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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비평, 도덕적 형식주의 및 F. R. 리비스
1. 기원 : 엘리엇, 리차즈, 엠프슨
<보충1>
20세기 초에는 역사적, 전기적 연구가 문학계를 장악했다. 비평의 기능이 텍스트 의 역사적 맥락을 찾아내고 작가의 삶이 작품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작가의 감정이나 태도를 중시하는 잔존적 낭만주의를 비롯해서, 독자의 감상이나 인상을 중시하는 인상주의, 예술의 도덕적 가치를 중시하는 신인 본주의 등, 작품 외재적 요소를 중시하는 당시의 학계에 대한 비판이 엘리엇, 리차 즈 등에 의해 제기되었다. 종전의 내용주의에서 형식주의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기원> 20세기 초엽에 영국의 비평가인 메슈 아놀드가 산업사회의 파괴적 무질서 (Anarchy)에 대항하여 주장한 인문주의적 대안과, 그 공동 배후의 가장 영향 력 있는 인물이었던 T. S. 엘리엇, 리차즈의 비평에 대한 견해. (T. E. 흄의 불연속 적 세계관도 참조)
<핵심> 문학 작품 그 자체에 대한 존중, 즉 텍스트 자체, 텍스트에 대한 객관적이고 과학 적이며 사심 없는 비평이라야 한다는 것. (작품의 주관적 요소도 배제되어야 한다.)
<보충2>
신비평은 작가의 의도나 사회나 독자의 감화는 작품과 인과관계가 있지만 작품 그 자체는 아니며, 작품의 의미는 그것들에서 얻을 수 있지 않고 작품 안에서 분 석을 통하여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더욱이 작품의 가치는 작품 자체가 가진 본질 때문에 생기는 것이지, 작가의 의도나 독자의 감동이나 어떤 사회적 사상 때 문에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신비평은 자연히 ‘문학 작품의 언어 조직’에 관심을 기울이며, 문학의 장르, 플롯, 행위, 사상 등에는 부차적 관심을 보일 뿐이 다. (단원론; monism)
<비판>
오직 어떤 문학적인 글만이 가장 최상의 ‘문학’이고, ‘전통’, 또는 ‘정전’의 일부 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많은 다른 작품들을 배격하는 독단일 수 있다. 본질적으로 ‘정전’은 배타적이며 위계적이어서 방대한 문학적 글들을 진지한 연구의 대상에서 제외했고 그 지위를 박탈했는데, 이로 인해서 ‘정전’이 1960년대 이후의 비평적 혁 명(대중소설, 노동자, 여성, 등의 문학적인 글에 대한 자유로운 논의) 가운데 탈신 비화 되고 해체되어야 했다.
<영향> 주로 미국에서 왕성했던 신비평은, 그 후 유럽에서 형식주의 및 구조주의의 계 속적 발전으로 이어져서 대물림된 듯하지만, 그것이 유포한 분석의 방법과 비평의 어휘는 세계 비평사에 큰 흔적을 남겼다. 특히, 복합적인 구조를 지닌 서정시나 단편소설의 분석방법, 심상과 상징체계의 분석방법 등은 이제 모든 비평가가 터득 해야 할 정도가 되었다. 작품과 작가 및 독자와의 관계가 단순한 인과율의 관계가 아니고, 대단히 복잡 미묘한 관계라는 비평 인식도 신비평의 간접적 영향으로 생 긴 것이다.
(1) T. S. 엘리엇:
* 초기 에세이 <전통과 개인의 재능>에서 시인의 역사적 감각과 과학적 연관성을 유지 하기 위한 ‘몰개성’, ‘탈개성화’를 강조했다.
* ‘시는 감정의 분출이 아니라 감정으로부터의 도피이며, 개성의 표현이 아니라 개성으 로부터의 도피’라고 주장했다.
* 예술 작품은 그것을 잉태한 경험에 대한 ‘객관적 상관물(objective correlative)’, 즉 자율적인 개체인 몰개성적인 재창조물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선배 시인인 에즈라 파 운드의 이미지즘과 엘리엇 자신의 이미지의 개념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 1차 대전 직후에 등장한 이러한 견해는 반낭만주의적 ‘신고전주의’(과학, 객관성, 몰 개성, 작품의 구성 매체, 문학적 전통, 등)의 등장이라 할 수 있다.
* 이와 같은 엘리엇의 주장은 종전까지 영문학을 지배해 온 순문학(세련, 우아, 유려한 문학) 비평 전통을 벗어나려는 젊은 세대에게 강력한 호소력을 발휘하게 되었다.
* 엘리엇은 비평이 시인이 아닌 시 자체를 향해야 된다고 주장, 작품의 형식적 분 석의 기반을 닦았다. 그의 주된 용어로 ‘몰개성’, ‘개성(감정)으로부터의 도피’, ‘객관 적 상관물’, ‘의도적 오류’, ‘사상의 정서적 등가물’ 등, 형식주의 이론이 신비평가들에 게 영향을 주었다.
