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오감만족의 여정을 담보할 수 있는 여행지가 있다. 서해안고속도로를 따라 만나게 되는 '전북 고창'이 바로 그곳이다. 짙푸른 신록이 청량한 기운을 내뿜는 즈음 이들 고장에서는 신명나는 축제마당이 펼쳐진다. 또 복분자, 장어의 고장 전북 고창에서는 '복분자푸드페스티벌'이 펼쳐져 다양한 복분자 음식과 함께 신나는 체험 속으로 빠져 들 수 있다.
- ▲ 복분자밭
<전북 고창>
◆신명나는 페스티벌
국내 '미식의 고장'을 꼽자면 전북 고창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장어'와 '복분자'의 명산지로, 이 둘의 조합은 '스태미너식'의 대명사격으로도 불리고 있다. 고창에서는 6월, 복분자 수확시기를 맞아 '복분자 푸드페스티벌'을 펼친다. 다양한 복분자 음식과 함께 이색 체험 프로그램이 한 가득으로, 축제는 풍요로운 잔치마당 그 자체다. 청보리가 넘실대고, 오뉴월 햇살에 하얀 소금이 쏟아지는 고창의 축제 속으로 행복한 초여름기행을 떠난다.
▶복분자 푸드페스티벌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고창에서는 몸과 마음이 흡족한 맛있는 축제가 펼쳐진다. 국내 복분자의 최대 원산지이자 풍천 장어의 고향인 고창 선운산도립공원 일원에서 펼쳐지는 '2011 고창복분자 푸드 페스티벌'은 지역 특산 미식거리 축제의 대표격이다. 올 축제는 다양한 복분자 음식과 함께 재미난 체험 프로그램이 한 가득이다. 특히 스페셜 푸드관에서는 기존 음식부스와 차별화된 고급스러운 분위기 속에 방문객을 맞는다. 내방객들은 빼어난 비경의 선운산을 벗 삼아 맛난 별미를 줄길 수 있어 그야말로 오감충전여행을 즐길 수 있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라면 다양한 공연-체험 프로그램을 즐기면 된다. 복분자 입체액자 만들기, 복분자 장신구 만들기, 와인잔 그림그리기, 수박부채 만들기, 복분자 볼링, 복분자 낚시, 복분자 골프 등을 즐길 수 있다. 아울러 2개의 공연과 길거리 공연 등도 펼쳐진다. 고창복분자축제위원회(bokbunja.gochang.go.kr). (063)560-2600
고창의 미식거리
- ▲ 복분자냉면
▶복분자 냉면
냉면의 면발이 이처럼 아름다울 수 있을지 싶다. 복분자 냉면. 보라빛 면발이 보기에도 깔끔하고 예쁘다. 복분자 냉면, 그 중에서도 고창읍 교촌리 태흥갈비에서 말아내는 냉면은 복분자의 고장 전북 고창의 이색 별미로 통한다. 이 집의 김주옥 사장(60)이 숱한 시행착오 끝에 3년 전 개발해냈는데, 메밀가루에 감자전분과 복분자즙을 섞어 보랏빛 면을 빚어낸다.
과연 복분자 냉면의 맛은 어떠할까. 면발은 그다지 질기거나 무르지 않다. 한입을 베어 물고 몇 번을 오물거리자 면발에서는 복분자의 향긋한 향이 베어난다. 끓는 물에 면을 삼는 순간 향이 많이 사라진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은은한 향취가 남아 있다. 육수에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은은한 복분자의 빛깔이 배어난다. 때문에 국물에도 약간의 복분자 향이 담겨 있기는 마찬가지다.
김주옥 사장은 면 색깔을 만들어 내는데 각별히 신경을 쏟았다고 했다. 자칫 붉은 빛깔은 혐오감을 들게 하기 때문이다. 이 집의 또 다른 별미는 명품 꽃등심. 거세우가 아닌 암소한우 등심을 맛볼 수 있다.(063)564-2223
- ▲ 장삼보양죽
▶장삼보양죽정식
이름부터가 거창하다. 이 심상찮은 메뉴는 그야말로 고창군이 자랑하는 보양스태미너식의 결정판이다. '장어의 고장' 고창의 장어를 기본으로 몸에 좋다는 갖은 식재료를 동원해 죽을 쑨 것이다. 말 그대로 장어와 수삼이 단호박과 만나 몸에 좋고 맛도 좋은 별미로 탄생했다. 고창군 이산면 반암리 강촌식당. 미식의 고장 고창이 자랑할만한 스태미너식을 맛볼 수 있는 집이다. 이 집 주인 신순애 사장(60)은 40년이 넘도록 장어구이집을 운영해왔다.
