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허리통증과 공황장애
2012년, 도자기 작가이야기 입니다.
충남 금산에서 작업실을 운영하던 당시는 30대 후반이었습니다.
함께 차모임을 하며 가깝게 지내는 사이였는데 허리가 아프다며 찾아와서는
"대학교때 도예과를 다녔는데 방학때도 남들 놀때 내내 물레만 찼을 정도로 열심히 작업을 했어요. 졸업하고도 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공방에 살다시피 하였는데 그래서인지 작업할때 허리가 많이 아파요.
이 허리가 아주 고질병이라 1년에 한달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게 연례행사입니다. 학교다닐때부터니까 한 20년은 됐네요. 저도 나을수 있을까요?"
"수련하면 됩니다. 물레작업할때 한쪽으로만 틀어진 상태로 작업하니까 좌우 불균형이 되고 그 상태로 굳어서 늘 허리가 아픈거에요. 자세교정을 하면 좋아져요. 나도 허리때문에 무지 고생했는데 지금은 안아파요."
"그럼 저도 해볼께요. 아이고.. 이 허리가 한번 아프기 시작하면 정말 아무것도 못해요. 오죽하면 병원에 입원 했겠어요. 스님, 제 허리만 낫게 해주세요."
"저는 엄지발가락 운동으로 좋아졌는데 발목을 세우고 엄지발가락만 까딱거리면 돼요. 그것도 편하게 누워서."
하고 시범을 보여주니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더니 누워서 1~20분 했나..
허리를 잡고 옆으로 돌아누우며
"어우, 어.. 억~! 허리가 왜이렇게 아파요?"
하며 곡소리를 냈습니다.
"하여튼 엄살은.. 그정도도 못참으면 어떡해요? 그순간이 고비인데 통증이 왔을때 안움직이고 참으면 허리가 펴지면서 통증이 사라져요."
"스님, 저 엄살 아니에요. 진짜 아파요. 아이고.."
"다른사람들도 다 하는거에요. 그리고 지금까지 병원에서 허리를 고쳤어요 못고쳤어요? 맨날 반복이잖아요. 침맞고 물리치료해도 그때뿐인거는 본인이 더 잘알거 아니에요?
남이 못고치는거 내가 노력해서 고치면 재발하지도 않고 고통없이 살수 있어요.
나는 허리아파서 편하게 누워자질 못했어요. 항상 옆으로 잤는데 이거 하고서는 반듯하게 누워서 잔다니까요."
"알았어요. 해볼께요."
"아무튼 아프다고 중간에 일어나기만 해봐요."
이렇게 우격다짐으로 수련을 하게 했습니다.
엄지발가락 운동이 강력한 운동이라 허리아픈 사람한테는 극한의 고통을 주기 때문입니다.
30분쯤 지나니 입에서 비명이 새어나왔습니다.
"참아요."
한시간까지는 어거지로 버티는게 보였지만 두시간이 되자 통증이 왔다갔다 한다고 하더니 다시 격한 통증이 왔습니다.
"그게 지금 고비에요. 그걸 참으면 뇌가 허리를 펴줄거니까 무조건 버텨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두시간 한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안일어나는 겁니다. 그래서 용기를 북돋아줬습니다.
"이 운동이 시간과의 싸움이에요. 두시간 이후부터는 지금까지 한 것이 더해져서 강력한 힘을 갖게 됩니다. 그러니까 한시간씩 다섯번 하는것보다 두시간 한번 하는게 좋고 두시간 다섯번 하는것보다 세시간 한번 하는게 효과가 좋아요. 더 할래요 그만 할래요."
"더 할께요."
처음부터 엄지발가락 운동을 두시간 이상 한다는게 정말 쉬운게 아닌데 대단했습니다. 저도 두시간 하기까지 한참을 연습했기에 엄살이 심한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다시보게 되었습니다.
세시간을 하더니 소변이 마려워서 도저히 못버티고 화장실에 다녀왔고 다시 한시간을 더 했습니다. 네시간을 한셈이죠. 그러고는 일어나서
"처음에는 무지 아프더니 참으니까 할만했어요. 그러다 한번 최고 아팠는데 끝까지 버티니 서서히 통증이 사라졌고 그 다음부터는 통증이 왔다갔다 했어요. 세시간을 넘어서부터는 되게 편안했는데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몸이 가벼워진 것 같고 맑아진 느낌이었습니다."
"정말 잘했어요. 네시간이나 해내다니.. 허리는 지금 안아파요?"
"지금은 안아픈데 며칠 지나면 확실히 알겠죠."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곁에서 쭉 지켜본 바로는 허리아프다는 얘길 못들었습니다. 도자기를 계속 만들었는데도 그전처럼 허리가 아프지 않았으니 엄지발가락 운동의 효과가 엄청나다 하겠습니다.
한번은 도자기 강의하다 수강생들이 보는 앞에서
"제가요, 허리때문에 무지 고생했거든요. 근데 이걸 하고 허리가 싹 나았어요."
하며 작업대위에 누워 엄지발가락 구부렸습니다.
하지만 보고있던 수강생들은 도자기 선생님이 직접 시범까지 보였음에도 대부분 반응이 시원찮았습니다. 선생님에 대한 신뢰가 그닥 높지는 않았던것 같아요.
작가님은 허리가 좋아지자 한글명상을 더 했습니다. ㄱ발성, ㄴ발성, 옴수련을 배웠고 열심히 하던 중 전화가 왔습니다.
"스님, 제가 지금 운전하고 집에가다 공황장애가 와서 차를 갓길에 세우고 있는데 저 지금 미칠것 같아요. 도무지 가라앉지 않아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우선 진정하고 수련할 때 알려드린 ㄱ발성을 해보세요."
이렇게 말한 후 전화를 끊었는데 5분 정도 후에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가라앉았어요. 발성을 몇 번 하지도 않았는데 싹 사라지더라구요. 되게 신기하네요."
"잘 됐네요. 다음에 수련하러 오면 상태를 봐드릴께요."
그 후, 수련을 더 했는데 공황장애가 사라졌고 했습니다.
공황장애가 온 이유는 이러했습니다.
"어릴 때 동네 뒷산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었는데 한참 놀다보니 친구들은 하나도 없고 저 혼자있는 거에요. 무섭기도 하고 한겨울이라 빨리 내려가야 된다는 생각에 뛰어다니다 미끄러져 바위밑으로 굴러 정신을 잃었던가봐요.
저녁때가 다 되도록 제가 안오니까 할아버지는 아이들한테 물어 산에 올라오셨고 한참만에 절벽아래 쓰러진 저를 발견했는데 땡땡 얼어있었답니다.
다급히 업고 집으로 와서 아랫묵에 눕히고는 온 몸을 주므르니 정신이 돌아오더래요. 저는 할아버지 아니었으면 죽었을 겁니다."
그때의 사고인지 어려서부터 공황장애를 앓았고 군대도 면제받았답니다.
약 30년을 가지고 있던 증상이 ㄱ발성수련 후 좋아지고 지금까지 10년 넘는 동안 공황장애가 재발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