(2) I. A. 리차즈:
* 리차즈는 <문학비평의 원리>, <과학과 시>, <실제비평> 등에서 비평의 과학적 정확 성을 강조하였고, 시의 정독을 위한 기본 원리의 확립을 시도했다.
* 리차즈의 이러한 견해는 필수적인 비평의 도구가 되었고, 급속도로 탈이론화 되고 당 연시 되어 기본적인 비평행위가 되었다.
* 1929년 리차즈가 영국의 케임브리지대에서 미국의 하버드대로 자리를 옮긴 결과, <실제비평>과 유사한 미국의 비평에 토착적 발전을 보강하는 데 영향력을 발휘했다.
* 리차즈는 의미의 복합적 활동으로서의 시라는 낭만주의자들의 생각과 더불어, 시를 구성하는 요소들의 체계화 및 조화로서의 형식에 관한 이론을 발전시켰던 바, 이러한 리차즈의 작업은 신비평에 있어서의 애매성(ambiguity)이라든가, 아이러니(irony), 패 러독스(paradox), 텐션(tension), 제스쳐(gesture)와 같은 주요 용어와 개념 성립에 동기가 되었다.
(3) 윌리엄 엠프슨:
* 리차즈의 제자였던 엠프슨은 재학 시에 <일곱 가지 유형의 애매 모호성(Seven Types of Ambiguity. 1930>을 발표하여 매우 중요한 인물이 되었다.
(참고) 1. 앰프슨이 제시한 7가지 애매성의 유형은 다음과 같다.
1) 한 낱말 또는 문장이 동시에 여러 방향으로 효과를 미치는 경우(기본 개념).
2) 둘 이상의 뜻이 저자가 의도한 단일한 뜻을 형성하는 데에 같이 참여하는 경우. 3) 일종의 동음이의어로서 한 낱말로 두 가지의 다른 뜻이 표현되는 경우.
4) 서로 다른 의미들이 합작하여 저자의 착잡한 정신 상태를 나타내는 경우.
5) 일종의 명유로서, 그 명유의 두 개념은 서로 잘 어울리지 못하나, 저자가 한 개념 에서 다른 개념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불명확에서 명확으로) 보이는 경우.
6) 진술이 모순되든가 또는 부적절하여 독자가 스스로 해석을 꾸며내야 하는 경우.
7) 진술이 근본적으로 모순되어 저자의 정신에 원천적 분열이 있음을 나타내는 경우.
(참고) 2.
1) 문학, 특히 압축된 언어가 사용되는 시에 있어서는 언어의 애매성을 오히려 적 극적으로 이용하여 의미의 풍부(다양성)을 기할 수 있다. 시의 어떤 낱말들은 핵심 적인 의미와 더불어 다양한 암시성을 수반하든가, 동시에 둘 이상의 의미를 다 수용 할 수 있는 융통성 있는 문맥을 형성한다.
2) 어떤 이는 애매성이라는 용어보다 다의미(多意味; plurisignificance)라는 용어를 택 하기도 한다. 그것은 알송달송한 것이 아니라 여러 뜻의 동시적 작용이라고 보는 까 닭이다.
2. 미국의 신비평가들
<배경과 특징>
* 1920년대에 등장하여 특히 2차 대전과 냉전기인 1940년대와 50년대 사이에 미국에서 전성기를 이룬 신비평 운동의 근원과 발생에 대한 설명은 몇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1) 미국 북부의 산업주의, 물질주의에 적대적인 남부의 농경주의, (산업)도피주의자들이 주도한 일종의 기계적 문명에 반대하는 비평가 그룹들이 신비평 운동의 핵심이다.
2) 그들이 주장한 문학 텍스트들의 특권화와 몰개성적인 특권화는 물질적 현실에 대한 텍 스트들(문학, 시)의 우위성을 강조함으로써, 산업주의에 대한 인문학적 대응이라 할 수 있다. 이 점이 바로 엘리엇의 지지자, 후배인 F. R. 리비스의 견해와 상통한다.
3) 신비평의 비역사적, 중립적인 속성은 미국적 경험에 합당한 하나의 민주주의적 행위였 다. 실제로 신비평은 역사적, 전기적, 지적, 등, ‘문맥’을 다루지 않고, 텍스트의 의미를 찾지 않으며, 언어와 조직을 가진 ‘텍스트’만을 다룬다.
4) 시는 의미해서는 안 되고, 존재해야 한다.(맥리쉬) 텍스트들의 부분의 연관성과 질서와 조화를 중요시하며, 텍스트가 어떻게 ‘아이러니’, ‘패러독스’, ‘긴장(텐션)’, ‘양가성’, ‘애 매성’을 포함하고 해결하는가를 추적한다. 곧, ‘시의 시다움’을 근본적으로 다룬다.
(1) 클리언스 브룩스
1) 로버트 펜 워렌과 함께 <서던 리뷰Southern Review>의 편집자인 브룩스는 워렌과 공저인 <시의 이해>와 <소설의 이해>를 통해서 신비평의 이론을 확산시켰다.
