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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농부들이 직접 기른 배추로 김장을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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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이 함께 가꾼 텃밭에서 수확한 배추로 김치를 만드니 더 신나요."
비닐장갑을 낀 고사리손으로 김치를 버무리던 김현정양(복현초등 4년)의 말이다. 문화나눔 옻골에서 마련한 텃밭 가꾸기 프로젝트 '신농가월령예술가'(영남일보 3월18일자 동네늬우스 보도)에 참여한 꼬마농부들이 최근 수확한 배추로 김장을 했다.
지난 21일, 주말을 맞은 꼬마농부들이 방과 후 대구시 북구 국우동 미리내어린이공원에 모였다. 미리 절여놓은 배추에 양념을 만들어 버무리는 게 어린이들의 몫이었다. 날씨가 쌀쌀해 손은 시렸으나, 함께 온 어머니의 도움을 받으며 김장을 하는 어린이들의 손길은 분주했다.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아 일찌감치 장갑은 벗어던진 채 김치 맛을 보러 다니는 어린이와 양념이 묻은 서로의 얼굴을 보며 까르르 웃는 어린이들도 눈에 띄었다.
이날 김장에 사용된 배추와 무, 고추, 마늘 등은 올봄부터 꼬마농부들이 텃밭에서 가족과함께 가꾼 것들이다. 장필숙씨(여·41·북구 복현동)는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쓰지 않아 때깔은 나지 않지만, 그래도 우리 가족의 정성이 들어간 것"이라며 흐뭇해 했다. 최규진군(운암초등 5년)은 "씨를 뿌려 직접 키운 배추로 김치를 만들어 보니 너무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장 담그기에 이어 마련된 맛보기 코너와 '으뜸배추' 시상식이 어린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있었다. 돼지고기 수육에 방금 만든 김치를 곁들여 먹을 수 있는 데다, 어머니들이 즉석에서 만든 따끈따끈한 꼬치어묵도 준비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확한 배추로 만든 조형물도 함께 관람하면서 즉석 투표로 으뜸배추를 가리는 진행도 특이했다.
문화나눔 옻골 최수환 대표는 "어린이들이 수확한 배추로 김장을 직접 하면서 먹을거리의 소중함을 체험하는 기회가 됐다"며 "올겨울에는 아이들과 함께 내년 농사계획을 새롭게 세워 계절별로 보다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