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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작렬하던 태양도 그 열기를 북풍의 끄트머리에 내어주고
오늘따라 달리는 차창밖으로 쏟아지는 아침 햇살이
유난히도 풍이의 가슴을 훈훈하게 한다
어느덧 가을이라는 이름하에 핑계를대고 집을 떠나온지도 오늘이 이틀째 이다
오늘은 어디로 가야겠다 라는 생각보다
핸들을 돌려 동 군산을 빠져나와 전주를 지나고 남원이라는 이정표에 눈길을 주고 달린다
아~!
벌써 군데군데 벼를 베고 그 자리에 소 먹이용으로 하얀 비닐로된 덩어리들이 군데군데 눈에들어온다
난 속도를 줄여 코스모스가 흐드러지고 감나무의 잎들이 울긋불긋한 남원쪽의 옛길을 달린다
갈증을 느껴 식수를 사려니 휴게소가 없다
아직 자동차의 연료게이지에 충분한 연료가 표시되었지만 주유소의 직원에게 주유를 부탁하고 길을 묻는다
주유소 직원은 친절하기도 하다
이 길로 쭈욱 가시다보면 삼거리가 있고 직진으로 더 가면 남원이 있고 더 직진해서 가면 구례 라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난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또 다시 큰 대로를 지나고 삼거리에서 길을 묻는다
이 길 말고 구례쪽 옛길이 있습니까?
있기는 한데 길이 좀 험해요
그래도 좋으시면 저 산쪽으로 보이는 저 길이 구례가는 길 입니다
난 그 길을 택하고 조심스레 운전을 하며 오지 같은 길을 건너고 넘고해서 구례라는 이정표가 눈에 들어오니 시장기가 든다
나는 구례에서의 거하게 차려진 점심상을 기대하며 오른쪽 다리에 힘을주어 액슬레이터를 밟는다
얼마나 갔을까
길옆에 늘어진 감나무 옆에서 허리가 굽으신 노인 한분이 뜨거운 아스팔트위에 벼를 널어놓고
신발도 신지않고 맨발로 밭이랑처럼 헤집고 계신다
어르신!
왜 맨발로 벼를 저으세요?
예!
자식들에게 추석에 햅쌀을 보내려 하는데 어제 그제 비가와서그런지 벼가 마르질 않네요
그래서 얼른 마르라고 좀전에 요앞 섬진강에서 재첩을 잡다가 나와
신발 신기도 귀챦고 해서 맨발로 젓고 있다우~
그런데 어디 가시는데 여기에 차를 댓수~?
예!
그냥 지나던 길에 감이 맛있게 보여서 사진이나 찍을까 해서요, 꿀꺽!!
침넘기는 소릴 들으셨는지
에이~ 하나 드셔 보구랴~
하시면서 감 하나를 툭 따시더니 허리춤에 쓱쓱 문지르시곤 먹어 보라며 나에게 주신다
금년에 감은 감살이 오를때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맛이 덜해~~
그런데 생감인데도 떫지않고 달달함이 입안에 넘친다
아마,
노인의 인정이 어우러져 더 달달 했음인지도 모른다
난 주차를하고 노인분께 나그네의 행선길을 여쭙는다
이곳에 식당이 있나요?
예!
먹을만한 식당은 저 앞에 보이는 파란지붕 저 집이 먹을만 합니다
식당을 가르키는 노인의 쭈그러진 손끝은 안쪽으로 휘어져 삶의 찌든모습 그 자체이다
꽤 넓은 주차장이 있는걸 보니 장사가 잘되는 맛집인가 보다 생각을 하고
주차장 한켠에 솟아있는 수도 꼭지를 틀어 손도 씻고 내친김에 얼굴에도 푸드득 푸드득 물을 발라 먼지들을 씻어내며 생각해 본다
참 좋은 세상이다
이렇게 시골 까지도 수도가 놓였으니 말이다
대충 손을 씻고 식당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는데 풍이를 놀라게 하는 것들이 가득하다
내가 문을 여는 소리에 놀랬는지 잠자던 애완용 강아지가 앙증맞게도 짖어댄다
식사 하시게요?
네
대답을 하며 식당안을 둘러보니
우와~~~!
