면서 시민운동은 공공영역으로서, 대안세력으로서 국가와 시장을 대체하는 새로운 희망으로 자리매김 될 수 있다
◇ 기타 (사업에 도움을 준 단체 및 업무협조 기관)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사회교육원, 한국여성개발원, 도봉구의회, 노원구의회, 도봉구청, 노원구청, 한살림 도봉지부, 도봉시민회, 전교조 북부지회, 지역복지관들, 도봉여성의 집, 노원시민단체협의회, 도봉시민단체협의회, 강북,노원,도봉지역 주민들 등 |
『 사업개요 』
◇ 사업 추진배경
노원, 도봉지회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본회는 92년 당시, 91명의 회원으로 시작했지만 실제 월례회에 참석하는 회원은 불과 10여명에 이르렀고 생활협동조합의 이용인원도 민우회 전 지역에서 하위권을 맴돌고 있었다. 이런상황에서 회원들의 집을 돌아가며 모임을 하는 것보다는 사무실을 마련하고 지역의 여성들이 모여 자기지역의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해보자는데 의견을 모으게 되었다.
주부들이 모이기에 편한 위치로 쌍문역 주변에 사무실을 찾아냈는데 보증금마련이라는 문제에 부딪히게 되었다. 보증금 1천만원이라는 거금을 모으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는데 회원 월례회에서 한 회원이 3년간 무이자로 민우회에 빌려주자는 제안을 했고, 그 안에 열심회원들이 동의하여 보증금 1천만원을 마련할 수 있었다. 돈을 낸 회원들은 이후 활동을 더욱 열심히 하게 되었다.
사무실 입주 전까지 노원, 도봉지역 주부들의 실태와 지역 사정을 파악하려는 의도로 지역활동을 경험한 전문가와의 면담과 지역조사(여성생활 및 지역사회 욕구조사)로 301명의 주부들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주부들의 최고 관심사는 자녀교육 문제로 나타났고 환경문제, 여성문제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주부들은 여가시간을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문화강좌를 수강하는데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문제는 내가 나서지 않더라도 누군가 해결해 주겠지 하는 비주체적이고 이기적인 단면을 볼 수 있었다.
운동적 차원에서 해야 할 활동과 실제 원하는 활동과의 괴리가 나타난 것을 바탕으로 민우회는 이같은 차이를 좁혀가야 하는 것이 과제로 대두되었다. 따라서 생활협동사업 의외에 환경문제, 여성문제 등 사회교육과 더불어 주부들의 최대 관심사인 자녀 교육문제 그리고 여러 취미 교양강좌들을 유치해 활동의 장을 마련하기로 했다.
생활협동조합운동을 기반으로 다양한 교육사업들을 펼쳐 지역의 센타 역할을 하며 지역의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함으로써 민주시민으로서의 덕성과 지역사회의 주인으로서 여성의 역할을 설정하고 이를 통해 여성의 리더쉽을 길러 자연과 인간, 여성과 남성이 조화, 협동, 평등한 삶을 사는 것을 목표로 했다. |
『 사업경과 』
1) 생활협동조합운동
조직의 근간인 생협운동은 공동체 간담회, 공동구입설명회, 생협공동체 대표자모임, 생산자와의 만남, 산지견학, 시식회 같은 활동을 통해 회원증대와 회원들의 의견을 모으고 전달하는 역할을 해왔다.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가고 매스컴의 영향에 의해 회원가입이 급증했고 이들에 대한 교육이 절실히 요구되어 민우회의 역사, 생협운동의 취지, 다양한 활동 같은 것을 중심으로 참여의 기회를 열었다. 99년 생협매장을 열어 여성민우회의 문턱을 낮추는 역할을 하며 보다 쉽게 여성단체의 활동을 공유하는 계기가 되었다.
2) 교육사업
92년 4월 실시한 1기 민우여성학교는 2002년 현재 27기까지 진행했다. 교육내용은 주로 두 종류로 이루어졌는데 하나는 주부들의 사회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사회교육과 또다른 하나는 취미교양강좌들이다.
민우여성학교의 교육내용은 다른 교육기관에서 실시하지 못하는 새로운 관점과 방향을 제시하고 여성들의 사회참여 의식을 높여 민주시민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내용으로 채워져 왔다. 민우여성학교의 다양한 강좌들을 통해 여성민우회 활동내용을 알리며 회원에 가입하게 되고 여성들의 관심사별, 주제별로 다양한 소모임과 위원회를 구성, 활동의 장을 마련했으며 강좌들을 유치함으로써 재정마련에도 도움이 되었다.
