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090817 (월)
- 진주귀고리 소녀 - [ 또 다른 이야기 (6) ]
* “귀고리”와 “귀걸이”는 모두 표준말입니다.
* 너무 식물이야기만 하니까 지루하시지요? 맨 날 풀만 먹어야 하나?
저는 채식을 좋아하니까 괜찮은데 그래서 오늘은 모처럼 양식 한 테이블
차렸으니까 “좌빵우물”을 지키시고 즐겁게 드시기 바랍니다.
- 다음에는 당분간 다시 풀 이야기입니다.ㅎㅎ
물론 훨씬 더 이전부터이기는 하지만 제가 어렸을 때 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에서는 대부분이 서양식 위주로 교육을 받아 왔는데
물론 수업방식도 그렇고 또 수업내용도 그렇다는 것입니다.
역사는 우리의 국사도 함께 배웠지만 주로 서양사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서
동양사 즉 중국사 보다 더 치중했고 당연히 일본역사는 알 수가 없었지요.
그래서 그저 “삼국지”, “서유기”, “수호지” 같은 소설을 개인적으로 읽고
또 “제자백가” 정도만 좀 알았던 기억이 납니다.
일본 역사는 나중에 “대망”을 읽으면서 많이 알게 되었고요.
그런데 음악과 미술은 정도가 좀 더 심해서 음악하면 “서양음악”이고
동양음악이나 우리의 음악은 겨우 “궁상각치우”나 알고 동네에 “악극단”이 오면
보고 또 “딴따라”를 구경하며 듣는 수준이지 뭐 체계적으로 배운 기억이 없습니다.
미술도 마찬가지여서 “서양미술사”는 통달하면서 우리 옛 그림은 국사에 곁들여
함께 배운 것이 전부라면 좀 지나친 말일까요?
그러니 미술시간은 크레용과 크레파스와 수채화 물감으로 뭘 칠하는 시간이고
어쩌다 “붓글씨” 써 보는 것이 우리 것을 배우는 시간이었지요.
종교도 마찬가지여서 조선시대의 “억불숭유”의 정신이 남아서 중이 지나가면
돌멩이 던지곤 했는데 그러나 소풍(消風-그때는 “원족(遠足)”이라 했지요)은
또 절로 가곤 했습니다. 불교는 할머니나 다니는 곳이어서 종교 취급도 못 받았고
“그리스도교”를 믿어야 진정한 종교를 가지는 것이어서 그 당시나 아니 지금도
사회 지도층들은 모두 “그리스도교”를 믿어야 힘을 쓰지요.
의학도 다를 것이 없어서 원래 “의사”와 “약”은 모두 지금의 “한의사”와 “한약”을
말하고 서양에서 온 그것은 “양의사”, “양약” 또는 “신약”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거꾸로 되어서 “의사”와 “약”은 모두 “양의사”와 “양약”을 말하고 “한의사”와
“한약‘은 앞에다 말을 하나 더 붙이게 되어서 전형적인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 낸다”가 되었지요.
더구나 “약(藥)”이란 말은 원래 “풀에서 즐거움과 편안함을 얻는다”라는 뜻인데
“양약”은 화학적인 측면이 강하니까 말까지도 빼앗겼지요.
지금 우리나라 “한의학”은 우리나라라는 뜻의 “한(韓)”을 써서 “韓醫學” 즉
“한국의학(韓國醫學)”이어서 “韓醫師”, “韓藥”으로 부르고 있는데 이는 옛날
중국에서 온 중국 한나라라는 뜻의 “한(漢)”을 붙이는 “漢醫學” 하고는 달리
우리나라 고유의 민족의학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을 위한 의학입니다.
우리나라의 “韓醫學”은 옛날부터 내려오는 우리의 의학을 조선 선조 때
“허준(許浚)” 선생님이 “동의보감(東醫寶鑑)“으로 집대성하였고 또 고종 때는
”이제마(李濟馬)“ 선생님이 “사상의학(四象醫學)”을 만들어 더욱 발전시키고 지금은
그들에 이어 새로운 의학기술을 개발해 나가고 있습니다.
* 四象醫學 :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 이란 책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 여기에 나오는 사람의 체질을 구분하는 “소음인(少陰人)”, “소양인
(少陽人)”, “태음인(太陰人)”, “태양인(太陽人)”은 모두 아시지요?
