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인 신명기 31장은 사실 성경주석학적으로 언제 작성된 것인지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는 본문입니다. 대부분의 진보신학자들은 신명기 31장이 바벨론 포로기 이후에 작성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신명기 31-32장은 그들이 왜 하나님의 버림을... 받아 바벨론의 포로가 되었는지에 대한 합당한 답을 찾으면서 추가로 첨부한 내용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오늘 이 본문을 비록 바벨론 포로기 이후에 첨가된 내용이라 할지라도 모세가 이미 오래 전에 기록했던 내용이라는 가정 하에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이 본문이 실제로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하여 말씀하셨던 것이라는 경우, 이 본문이 우리에게 주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미 이스라엘 역사의 시작으로부터 하나님께서는 그들이 끊임없이 하나님과 온전한 관계성 안에서 사랑하는 것을 실패할 것이라 예견하고 계셨다는 것입니다. 처음 시작부터 실패를 알고 계셨던 것입니다. 그럼 다음과 같이 질문할 수 있습니다. 도대체 왜 실패할 것을 처음부터 예견하시면서 이스라엘 민족을 모세를 통하여 이집트 땅에서 불러내어 생고생을 시키셨냐고요. 아니 40년이라는 세월을 훈련한 사람들을 향하여 실패의 이야기를 전해주시고 실패의 노래를 지어 부르게 하라는 것이 무슨 경우냐고 질문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학자들은 이 본문이 바벨론 포로기 이후에 그들이 왜 실패했는지에 대해서 깊이 고민하면서 아항~ 우리의 완악함 때문이었구나를 찾게 되었고 그럼으로 인하여 그들의 위대한 지도자 모세의 이름을 빌려서 노래를 불러 짓게 했다는 이야기를 십입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해석을 통하여 진보신학자들이 찾은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들이 실패했던 이유는 바로 마음의 완악함이다고 결론내렸습니다. 그들이 율법을 온전히 따라 하나님과 온전한 관계를 맺으며 희년을 살아내는 일들을 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들이 그와 같은 삶을 버리고 교만한 마음으로 하나님과의 관계를 멀리 했기 때문에 결국 심판받았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해석하는 것은 쉬운 길을 선택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진보신학자들이 모든 이야기를 제대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이 본문을 모세를 통햇 실제로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라고도 가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 가정 하에서 우리는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관계를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느냐가 숙제입니다. 물론 답은 간단합니다. 이스라엘 민족의 마음이 완악했기에 온전하게 관계를 맺지 못할 것이라고 알고 계셨고, 실패할 것을 노래하라고 ㅎ사신 것입니다. 하지만 왜 그들의 실패를 처음부터 말씀하셨냐는 것입니다. 반대로 율법을 통해서 더 온전한 관계를 맺고자 하셨는데 왜 그 율법이 온전하게 작용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셨냐는 것입니다. 결국 그렇다면 율법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본문을 통해서 우리가 가늠할 수 있는 것은 율법이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아무런 작용도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율법은 말 그대로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로 구원함을 받은 이들이 어떻게 그 은혜에 감사하며 온전히 살아내야 할 것인지를 가르쳐주는 가이드 역할을 했습니다. 즉 가이드는 길을 가르쳐주는 역할입니다. 막 구원을 받은 이스라엘 민족은 하나님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할지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하나님께서 율법을 가이드로 주신 것입니다. 하지만 가이드는 그저 가이드입니다. 길안내일 뿐입니다. 그 길로 가게 만드는 것은 오직 단 하나 사람의 마음입니다. 마음이 합력하여 함께 행하지 못했다면 아무리 길 안내서가 있다 할지라도 안 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처음 사람을 창조하셨을 때 주셨던 자유의지인 것입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하나님을 향하여 감사의 마음을 항상 가지고 나아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그게 뭐냐고 말하며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여길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그들의 조상이 여러 말씀을 따라 하나님의 은혜가 무엇인지 가르친다 할지라도 그 다음 세대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더 정확히 말하면 하나님을 그들이 스스로 경험하지 못한다면 그들이 그 조상들처럼 하나님을 진실로 감사하는 삶을, 사랑하는 삶을 살아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중요했던 것이 바로 제사였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를 온전히 하나님 앞에서 아름답게 실제로 맺어지는 장소가 바로 성전이었습니다. 성전은 하나님의 영이 항상 계신 곳이었습니다. 그 곳에서 그들은 제사를 통하여 실제로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은혜와 감격으로 그들은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 가이드를 따라 정말 성숙한 관계가 무엇인지를 발견하며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신명기 32장의 모세의 노래는 또 하나의 가이드라인인 것입니다. 너희가 하나님으로부터 마음을 돌이켜 완악하게 생각하여 하나님과의 관계를 소홀히 하면 하나님도 너희로부터 마음을 돌리실 것이라는 이야기를 부르게 하신 것입니다. 그 어떤 것보다 노래가 굉장한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 하나님께서는 모세의 노래를 통하여 너희가 실패할 수 있는 가능성이 항상 있고, 너희가 마음을 돌이킬 수 있는 위험이 항상 있음을 기억하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하지만 너희가 실패할 지라도 내가 너희를 결단코 버리지 않으며, 다시 돌아온다면 그 사랑으로 다시금 사랑의 관계를 맺을 수 있음을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실패할 지라도, 너희가 그 실패를 딛고 일어서기만 한다면 나는 다시 너희와 함께 사랑한다고 약속하신 것입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모든 것을 감사 드리며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