2) 특히, 브룩스의 <잘 다듬어진 항아리-시의 구조에 대한 연구> 중 “키이츠의 숲의 요 정 역사가”에 대한 분석은 신비평의 대표적 에세이라고 할 수 있다.
3) 그는 ‘객관적 상관물’, ‘극적인 타당성’, ‘아이러니’, ‘패러독스’, ‘유기적 문맥’ 등의 용 어를 두루 사용하면서 작품이 지닌 다양한 면을 읽어낸다.(그가 다룬 구체적인 작품 은 워즈워스의 “영생불멸을 깨닫는 노래 Immortality Ode"일 것 같음?)
(2) W. K. 윔새트
1) 예일대 교수인 윔새트는 미학자인 비어즐리와 함께, 실질적으로 엘리엇과 리차즈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 두 저서 <의도의 오류>와 <영향의 오류>를 통해서 작가 의 개인적인 의도와 독자에 대한 영향을 부정하는 객관적 비평을 을 추구하였다.
2) <의도의 오류>에서 그들은 작가의 계획 또는 의도가 작품의 성공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고 하면서, 시는 작가의 능력을 벗어나는 세계라고 주장한다.
3) <영향의 오류>에서 시의 심리적인 영향들로부터 비평의 기준을 끌어내려고 노력하는 것은 인상주의와 상대주의적 태도라고 단언한다.
4) 이들은 신비평의 고전적 객관성을 낭만적인 독자 심리와 대립시킴으로써, ‘두 오류’의 결과로 “시 자체가 특정한 비평적 판단의 한 객체로서 사라지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5) 감정들을 정착시켜 영원하게 인식시킬 수 있는 것으로 만듦으로써, 시는 문화적 유산 으로 영원하고 귀중한 구조물이라고 본다.
<신비평과 소설>
(1) 마크 쇼러
1) 마크 쇼러의 두 에세이, <발견으로서 기법>, <소설과 유추적 모험>은 신비평의 방법 을 소설과의 관계 속에서 전개해 보려는 시도였다.
2) <발견으로서 기법>에서 그는 소설에 있어서는 시처럼 철저히 수행되지 않지만, 소설 자체의 ‘기법’은 언어이고, 소설의 내용이나 그 발견은 ‘기법’에서만 분석될 수 있다.
3) <소설과 유추의 모형>에서는 작가의 의도를 벗어나서, 소설의 언어분석을 확대하여 ‘시적’ 전경화뿐만 아니라 소설 내의 심상과 상징의 무의식적인 패턴들을 드러내 보 인다.
(2) 시카고 학파 : R. S. 크레인과 웨인 C. 부스--신아리스토텔레스주의
1) 시카고 대학의 교수인 이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과 “시학”으로부터 논리, 명 징성, 증거에 필적하고자 했고, 시만이 아닌 모든 장르를 다룰 수 있고 그 기법을 끌 어낼 수 있는 포괄적이고 보편적인 비평을 발전시키고자 시도했다.
2) 신아리스토텔레스주의자들은 소설의 서사구조 연구에 가장 영향력이 컸다.
3) 웨인 C. 부스는 <소설의 수사학>에서, 비록 신비평의 용어를 사용하여 소설을 하나의 ‘자율적인’ 텍스트로 받아들였지만, 텍스트에는 독자가 소설에서 언명된 태도들로부터 추론하여 발견해 낸 작가의 ‘목소리’(내포적 저자)가 존재한다는 생각으로 중요한 개념 을 발전시켰다.
4) 부스가 이룬 것은 ‘소설의 수사학’을 효율적, 형식적 장치로 분석했다는 것과, 작가는 독자에게 가치를 ‘부과하려고’ 하며, 그런 ‘신뢰성’이란 좋다는 신념을 증진시켰다는 점 이다.
3. 도덕적 형식주의 : F. R. 리비스
1) 엘리엇의 추종자이면서 도덕적 형식주의자인 리비스는 1930년대 이후 영문학 연구에 있어서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2) 리비스의 <위대한 전통>에 관한 윌리암스의 언급대로 그는 1970년대 초까지 영국 소설 비평을 완전히 장악했다.
3) 매슈 아놀드와 엘리엇의 영향을 받은 리비스는 영문학을 ‘순문학’에서 탈피하여 대학 의 인문과학 교육의 중심이 되도록 한 30년대 전후의 케임브리지학파의 일원이 었다.
4) 매슈 아놀드와 마찬가지로 리비스는 산업사회의 파괴적 무질서에 대항한 인문주의자 로서 ‘교양’을 중시했으며, 도덕적 열정으로 영문학의 위대한 작품들이 지닌 전통은 윤리-사회학적 문화정치학 속에서도 능동적으로 계승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5) 리비스는 비평가인 동시에 교육자이며, 그에 따라서 그의 작업은 실제적이고 경험적 이며, 전략적으로 반이론적인 속성을 지녔으니, 소위 ‘리비스주의 비평’은 실제로 이 론화될 수 없고, 이론이 필요 없으며, 그로 인해서 역설적으로 영문학 교육에 오랜 동안 가장 영향력이 컸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