* “동의(東醫)”라는 말은 “우리나라 의학”을 말합니다.
지금 중국에서는 “중의(中醫) 와 서의(西醫)”라고 해서 우리의 “韓醫學”에 해당하는
의학은 “中醫“라고 부르고 서양의학은 ”西醫“라고 불러 구분하는데 중국 고유의
의학인 “中醫”를 앞으로 내놓고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중국에 여행가거나 하면 “中醫 처방에 의해 만들어진 약“을 많이들
사가지고 오시지요.
지금 “미국”이나 ”일본“, ”필리핀“ 등지에서 성행하는 ”한의사“는 제가 알기로는
일종의 “침구기술사(鍼灸技術士)“로서 의사를 부르는 호칭인 ”닥터(Doctor)"를
붙일 수 없다고 알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韓醫師” 와는 완전히 다르오니 착오가
없으시기 바랍니다.
“한의(韓醫)”와 “양의(洋醫)”의 기본적인 차이는 “洋醫”는 증상의 개선과 치료이고
“韓醫”는 사람의 몸을 하나의 “작은 우주”로 보아 체질과 몸의 건강상태나 나이를
구분하여 잘못되거나 부족한 곳을 당초의 자기자리로 되돌리기 위해 바로 잡거나
보충한다는 뜻으로 비슷한 거 같지만 근본이 좀 다릅니다.
물론 양의의 치료가 수술 등 훨씬 범위가 넓고 빠른 회복이 있으며 또한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어서 현대의학을 이끌어 가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인데
우리 “한의학”도 빠르게 발전하고 현대화 하면서 우리의 건강유지에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한의학”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경희대학교 한의학과”와
“경희의료원”에서는 “한의”와 “양의”가 협진 하는 “동서협진”을 연구, 발전시키고
또 시행하고 있습니다. --- 저도 전에 “동서협진”의 효험을 크게 경험했습니다.
* 그래서 서양의 그것들에 대비하여 우리의 것들은 “한글”, “한식(韓式)”,
”한류(韓流)“, “한식(韓食)”, “한복(韓服)”, “한옥(韓屋)”, “한우(韓牛)”,
“한지(韓紙)”, “한와(韓瓦)”, “한의학(韓醫學)”, “동양화(東洋畵)-물론 한국화
(韓國畵)라는 말도 있지만도...”, “국어(國語)”, “국사(國史)”, “국악(國樂)“등으로
부르는데 앞에 붙는 말들이 여러 가지이군요.
그런데 이러한 교육체계와 의학의 변화는 근본적으로 일제강점기 시대에
우리고유의 것을 없애려는 일본의 정책에 의한 것이었다고 학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우리의 것”을 찾으려는 노력과 열성이 많은데 저도 그래서 우리의 것을
찾고 이용하고 널리 퍼뜨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 지난 7/30일에 카리브해 “바베이도스(Barbados)”의 수도 "브리지타운
(Bridgetown)"에서 열린 제9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위원회 국제자문위원회에서
우리나라의 “동의보감”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는 것이 확정되었습니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자랑거리가 또 하나 늘어남과 동시에 우리의 “한의학”이
체계적이고 과학적이며 또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음이
세계만방에 증명되었다고 하겠습니다.
* 우리나라의 “세계기록유산”은 “훈민정음”을 포함하여 총 7건이 등재되어 있으며
“석굴암/불국사” 등 “세계문화유산”을 포함하면 “세계유산”은 총 19건이 됩니다.
*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 : 우리나라의 7건을 비롯하여
”구텐베르크의 성경“, ”베토벤 제9번 합창 교향곡의 악보“, ”마그나카르타“,
”슈베르트 악보모음집“, ”오즈의 마법사“ 등등이 있습니다.
* 세계유산(World Heritage) : 문화유산, 자연유산, 복합유산으로 구분됨.
# “세계유산”에 대해서는 나중에 별도로 다시 올릴 예정입니다.
--------------------------------------------------------------------------------------------------------------------------------------------------------------------
위의 제목을 “진주귀고리 소녀“라 해 놓고 엉뚱한 소리를 한 거 같지만 이런
배경을 가지고 말을 시작하려고 꺼낸 것입니다.
