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골퍼들에게 아이다호주에 있는 쾨르달렌 골프장을 아냐고 물어보면 두 가지의 대답이 나온다. “Core-de-what? (쾨르드 뭐라고?)"이라고 반문하거나 ”Oh yeah, isn't that the place with the floating green?(아! 거기 물위에 떠다니는 그린이 있는 곳 아냐?)"라고 대답한다.
얼마 전에 기고한 칼럼에서 세계의 특이한 골프장을 소개한 적이 있다. 그 중에서 미국 아이다호주에 있는 쾨르달렌 리조트 골프장 14번 홀의 물 위에 떠 있는 그린(floating green)에 대해 간단히 언급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쾨르달렌 골프장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소개하고자 한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단지 흥미와 볼거리를 위해 플로팅그린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지만 쾨르달렌 골프장 건설에는 친환경적인 요소가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1991년 쾨르달렌 골프장이 건설되기 전 이곳은 1916년부터 제재소가 있던 곳으로 1970년 초에 제재소가 문을 닫은 후 1988년 하가돈 사가 이곳을 인수하기 전까지 20년 가까이 썩은 목재 더미가 가득했고 호수 수면뿐만 아니라 바닥에도 목재들이 썩어가고 있어 환경오염이 심각한 상태였다. 이곳을 사들인 하가돈 사의 회장인 듀에인 하가돈은 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리조트 건설을 시작했고 제일 먼저 그 동안 땅과 호수에 방치되어 있던 목재 더미들을 청소하고 오염된 호수를 깨끗이 하는 데 많은 투자를 하여 버려지고 오염되던 땅을 지금의 아름다운 리조트로 탈바꿈시켰다.
미국 내 가장 아름다운 리조트 골프 코스 11위로 랭크되어 있는 이 골프장은 세계 최초로 호수에 떠있는 인공 섬 그린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14번 파3홀인 이 코스의 그린은 수시로 옮길 수 있어 매번 거리가 달라진다. 또한 온그린 후 퍼팅을 하기 위해서는 전용보트를 타고 가야 한다. 충분한 볼과 어느 정도의 수영 실력이 있어야 이 홀을 무사히 마칠 수 있다. 그린 섬의 무게는 약 2,200톤이며 거리는 평균 남성티 기준 147야드고 95~200야드까지 거리를 조정할 수 있으며 매일 컴퓨터로 조정 변경한다. 이 특이한 그린이 탄생된 배경을 설명하자면 쾨르달렌 호수의 정화를 위해 호수 표면과 바닥의
목재를 청소하던 중 하가돈 회장이 PGA Tour's Players Cham pionship 중계를 보고 대회가 열린 플로리다 TPC Sawgrass 파3 17번 홀에서 영감을 얻어 호수에 떠다니는 그린을 만들게 되었다. 고정시키는 것도 아닌 수시로 움직이는 그린을 만든다는 것과 20억 달러에 가까운 비용이 소요된다는 것에 주위의 반대가 있었지만 하가돈 회장은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겨 오염되어가던 호수에 새로운 아이콘을 만들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홀을 탄생시킨 것이다.
최근에는 태국의 아마타 스프링 CC에서 쾨르달렌 골프장을 본떠 수심 20m의 호수 위에 인공 섬을 만들어 아시아 유일의 떠 있는 그린을 탄생시켰다. 이 그린은 대형 통 27개를 엮은 뒤 그 위에 흙을 쌓아 인공 섬을 조성한 다음 잔디를 깐 것으로 그린이 움직일 수 있는 쾨르달렌과는 달리 이 인공 섬은 밧줄에 매단 여러 개의 닻으로 고정되어 있다. 거리는 114야드며 티샷을 한 후 퍼팅을 하려면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2005년 11월에 조성된 이 골프장은 이듬해 혼다 LPGA 경기를 유치, 우리나라 한희원 선수가 우승컵을 거머쥔 곳이기도 하다.
쾨르달렌 골프리조트가 단지 특이한 홀로 골퍼를 유혹하는 것은 아니다. 올해 매거진 리더스지에서 선정한 미국 서부지역 골프 리조트 탑 5에 랭크되었고 직원 서비스 분야에서는 전국 4위에 랭크되었다. 코스의 레이아웃은 물론이고 코스관리 및 서비스에도 많은 투자와 교육을 통해 명실상부한 명문 골프장의 면모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도 많은 골프장들이 특이한 코스레이아웃이나 홀을 만드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골프장의 기본 컨셉을 거스르지 않는 범위에서 이런 노력들은 골프장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고 골프의 매력과 흥미를 증대시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쾨르달렌 골프리조트처럼 특별한 하드웨어적인 측면뿐만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분야인 관리와 서비스 분야에 대한 노력과 연구도 동반될 때 최상의 경쟁력을 갖춘 명문 골프장이 된다고 생각한다. 국내에서도 쾨르달렌 골프장과 같은 최상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갖춘 세계적 골프장 많이 조성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