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미사일 112발에 B2 폭격기 3대 동원… "20여 통합방공망 파괴"
미국, 영국, 프랑스의 공군기와 전함 등이 19일 오후(현지시각)부터 112발의 미사일을 발사해 리비아 방공망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이번 공습에는 이들 3개국 외에 캐나다, 이탈리아군이 참가했다. 이번 공격은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아랍권에서의 군사 개입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이번 공습은 18일, 오전 유엔 안보리의 전날 ‘비행금지 구역’ 설정 결의문 이후 카다피 친위부대가 ‘휴전’을 선언했던 것을 깨고 탱크와 전투기 등을 앞세워 현재 반군들의 최후 거점인 동부의 벵가지 시내로 진격해 들어가자 전격적으로 단행됐다. 뉴욕 타임스는 벵가지 시내에서 친위부대와 반군들 간에 치열한 교전이 전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비아의 통합 방공시스템 20여 곳 파괴”
공습은 미 동부시각으로 오후 2시(한국 20일 오전 3시) 미 전함들이 발사한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들이 한 시간 뒤 수도 트리폴리와 서부 도시 미수라타 시 주변의 레이더·지휘 통신 센터, 대공(對空)망을 타격하면서 시작했다.
벤 로즈(Rhodes) 미 국가안보 부(副)보좌관(전략적 코뮤니케이션 담당)은 이번 공격이 △다국적군 전투기들이 피격의 위험 없이 리비아 상공을 자유롭게 날 수 있도록 ‘비행금지 구역’을 설정하고 △카다피 친위부대의 반군 거점도시 벵가지 공격을 저지하기 위한 목적을 지닌 ‘다단계 작전의 제1단계’이었다고 밝혔다. 로즈 부보좌관은 “이번 폭격으로 리비아 해안의 주요 방공(防空) 통합체계와 시설 20여 곳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모두 25척의 다국적 전함 동원
미 해군은 최소 11척의 전함과 스크랜턴·플로리다·프로비던스 등 3척의 잠수함을 트리폴리 인근 해안에 배치했으며, 모두 연합군 전함 25척이 리비아 인근에 배치돼 있다. 미 전함 11척 외에 11척의 이탈리아 전함, 1척의 캐나다 전함, 1척의 영국 잠수함 등이 이에 포함됐다.
토마호크 미사일은 스타우트 호와 배리 호 등 2척의 미 구축함에서 발사됐다. 토마호크 미사일은 사정거리 250㎞로, 450㎏의 탄두를 탑재하고 있다. 이와 관련, 리비아 국영 방송은 이날 저녁 서방의 ‘십자군’이 트리폴리의 민간인 지역과 미스트라의 유류 저장 탱크를 폭격했다고 보도했다.
AFP 통신도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 수도 트리폴리 동쪽에서 강한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리비아 국영통신사 자나는 서방 다국적군의 공격을 받은 트리폴리 특정 지역에서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해 구급차들이 출동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을 방문 중인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번 공습이 내키지는 않았지만, 리비아 국민을 구하기 위해 필요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미군의 리비아 지상 배치는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미군 전투기 19대 동원돼겨자가스탄 저장고 수색
독일 슈트트가르트에 본부를 둔 미국의 아프리카 사령부는 20일, 스텔스 폭격기인 B-2 폭격기 3대를 포함해 모두 19대의 미군 전투기가 이번 공격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CBS 방송은 B-2 폭격기들은 주요 리비아 활주로 한 곳에 40발의 폭탄을 투하했으며, 미 전투기들은 리비아 지상군 색출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미 언론은 또 미국이 4대 이상의 전자신호를 무력화(jamming)하는 항공기를 동원한 것으로 보도했다.
한편, 워싱턴 포스트는 또 서방의 정찰위성들이 시르테 남부의 사막지대에 리비아 정부가 은닉해 놓은 10t규모의 겨자가스탄 저장고를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방 관리들은 카다피가 이 겨자가스탄을 사용해 수많은 희생자를 초래할까봐 우려한다.