어마어마한 늙은 호박이 한쪽 벽을 채워가고 있고
출입문 옆 벽쪽에도 늙은 호박들로 채워져 있다
무엇으로 해 드릴까요
젊은 아낙의 소리에 난 메뉴판을 보는둥 마는둥 하고는
재첩국요~!
대답을 하고는 젊은 주인에게
사실은 내가 저 윗동네 사는데 토하젓 맛을 보고 싶은데 될수 있나요
네~! 팔지는 않지만 맛은 봬 드릴게요
하면서 식당 한 쪽 에서 동부인가 녹두인가(그냥 콩 이라고 하자)를 까고 계시는 시 어머니인가 하는분의 눈치를 살핀다
재첩국 으로 주문을 하고는
난
전라도의 정감있는 구수한 사투리와 농촌의 정감 넘치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
동부콩을 손에서 느릿하게 까고 계신 노인 앞으로 닥아가 앉는다
할머니 여기 가 고향이신가 봅니다
아녀라~
고향은 쩌~그
그랑께 그기가 어다냐면 고향이 창녕인디 사변때 쬑껴와 여그서 평생을 산당께라~~
거기가 좋으세요 여기가 좋으세요
여그가 좋지라~
하시면서 얼굴을 들어 나를 바라보시는데 적잖게 놀란다
할머니의 얼굴은
신사임당 같은 얼굴에 요즘세상에 쪽진 머리결은 희고 빛이났고
비록 쪼글해진 가느다란 입술이지만 얇은 미소가 새어나오고
돋보기 넘어의 눈에서 나오는 정감어린 눈빛은 떠도는 나그네를 품어 안는듯 하고
깊게 패인 눈가의 주름살은 굽이굽이 넘고 꺽기던 인생길의 흔적 같고
거기다 목소리는 조근조근 명료하시면서 정이 넘쳐흐르신다
할머니의 모습에 정신을 잃어 갈때쯤
식탁에는 스물세가지의 반찬이 차려지고 잠시후 덤으로 주시는 토하젓이 기가 막히다
밥 한공기를 게눈 감추듯 먹어 치우고 한공기를 더 주문 하는데
식당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노인한분,
조금전에 보았던 노인이 들어 오시며
밥맛이 좋지라~?
올해 농사를지어서 조금 방아를 찧어봤는데 밥맛이 좋을거여~
오~~
조금전에 생 감을 허리춤에 문질러 주시던 인자 하시던분이 이 식당의 원조 이신가보다
생각을 하고는
덤으로 주신 토하젓 한 수저와 진수성찬에 감사하고
남녘 사람들의 풋풋한 인심과 향내나는 삶에 정을 느끼고
주차장에 떨어진 벗꽂나무 잎들의 환송을 뒤로하고 또 다시 길을 달린다
조금전
남녘의 향수에 촉촉한 마음을 적셔갈때쯤
반 쯤 열어젖힌 차 창너머로 불어오는 섬진강의 강바람이 또다시 풍이의 촉촉한 가슴을 앗아가 버린다
따사로운 저녁나절의 가을 햇살을 받으며 한가롭게 여행객의 여유를 부리며 달리다보니 화개장터가 눈에 들어온다
화개장터~~
먼 옛날 지천에 널려있는 봄꽃들의 향연을 만끽하며 달리던 풍이의 가족이
섬진강변의 벚꽃에 반해서 정신없이 구경하다 화개장터에서 국밥을 먹는데
어찌 그리도 맛나던지....
난 시장기는 없었지만 혹시 아직도 그 집이 있으려나 하고 핸들을 우측으로 돌린다
강변 한쪽에 적당히 주차를 하고 리모컨 키의 잠금을 누르고는 사부작사부작 걸어서 올라가는데
그 큰 대문이 보이질 않는다
분명 이근처 인데....