결국 민우여성학교라는 교육사업을 통해 지역에 홍보가 되고 조직이 확장되었으며 재정에도 도움이 되는 여러 성과들을 올렸다고 할 수 있다.
3) 환경운동
92년 노원구에 들어서는 소각장을 계기로 지역의 환경문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소각장 인근지역 주민들과 함께 소각장의 문제점과 한국쓰레기정책에 대한 토론회, 쓰레기 재활용 활성화방안에 대한 교육 등으로 주민들과 밀착해 활동을 시작했다.
소각장의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것과 동시에 실시에 따라 음식물쓰레기줄이는 방안으로 유기농업생산지에 퇴비로 활용할 수 있게 말린 음식물쓰레기들을 모아 보내는 음식물생쓰레기 퇴비화운동을 전개했다. 이는 버려짐으로써 오염원으로 여겨졌던 음식물쓰레기를 자원으로 보는 새로운 시각이었다. 수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노원구아파트 2만2천세대가 참여함으로써 이 운동은 매스컴을 타고 전국의 수많은 환경단체, 부녀회, 개인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이후 전체음식물쓰레기를 따로 모아 자원화하는데 큰 계기가 되었다.
2000년 도봉구와 노원구에 걸쳐 있는 초안산에 골프연습장이 들어서려는 것에 대해 인근 주민들과 함께 골프연습장 반대 시민대책위를 꾸렸다. 법적으로 하자가 없던 토지주와 사업주와 격렬하게 대응하고 있던 인근 주민들과 결합해 이 반대운동이 단순한 님비현상으로 매도되던 것을 노원, 도봉구 전체 주민들의 환경권을 보장하는 시각으로 바꾸어 내 결국 백지화 시키고 생태공원이 들어서는데 큰 기여를 했다.
4) 지방자치운동
93년 지방의회 방청활동을 시작하며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꾸준한 지방자치에 대한 학습과 교육, 방청을 통해 지방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극복하면서 지역의 여성, 복지, 환경 이슈들에 여성들이 적극 참여함으로써 ‘지역살림’이 제대로 꾸려지는데에 대한 감시활동을 하며 이를 기록해 3년에 걸쳐 방청보고서를 발간했다.
시민단체로서 감시하고 반대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적극적인 방안의 하나로 여성들을 대신해 우리 대표를 지방의회에 파견한다는 취지로 95년 지방의회 선거에 3명의 후보를 냈다. 온갖 노력을 기울인 끝에 모두 당선되었고 이후 98년에 2명, 2002년에 1명을 지방의회 진출시켜 정치부문에 거의 전무했던 여성의 참여를 높였고 이들 의원들과의 협력으로 보다 적극적인 지방자치활동을 펼칠 수 있었다.
2000년 주민자치센터 활성화를 목표를 정하면서 이를 위한 학습, 구의원 간담회, 조례검토, 주민자치위원 워크샵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였다. 이후 2001년도 1년간의 자체준비 및 지역여성인력을 준비시킨 후 도봉구 내 시민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방학3, 4동에 주민자치위원으로 결합할 수 있었다. 동북여성민우회는 전략적으로 모델동을 만들기 위해 방학3동에 7명이 결합하였고 타 시민단체는 방학4동에 대거 결합할 수 있었다. 이후 다양한 활동으로 현재까지 활동하며 지역주민으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바람직한 주민자치센타의 모델을 만들고자 위원들과 담당공무원에 대한 교육, 주민잔치, 개소식 행사, 기념강좌들을 진행하며 기존의 관변단체 일색으로부터 벗어난 진정한 주민참여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이후 주민한마당, 한여름밤의 음악회, 월1회 여성영화상영, 어린이영화상영, 벼룩시장을 성공리에 치렀다. 현재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에 하는 정기적인 벼룩시장은 정착되어 많은 주민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이는 인근 방학4동에도 전파되어 좋은 반응을 받고 있다. 또한 한여름밤의 음악회도 정착되어 지역에 사는 숨은 장기들을 발굴해내어 발표의 장을 마련하면서 마을공동체의식을 되살리는데 기여하고 있다.
2001년, 한국여성민우회 산하 지부들이 함께 각 자치단체의 예산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작년 주민계도지 명목의 예산삭감을 주장해 5천만원 정도 예산을 삭감시켰으며, 또한 주민자치센타에 대한 예산증액을 요구해 반영되기도 했다. 특히 2001년도부터 2003년도 현재까지 도봉구 여성관련 예산을 분석해 지방자치단체장과 관련 공무원과의 간담회 및 토론회를 개회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의 입장을 전달하며 여성관련 예산의 증액, 여성위원회 조속한 신설, 정책결정과정에서의 30%할당요구, 관련 공무원에 대한 성인지적 관점과 성평등성 제고를 위한 교육 등을 요구했다. 이를 정리해 신문으로 만들어 지역에 알리고 내년도 예산에 반영할 것을 구의회에 요구, 반영되기도 했다.
