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만강변에서 보내온 가조의 편지 1
"이제 추위도 한풀 갔습니다. 허리까지 차던 눈도 녹습니다.
눈 속에 묻혀서 보이지 않던 자전거를 끄집어냈습니다.
이제는 이 동토의 땅에도 봄이 온다는 소망을 가져봅니다.
회령에서 온 아이들도 한 겨울을 잘 넘겼습니다.
청진에서 온 아이들도 이제 살이 토실토실 쪄서 제법 처녀티가 납니다.
우리도 죽지 않고 살아났습니다.
또 한번의 겨울을 넘긴 것이 대견하고 감사할 뿐입니다.
보내 주신 의류는 강 건너 북녘으로 잘 보냈습니다.
북쪽에서 사람이 왔다 갔습니다.
우리 믿음의 형제들은 다 무사하답니다.
그 탄압과 굶주림 속에서 용케들 살아남은 것 같습니다.
새 신자도 늘었다고 하더군요.
하나님의 역사 하심은 여기 중국에서도, 북한에서도 계속 나타납니다.
이제 봄이 오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질병에 대한 대책이 시급할 것 같습니다.
<이하생략>
두만강 변에서 보내온 가조의 편지2
60이 넘은 할아버지 한 분이 나를 보고 벌떡 일어나더니 큰절을 했습니다.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하고 있는데 그 할아버지는
"이런 고마울데가 어디있갓습네까? 우리를 죽을 고비에서 살렸씀다"
하고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그는 우리가 보낸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그 할아버지 이야긴즉 작년 봄에 장티푸스로 동네가 다 죽어 가는 것은 약을 보내주어서
살아났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하는 말은 꼼짝 못하고 굶어 죽는 줄만 알았는데 양식을 보내주어서 지금까지
생명을 부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누구에게서 배웠는지 사도신경을 가만히 외어 보였습니다.
<이하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