나무로 된 큰 대문이 있었고
대문옆 우물가에는 어마어마하게 큰 절구통이 있었고
큰 가마솥에는 뭔가가 끓고 있었고
그 옆을 지키고 있던 누렁이를 보고 우리 딸애가 놀래서
내 어린딸의 손을 잡고 한쪽으로 비켜가던
흙먼지 날리던 그 집은 없어지고 대신 지금은 깔끔하게 정돈된 길로 잘 바뀌어있다
화개장터에 도착하니 장날이 아닌데도 많은이들이 향토의 살가운 것들을 내다 팔고있다
어떤이는 도토리묵을
어떤이는 아직 김이무럭무럭 피어오르는 손두부를
어떤이는 지리산에서 캐왔다는 산 더덕을
어떤이는 산나물을 펼쳐놓고 따스한 가을 햇살에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손님이 오든말든 푸른 나물봉지에 기대어 편안하게 졸고 계시고
어떤 젊은 아낙은 서울에서나 맛볼수 있는 피자 조각을 펼쳐놓고 지나는 행인들의 콧구녕을 노린다
난 라면과 생수를 사며 슈퍼 주인에게
화개장터하면 많은 사람들이 있을줄 알았는데 사람들이 별로 없네요
했더니
오늘이 구례 장날이라 그렇다는 말을 귓등으로 듣고는 날쎄게 핸들을돌려 조금전에 왔던 길을 또다시 달린다
20여분의 시간을 화개장터에 허비하고 도착한 구례장터.....
추석을 몇일 앞둔 구례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추석대목장을 보기위해 삶에 북새통을 이루며 내것에 덤을 얹으며 아우성이다
그중에 어느 얼굴이 붉그레한 노인의 아우성은 차라리 절규에 가깝다
내가 말여 쩌~ 그 곡성서 와서 대나무 갈퀴 항개 사각꼬
여그서 막걸리 한잔 묶꼬 봉께 없어져 부렀당께라~~
워떤 넘이 각꼬 간는지 잽히기만 하면 다리 몽딩이를 부러트릴겨~~
그때 나타난 중년의 한 부부
시상에~ 아따 거시기할배 여기 있었구먼~
갈퀴를 샀시면 각꼬댕길것이제 뭐땀시 나 한티 맥겨 각꼬....
나가 이 갈퀴땜시 걸리적거려서 장을 볼 수 없당께라~
여기저기 흩어진듯 뭉쳐진듯 모여있는 사람들속에서 풍이도 그들과 한 덩어리를 이루며
금방 구어낸 뜨끈한 찰진 수수부꾸미와 지천으로 널려있는 붉은 빛깔의 산수유가 구례의 진한 맛을 느끼게 한다
공짜로 먹어 보라며 건네는 구례사람들의 산수유차 한잔이 갈급한 풍이의 목을 축이기에 충분하다
언제나 그랬듯이 여행에서의 맛은 그 곳 지방의 향토음식을 먹어 보는게 여행의 참 맛이 아닌가 싶다
구례의 대표적인 산수유며 산나물 그리고 서리태콩을 사며 각설이의 걸죽한 입담에 정신을 빼앗기고
구례장터의 풋풋한 인심과 남녘 사람들의 짙은 삶의 향기를 느끼고는 서서히 차바퀴를 굴린다
얼마나 달렸을까
길옆의 감나무에서 엄마 인듯한 젊은 아낙이 깔깔대며 대나무 장대로 감을따면
아들인지 하는 작은 아이는 까르르 웃으며 고사리같은 작은 손으로 조심스럽게
소쿠리에 에 담는다
난 그모습이 너무도 정겹고 풋풋하기에
궁금할거도 없는 일인데도 풍이는 젊은 아낙에게 묻는다
그 감따서 뭐하시게요
네 추석에 우려먹으려고요
그랬다
내 어릴적 기억에도 아직 덜익은 감을따서 소금물에 하룻밤을 재워서 먹으면 맛난 단감으로 변하곤했다
길가에는 벚나무들과 빨간 단풍나무들이 가로수를 채워 갈때쯤
멀리보이는 지리산의 위용이 풍이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과연 지리산은 많은 것들을 내어주고 품어주는 명산임에는 틀림이 없다
한 구비 한 구비 돌때마다 펼쳐지는 그림은 과연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어떤곳은 흐드러진 칡넝쿨이 마치 귀곡산장을 연상케하고