이 집의 대표 요리 '장삼보양죽정식'은 손이 많이 가는 요리다. 우선 장어를 4시간가량 푹 고와 진한 육수를 만든 다음, 그 육수에 녹두, 인삼, 은행, 밤, 대추, 찹쌀, 장어 육수 등을 넣고 죽을 쑨다. 단호박의 뚜껑을 따고 속을 긁어낸 후 쑨 죽을 넣은 다음 잣, 호박씨, 호두 등 건과류를 추가해 넣고 뚜껑을 닫은 다음 30분가량을 더 찐다.
- ▲ 장어구이
2대째 내려오는 보양죽은 고창군 향토음식 출품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할 만큼 맛과 영양면에서 인정받은 요리다. 죽과 함께 잘 익은 단호박을 곁들이는 맛이 일품이다. 거기에 매콤한 숯불 장어구이를 곁들이니 더할 나위 없는 조합이 된다. 특히 자칫 장어 비린내가 날 것 같지만 여타 식재료에 그 맛이 감춰진다. 살짝 느껴지는 특유의 장어향, 그 맛은 즐기면 된다.
장어는 인근 심원양식장서 가져온다. 제일 맛나다는 6개월 정도 자란 3미짜리(1kg에 3마리)를 가져다 굽고, 삶는다. 3미 짜리는 오물거리면 통통 튀는 느낌이 들 정도로 육질에 탄력이 있다. 이 집 장어 양념구이 맛의 특징은 여느 집과는 달리 달지 않고 칼칼하다는 점. 고추장 대신 고춧가루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장삼보양죽정식은 웰빙보양식으로 여성들이 더 좋아한다. 둘이 먹기에는 양이 많고 셋이서 먹어도 든든한 양이다. 밑반찬도 좋다. 백김치, 김치, 매실장아찌, 머위무침, 표고버섯조림, 미나리무침, 시금치, 무말랭이, 미역무침, 고추밴댕이젓, 부추갈이전, 복분자샐러드, 무쌈, 참나물들깨무침 등 푸짐하고도 깔끔한 반찬이 한 상 가득 따라 나온다. 장삼보양죽정식은 조리 시간이 오래 걸려 2시간 전 예약해야 맛볼 수 있다. 보양죽정식 5만원(2인 기준). (063)563-3471
- ▲ 간장게장
▶간장게장
호남의 대표적 곡창지대인 고창은 바다와 염전, 해수욕장까지 거느린 살기 좋은 터전이다. 고창의 미식거리로는 구시포 앞바다에서 건져 올린 통통한 꽃게로 담근 간장 게장도 빼놓을 수 없다.
- ▲ 망둥어포
고창군 심원면 연하리 면사무소앞에 자리한 수궁회관의 간장 게장은 한약재를 넣어 짜지 않고 달달한 간장에 암꽃게를 넣어 담근 게장맛이 일품이다. 가장 제 맛이 나는 담근지 4~5일 된 간장게장을 상에 올린다. 이 집의 또 다른 별미는 망둥어포. 망둥어를 바싹 말려 고추장에 찍어 먹는 맛이 술안주, 밤반찬으로 그만이다.
19년째 간장 게장을 담가왔다는 김연요사장(49)이 직접 담근 간장이 맛을 내는 근간. 밑반찬도 먹을 만하다. 취나물 된장무침, 밴댕이젓갈, 김치에 미역국도 국물이 시원하다. 간장게장 정식 1만3000원. (063)564-5035
- ▲ 고창 삼양염전
◆밥 먹고 뭘 할까
▶삼양염전
고창의 바닷가 풍경으로는 염전을 빼놓을 수 없다. 동호해수욕장 인근에 자리한 삼양염전이 그곳으로 예전 번성기만은 못하지만 목가적 풍광을 감상하기에는 모자람이 없다.
결정지 1만5000평을 임대해 염전업을 하고 있는 박원준 사장(63)은 "송홧가루가 날리는 이때 거둬들인 소금이 명품"이라며 "하루해가 모자랄 정도로 부지런히 소금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일본 원전사고 여파로 소금 값이 올라 올 연말 결산도 밝을 전망이다. (조선일보, 2011.06.01)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고창 IC~전북 고창군 선운산도립공원/동호 해수욕장 삼양염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