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게 비빔국수를 만들어 먹고는 쁘듯한 맴으로 일주일분의 식비 계산을 하는데...
백모군이 쫀쫀한 넘의 본색을 드러내는거 아임니까!!!
일주일분의 영수증을 모아 계산하여 그걸 반으로 나누고... 금액(아마 15000엥의 반 7500엥 자신은 없지만 그 정도였다고 생각됨... 맥주를 포함해서 하루에 1000엥이면 싸다고 생각했는디 이럴 수가...)을 이야기 하자 영수증을 보자고 해서 보여주었지요... 금액은 맞는지 아무런 소리 안하고 한참을 곰곰히 생각하는거 같더니...이야기를 시작하는디...우선 다음부터는 맥주와 음료수는 식비에 넣지 말자고 하더군요...자기는 안마셔도 되는데... 허상이 마시니깐 따라서 마시게 된다고...마시고 싶으면 각자가 자기꺼 사다가 마시자고...같은 상에서 밥을 먹는데 저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그렇게 하자고 했죠 뭐 할 수 없이...
다음은 제가 남에게 퍼주기를 좋아하는 나쁜 버룻이 있는디...그걸 문제 삼더라고요...깍두기를 담아서 맛이 괜찮길래 미세(회사)의 일본 사람들에게 맛이나 보라고 조금 갖다 주었지요...깍두기도 공동 식비인데 아부떠느라 주었으니 그만큼 공동 식비에서 빼라고 그러더군요...어이가 없어서리(고추가루는 내가 한국에서 가져온거 사용했는디...라고 말은 하고 싶었지만 똑같은 인간이 되기 싫어서 일딴 억눌루고...)그래서 무 값의 반을 제했습니다...그리고는 밥도 내가 많이 먹으니깐 쌀 값도 다시 계산해야 한다고 하네요...더이상 이야기가 하고 싶지 않더라고요...제가 어이가 없어 아무런 대답을 안하고 가만히 있자, 잔소리가 시작되는디...
냉장고가 없었지요...주부님들 음식을 만들다가 보면 조금 남지 않습니까? 초여름에 날씨도 더운데 금방 상하지요...그 상한걸 버린다고...적당히 만들지 왜 많이 만드냐고...냉장고에 넣지 않으면 상하는게 많지요...상한걸 버렸는데 왜 관리를 잘못하고 버리느냐고(나중에 따로 해먹을때 냉장고 있어도 나보다도 더 많이 버린 사람이 누군데...) 등등의 잔소리가...(시어머니의 잔소리가 이런건가, 주부님들 갈쳐주세요) 잔소리가 듣기 싫어 내고 싶은 금액을 내라고 하니깐 6000엥을 주고는 잔소리를 그만하더군요...그래도 어찌합니까 의지할 사람이라곤 백모군 밖에 없는디...우선 냉장고를 빨리 구해(당시는 버블 경제라 아직 쓸만한 전자제품을 사용가능함이라 적어서 쓰레기 수거장에 내놓는 경우가 많아지요)야지 하는 마음만이 뇌리를 팍팍 스쳐지나갔답니다.
일단 식비 정산을 끝내고 미세로 갔습니다. 다들 찌라시 작업을 하고 있었지요. 작업을 도우며 가장 만만한 이시이상(石井:당시 27살, 결혼해서 5살의 딸이 보육원에 다니고, 6개월된 아들이...)에게 신문 돌리면서 누가 필요가 없어서 내놓은 냉장고 못봤느냐고 쪽팔림을 참고??살짝 물었는디 요사람이 전 사람에게 공표를...그 말을 듣고는 마음 좋은 뚱뚱이 아줌마(이름이 생각이 않나내요...지송함돠)가 조그마한 냉장고 남는데 쓰겠냐고 하는거 아니겠슴까, 없는 넘이 가릴것 있나요. 고맙다고 인사하자, 일 끝나면 집에 갔다 준다고 하더라고요. 일본 온지 10일만에 공짜로 냉장고를 GET했지요.(역쉬 나는 운이 좋은 넘이야...ㅋㅋㅋ)
일(백모군도 이날 혼자 데뷰)을 끝내고 집에서 기다리자, 뚱뚱이 아줌마가 차에 냉장고를 싫고 오셨지요. 그 냉장고를 보고는 깜짝 놀랐답니다. 신품을 사가지고 온줄 착각했습니다. 박스만 없지 냉장고의 속과 외장은 신품과 다름 없을 정도의 깨끗한 것을 보고는...나중에 알았지만 소우다이고미(대형 쓰레기)를 사용가능한 물건은 "사용가능"이라 쪽지를 붙여서 깨끗하게 닦아서 내놓더라구요...요즘은 리사이클숍에 파느라 거의 없다고는 하지만 당시는 엄청 많았슴다. 뚱뚱이 아줌아에게 고맙다고 깍두기를 담아서 드렸지요...남편도 좋아하고 자기도 좋아한다며 좋아 했슴다. 이후 일본 사람에게 답례는 김치와 깍두기 담아서 주는걸로 통일 했슴다.