제 중고등학교 시절 미술선생님은 지금은 연세가 아주 많으시지만 꽤나 유명한
분으로 그 분에게서 많은 교훈을 받아서 저도 서양미술에 관심이 많은데
(학교 때 여러 사람 앞에서 그림 잘 그렸다고 칭찬 한번 받고는 그 분을 존경하게
되었지요.ㅎㅎ) 그래서 미술관이나 전시회에 가끔 가는 편입니다.
최근 서양미술의 그림이나 조각 작품 전시회가 계속되고 또 많은 관람들을 하고
계신데요. 그것도 좋지만 우리나라 현대 미술가들도 훌륭한 분들이 많아서
저도 우리나라 작가 분들의 작품 중 그림과 조각 여러 점을 집에 걸어 놓고
감상하고 있지요...
이러저러해서 저도 서양화를 많이 보는데 제가 특히 좋아하는 화가는 불란서의
“폴 세잔느”와 “앙리 마티스”이고요. 여기에 비교적 최근에 네델란드의
“요하네스 베르메르”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위의 두 분은 나중에 소개(?)하며 함께
그림을 감상하고요. 오늘은 “베르메르”의 작품을 여러분과 함께 감상해 보려고
이렇게 장황하게 시작합니다.
* 사실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도 좋아 하는데 좋아하는 작가 세 사람만
말하려다 보니 빠졌습니다. --- “르느와르” 전시회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지금 열리고 있는 것은 아시지요?
"Johannes van Vermeer" 또는 “Jan Vermeer van Delft"는 네델란드 ”화가“이며
또 “화상(畵商)“인데 (1632~1675)의 44세의 짧은 생애를 사신 분입니다.
위의 이름을 우리는 영어식과 네델란드식으로 혼합해서 발음하는데 앞의 이름은
“요하네스 얀 페르메이에르”가 네델란드 말이고 영어식으로는 “죠아니스
베르메에르”인데 통상 “요하네스 베르메르”라고 부르고 있고 뒤의 이름은
“델프트의 페르메이에르‘인데 여기서 “델프트”는 그 분이 살았던
고장의 이름입니다.
* “델프트”는 로테르담 근처에 있는 작은 도시입니다.
이분은 화가의 아들로 태어났는데 가정을 꾸려나가기 위해서 “화상(畵商)“ 즉,
그림 장사를 한 모양이고 그런데 지금 남아 있는 작품이 확실하게는 36점, 약 40점
인데 이는 20세기 초 “한 판 메이헤런”이라는 사람이 “베르메르”의 위작(僞作)을
많이 만들어 팔아서 그렇게 되었는데 이로 인해서 “베르메르”가 더 유명해지기는
했지만 결국은 가짜라는 사실이 들통이 났다고 합니다.
풍경도 두 점 있기는 하지만 주로 가정생활과 인물을 많이 그렸고 또 남아 있으며
그 외에 성화(聖畵)를 몇 점 그렸는데 대부분 소품이며 적(赤), 청(靑), 황(黃),
흑(黑)이 정교하게 대비되어 맑고 부드러운 빛과 색깔의 조화가 아주 뛰어나다는
평을 듣고 있고 이 분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어딘가 세련되지 못한 느낌은 있지만
마음이 편안해 지는데 이를 두고 하늘이 개인 날 북유럽의 새벽 대기를 느끼게
해준다고 평하며 이분은 다른 화가들과는 달리 생애의 내용이 별로 알려져 있지
않아 갖가지 의문과 불확실과 추측에 쌓인 신비에 가득하다는 평입니다.
이분의 대표작은 뭐니 뭐니 해도 “진주귀고리 소녀”로서 “북유럽(북구=北歐)“
에서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Mona Lisa)"에 비유해서
”북구의 모나리자“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림의 주인공인 소녀의 빠져드는 듯한 눈빛과 파란 두건, 그리고 귓가에 살짝
비치는 진주귀고리가 무척이나 신비로워서 이 그림을 그린 화가의 알려지지 않은
생애와 더불어 자꾸만 그 사연을 알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1999년 미국의 여류작가인 “트레이시 슈발리에(Tracy Chevalier)”가
이 그림을 소재로 하여 소설을 썼는데 2003년 영화로도 만들어졌습니다.