-카다피 은신처에 ‘인간방패’ 형성
수백명의 리비아 여성과 어린이들이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의 카다피 은신처 주변에 ‘인간 방패(human shield)’로 배치됐으며, 이들은 기꺼이 카다피를 지키기 위해 죽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뉴욕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카다피는 트리폴리에 있는 외국 기자들에게 이들의 ‘결사 의지’를 보여줬으며, 수많은 막사와 요새화된 벽, 철조망, 온갖 미로(迷路)를 지나야 나타나는 카다피의 은신처 주변을 수백 명의 민간인이 한겹 더 둘러싸고 있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들 민간인은 외국 기자들에게 “무아마르 카다피를 강타하려면, 다국적군은 우리를 먼저 맞춰야 할 것이다. 우리가 모두 무아마르 카다피”라고 외쳤다. 이들은 대부분 이번 내전에서 카다피를 위해 싸우는 친위부대·정부군 군인들의 가족으로, “카다피를 보호하는 인간 방패를 이루기 위해서 자원해서 이곳에 왔다”고 주장했다. /조호진 2011.03.20
19일(현지시각) 리비아에 대한 다국적군의 '오디세이 새벽(Odyssey Dawn)'작전이 시작되면서 지중해에 있던 미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 베리(Barry)가 리비아의 방공시설을 향해 토마호크 미사일을 쏘아 올리고 있다./AP
미국의 유도미사일 구축함인 USS배리가 19일(현지시간) 지중해 해상에서 리비아 군사시설을 타깃으로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작전명 '오디세이 새벽'으로 명명된 다국적군의 군사개입을 맹비난하며 결사항전을 외쳤다. (AP)
무아마르 카다피를 지지하는 리비아의 '인간 방패'/AP
리비아 공습에 동원될 연합군 병력 현황
프랑스 '샤를드골' 항공모함, 곧 리비아 해역으로
프랑스는 20일 리비아 군사작전에 합류하기 위해, 샤를 드골 항공모함을 리비아 해역으로 보낸다고 프랑스 해군이 발표했다. 샤를 드골 항모(航母)는 20일 오후 1시(한국시각 오후 9시) 프랑스 남부의 툴롱 항을 출발했으며, 라팔 전투기 등 20대의 전투기와 헬리콥터, E-2 호크아이 정찰기 등을 탑재하고 있다.
샤를 드골 항공모함
프랑스 정부는 이 항모가 함재기 이착륙 훈련 등을 마치고 36~48시간 내에 리비아 해역에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샤를 드골 항모 전단(戰團)은 3척의 대잠·대공 프리깃함의 호위를 받으며, 핵공격 잠수함을 수반하고 있다. 20일 새벽 공격에서, 프랑스 전투기들은 미 전함에서 발사된 112기의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이 리비아 대공 망을 강타한 뒤 곧바로 출격해 카다피 친위부대의 거점 등을 맹공했다. /김형원 2011.03.20
리비아공습 대기중인 佛 미라지 전투기
21일(현지시각) 지중해 코르시카 섬에 위치한 솔랑자라 비행장에서 프랑스 공군의 힌 파일럿이 리비아 작전에 참여하게 될 미라주 2000 전투기의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은 프랑스군이 제공한 것이다./AP 2011.03.22
美 B-2 스텔스폭격기, 8300㎞ 날아와 리비아 공습
미군 B-2 스피릿(B-2 Spirit) 스텔스폭격기가 20일(현지 시간) 미국 미주리 주(州)에 위치한 화이트먼 공군기지에 착륙하고 있다. 미군 아프리카 사령부는 이날 3대의 B-2 스텔스 폭격기를 포함해 미군 전폭기 19대가 리비아 공습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또 리비아 국영TV는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트리폴리 관저가 미사일 공격을 받아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B-2기는 공중 급유를 받으며 대서양 건너 8300㎞를 날아가 공습했다. 미군은 이 폭격기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외국 기지나 공항에 착륙시키지 않는다. /U.S. Air Force ⓒ로이터 2011-03-21
불타는 카다피軍탱크
20일(현지 시간) 리비아 동부 벵가지 인근에서 다국적군 공습을 받은 리비아 정부군 탱크가 불타고 있다. 미국 프랑스 영국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이 19일 리비아 방공시설 등에 공습 및 미사일 공격을 퍼부음으로써 정부군은 큰 타격을 받고 퇴각하기 시작했다. 벵가지=로이터 2011-03-21
미군 공수부대의 훈련
미국 공군 공수부대원들이 22일(이하 현지 시간) 이탈리아 북부 아비아노의 나토 공군기지 상공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18일 리비아에 대한 군사 개입을 승인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뒤 프랑스, 영국, 미국을 중심으로 한 다국적군은 수도 트리폴리를 공습하는 등 계속 군사 작전을 펼치고 있다. /Alessandro Garofalo ⓒ로이터 2011-03-23
영국 공군 소속 토네이도 GR4 전투기
영국 공군 소속 토네이도 GR4 전투기가 22일(이하 현지 시간) 영국 RAF Marham 기지에 착륙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18일 리비아에 대한 군사 개입을 승인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뒤 프랑스, 영국, 미국을 중심으로 한 다국적군은 수도 트리폴리를 공습하는 등 계속 군사 작전을 펼치고 있다. /Darren Staples ⓒ로이터 2011-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