일요일 아침 신문을 돌리고 무얼 할까 고민했지요. 처음 맞는 휴일(일요일은 저녁 신문이 없어요)인디...백모군과 상의해서 정기권(토리데에서 오카치나치)이 있으니깐 차비도 안들고 아키하바라에 구경가자고 했슴돠. 거기 면세점에 속아서 손해를 보지요. 오토바이를 타고 가서는 역 앞에 세워두고 전철을 타고 오카치마치 역에 내려 아키하바라에 걸어가면서 요기조기 두리번 거리며(촌넘들은 어쩔 수 없지요^^;;) 전자제품 등을 구경하는디 참 좋은거 많드만여, 사고 싶다는 충동심이...면세점이란 간판이 눈에 들어오기에 들어 갔지요. 한국 생각해서 면세점이 싸다고 생각하고(한국은 특별 소비세가 비싸서 군대 관련 면세품이나 외국인 상대의 면세점 싸지 않았습니까?, 지금도 그런가?)...그게 오산이었슴다.
일본은 소비세 3%(당시는 소비세가 5%가 아니었슴)만 싸지는걸 모르고...디스카운트숍에서 사는게 월씬 싸고 최신 모델을 살 수 있었는디.(자세한건 정보구하기 게시판에 일본에서 가전제품??구입번 절대로 면세점에서 사지 마세요를 참고하세요) 워크맨 CD플레이어(라디오튜너내장)과 빵빵한 증폭스피커를 거금을 주고 샀는디, 면세점이 결코 싸지 않다는 그 사실을 나중에 알고는 얼마나 속이 쓰리던지...열분도 저같은 멍청한 짓 하지 마세요. 두고 두고 후회합니다.
물건을 사고 나서 두리번 거리다 한국인 가족(주재원 같았습니다)을 만났는디. 고생하는 일본어 학교 유학생이 아닌 한국인을 보니 얼마나 방갑던지 말을 걸었지요. 반응을 보고는 열받았지요. "아그래요..."하면서 무시하고 그냥 가는 겁니다. 지들이 잘났으면 얼마나 잘났기에...열분들 절대로 그러지 맙시다. 같이 이국땅에서 살아 가는디 그럴 수 있남요...한국인끼리 서로 도와가며 따듯하게 살아 갑시다. 씁쓸한 뒷맛을 느끼며 집에 돌아 왔슴다.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고 백모군과의 트러블은 에스카레이트 하는거 아니겠슴까. 처음 정했던 설거지의 약속은 식비 정산 이후 노골적으로 어기는디, 설거지 하라고 하면 나중에 모아서 한다고 하는디 음식을 만들려면 그릇을 씻어야하니 할 수 없이 제가 하는 수 밖에요. 가정부도 아니고...열만 엄청 받지요. 그러면서도 잘 받아 먹고, 식비 정산시는 잔소리...아 지겨워...지금 생각해도 아찔합니다. 백모군과의 공동 생계는 한달로 청산했슴다. 공동 생계는 청산했지만 백모군의 개인주의는 계속됩니다.
다음 글은 일본에서 3개월 이상 체류하면 외국인 등록증을 만들어야 하지요. 거기에 얽힌 이야기와 아직도 친분(12년)을 갖고 있는 공무원이며 도공(도자기) 후루야(古谷)상 이야기 입니다.
첫댓글 후우와~, 백모군 얘기는 읽는 입장에서도 속이 부글부글 끓네요. 정말 상종하기 싫어질 것 같다는....-_-
미스타 백 뭐먹고 싶으냐....그럼 재료 적어줄테니...대신 재료 사와라 하면 되는데...
저런~!빽가 같은성격이랑 사셔서 속병 안나셨나 몰라....나 같음 일주일도 못견뎠네...-.-
근데.겨우 시간내어 읽으러왓더니 어느새 사랑님 나보다 더 빨리 진도 나가벼렸넹~~;;;;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