여성위원회가 신설되었고, 2003년도 여성주간행사를 함께했으며 지역에서 평등걷기대회를 제안해 보수와 진보를 망라한 다양한 지역여성의 참여를 이끌어 내었다. 또한 도봉구 여성관련 조례 여성발전기본모범조례안 및 보육조례를 제안하였다. |
『 사업성과 』
◇ 사업효과 및 지역사회의 반응
생활협동조합운동을 통해 생활의 주체로서 유기농산물 구매함으로써 안전한 먹을거리 확보와 농촌에서의 유기농업을 확대시키고 결국 땅을 살려내는 중요한 환경운동이라 할 수 있다. 교육사업들을 통해 지역여성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한편, 사회의식을 높여 양성평등의식과 민주시민으로서의 덕성을 키울수 있었다. 환경운동과 지방자치운동을 통해 비록 살기좋은 지역사회로 가꾸어내는 주체적인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해 왔다.
이 지역에서 지난 10년간 해온 일들은 주민들에게 신뢰감을 형성해왔고 여성단체로서, 생협운동단체로서, 환경단체로서, 지방자치운동단체로서 인식되어 민우회가 하는 일이라면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시민단체 가입율이 동북여성민우회가 위치한 해당 행정동에는 인구의 약 2%가 가입이 되어 있는 것이 그 한 예라 하겠다.
◇ 성공요인 및 개선요소
지역여성운동에서의 관건은 보다 많은 참여이다. 열악한 재정 때문에 상근활동가를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기도 했지만 상근활동가 중심의 운동보다는 바로 지역에 거주하는 주체적인 여성들이 운동의 중심이라는 것에 역점을 두었다. 따라서 중앙단체의 활동처럼 소수의 지식인들이 이슈중심으로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여성들 삶의 터전에서 나오는 이슈들에 귀기울여 운동방식과 주제들도 이에 맞추었다.
따라서 매우 역동적인 거대담론에서 다소 벗어나는 듯 보이기도 하지만 지역여성의 눈으로 지역의 문제를, 지역여성의 상황에 맞게 해결해 나갔다고 자임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여성운동이 소수 엘리트여성 중심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평범한 여성들이 자기의 문제로 인식하고 뛰어들 수 있는 장을 열어놓아 보다 많은 여성들이 참여하게 되었다.
돈이 우선가치로 여겨지는 자본주의 시대에 본회의 모든 회원활동은 비록 경제적 보수가 따르지는 않았으나 활동을 통해 자아를 되찾고 스스로 성장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자리잡는 계기가 됨으로써 많은 활동가들을 확보할 수 있었다.
다만, 가사노동이 무보수로 취급받는 것처럼 여성들이 주로 담당하는 지역을 지키고, 살기좋은 환경으로 바꿔내는 활동들마저도 시간여유 있는 사람들의 여가활용으로 여겨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 자본이 뒤따르는 경제노동 뿐 아니라 지역사회를 살리는 ?시민노동?도 그 가치가 충분히 인정받는 제도가 하루빨리 정착될 필요가 있다. 시민없는 시민운동이 문제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러한 운동에 대한 평가와 가치에 대 인정이 보다 확산된다면 더 많은 인력이 참여하면서 국가와 시장의 정책이 실패한 후 떠오르고 있는 공공영역으로서, 대안세력으로서 시민사회가 자리잡는 길이라 할 수 있다. |
『 향후과제 』
◇ 제언
창립한지 만 10년, 서울동북여성민우회는 여성운동의 문턱을 낮추고 동네의 사랑방 같은 역할을 통해 회원증대와 회원활동의 장을 마련하고 활동가 육성의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해왔다. 민우여성학교, 함께크는 어린이학교, 박물관학교, 월례회, 생산자와의 간담회, 다양한 소모임과 위원회, 월1회 대중강좌, 활동가 리더쉽교육 등으로 민우회 교육장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항상 벅적인다. 이외에도 산지견학, 시식회, 장터, 환경사진전시회, 유전자조작식품 전시회, 청소년자원활동학교, 생태기행, 환경캠프, 통일기행 등을 통해 지역의 수많은 여성, 어린이, 청소년들의 교육을 담당해 왔으며 여성운동, 생협운동, 환경운동, 지역자치운동을 포괄하는 지역여성운동가들을 배출해 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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