또 어떤곳은 맑은 계곡물이 세상의 잡념과 상처들을 말끔하게 씻어주는듯 하다
언덕을 네려와 또 한구비를 지나니 줄을 마춰 잘 정돈된 고추밭과 한쪽옆 산자락에는 가을걷이를 끝낸 밭이 휑하니 눈에 들어온다
계곡을 지나 큰 령을 넘을때는 풍이의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확트인 시선은 갑갑한 마음을 시원하게 하고 간간이 지나는 뭉개구름은 푸른바다에 떠 있는 돗단배같고
차창밖에 펼쳐진 진풍경은 울긋불긋 풍요의 만찬을 노래 하는듯 하고
이따금씩 지나는 산 언덕의 펜션들은 편안한 안식을 제공해 주는듯 하다
난 하늘에 떠 있는 하얀 뭉개구름에 갈길을 묻고 인간이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 달리며
이름모를 산사도 지나니
성삼재 주차장이 눈에 들어온다
주차장뒤 펜스가 쳐져있는 한적한 공간에 주차를 하고는 선뜻 내리기가 싫어
눈을 감고 잠시 생각에 잠긴다
나는 지금까지 어떤 삶을 살아왔고 또 어떻게 살면서 조용한 마무리를 할 것인가
갑자기 가슴이 멍먹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그리고 흘러간 세월에 아쉬움의 점들이 더운 눈가에 어리며 지나간다
아~!
얼마나 잤는지 금방 졸은거 같은데 삼 사십분은 잔거 같다
눈을 떠보니 등산객을 태운 버스가 내 차 뒤에 서있고
깊어가는 가을속에 들어와 있는 지리산의 등산객들이 눈에 들어온다
난 저물어가는 지리산의 저녘나절의 햇살과 아름다운 풍광에 매료되어 따끈한 라떼 한잔으로 나그네의 심신을 달래본다
어느덧 지는해는 지리산이 토해낸듯한 작은 산등성이들을 감추기 시작한다
난 남이 보면 초라하고 구차한 행색이라 할지 모르지만 여행길에서 한끼의 라면은 여행의 여유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우선 뒷트렁크를 열고 렌지에 냄비를 올리고 물을 붓고 불을 붙이고 물이 끓기만을 기다린다
이윽고 라면이 잘 익었다는 냄새를 풍긴다
나름,
맛난 식사를 마치고 뒷트렁크에 도톰한 돗자리를펴고 조금전 구례장에서 사온 산나물 보따리로 베게도 만들고
취침준비를 끝낸다
주차장 주변의 노고단 등산로를 따라 명산의 위용을 느낄때쯤
저 아래 어디선가 저녁 예불을 올리는 불경소리가 지리산자락에 잔잔하게 울려퍼지고
건너편 작은 펜션에서 깜빡이는 불빛이 새어 나오는걸보니
어둠이 저 아랫동네까지 찾아온 모양이다
난 주차장 화장실에서 꾀죄죄한 세수를 하고 유일한 나의 침실에 몸을 뉘이며
오늘 있었던 일들과 내일의 일정을 생각하며 깊은 잠에 빠져든다
어느누가 말하기를
일찍 일어난 새가 먹이를 먹는다고 해서
나도 혹시 일찍 일어나면 먹을게 있으려나 하고 일어나 시간을 보니 새벽 세시반.....
일찍은 일어났지만 먹을건 없고
사실은 어께가 시려와 잠에서 깬것이다
칠칠치 못하게스리 차에서 잠을 자려했으니
돈없는 노숙객 이라고 평소 착하다고 소문난 지리산 산신령께서 깨워주셨나보다
휴게소 화장실에 들려서 아침 문안도 드리고 다시 차에 올라 겉옷 하나를 꺼내어 껴입고는 또다시
잃어버린 꿈속을 더듬고 있지만 한번 깬 잠은 도무지 오지않고 이따금씩 들리는 산짐승들 소리가 잠못드는 풍이의
작은 뇌를 자극하고 살점을 떨리게 한다
나 는 왜
저 지리산 꼭대기,
메마른 가을바람이 몰아치고 먼지 날리는 저 황야같은 언덕에
세월의 씨앗들을 뿌려놓고 싹트기 만을 기다리고 있는가
난 왜
씨앗만 뿌려놓고 가꿀줄을 모르고 내 것을 기대 하고 있는가
그리고는 무엇을 얻으려 삶의 언저리에 이렇게 서 있을까~!