* 이 소설은 제목이 “Girl with a Pearl Earring"으로서 내용은 “아버지가 사고로
시력을 잃자 집안이 어려워 져서 델프트에 사는 16세 소녀 “그리트”가 화가
“베르베르”의 집에 하녀로 들어가서 일어나는 일들을 펼치는 것으로서 소녀는
화가의 시중을 들며 물감 만지는 법, 물감 개는 법 등을 배우며 화가를 몰래
사모하는데 화가의 가족들이 이를 시기해서 벌어지는 일들“을 아름답게
묘사 했습니다. 실제가 아니고 완전 Fiction입니다.
* 잔잔한 소녀의 이야기나 어릴 적 고향마을의 추억이나 풋풋한 사랑을 해 본
기억이 있는 분들에게 꼭 어울리는 소설로 번역본이 한참 전에 나와 있고
또 재미도 있으니까 한번 읽어 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 “트레이시 슈발리에”는 미국의 유명한 옛날배우 “모리스 슈발리에”와는
아무런 관계도 아닙니다.ㅎㅎ
--- 그런데 어릴 적 풋풋한 사랑이야기는 아무래도 “황순원”선생님의
“소나기”가 가장 잘 어울리는데 경기도 양평군에서 최근 “소나기마을”을
만들어 놓았으니까 추억여행 해 보시기 바랍니다.
--- 가슴이 아련한, 그리고 어쩌다 문득 생각나는, 그래서 입가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머금어지는 그런 사연은 모두들 가지고 계시지요?
* 영화는 영국, 룩셈부르크, 미국의 합작인데 상영시간 95분이며 감독은 영국의
“피터 웨버(Peter Webber)", 주연은 영국의 ”콜린 퍼스(Colin Firth)"가
“베르메르” 역을 맡았고 미국의 “스칼렛 요한슨(Scarlett Johansson)이
“그리트” 역을 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상영했었습니다.
“스칼렛 요한슨”은 이 영화로 2004년 “골든글러브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으나
본상을 타지는 못 했습니다.
그럼 “베르메르”의 작품들을 감상 하겠습니다.
------------------------------------------------------------------------------
--- 진주귀고리 소녀
--- 레이스 뜨는 여인
--- 물주전자를 들고 있는 여인
--- 우유 따르는 여인
--- 창가에서 편지 읽는 소녀
--- 화가의 아뜰리에
--- 델프트 풍경
그림들 괜찮았는지요???
* 서울 서초구에 있는 “예술의 전당”에 가시면 “진주귀고리소녀” 그림을 넣은
핸드백 등 여러 가지를 팔고 있습니다. ㅎㅎ
* 언젠가 제가 좋아하는 다른 화가들 - “폴 세잔느”와 “앙리 마티스”를 소개할
기회가 있겠지요.
-------------------------------------------------------------------------
--- 오늘의 사진 : 남양주시 꽃밭에서의 백일홍 꽃 (제가 찍었습니다.)
(요즘 한창 피어있는 “배롱나무(목백일홍)”과는 아주 다른 풀꽃
으로 저희 어릴 때는 많이 심었는데 요즘은 덜 보입니다.)
오늘도 고맙습니다.
첫댓글 저도 마티스를 제일 좋아합니다. 퐁피두에서 마티스의 악사들(?)이란 작품을 보고 맘의 평온과 따스함을 느낀 후로 말이죠.. 감사합니다.
지기님도 마티스를 좋아하시는군요... 사실 20세기 최고의 화가이니까요. "Fauvisme"이라는 "야수파"를 창시하고 또 이끌며 "색채의 마술사"로 보는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마티스의 그림은 사람의 솜씨가 아닌듯 할 때가 많습니다. 말씀대로 맘이 편안해지는 그림이 많더군요. 고맙습니다.
크~ 이렇게 그림에 까지 조예가 깊으시다니... 쥔장님도 그림에 조예가 있으시군요... 전 그림하곤 완존 상극이라 유명그림보고 저건 누가 그린거라고 하는 분들 보면 신기하기 까지 합니다.ㅋㅋ 그래도 모나리자는 압니다. ㅎㅎ 주제가 식물에서 그림으로 바뀌니 신선한 감이 없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열강 부탁 드립니다.
이거 얼굴 뜨겁게시리.... 미술은 원래 좀 좋아했는데 집사람이 그쪽 계통이다보니 조금더 관심있고 더 알게 되었지요. 요즘도 앙리마티스 그림나오면 "저기 당신좋아하는 그림 나왔다" 그러면서 부르지요. 그런데 베르메르는 제가 조금더 전문이지요...ㅎㅎ 그래도 식물이 더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