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FPA에 따르면 1분당 300명의 아이가 태어나고 있다(2010년 기준). 눈 한 번 깜빡일 때마다 다섯 명의 아기가 탄생하는 셈이다.
기원전(BC) 500년만 해도 세계 인구는 다 합쳐봐야 1억 명이었다. 1000여 년이 흐른 기원후(AD) 500~600년에야 그 두 배인 2억 명이 됐다. 세계 인구 수가 10억 명에 이른 건 1805년쯤이었다. 당시 인구 증가 속도는 11~13세기를 뒤흔든 ‘십자군 전쟁’과 15세기 유럽 전역에 퍼진 페스트 등의 전염병 때문에 더딘 편이었다.
18세기 후반 시작된 산업혁명은 주춤했던 인구 증가에 불을 댕겼다. 산업의 발달로 기술과 의학이 동시에 발전하면서 평균 수명이 크게 늘어난 것. 이에 따라 세계 인구는 10억명을 돌파한 지 겨우 122년 만인 1927년, 또다시 20억명을 돌파했다.
‘세계 30억 번째 아기’가 태어난 건 지난 1959년이었다. 당시 전 세계 인구 수는 계속된 의학 발달에 힘입어 폭발적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 시기에 태어난 사람들은 일명 ‘베이비붐(baby boom·급격한 출생률 상승을 폭탄에 빗댄 말)’ 세대로 불렸다. 1968년, 인구 증가율은 역대 최고치인 2%대를 기록했다. 그리고 1999년, 세계 인구 수는 ‘60억’이란 어마어마한 숫자에 도달했다.
지난 26일 유엔(UN)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인구 수는 오는 2050년 93억 명을 돌파한 데 이어 2100년이면 100억 명에 이를 전망이다. 하지만 2011년 현재 인구 증가율은 1.1%로 떨어진 상태. 물론 국가별 상황은 조금씩 다르다. 중국·인도·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 인구는 가파르게 증가하는 반면,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은 저출산 문제로 고심하고 있는 것.
김두섭 한양대 사회학과 교수는 “특히 1999년의 경우 1950년에 비해 사망률이 절반 이상 떨어졌고, 평균 수명은 46세에서 66세로 20년 늘어나며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했다”며 “앞으로도 전쟁이나 전염병 등 별다른 정치·사회학적 변화가 없다면 세계 인구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나라 인구 수, 어떻게 변해왔을까?
그 이전의 인구 수에 관해선 정확한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추정할 수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 인구 관련 최초 기록은 BC 1세기에 지어진 중국 역사서 ‘한서지리지(漢書地理志)’에 나와 있다. 이 책에 따르면 당시 고조선엔 약 13만 가구가 살았으며, 인구 수는 62만 명이었다.
삼국시대엔 잦은 전쟁으로 인구 이동이 빈번했다. 인구 이동은 주로 전쟁 직후 승패에 따라 포로가 돼 끌려가거나 포로를 잡아오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삼국유사(고려시대 승려 일연<1206~1289년>이 쓴 삼국시대 관련 역사책)에 따르면 5~6세기 우리나라 영토에 살던 인구 수는 고구려 120만 명(22만여 가구)·백제 80만 명(15만여 가구)·신라 90만 명(17만여 가구) 등 280만 명가량이었다. 전덕재 단국대 사학과 교수는 “(삼국유사에 나온 수치는) 다른 중국 역사서에 나와 있는 관련 기록과 다소 차이가 있다”며 “당시엔 근대적 인구 집계 방법이 없었으므로 정확도가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후 조선시대 초기까진 별다른 인구 수 변화가 없었다. 조선 초기 총 인구 수는 약 500만 명이었으며 1500년을 전후해 1000만 명으로 늘었다. 17~18세기엔 임진왜란(1592~1598년)과 병자호란(1636~1637년) 같은 전쟁의 영향으로 인구가 감소했다.
1925년 국내 최초로 근대적 방법을 활용한 인구조사가 이뤄졌다. 그 결과는 1902만 명. 해방 이후 점차 사회가 안정돼가고 경제가 발전하면서 1980년도엔 인구 수가 두 배 가까이 늘어 4000만 명을 돌파했다. 2011년 현재 우리나라 공식 인구 수는 4898만 명이다.
김두섭 교수는 “통계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수는 오는 2019년 최고치인 4999만 명에 이를 전망”이라며 “하지만 인구 성장률은 꾸준히 줄어 2019년을 기점으로 0%가 되고, 이후 전체 인구 수 또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기 좀 그만 낳으세요!” 산아제한 정책 펴기도
◇인구 늘면 좋아지는 것 VS 나빠지는 것
아이디어가 반짝반짝ㅣ좀 더 많은 이들이 머리를 맞대면 새로운 기술을 발견, 창조해낼 가능성이 커진다.
먹을 게 부족해요!ㅣ인구가 늘면 식량 소비량도 덩달아 급증한다. 이에 따라 일부 국가에선 식량의 자급자족이 힘들어져 경제 상태가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 이 밖에 물 등 기타 자원 또한 바닥날 우려가 있다.
어디서 이상한 냄새가…ㅣ인구 수가 많아질수록 쓰레기양도 늘어난다. 사람들이 버리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와 폐기물로 인해 환경오염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를 수 있다. 환경오염은 질병 발생률과 사망률 증가에도 영향을 끼친다.
◇수십억 명이나 되는 인구, 어떻게 집계하나
①1967년 UN 산하기관으로 설립된 UNFPA는 매년 세계 각국의 인구 통계를 바탕으로 세계 인구 현황과 전망치를 내놓는다. UNFPA는 ‘인구조사 시 반드시 점검해야 하는 54개 항목’(예: 성별·연령·이동·문맹 여부·경제활동 상태 등)을 선정, 모든 항목이 각국의 인구조사 과정에 포함되도록 권고하고 있다.
②세계 각국은 일정 주기(5년 혹은 10년)마다 인구조사를 실시한다. 가장 기본이 되는 정보는 출생·사망·이동 등 세 가지. 인구조사가 여의치 않은 국가는 주민등록자료를 활용해 인구를 집계한다. 우리나라는 5년에 한 번씩 ‘인구주택 총조사’를 실시한다. 방문 조사와 인터넷 조사가 동시에 진행된다.
③세계 각국의 통계 자료를 수집한 UNFPA는 각 나라를 △선진국·개발도상국·후진국 등 3개 기준으로 분류하고 △전체 인구 수를 파악한 다음 △각종 분석법을 동원해 향후 인구 수를 예측해 △최종 보고서를 작성한다.
④UNFPA 보고서는 전 세계 인구 수와 국가별 인구 정보는 물론, 각종 사회·경제·인구학적 현상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기초 자료로 쓰인다. 또한 각국 정부나 연구소, 기업 등이 정책을 펼치는 데도 널리 활용되는 ‘알짜배기’ 정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