남들은 적당하게 타협하고 잘도 살아가는데
난 왜
타협하지못하고 고집을 부리며 이토록 가슴아파하는가
가슴 한켠에 묻어둔 그리움의 끈을 잘라내고 치유의 연고를 바르리라
그래서
저 아래 섬진강물이 흐르고 흘러 남해의 일원이 되어가듯이
나 또한 세월의 어느 한 골짜기에서 외롭고 쓸쓸히 떨어지는 저 나뭇잎처럼 자연으로 돌아가리라
라는 생각을 하며 싸늘하게 식은 라떼로 마른 입술을 적신다
이제 조금있으면
지리산이 낳은 높고낮은 저 산 봉우리 위로 오늘이라는 단어를 밝혀줄 거대한 태양이
광명의 빛을 발하며 힘차게 솟아 오를것이다
아무도 그 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그는 모든 사람들에게 골고루 비춰줄 것이고
이 또한 하루라는 단어를 세상의 구석구석에 떨구고 과거라는 단어를 만들며 지나갈 것이다
인생은 그러면서 늙어가는 것이 아니던가
나 또한
그 빛을따라 약속되 않은 길을 떠날것이고
나도
이 세상에 살면서 저 태양처럼은 아니더라도
어느 한 사람에게 만이라도 따뜻하고 포근한 사람이 되고싶다
그래서 그로 하여금 삶의 따듯한 이불이 되고 머리를 기댈수 있는 베게가 되고싶다
벌써 이곳 저곳에서 사람들의 움직임이 보인다
어떤이는 양팔을 벌리고 하늘앞에 하품을 하는가 하면
어떤이는 말없이 서 있는 내차를 등에지고 지리산을 향해
밤새 모아놨던 분신을 사정없이 내 놓는다
어허 볼상 사납게 스리 ~~
그때 관광버스 뒷쪽에서 반짝 하는 빛에 눈길을 돌리니
길게 내 뿜는 담배연기가 차가운 새벽공기와 어우러져 노고단으로 오르는 등산로를 감추는듯하다
평소 담배연기를 좋아 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날
그 연기 너머로 작고 희미한 여명의 빛속에 희미하지만 아침이 밝아 온다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그래,
저 연기속에서도 빛이 뚫고 나오지 않던가
지금 내가 어떻한 고뇌에 차고 어떻한 삶일지라도 뚫고 나가리라
그래서 노고단을 오르는 힘찬 발걸음들처럼 세상에 한 발짝씩 전진 하리라
난 시동을 걸고 오늘의 시작을 좁은 신작로에서 시작해 본다
좁다란 신작로를 덮을듯 삼킬듯 늘어서있는 나뭇잎들 사이로 아침의 영롱한 빛이 반짝이며 차 안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난 조그만 바램을 해본다
아~!
아쉽다
이렇게 멋들어진 숲길을 우리 명품인들과 함께 하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조금 달리니 자동차 야영장도 지나고 어떤 작은 계곡도 지나니 뱀사골 이라는 이정표가 보이고
그 쪽으로 가는 조그만 다리도 보이고
난 뒤에서 경적을 울리거나 말거나 비상 깜빡이를 작동 하며 느릿한 행보를 이어간다
얼마나 달렸을까
시장기가 엄습함을 느끼고 어느 읍내로 들어가 아침상을 받는다
그리 정갈하지도 그렇다고 푸짐하지도 않고 그냥 수수한 산채비빔밥이 내앞에 차려진다
아침이라서 목을 축일수 있는 국 정도는 예상했지만
구수한 숭늉으로 대신하고 또 다시 길을 재촉한다
내일 텃밭일을 해야 하기에 오늘은 광명 쪽으로 핸들을 돌리고 힘차게 액셀을 밟는다
첫댓글 오랜만에 카페에 들어오니 동생의 새 글이있어 잘 읽고가네 동생의 글재주는 어느 문필가 못지않네 항상 주님안에서 건강하고 즐거운 삶 되기를 기도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