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백교회 새벽 걸음 【40을 향한 39】
제29일 11월 21일(화)
마음 열기 찬송가 525장 돌아와 돌아와
말씀 읽기 사무엘하 13장 23~39절
말씀 만나기
암논이 다말을 범한 사건은 왕실을 발칵 뒤집어 놓을 만한 사건이었지만 다윗이 침묵하고 압살롬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음으로써 없던 일로 잊어져 가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압살롬은 잊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2년 동안 치밀하게 복수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압살롬이 양털 깎는 잔치에 왕과 왕자들을 초대하자, 다윗은 무척 어색하고 불편한 기색을 비칩니다(25~26절). 매듭짓지 않고 덮어두었던 그 사건이 신경쓰였고 압살롬과의 관계가 껄끄러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압살롬의 간청을 거절할 명분도 없었기에 다윗은 결국 허락하고, 그가 내심 염려하던 사건이 터집니다. 잔치 자리에서 압살롬이 부하들을 명하여 암논을 살해하고는 외가로 도망친 것입니다(28~29, 37절). 다윗으로서는 한 날에 왕위 승계 1, 2 순위의 두 아들을 동시에 잃은 것입니다. 또 3년의 시간이 흐르며 다윗의 마음이 안정되어 가는 듯했지만, 다윗 왕가의 비극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말씀 새기기
시간이 약이라는 말을 합니다. 특히 가해자는 쉽게 잊고, 또 잊혀지기를 바랍니다. ‘그쯤이면 되었다’는 말이 얼마나 잔혹한 말인지 역사의 피해자들이 증언합니다. 피해자의 몸과 영혼에는 그 고통이 그대로 새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기독교에서는 ‘용서’라는 말이 자주 거론되다 보니 많은 기독교인들이 오히려 죄를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 듯합니다. 기독교인들의 도덕성에 대한 세간의 기대가 땅에 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죄는 시간이 지나거나 잊는다고 절대 스스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모든 죄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합니다. ‘믿음으로, 사랑으로’라는 말로 두루뭉술 넘어가려 해서는 안 됩니다. 피해자 우선 원칙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가해자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피해자의 입장에서 해결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보복이나 복수를 정당화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정직하고 용감하게 자신이 저지른 죄와 직면하고 회개를 통해 바로잡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마음 드리기
공의로우신 하느님, 저희가 이웃에게 끼친 아픔과 손해를 방치하지 않고 용기를 내어 해결하는 믿음을 갖게 하소서.
주님의 기도
✽이 묵상 자료는 하나님 나라QT(씨앗과 숲)를 기초로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